Perfect Agent RAW novel - Chapter 267
267화>
기다렸던 그 순간 (1)
드디어 이번 정규 시즌의 마지막 경기가 열리는 날이었다.
재규어즈의 상대는 드래곤즈, 버팔로즈의 상대는 펠리컨즈였다.
오늘 재규어즈의 선발 투수는 정민우였다.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개꿀잼이네. 마지막 날 우승 팀 바뀌는 것도 극적일 거 같은데.
└버팔로즈가 마지막에 역전 우승할 가능성도 있는 거 아니냐?
└그렇지. 재규어즈가 지고 버팔로즈가 이기면, 버팔로즈가 역전 우승하는 거니까.
└일단 재규어즈가 져야 재밌어지겠네.
└헛소리하지 마라. 이걸 얼마나 기다렸는데. 올해 우승은 무조건 재규어즈다!
└버팔로즈도 오래 기다렸어. 오석훈하고 박성주가 FA 되기 전에 우승은 한 번 해봐야지.
└재규어즈도 마이클 스콧하고 도널드 왓슨 있을 때 우승해야 해. 이번 아니면 다음에 언제 기회 올지 모른다.
└들어보니 두 팀 다 절박하네 ㅋㅋㅋ 그냥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그냥 개꿀잼이다.
└누가 2위를 가더라도 플레이오프 통과는 하지 않을까? 두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붙을 가능성이 높을 거 같긴 한데.
└두 팀의 진검승부는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펼쳐지겠지. 단기전은 또 느낌이 다르잖아.
* * *
-정말 마지막까지 왔습니다. 오늘 경기만 마무리되면 정규 시즌 144경기가 모두 마무리되는데요. 하지만 아직까지 어느 팀이 우승하게 될지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정말 이런 시즌이 다 있네요. 재규어즈와 버팔로즈가 특히 시즌 후반에 매 경기를 치열하게 맞붙은 것도 모자라서 마지막 날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했습니다.
-두 팀에게는 오늘 경기가 사실상 한국시리즈 7차전이나 다름이 없다고 봐야 할 것 같은데요.
-그렇습니다. 한국시리즈에 직행을 하느냐, 플레이오프를 거치고 가느냐는 정말 큰 차이를 가질 수밖에 없거든요. 반드시 이기기 위해서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할 겁니다.
-재규어즈가 0.5경기를 앞서고 있는 상황이기는 합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유리하다고 보기도 어렵죠?
-재규어즈가 4위 드래곤즈와 맞붙는 반면에 버팔로즈는 10위 펠리컨즈를 만나는 상황입니다. 아무리 두 상대 팀의 순위 싸움이 마무리됐다고 해도 10위 팀보다는 4위 팀이 상대하기가 더 까다로울 수밖에 없을 겁니다.
-오늘 경기에서는 두 경기장의 소식을 동시에 확인하면서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시즌의 클라이맥스라고 해도 될 만한 경기답게 재규어즈의 홈경기장에는 모든 관중들로 가득 찼다.
오늘 경기를 반드시 이겨야 하는 재규어즈의 라인업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던 반면에,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대비해야 하는 드래곤즈는 나준호를 제외하고 모두 백업 선수들로 채워져있었다.
재규어즈는 4번 한교진, 5번 도널드 왓슨, 6번 서성민,
드래곤즈의 라인업에는 4번 타자 나준호의 이름이 올라있었다.
재규어즈 관중석에서는 올리비아가 시즌 마지막 경기를 기념하듯 응원을 주도하고 있었다.
1회 초.
드래곤즈의 선공을 막기 위해 정민우가 마운드에 올랐다.
“정민우! 정민우! 정민우!”
정민우가 최근에 나쁘지 않은 흐름을 보여준 덕분에 팬들은 호의적인 함성을 보내주었다.
-오늘 재규어즈의 선발 투수는 정민우 선수입니다. 매우 중요한 경기에 등판하게 됐어요.
-김민국 재규어즈 감독이 오늘 경기에서 모든 투수를 등판하게 할 수 있다고 하기는 했습니다만, 그래도 선발 투수가 잘 던져줘야 편하게 경기 운용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중요한 경기에서 등판하게 된 정민우 선수, 한 시즌 농사를 마무리하는 경기에서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요?
정민우는 포수 마스크를 쓰고 홈 베이스에 앉아 있는 한교진을 향해 연습 피칭을 시작했다.
펑!
펑!
모든 구종을 골고루 테스트하며 연습 피칭을 마무리했다.
연습 피칭을 마치고 깊은숨을 내쉬는 정민우를 향해 한교진이 손과 글러브를 맞부딪치며 힘을 북돋아 주었다.
“플레이 볼!”
한교진의 사인을 확인한 정민우가 와인드업을 시작했다.
펑!
146km/h!
“볼!”
첫 번째 공은 스트라이크 존보다 훨씬 높은 코스로 들어갔다.
정민우가 곧바로 두 번째 공을 던졌다.
이번에는 타자가 배트를 돌려 봤지만,
틱!
147km/h!
이번에도 높은 공이었던 탓에 빗맞은 타구가 나왔다.
1 볼 1 스트라이크.
정민우는 호흡을 한 번 고르고는 온 힘을 다해 공을 던졌다.
펑!
“스트라이크!”
148km/h!
-정민우 선수가 1회부터 전력으로 던지는 것 같은데요?
-오늘 경기에서는 오랜 이닝을 버텨주는 것보다 실점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당장 눈앞에 있는 타자와의 승부만 생각할 필요가 있을 거예요.
이어지는 피칭에서도 정민우는 전력으로 공을 던졌다.
후웅-
“스트라이크 아웃!”
첫 타자를 아웃으로 돌려보낸 이후에 두 번째 타자와의 승부로 이어졌다.
펑!
“볼!”
전력으로 던진 탓에 제구가 완벽하게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틱!
“아웃!”
수비수들의 도움을 받아 실점하지 않고 이닝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1회 말 재규어즈의 공격이 시작됐다.
조금이라도 빠른 타이밍에 선취점을 뽑아야 편하게 경기 운영을 할 수 있는 만큼 재규어즈 타자들의 스윙은 적극적이었다.
틱!
“아웃!”
펑!
“스트라이크 아웃!”
하지만 마음이 조급했던 탓인지 제대로 된 공격을 하지 못했다.
펑!
“스트라이크 아웃!”
3번 타자가 유인구에 헛스윙을 하며 1회 말 재규어즈의 공격이 마무리됐다.
2회 초, 드래곤즈의 공격으로 이어졌다.
이닝의 첫 타자는 4번 타자 나준호였다.
-이번 이닝의 첫 타자부터 정말 무서운 타자를 상대하게 되었습니다.
-드래곤즈가 이번 시즌 내내 부상 선수들이 많이 나오면서 어려움을 겪었는데요. 그럼에도 4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나준호 선수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사실 드래곤즈는 이미 순위 결정이 마무리된 상황이라 나준호 선수에게 휴식을 주면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준비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외로 선발 출전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29개의 홈런을 기록했으니까요. 하나만 더하면 나준호 선수가 처음으로 30홈런을 기록할 수 있기 때문에 출전을 결정한 것 같습니다.
-과연 나준호 선수가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30홈런 고지에 오를 수 있을지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겠습니다.
타석에 나준호가 서자 정민우와 한교진은 신중하게 사인을 교환했다.
그리고 정민우는 전력을 다해 공을 던졌다.
펑!
“볼!”
펑!
“볼!”
두 개 연속으로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났다.
2 볼 0 스트라이크.
-이렇게 되면 굳이 무리해서 스트라이크를 던지려고 애쓰는 것보다는 거르고 가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나준호 선수의 30홈런을 기대하는 팬들에게는 아쉽겠지만, 오늘 반드시 이겨야 하는 재규어즈에게는 충분히 필요한 전략일 겁니다.
정민우는 뚝 떨어지는 스플리터로 헛스윙을 유도하려고 했는데,
하지만 공이 원하는 만큼 떨어지지 않으며 애매하게 스트라이크로 들어가고 있었다.
이를 놓치지 않은 나준호는 힘껏 배트를 돌렸다.
딱!
나준호의 배트에 맞은 타구는 빠른 속도로 외야를 향해 날아갔다.
“와아아아-”
큰 타구가 될 거라는 것을 예감한 드래곤즈 팬들은 뜨거운 함성을 질렀다.
마운드에 선 정민우 또한 같은 생각이었는지 날아가는 공을 바라보지도 못했다.
하지만 홈런이 될 것처럼 쭉쭉 뻗어가던 타구의 속도가 급격하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결국 펜스 바로 앞에 붙어있듯이 서 있던 중견수 도널드 왓슨이 잡아냈다.
“아웃!”
1루 베이스를 밟고 2루까지 가려던 나준호는 아웃임을 확인하고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와아아아-”
이번에는 재규어즈 관중석에서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이 타구가 펜스 바로 앞에서 잡히네요!
-타구가 마지막에 뻗어나가지 못하면서 정말 아슬아슬하게 담장을 넘어가지 못했습니다. 이건 재규어즈에게 운이 따랐다고밖에 볼 수가 없을 것 같아요.
-나준호 선수의 30홈런 달성은 다음 타석으로 미뤄야겠네요.
중요한 고비를 넘긴 정민우의 입가에는 옅은 미소가 걸렸다.
이어지는 5번 타자와 6번 타자와의 승부에서는 훨씬 안정감이 느껴졌다.
틱!
“아웃!”
틱!
“아웃!”
빗맞아 바닥에 바운드되며 굴러가는 공은 내야수들의 도움을 받아 아웃 카운트로 연결할 수 있었다.
세 개의 아웃 카운트를 잡아내며 2회도 실점하지 않고 마무리할 수 있었다.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던 정민우는 한교진을 포함해 동료 선수들과 글러브를 부딪치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2회 말 재규어즈의 공격으로 이어졌다.
-이번 이닝 재규어즈의 타순은 정말 무섭습니다. 4, 5, 6번 타자를 연달아 만나야 해요.
-1, 2, 3번 타자가 콘택트 능력이 좋다면 4, 5, 6번 타자는 한 방이 있는 타자들입니다. 실투 하나에도 얼마든지 담장을 넘길 수 있는 타자들이니까요, 공 하나하나에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이닝에 가장 먼저 타석에 선 타자는 포수 한교진이었다.
드래곤즈 배터리는 신중하게 사인을 교환했다.
드래곤즈 투수가 첫 번째 공을 힘껏 던지는데,
한교진은 초구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힘껏 배트를 돌렸다.
딱!
한교진의 배트에 맞은 타구는 빠른 속도로 하늘을 비행했다.
한교진은 시선을 떼지 않고 타구를 바라보며 전력으로 1루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와아아아-”
경기장에 있는 모두가 홈런을 예상하고 있었는데,
하지만 이번에도 펜스 가까이에서 기다리고 있던 드래곤즈 중견수가 공을 잡아냈다.
“아웃!”
-오늘따라 아슬아슬하게 담장을 넘어가지 못하는 타구들이 여러 차례 나오네요.
-만약 중견수가 아니라 거리가 조금 짧은 좌익수 방향으로 날아갔다면 홈런이 됐을 텐데요. 운이 조금씩 안 따라 주네요.
이어서 타석에 선 도널드 왓슨과 서성민도 최고의 집중력을 보여줬다.
타구를 멀리 날려 보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안타와 홈런으로 연결하지는 못했다.
2회 말이 마무리되고 3회 초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스코어는 여전히 0:0으로 바뀌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재규어즈 관중석에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자, 옆 경기장에서 중요한 소식이 하나 들어왔습니다. 버팔로즈의 박성주 선수가 첫 타석에서부터 대형 홈런을 터트렸다고 합니다. 시즌 40호 홈런이에요.
-오랜만에 우리 리그에서 40홈런 타자를 다시 만나게 됐습니다. 박성주 선수가 이번 시즌 내내 정말 대단한 활약을 보여줬어요.
-야구팬으로서는 즐거운 순간이지만, 재규어즈 팬들에게는 정말 달갑지 않은 한 방일 수밖에 없겠는데요.
-아직 경기 초반인 데다 한 점 차이긴 하지만 버팔로즈가 리드를 하게 된 상황입니다. 이렇게 된다면 재규어즈로서는 조금 조급해질 수밖에 없겠어요.
-만약 버팔로즈가 승리를 거둔다면 재규어즈는 반드시 승리를 거두어야 합니다. 무승부를 거두게 된다면 승률이 조금 떨어지면서 2위로 밀리는 상황이에요.
-이제 3회니까요. 급하게 생각할 것 없습니다. 천천히 자기 플레이만 하면 될 거예요.
옆 경기장에서 들려온 소식은 재규어즈 더그아웃에도 전해졌다.
재규어즈 선수들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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