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ect Agent RAW novel - Chapter 279
279화>
꿈을 향한 도전 (5)
계약을 체결하자마자 구단과 시간을 맞춰 동시에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도널드 왓슨이 한국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도 함께 포함했다.
└결국 다시 메이저리그로 가는구나. 축하한다.
└고생 많았다, 왓슨. 계속 응원할게, 미국 가서도 흥해라.
└25인 로스터까지 보장받은 거면 계약도 잘 맺은 거 같은데.
└메이저리그를 떠난 지는 오래됐어도, 한국에서 보여준 활약이 크니까 충분히 기대해 볼 만하겠지.
└왓슨, 한국 무대에서 성공해서 메이저리그에서도 잘하는 모습 보여줘. 그래야 다른 선수들도 많이 올 테니까.
└메이저리그로 보낸 건 기분 좋은데. 이제 재규어즈 어쩌냐? 우승하자마자 주전 중견수에 중심 타자가 빠졌으니 ㅠ
└강현우 대표님, 왓슨이 떠났으니까 이제 새로운 타자 찾아봐주실 거죠?? 내년에도 재규어즈 우승해야죠!
└조광훈 단장이 실탄 확보는 다 해놨겠지? 어차피 왓슨한테 연봉 쓰려고 했으니까
└대신에 처음으로 한국 오는 선수한테는 100만 달러가 최고인데, 그 돈으로 왓슨 정도의 선수를 데려올 수 있을까?
└모르겠고, 그냥 강현우만 믿고 있으련다. 이번에도 좋은 선수 추천해 주겠지.
* * *
계약을 마치자마자 도널드 왓슨과 가족들은 숙소의 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급하지 않은 짐은 곧장 배로 실어 보내고, 나머지는 캐리어에 담아 비행기로 가져갈 계획이었다.
네 가족이 2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지내서 그런지 짐이 생각보다 많았다.
올리비아가 나를 보고는 반갑게 미소 지으며 다가왔다.
“Kang, 이렇게 떠나려니까 정말 아쉬워요.”
올리비아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가득 담겨있었다.
“내년부터 올리비아 없으면 허전할 것 같아요.”
“이제 한국이 더 편해지려는 참이었는데 말이죠.”
“우리 에이전시에서 이제부터는 연말마다 야구 행사를 하려고 하거든요. 왓슨도 참여하기로 했으니까 올리비아도 그때 놀러 오세요.”
“와우, 정말 좋은 기회네요. 당연히 와야죠.”
올리비아가 손뼉을 치며 즐거움을 드러냈다.
“그리고 미국에서도 우리 에이전시랑 연결된 회사에서 매니지먼트를 빈틈없이 해줄 거예요.”
미국 현지의 매니지먼트는 스카이코퍼레이션에서 대행해 주기로 되어 있었다.
“Kang 덕분에 애리조나에서도 편하게 지낼 수 있겠네요.”
“혹시라도 불편한 점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바로 해결해 드릴게요.”
“고마워요.”
올리비아가 나를 향해 미소로 대답했다.
나는 정리를 마치고 잠시 쉬고 있는 왓슨에게로 다가가 입을 열었다.
“왓슨, 짐 정리는 다 돼가요?”
“이제 거의 다 된 것 같아요.”
왓슨의 옷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시간이 많이 흐르긴 했나 봐요. 올 때는 캐리어 몇 개뿐이었던 것 같은데, 이제 짐이 이렇게나 많네요.”
“함께 지낸 게 2년이나 되는데도 짧게 느껴져요. 시간이 정말 빨리 가버렸어요.”
“왓슨, 그동안 먼 나라까지 와서 정말 고생 많았어요.”
“고생은요. Kang 덕분에 잊을 수 없는 추억 만들었어요. 선수로서 재기하게 해줘서 고마운 건 당연하고요.”
“원래 살던 집으로 돌아가는 거죠?”
“네, 그래야죠.”
왓슨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다시 적응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좋네요.”
“맞아요. 가족들이 편하게 생활할 수 있다는 게 정말 크게 느껴졌어요.”
“저도 덕분에 미국에 자주 가게 될 것 같아요. 왓슨 경기하는 날에 애리조나 홈경기 자주 보러 가야죠.”
“Kang은 언제나 환영이죠. 애리조나에 맛있는 음식들 많이 소개해 줄게요.”
“벌써부터 기대되는데요?”
발걸음 소리가 들리더니 오석훈과 박성주가 다가왔다.
“왓슨! 이렇게 가는구나.”
박성주가 빠르게 다가오더니 와락 왓슨을 안았다.
“Park, Oh. 정말 즐거웠어.”
왓슨은 곧이어 오석훈과도 포옹을 했다.
“이제 다시 메이저리거라고 생각하니까 뭔가 달라 보이네.”
오석훈이 왓슨을 보며 감탄을 내뱉었다.
“Oh랑 Park도 미국으로 와야지. 둘이라면 충분히 메이저리그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 거야.”
왓슨이 오석훈과 박성주를 번갈아 보며 말했다.
“상대 팀으로 만날 때마다 무서웠는데, 이제 앞으로 그럴 일은 없을 거 같아서 다행이야.”
박성주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혹시 모르지. 미국에서 다시 맞붙을 수도 있잖아.”
나의 한마디에 박성주가 벌어지는 입을 겨우 틀어막으며 말했다.
“헉, 나도 애리조나랑 계약을 해야 하나. 대표님, 애리조나에서 계약 제안 왔던가요?”
“Park, 얼마든지 환영이야. Oh, Park이랑 함께 뛸 수 있으면 정말 편할 거 같아.”
왓슨이 오석훈과 박성주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덜컥.
“왓슨!”
갑자기 문이 열리더니 마이클 스콧과 한교진, 서성민 그리고 정민우가 들어왔다.
“와우, 다들 바쁠 텐데 무슨 일이야.”
왓슨이 선수들을 보고는 반가움을 숨기지 못했다.
“우리 선수가 한국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는데 당연히 와봐야죠.”
한교진이 가장 먼저 왓슨에게 다가갔다.
“왓슨, 메이저리그 계약한 거 축하해!”
곧이어 스콧, 서성민, 정민우와도 인사를 나누었다.
“우승한 팀이라 그런지 더 끈끈해 보이네.”
박성주가 부러움을 드러내며 재규어즈 선수들을 번갈아 봤다.
“이번에 재규어즈랑 버팔로즈도 떼려야 뗄 수 없었잖아. 제일 많이 만난 기분이야.”
스콧이 하얀 이를 드러내고 웃으며 말했다.
“정말 지긋지긋했지. 마지막까지 너무 힘들었다, 진짜.”
오석훈이 입꼬리를 올리면서도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렇게 모인 거 이번 시즌 정리 한번 해 봐야겠는데?”
서성민이 오석훈과 박성주를 보며 말했다.
“대표님, 오늘 밤새도록 놀아도 되죠?”
박성주가 기대에 찬 표정으로 나에게 물었다.
“당연히 그래야죠. 내일 경기도 없는데 고민할 거 있나요?”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왓슨이 한마디를 더했다.
“오늘은 내가 쏠 테니까 먹고 싶은 거 다 시켜요.”
“오오!”
모두가 동시에 탄성을 내질렀다.
우리는 맛있는 음식들을 주문해서 밤늦게까지 왓슨의 송별회를 했다.
소영준까지 참여해 더욱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냈다.
시즌이 모두 끝난 시기이다 보니 조금의 부담도 없이 왓슨과의 마지막 시간을 즐길 수 있었다.
다음 날.
왓슨의 가족들이 한국을 떠나는 날이 되었다.
재규어즈 선수들은 물론이고 오석훈과 박성주, 소영준까지 대문까지 나와서 왓슨 가족들을 배웅했다.
“왓슨 조심히 가고 몇 달 뒤에 봐요!”
“도착하면 연락해요!”
왓슨과 가족들은 마지막까지 선수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나와 이주혁은 공항까지 왓슨과 가족들과 함께했다.
이 소식을 어떻게 듣고 왔는지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는 몇몇 팬들을 만날 수 있었다.
왓슨은 밝은 미소를 지으며 팬들과 한 명 한 명 사진을 찍고 사인을 해주었다.
잠깐 동안의 팬미팅을 마치고는 다시 나에게 다가왔다.
“정말 고맙네요. 이제 미국으로 떠나는 데도 공항까지 맞아주고.”
“왓슨이 그만큼 좋은 선수였으니까요.”
“Kang, 정말 고마웠어요.”
왓슨의 눈은 어느새 붉어져 있었다.
“우리 영영 못 보는 것도 아닌데, 너무 마지막인 것 같은데요?”
나는 밝은 미소를 지으며 왓슨의 어깨를 두드려줬다.
“이제 들어가 봐야겠네요.”
“그동안 한국에서 고생 많았어요.”
나는 마지막으로 올리비아와 왓슨의 아내 그리고 딸과도 인사를 나누었다.
“조심히 가고, 집에 도착하면 꼭 연락 주세요.”
나와 이주혁은 왓슨과 가족들을 향해 마지막까지 손을 흔들며 인사를 나누었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에이전시 숙소로 돌아왔다.
띠리릭.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부터 이전과는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것을 바로 느낄 수 있었다.
항상 숙소에서 반겨주던 왓슨의 가족들이 없으니 허전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나는 왓슨과 가족들이 사용했던 방으로 다가가 문을 열었다.
방은 먼지 하나 없이 깨끗하게 비어 있었다.
“벌써 그립네.”
많은 선수 중에서 딱 한 명이 떠났을 뿐인데도 텅 비어버린 것 같았다.
* * *
계약을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보니 하루하루가 순식간에 흘러가고 있었다.
어느덧 국제 대회가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 그 국제 대회에 출전할 국가대표팀 선수들을 발표하는 날이었다.
나는 최종 명단을 확정하는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결과를 미리 알고 있었다.
우리 선수들이 자신이 선발됐는지를 끊임없이 물었던 탓에 근질근질해진 입을 열지 않기가 정말 어려웠다.
하지만 사전에 흘러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마지막까지 비밀을 유지했다.
그리고 발표가 예정된 날 오후 4시에 정확하게 공식 발표를 통해 최종 엔트리에 뽑힌 선수들을 발표했다.
투수에는 고지훈, 장수영, 최정환이 내야수는 박성주, 소영준, 서성민이 외야수는 나준호, 오석훈이 포수는 한교진이 선발됐다.
얼마 전 발표됐던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던 우리 에이전시 선수들이 모두 선발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우리나라에서 잘한다는 선수들 모아놓으니까 라인업이 장난 아니긴 하네.
└소영준, 오석훈, 박성주, 한교진, 나준호 중에 3, 4, 5번은 어떻게 뽑아야 하냐 ㅋㅋ
└지금 소속 팀에서 4번 타자를 맡은 선수가 네 명이야 ㅋㅋㅋ.
└소영준은 팀이 특수한 케이스니까 빼더라도 어마어마하네.
└그래도 홈런왕이 4번 타자 맡아야 하지 않겠나. 상징적인 의미도 있을 텐데.
└결국 한교진 서성민도 뽑혔네. 한창 말 많이 나왔었는데, 지금은 분위기 바뀌었겠지?
└이제는 반박할 여지가 없지 않나. 퍼펙트게임 이뤄낸 우승 포수에 주전급 내야 유틸 수비수인데, 충분히 데려갈 만하지.
└그럼 마무리 투수는 최정환인가? 장수영이랑 최정환이 있으니까 그래도 경기 후반이 든든하긴 하네.
└8회에 장수영 9회에 최정환이 가게 될 가능성이 높을 듯.
└나는 다른 건 모르겠고, 최정환의 패스트볼이 미국 타자들한테도 통할지 궁금하다.
└마이클 스콧이 한국인이었으면 정말 최고였을 텐데. 참 아쉽네.
└만약에 스콧까지 선발할 수 있었으면 진짜 우승할 수 있었을 텐데.
└근데 이 정도 라인업이면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 중심 타자들이 제대로 해줄 수 있을 거 같은데.
└지난번에 허무하게 예산 탈락해서 그런지 큰 기대가 안 된다. 최소한 망신만 당하지 말고 돌아왔으면 좋겠다.
└이번에는 그래도 우승 한번 노려보자.
그리고 또 하나의 기쁜 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도널드 왓슨과 마이클 스콧 또한 미국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이제는 우리 선수들이 자신의 국가 유니폼을 입고 야구를 펼칠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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