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ect Agent RAW novel - Chapter 278
278화>
꿈을 향한 도전 (4)
오석훈과 박성주에 대한 관심은 기대했던 것보다 더 뜨거웠다.
버팔로즈와 재규어즈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구단에서 관심을 가졌다.
다른 소속 선수들의 연봉 협상을 진행하는 동안에 자연스럽게 두 선수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그중에서 울프스와 드래곤즈는 꽤 만만치 않은 제안을 던져오기도 했다.
아직은 해외 진출을 우선 고민하고 있었기 때문에 제안을 들어보기만 하고 특별한 답을 하지는 않았다.
나는 동시에 이수민에게 조용히 소스를 흘려 기사를 부탁했다.
국내 구단을 향한 메시지라기보다는 메이저리그 구단을 압박해서 협상에 속도를 높이려는 목적이 컸다.
└근데 어차피 메이저리그 가는 거 아닌가? 제안 들어오면 고민할 이유가 없을 거 같은데.
└혹시 모르잖아. 그냥 메이저리그 제안이 마음에 안 들어서 국내 잔류하겠다고 할지도 모르지.
└그러면 다른 구단에서도 찔러볼 수 있는 거 아닌가?
└충분히 그럴 만하지. 영입하면 당장 중심 타선의 무게감이 달라지는데.
└확실한 주전 우익수, 3루수 있는 팀들은 조금 아쉽겠네. 포지션 겹치면 오히려 피곤해질 거 아니야.
└이제까지 FA 시장에서 확인한 교훈은, 시장에 나온 S급 선수는 무조건 영입해야 한다는 거다. 포지션 중복은 도장 찍고 나서 고민해도 돼.
└재규어즈도 노려볼 만할 거 같은데. 당장 내년부터 왓슨이 빠질 텐데, 오석훈이나 박성주 중에서 한 명만 영입해도 전력 유지 가능할 거 아냐.
└4번 한교진에 3번이나 5번으로 붙이면 중심 타선 파워는 여전하겠어.
└만약 조금이라도 가능성 있으면, 앞으로 몇 년간 선수 영입 못 하는 한이 있어도 최대한 돈 끌어와서 제안 던져봐야지.
└확실한 건 국내에 남겠다고 하는 순간 무조건 최고액은 달성할 것 같다.
* * *
기사를 내보낸 효과가 있기는 한지, 메이저리그 구단에서도 이전보다는 적극적인 움직임이 느껴졌다.
동시에 미국 현지의 네트워크를 가진 기자들이 취재 내용을 바탕으로 수많은 기사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어느 구단에서 어떤 조건을 제시했는지에 대해서 상당히 적중력이 높아서 깜짝 놀랄 정도였다.
일단 오석훈과 박성주에게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해 주기 위해 마주 앉았다.
“선배, 요즘 기사가 많이 나오던데. 어떻게 되고 있는 거예요?”
박성주가 자리에 앉기도 전에 궁금증을 쏟아냈다.
“안 그래도 그 얘기 해주려고. 메이저리그 쪽에서도 조금씩 구체적인 제안을 던져주고 있어.”
나는 오석훈과 박성주에게 각각 자료를 앞에 두었다.
“우와, 진짜 메이저리그 구단에서 계약하자고 한다는 거죠?”
박성주가 눈을 크게 뜨며 자료를 넘겨보느라 분주했다.
“하지만 지난번에 이야기했던 대로 25인 로스터를 보장해 주겠다는 제안을 해온 구단이 아직까지는 없는 상황이야.”
“아…… 그래요?”
오석훈이 실망 가득한 표정으로 답했다.
“이제 다른 선수들 계약들이 정리가 되어가다 보면 상황이 바뀔 수 있는 거니까, 그건 앞으로 협상을 더 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을 거야.”
“마이너리그 거부권을 가지고 메이저리그에 간다는 게 진짜 어려운 일이네요. 한국에서 타격왕에 홈런왕을 했는데도 쉽게 안 해주는 걸 보면.”
박성주가 앞에 놓인 자료를 뒤적이며 말했다.
“아무래도 미국 무대에서는 아직 보여준 게 없으니까. 최대한 리스크가 될 만한 부분을 최소화하고 싶겠지.”
“그럼 어떻게 해야 그 사람들한테 보여줄 수 있을까요? 우리 진짜 잘할 수 있는데 말이야.”
자료를 내려놓은 박성주가 팔짱을 끼며 물었다.
“이번에 대회 나가서 잘하면 달라지지 않을까요?”
오석훈이 나와 박성주를 번갈아 보며 말했다.
“지금으로서는 그게 제일 좋지. 외국 선수들하고 맞붙어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기만 하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질 테니까.”
미국 현지로 날아가서 메이저리그 관계자들 앞에서 쇼케이스를 여는 방법도 있지만, 국제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더 확실한 방법이었다.
“이번 대회 준비를 잘 해봐야겠네요. 이러니까 더 오기가 생기는데요?”
오석훈이 눈에 힘을 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국내 구단에서 해온 제안도 많아. 지금으로서는 메이저리그 진출이 최우선이긴 해도, 일단 어떤 제안이 들어왔는지는 전달해 줄 필요가 있을 것 같아서 넣어봤어. 뒤에 넘겨보면 내용 있을 거야.”
내 말을 들은 오석훈과 박성주가 자료를 넘겨 국내 구단의 페이지로 넘어갔다.
나는 국내 구단에서 제안한 내용을 하나씩 알려줬다.
역시나 그들이 가장 관심 가진 구단은 버팔로즈였다.
“155억 원이요……?”
오석훈과 박성주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옵션 50억 원이 포함되어 있기는 한데, 최소한의 안전장치 수준이라 조건이 아주 까다롭지는 않아. 아마 장기 이탈하는 것만 아니면 문제없이 받을 수 있을 거야.”
“155억 원이면 이제까지 제일 큰 액수지 않나요?”
오석훈이 기억을 되살리며 물었다.
“나준호 선배가 150억 원으로 최고액이었는데, 그걸 뛰어넘는 거지.”
“우와…….”
오석훈과 박성주가 다시 한번 입을 떡 벌렸다.
“게다가 계약 기간이 4년이니까. 1년 단위로 환산하면 훨씬 큰 액수이기도 해.”
“오오.”
“그리고 4년 뒤에도 30대 중반이니까 충분히 한 번 더 좋은 계약을 따낼 가능성도 높을 테고.”
“나준호 선배처럼 장기계약을 하는 건 어떨까요? 기간을 길게 계약할 수 있으면 더 편하게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을 거 같은데?”
박성주가 자료를 내려놓으며 나에게 물었다.
“충분히 우리가 역으로 제안해볼 수 있는 부분이지. 지금 시장에서 칼자루는 완전히 우리가 쥐고 있으니까.”
“만약에 그렇게 된다면 진짜 좋겠는데요? 남은 선수 생활 동안 부담 없이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게 나쁠 것도 없잖아요.”
박성주가 눈빛을 반짝이며 나와 오석훈을 바라봤다.
“그럼 성주는 국내에 잔류할 생각도 있어?”
“메이저리그에 도전해 보고 싶긴 한데, 혹시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니까요.”
“그럼, 굳이 가능성을 닫아둘 필요는 없지. 그래서 국내 구단 제안도 들어본 거기도 하니까.”
내 대답이 끝나자마자 오석훈이 물음을 던졌다.
“선배, 그래도 앞으로 제안이 더 좋아질 가능성도 있겠죠? 메이저리그 보장만 받을 수 있으면 당장 연봉이 조금 낮아도 괜찮을 거 같은데.”
오석훈의 표정에는 걱정이 가득 담겨 있었다.
“물론이지, 아직 시간 많이 남았으니까 충분히 가능할 거야.”
내 말을 듣고 나서야 오석훈의 얼굴에 옅은 미소가 지어졌다.
“너무 걱정하지 말고 편안하게 기다리고 있어. 어떻게 해서든지 마음에 드는 계약 맺을 수 있게 도와줄 테니까.”
그렇게 오석훈과 박성주와의 미팅을 마무리했다.
* * *
점점 시간이 흐르면서 메이저리그 이적 시장에서도 하나둘씩 계약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총액 2억 달러는 물론이고 3억 달러를 넘는 초고액 계약 소식들을 들을 수 있었다.
FA 최대어로 꼽히던 선수들이 하나둘씩 소속팀을 찾아가자 계약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그리고 스카이코퍼레이션 김상욱이 중요한 소식을 전해왔다.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 가장 먼저 도널드 왓슨과 관련한 구체적인 제안들이 들어왔다.
열 개 구단에서 제안한 연봉 수준이나 조건이 아주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계약 기간이나 옵션 그리고 구단이 가지는 특성에 따라서 조금의 차이가 있었을 뿐이었다.
나는 곧바로 왓슨을 불러 마주 앉았다.
“왓슨, 이렇게 갑자기 부른 건 다름이 아니라 이제 왓슨이 결정을 해야 하는 시기가 됐어요.”
“오, 드디어.”
왓슨의 표정에서 기대가 가득 느껴졌다.
“총 열 개 구단에서 공식적인 제안을 보내왔어요.”
나는 왓슨에게 정리된 자료를 건네며 말을 이어갔다.
“그중에서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를 보장해 주기로 한 구단은 세 군데예요.”
“오호.”
“다른 구단들도 기본적으로 40인 로스터까지는 보장해 주겠다는 조건이니까요, 혹시 다른 조건이 더 마음에 든다면 그곳을 선택해도 돼요.”
“애리조나도 있네요?”
첫 페이지를 넘기자마자 왓슨이 반가움을 드러냈다.
“아마 가장 관심 있게 지켜본 구단일 거예요. 왓슨이 살던 곳이 애리조나였죠?”
“맞아요.”
“애리조나에서 가장 좋은 제안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게도 그렇지는 않아요.”
메이저리그 보장 계약을 해준 구단 중 하나이기는 했지만, 다른 구단에서 3년 계약을 제시한 반면 애리조나는 2+1년을 제안했다.
“그랬으면 크게 고민하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왓슨이 어떤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것 같아요. 지금 제안들 중에서 어느 하나가 확실하게 좋다고 할 정도는 아니라서요.”
“음…….”
왓슨은 건네받은 자료를 꼼꼼하게 읽어 내려갔다.
“선택하기가 쉽지 않죠?”
“생각보다 제안한 구단이 많아서 기분이 좋기는 한데, 선택하기는 어렵네요.”
왓슨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왓슨이 그만큼 경쟁력 있는 선수라는 의미죠.”
“대표님은 어느 구단을 추천해 주고 싶어요?”
“지금 왓슨에게는 아무래도 계약 기간이 조금이라도 긴 게 좋지 않을까요? 메이저리그 무대를 다시 밟는 건 3년 만이잖아요. 적응하는 시간을 최대한 가질 수 있는 환경이 좋을 것 같은데요.”
“그렇긴 하죠.”
왓슨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그러고는 조심스럽게 나를 보며 입을 열었다.
“한국 무대는 떠날 수밖에 없겠죠?”
“메이저리그 출전을 보장해 주는 데다 연봉도 차원이 다르니까요. 냉정하게 말해서 한국 무대는 고민할 이유가 없어요.”
나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렇죠. 근데 막상 떠나려니까 아쉬운 건 어쩔 수가 없네요.”
“시즌 끝나면 한국으로 놀러 와요. 앞으로 에이전시에서 시즌이 끝나면 겨울에 팬들을 만날 행사도 많이 마련할 거거든요.”
“그런 기회라면 언제든지 참석해야죠.”
“그러니까 왓슨에게 정말 최선의 결과를 가져다줄 수 있는 결정을 해요. 남은 선수 생활을 하면서 후회하지 않도록.”
내 말을 들은 왓슨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화를 이어갔다.
“저 혼자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서요. 가족들하고 상의해 보고 답해도 될까요?”
“물론이죠. 충분히 상의해 보세요. 당장 급하게 서명해야 하는 건 아니니까요.”
왓슨은 회의를 마무리하자마자 곧장 가족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음 날 저녁, 왓슨이 나를 찾아와 결정한 내용을 전해줬다.
나는 곧바로 스카이코퍼레이션 김상욱에게 의견을 전달하면서 추가하고 싶은 몇 가지 세부 조항도 이야기했다.
계약에 영향을 미칠 만한 부분은 아니었기 때문에, 몇 차례 의견을 주고받으며 조율하는 과정이 어렵지는 않았다.
그리고 드디어 왓슨의 계약이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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