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ect Agent RAW novel - Chapter 281
281화>
Team Korea (2)
드디어 예선전이 시작됐다.
각 팀의 주요 선수들이 모였기 때문에 타순 조정이 이루어졌다.
2번 타순에는 우익수 오석훈, 3번 좌익수 나준호, 4번 3루수 박성주, 5번 지명타자 한교진, 6번은 유격수 소영준이 자리했다.
우익수 오석훈과 포지션이 겹치는 나준호가 좌익수로 자리를 옮긴 것을 제외하면 자신의 주요 포지션과 동일했다.
서성민은 교체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첫 경기는 호주전이었다.
우승 후보로 꼽힐 정도는 아니더라도 충분히 저력을 가지고 있는 팀이었기 때문에 만만하게 생각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전력의 우위는 확실하게 대한민국이 차지하고 있었다.
-후웅-
-스트라이크 아웃!
“고지훈 선수가 또 하나의 삼진을 잡아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상대 타자들이 정신을 못 차리고 있어요.”
“원래도 그렇지만 특히나 컨디션 좋은 고지훈 선수를 상대한다는 건 여간 까다로운 일이 아니죠.”
완벽에 가까운 고지훈의 제구는 물론이고,
-딱!
-아웃!
잘 맞은 타구도 소영준을 지나쳐가기는 어려웠다.
“소영준 선수가 조금의 빈틈도 주지 않는 수비를 펼쳐주고 있습니다!”
“오늘 소영준 선수가 보여주는 컨디션을 보면 2루수랑 3루수가 할 일이 없을 거 같아요. 깊은 타구인데도 정말 확실하게 몸을 날려서 잡아내는데요?”
“이번 대회에서 유격수 방향으로 날아가는 타구는 그냥 편안하게 지켜보면 될 것 같습니다.”
-딱!
-따악!
스윙을 마치자마자 오석훈은 조심스럽게 배트를 내려놓고 천천히 1루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쭉쭉 뻗어갑니다! 호오옴런!”
“오석훈 선수가 승부에 쐐기를 박는 홈런을 터트렸습니다!”
“정규 시즌 때보다 파워가 더 좋아진 거 같아요! 밀어 쳤는데도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타구는 날려 보냈습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 앞에서 자신의 능력을 정말 확실하게 보여주네요!”
중심타선을 구축한 우리 타자들의 날카로운 스윙도 압도적인 능력을 발휘했다.
그리고 마무리까지도 확실했다.
6이닝을 소화하고 내려간 고지훈의 뒤를 이어 장수영과 최정환이 등판했다.
-펑!
-스트라이크 아웃!
“이야, 최정환 선수가 그냥 한가운데로 던지는데도 상대 타자들이 제대로 된 타격을 못하네요.”
“구속도 158km/h 전후로 형성되고 있어요. 공 하나하나 전력을 다하고 있다는 게 느껴집니다.”
“오석훈, 박성주 선수를 보러 왔던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이 최정환 선수도 눈여겨보게 될 것 같은데요?”
장수영과 최정환은 8회와 9회에 등판해서 각각 1이닝씩 완벽한 피칭으로 상대 타선을 잠재웠다.
결코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첫 경기에서 3:0으로 깔끔하게 승리를 거두었다.
“대한민국이 첫 경기를 완벽하게 승리로 장식했습니다. 정말 모든 선수들이 확실하게 자기 역할을 해준 덕분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지난 대회에서 예선전부터 힘없이 승부를 내줬던 것과는 정말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남은 경기도 정말 기대가 됩니다.”
우리 선수들이 깔끔하게 승리를 거둔 덕분인지 나도 첫 공식 해설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래도 어려운 상대였는데 잘 상대했네.
└고지훈이 언더핸드에 제구력까지 좋으니까 상대 타자들 선풍기만 돌리다 끝났다 ㅋㅋ
└고지훈-장수영-최정환 조합이 괜찮네. 각각 유형이 달라서 타자들이 적응하기도 힘들 거 같고.
└나머지 선발들도 잘해줘라. 장수영에 최정환 있으니까 7회까지만 리드해 줘도 충분히 승산 있어.
└그리고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 앞이라서 그런가, 오석훈 타격이 더 날카로운 거 같던데.
└밀어 쳐서 담장 넘기는 거 보여줬으니까 파워도 충분히 보여준 거 같다.
└투수랑 타자가 이 정도만 해줘서 조심스럽게 우승 노려봐도 되는 거 아닐까.
└이제 한 경기 이긴 거 가지고 벌써부터 너무 설레발이다.
곧바로 체코와 중국전이 이어졌다.
상대적으로 약체로 평가받는 국가였기 때문에 무난하게 승리를 거둘 거라고 예상했다.
물론 그 예상은 조금도 빗나가지 않았다.
중심 타선에서 골고루 안타를 뽑아내며 승부를 초반부터 가져올 수 있었다.
확실하게 승리를 거둔 덕분에 대한민국 대표팀은 무난하게 예선전을 통과할 수 있었다.
└일단 다행이다. 예선 통과했다는 것만으로도 소기의 목표 달성은 한 거 같다.
└솔직히 이 정도 대진운 받았으면 못하는 게 더 문제이지 않냐?
└그래도 투수, 타자 전부 다 기대 이상으로 잘하기는 했잖아. 인정할 건 인정해 줘라.
└사실 대회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봐야 해. 진짜 강팀하고 대결해서 이겨야지.
└이제까지 해 온. 대로만 해도 충분히 괜찮을 거 같던데.
└미국하고 일본 경기하는 거 못 봤냐? 왜 걔네들이 괴물이라고 불리는지 알겠던데.
└특히나 미국 경기 보니까 왓슨이 그냥 평범한 선수처럼 느껴지기는 하더라.
└조금이라도 높게 올라가려면 미국, 일본이랑 맞대결은 최대한 늦게 하는 게 좋을 텐데.
└어차피 우승하려면 이기고 가야 해. 피하고 싶다고 해서 언제까지 피할 수는 없잖아.
예선이 마무리되면서 토너먼트로 진행됐다.
준준결승전에서 만난 팀은 네덜란드였다.
지난 대회에서 우리나라에 뼈아픈 패배를 안긴 나라였다.
이번에도 가볍게 예선을 통과했다는 것만으로도 만만한 전력이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펑!
-스트라이크 아웃!
-후웅
-스트라이크 아웃!
경기는 초반부터 치열하게 진행됐다.
게다가 패배가 탈락을 의미하는 단판 승부답게 두 팀 모두 활용 가능한 모든 전력을 쏟아부었다.
특히 외국 매체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오석훈과 박성주는 집중 견제를 받았다.
-펑!
-스트라이크 아웃!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던 박성주는 답답함을 숨기지 못하며 배트를 바닥에 내리쳤다.
“오석훈 선수에 이어서 박성주 선수까지. 오늘 경기에서는 안타를 뽑아내지 못하고 있어요.”
“지금 네덜란드가 특히 두 선수를 신경 쓰는 게 느껴집니다.”
“서로에 대해서 전력 분석을 정말 완벽하게 하고 온 것 같습니다. 네덜란드 벤치에서 한국 선수들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 같아요.”
“누군가가 시원한 장타를 뽑아줘야 분위기를 확실히 바꿀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양 팀은 적극적으로 마운드를 운용하며 확실하게 상대 타선을 제압했다.
8회까지 이어지는 동안에도 승부의 무게 추는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았다.
“0:0으로 정말 팽팽합니다. 이제 경기 후반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선취점이 결승점이 될 가능성이 높을 거 같아요.”
“멋진 경기이긴 한데, 우리나라의 경기라서 그런가요. 제 손에 땀이 다 쥐어지네요.”
승부의 균열은 9회에 가서야 벌어지기 시작했다.
4번 타자 박성주가 아웃되고 5번 지명타자 한교진의 타석이었다.
-딱!
한교진의 배트에 맞은 타구는 중견수와 좌익수 사이를 깔끔하게 가르며 굴러갔다.
“좋아요! 2루까지 충분히 갈 수 있습니다!”
한교진은 전력을 다해 공보다 먼저 2루 베이스를 밟을 수 있었다.
“9회에 정말 좋은 상황이 만들어졌습니다. 여기서는 한 점만 내줘도 정말 결정적인 점수가 될 겁니다.”
-와아아아-
-대한민국! 대한민국! 대한민국!
대한민국 관중석의 팬들은 목이 터져라 응원했다.
이제 타석에 들어오는 선수는 6번 타자 소영준이었다.
“소영준 선수 타석이에요. 이번 대회에서 절정의 수비 실력에다가 타격에서도 좋은 활약이 있죠.”
“시원한 안타 한 방 때려줬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네덜란드 감독이 심판을 부르고는 손가락 네 개를 펼쳐 보였다.
이를 확인한 주심이 소영준에게 1루로 가라는 신호를 보냈다.
“여기서 고의사구를 선택합니다. 네덜란드 입장에서는 최선의 선택이겠죠.”
“아쉽네요. 소영준 선수의 타격을 보고 싶었는데요.”
“네덜란드도 소영준 선수의 타격 실력을 이미 알고 있었나 봐요. 조금의 고민도 없이 바로 결정했어요.”
그러자 대한민국 더그아웃에서도 분주한 움직임이 있었다.
“여기서 대타를 기용할 것 같은데요?”
배트를 들고 나오는 타자는 바로 서성민이었다.
“서성민 선수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경기 후반에 대타로 활용할 수 있는 최고의 카드죠!”
동시에 네덜란드에서도 투수 교체를 준비했다.
오른손 투수에서 왼손 투수로 바뀐다는 것을 파악하자마자, 서성민이 재빨리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그러고는 오른손 타석에 맞게 헬멧과 보호장비를 바꿔 끼고 돌아왔다.
“서성민 선수를 상대로는 왼손 투수냐 오른손 투수냐는 중요하지 않아요. 서성민 선수가 직접 결정할 수 있거든요.”
“게다가 왼손, 오른손 모두 타격이 좋습니다. 어느 한쪽이 뒤처지지 않아요.”
네덜란드 투수가 준비를 마치자 경기가 다시 진행됐다.
1 아웃 주자 1, 2루.
투수는 한교진과 소영준을 번갈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와인드업을 시작했다.
공이 네덜란드 투수의 손을 떠나는 순간, 서성민의 배트가 힘껏 돌기 시작했다.
-딱!
-와아아아-
타구가 뻗어가는 순간 2루 주자 한교진이 전력 질주를 시작했다.
“됐어요! 달려도 됩니다!”
한교진은 3루를 밟고 스피드를 더 높여 홈 베이스로 몸을 돌렸다.
“한교진 선수가 스피드가 빠른 편이 아니라서 조금 아슬아슬할 수도 있겠는데요?”
1루 주자 소영준이 2루를 지나 3루로 가는 사이에, 타자 주자 서성민은 1루를 지나 2루까지 향했다.
“서성민 선수가 2루까지 달리네요!”
그러다 서성민은 수비수가 공을 잡은 곳과 멀지 않은 곳에서 속도를 줄이며 멈춰 섰다.
네덜란드 수비는 2루로 다가오던 서성민을 먼저 태그 아웃하고는 포수를 향해 공을 던졌다.
홈 베이스를 향해 전력질주하던 한교진이 슬라이딩을 하며 몸을 날렸다.
-세이프!
-와아아아-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던 서성민이 주먹을 불끈 쥐어 들어 올렸다.
“서성민 선수의 재치가 좋았어요. 만약에 서성민 선수를 태그하지 않고 곧바로 홈으로 던졌다면 승부가 됐을 수도 있을 거 같거든요.”
“9회에 중요한 타점을 올려줬습니다. 대한민국의 대타 카드가 대성공을 거두었어요.”
드디어 스코어는 1:0으로 바뀌었다.
마지막 9회 말.
마운드에는 역시나 마무리 투수 최정환이 올라왔다.
-펑!
-펑!
-펑!
-스트라이크 아웃!
“최정환 선수가 변화구를 던질 생각이 없나 본데요?”
“계속 패스트볼로 던지고 있는데요. 타자로서는 하나쯤 변화구를 던질 거리고 생각할 수밖에 없을 거예요. 하지만 최정환 선수의 선택은 과감한 패스트볼입니다!”
이어지는 두 번째 타자를 상대로도 패스트볼로 아웃 카운트를 올렸다.
세 번째 타자를 상대하면서도 최정환은 패스트볼이었다.
-후웅-
-스트라이크 아웃!
“이겼습니다! 대한민국이 네덜란드를 꺾고 준결승으로 향합니다!”
“우리 선수들 정말 잘했습니다. 이대로만 하면 분명히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 거둘 수 있을 겁니다!”
“준결승전에서 다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진짜 쫄깃쫄깃했다. 이겨서 다행이지 두 번 보다가는 수명 단축될 것 같아.
└서성민은 이번 경기만으로 충분히 밥값 했다.
└6번에서 소영준 걸러도 벤치에 서성민이 있으니까 7번까지 타점 능력이 좋은 타자로 배치된 거나 다름이 없네 ㅋㅋ
└게다가 스위치타자라 투수가 왼손이든 오른손이든 상관이 없어.
└그나저나 박성주가 홈런 한 방 터트려줘야 하는데, 아직까지 소식이 없네.
└네덜란드를 상대로도 이러면 준결승에서는 더 헛발질하는 거 아닌가.
우리 경기가 끝난 다음 날 우리와 준결승에서 맞붙을 상대 팀이 결정됐다.
상대는 바로 미국이었다.
그리고 미국이 한국전 선발 투수로 내세운 선수는 예상했던 대로 마이클 스콧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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