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ect Agent RAW novel - Chapter 274
274화>
한국시리즈 (5)
드디어 시작된 한국시리즈 7차전.
오늘 경기로 한국시리즈의 승자가 정해지는 동시에, 또 한 번의 시즌이 마무리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사실상 단판 승부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모든 야구팬들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더 이상 내일이 없는 경기인 만큼,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양 팀의 모든 투수들은 언제라도 등판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었다.
마지막 경기이니만큼 에이전시 라이브에서는 경기가 시작하기 1시간 전부터 특별 편성을 진행했다.
승리 팀을 맞춘 팬 중에서 일부를 추첨해서 곧 진행할 예정인 드림 에이전시 자선 대회의 입장권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내걸었다.
└버팔로즈가 지금까지 잘해오기는 했는데 결국 우승은 재규어즈일 수밖에 없어. 정규 시즌 1위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 못한 적이 거의 없다.
└그래서 오히려 재규어즈가 조급해질 가능성도 있지. 버팔로즈는 어차피 2위였으니까 아쉬울 게 없거든.
└그래봐야 이번 시즌에 두 팀 승차가 1.5경기인데. 1, 2위를 나누는 게 의미가 있나.
└다른 건 모르겠고 자선대회 진짜 가보고 싶어요! 제발 뽑아주세요.
└드림 에이전시 선수들 다 나오겠지? 친한 선수들도 같이 나오면 라인업 탄탄하겠는데?
└그 정도면 그냥 겨울에 하는 올스타전이라고 봐야겠네 ㅋㅋㅋ
팬들과 소통을 하다 보니 1시간도 순식간에 지나갔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렸던 한국시리즈 7차전이 시작됐다.
-플레이 볼!
선발로 등판한 양 팀 투수는 1이닝을 확실하게 막기 위해 올라온 것처럼 초구부터 전력투구로 피칭을 시작했다.
1, 2회까지 실점 없이 순식간에 이닝이 종료되었다.
그렇게 마지막 경기다운 투수전이 펼쳐질 거라고 예상했는데,
6차전까지 펼치는 동안 양 팀 투수들의 체력이 바닥나기 시작했는지, 3회로 접어들면서부터는 갑자기 타격전의 양상으로 바뀌었다.
-딱!
-딱!
타자들은 적극적으로 배트를 돌리며 팀의 우승을 위해 안간힘을 썼다.
지친 투수들은 동료 수비수들의 집중력으로 힘겹게 이닝을 막아가고 있었다.
양 팀 감독들은 조금이라도 빠르게 선취점을 뽑기 위해서 끊임없이 작전을 구사했다.
역시 중요한 경기에서 득점을 올려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홈런이었다.
-따악!
-따악!
재규어즈가 3회에 먼저 2점을 뽑아내며 여유를 가져가는 듯했지만,
곧바로 버팔로즈가 따라붙으며 2:2로 동점을 만들었다.
양 팀의 4번 타자인 한교진과 박성주의 시원한 홈런이 한국시리즈 7차전의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있었다.
4회, 5회, 6회로 이어지는 동안에도 엎치락뒤치락할 뿐 어느 한 팀이 리드를 가져가지는 못하고 있었다.
7회 말이 마무리되는 순간의 스코어는 5:5였다.
“한국시리즈 7차전 7회까지 펼쳤는데도, 여전히 이번 시즌의 우승팀을 가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말 이번 시즌 두 팀은 정말 지긋지긋하게 질기네요. 팬분들이나 경기를 지켜보는 우리야 그냥 재밌겠지만, 저기 있는 선수들은 입이 바짝바짝 마를 것 같아요.”
소영준이 안타까워하면서도 신이 난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8회 초로 이어졌다.
선두 타자에게 안타를 맞으며 출루를 허용하자 재규어즈는 곧바로 마무리 투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덕분에 경기 후반에 위기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실점하지 않고 이닝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어진 8회 말.
3번 타자부터 재규어즈의 공격이 이어졌다.
끈질기게 승부를 이어가며 상대 팀을 철렁하게 만드는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기는 했지만,
결국 외야 뜬공이 나오며 아쉽게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곧바로 4번 타자 한교진으로 이어졌다.
높은 집중력으로 만들어낸 날카로운 타구는 동물적인 순발력으로 몸을 날린 3루수 박성주의 글러브에 들어가고 말았다.
그리고 이제 5번 타자 도널드 왓슨이 타석으로 다가왔다.
재규어즈의 팬들은 두 손을 모은 채로 그라운드를 보고 있었다.
왓슨은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공을 골랐다.
유리한 볼 카운트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기회라는 판단이 들자 과감하게 배트를 돌렸다.
-따아악!
“우와아아!”
왓슨의 배트에 공이 맞으며 타격음을 내는 순간 경기장의 팬들과 선수들은 물론, 라이브하는 우리들까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이거 이거 확인할 필요가 없을 거 같습니다!”
빠르게 날아가던 타구는 순식간에 담장을 넘어갔다.
재규어즈 관중석은 말 그대로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와아아아-
-왓슨! 왓슨! 왓슨!
왓슨은 배트를 하늘 높이 던지고는 1루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왓슨이 홈 베이스를 밟고 더그아웃으로 돌아가자 동료 선수들과 거칠게 파이팅을 나누며 분위기를 더욱 끌어올렸다.
드디어 스코어는 2:3으로 바뀌었다.
이제 버팔로즈의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이 될 9회 초로 이어졌다.
“재규어즈는 이미 마무리 투수가 이미 8회부터 등판했거든요. 게다가 투구 수도 18개로 적지 않게 던졌어요. 남은 9회를 어떻게 막아낼지 고민스럽겠는데요.”
“혹시라도 투수의 힘이 떨어지면 다른 투수가 올라오기는 해야 할 텐데요. 마무리 투수를 어느 타이밍에 내려야 할지도 상당히 고민스럽겠어요.”
잠시 후, 광고가 끝나고 중계방송 화면이 다시 경기장으로 넘어가는 순간 나는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어어?”
다시 봐도 분명히 그 선수였다.
“1차전과 5차전에서 선발 등판했던 마이클 스콧이 7차전에도 등판을 했습니다!”
“5차전에 선발 등판해서 던진 투구 수가 95개나 됐거든요. 그리고 이틀 쉬고 다시 등판한 거예요.”
소영준이 지난 경기 자료를 뒤적이며 말했다.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도 스콧이 마무리를 했는데, 한국시리즈의 마지막도 스콧이 하게 되겠는데요?”
내 목소리는 자연스럽게 톤이 한껏 높아졌다.
-플레이 볼!
스콧이 연습 피칭을 마치고 난 후에 경기가 시작됐다.
이번에도 스콧은 한교진이 보내는 사인에 단 한 번도 고개를 젓지 않았다.
-펑!
-펑!
-스트라이크 아웃!
이닝의 첫 타자를 가볍게 아웃시켰다.
그리고 이어진 두 번째 타자.
-틱!
빗맞은 타구가 평소보다 멀리까지 날아가기는 했지만,
-아웃!
스콧의 힘을 이겨내고 담장까지 넘기는 것은 무리였다.
9회 초 2 아웃.
재규어즈 팬들은 모두 일어나 두 손을 모으고 경기장을 지켜봤다.
-펑!
-펑!
스콧이 혼신의 힘을 다해 던진 공은 빠른 속도로 스트라이크 존을 정확하게 통과했다.
마지막 공은 155km/h로 높은 코스를 파고들었다.
-후웅-
-스트라이크 아웃!
심판의 콜이 경기장에 울려 퍼지는 순간,
-와아아아-
한교진을 포함한 모든 선수들이 마운드로 달려갔다.
그렇게 한교진, 도널드 왓슨, 서성민을 포함한 재규어즈의 모든 선수들이 서로를 얼싸안으며 짜릿한 우승의 순간을 함께 즐겼다.
-재규어즈! 재규어즈! 재규어즈!
관중석에서는 재규어즈 팬들의 함성이 경기장을 뒤덮었다.
스튜디오에서 지켜보던 우리도 동시에 두 손을 번쩍 들어 올렸다.
“재규어즈가 정규 시즌에 이어서 한국시리즈까지 통합우승에 성공했습니다!”
나는 목소리 톤을 한껏 높여 외치듯이 말했다.
카메라 밖에서 경기를 보고 있던 정인규의 환호성도 들을 수 있었다.
“진짜 대단합니다! 대단해요!”
소영준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도 손뼉을 쳤다.
“한 시즌 동안 정말 고생 많았습니다.”
뒤엉켜서 우승의 기쁨을 즐기는 순간에도 눈물을 보이는 선수들도 찾아볼 수 있었다.
재규어즈 선수들이 우승의 순간을 즐기고 있는 동안, 버팔로즈 선수들은 더그아웃 앞에 일렬로 서서 손뼉을 치며 상대 팀을 향해 축하를 보내주고 있었다.
“버팔로즈 선수들도 정말 잘 싸워줬습니다. 정규 시즌에서도 그렇고 한국시리즈까지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경기를 보여줬어요.”
“다들 고생 많았는데, 다 같이 손뼉 쳐주죠.”
소영준의 한마디에 우리도 손뼉을 치며 두 팀 선수들에게 응원을 보냈다.
그러다 화면에 박성주가 등장하는데, 빨개진 눈으로 뚝뚝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오석훈이 옆에서 어깨를 두드리며 달래줘 봐도 쉽게 마음을 진정하지 못했다.
“박성주 선수가 많이 우네요. 이번 시즌에 정말 열심히 하면서 좋은 활약 보여줬기 때문에 스스로도 기대를 많이 했거든요.”
눈물을 참지 못하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가 느끼고 있을 아쉬움이 전달되는 듯했다.
“올해로 야구 그만두는 거 아니니까요. 이제까지 해왔던 것처럼만 열심히 한다면 머지않아서 반드시 우승하는 순간이 찾아올 겁니다.”
이제 오늘 방송을 마무리할 시간이 되었다.
“그럼 이제 저희 라이브 방송도 마무리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벌써 한 시즌이 이렇게 마무리됐네요. 오늘이 일 년 중에서 가장 슬픈 날이라고 하죠. 내일부터 야구를 볼 수 없다는 것만큼 아쉬운 건 없으니까요..”
“하지만 대표님, 이게 끝이 아니잖아요?”
소영준이 주먹을 불끈 쥐며 나를 바라봤다.
“그럼요. 모두들 알고 계시는 것처럼 조만간 국제 대회가 열립니다. 아마도 우리 선수들이 많이 출전하게 될 테니까요. 머지않아 다시 재밌는 야구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자아자! 대한민국 이기자! 파이팅!”
소영준이 벌떡 일어나며 독려하자 나준호, 최정환, 장수영, 최우진도 함께 일어나 파이팅을 외쳤다.
“우리 에이전시 선수들이 한 팀으로 펼치는 경기도 재밌겠죠. 기대 많이 해주세요!”
나의 멘트를 마지막으로 이번 시즌 라이브 방송이 마무리됐다.
└이래서 우승하려고 하는구나.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진짜 기분 날아갈 것 같네.
└이번 시즌은 진짜 마이클 스콧의 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리그 20승에다가 한국시리즈 MVP까지.
└미국에서 처음 데려올 때는 진짜 처음 들어보는 선수였는데, 2년 반 만에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네.
└우승이라는 게 여러 선수들이 다 잘해줬으니까 됐겠지만, 투타에서 외국인 선수들이 탄탄하게 버텨주고 주전급 포수가 튀어나왔다는 게 결정적이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그럼 드림 에이전시가 만들었다는 말이랑 같은 거 같은데? ㅋㅋ
└강현우가 선수로는 듣보잡이었어도 에이전트로는 최고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만약에 스콧이랑 왓슨을 잡으려면 도대체 얼마를 제시해야 하는 걸까?
└재규어즈에 남아서 계속 선수 생활하면 유일무이한 외국인 영구결번 선수도 가능할 거 같은데. 너무 큰 꿈이겠지?
└한국시리즈에서 이 정도 활약을 펼친 이상 이제 더 이상 돈의 문제가 아닐 것 같다. 당장 메이저리그 제안을 받으면 흔들리지 않을 선수가 어디 있겠어.
└내년에도 재규어즈 선수일지는 다음에 생각하고, 일단 오늘을 즐기련다.
* * *
짜릿했던 한국시리즈가 마무리되자 치열하고 치열했던 시즌이 마무리됐다.
이제부터는 평소와 다름없이 경기장 밖에서 펼쳐지는 스토브리그가 시작될 시간이었다.
올해는 다른 어느 시즌보다 중요한 일들이 눈앞에 있었다.
버팔로즈의 오석훈과 박성주가 FA 요건을 갖추게 된 것뿐만 아니라, 드디어 재규어즈의 마이클 스콧과 도널드 왓슨의 메이저리그 계약을 추진할 시간이었다.
자연스럽게 많은 야구팬들의 관심이 우리 드림 에이전시로 쏠릴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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