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ect World RAW novel - Chapter 124
126화
“비쌌거든. 다윈약품 육상실업팀에서 1억 5천 크랑을 부르는 거야. 그래서 포기하고 신경을 끄고 있었는데, 작년 여름인가 모회사의 경영난에 때문에 5,000만 크랑에 여기 레드 폭시즈팀에 팔렸어. 당시에는 아주 배 아파 죽는 줄 알았네.”
클라크가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검투사 영입에 천재라고 불리는 빈센트가 저리 탐심을 흘리고 있다는 사실은 무척 뛰어난 잠재능력의 엘프라는 뜻이었다. 그런 아이가 먼 이곳 우베이 시티로 팔려왔다니, 대표팀 감독으로서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아니. 그 정도로 대단한 아이였다면 계속 신경을 쓰면서 노리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어쩔 수 없었네. 거기 다윈 약품 얘들이 실업팀 소속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가치의 관념이 전혀 없었어. 아무리 유망주라지만 검술이 뭔지도 모르는 아이를 검투팀에 1억 5천만 크랑에 팔 생각을 하다니……. 후후. 그래서 버럭 신경질을 내고 대화의 창을 완전히 닫아버렸네.”
이해가 가는지 클라크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1억 5천만 크랑이면 와이드리그에서 뛸 수 있는 실력에 최상급의 잠재력을 갖추고 있는 유망주를 살 돈이었다. 그 돈으로 빠른 발만 갖춘 육상 선수를 살 이유가 전혀 없었다.
“그렇군요. 저 같아도 약간 화가 났을 겁니다. 그래도 대화의 창을 완전히 닫아버린 건 너무하신 것 아닙니까? 덕분에 레드 폭시즈팀과 이곳 그레일 지역의 프로검투협회만 좋은 일 시켜줬고요.”
“아니 딱히 그렇지도 않아.”
“아니 왜요? 아겔리아가 높은 잠재능력이 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럼 뭐해? 정신적인 문제를 겪고 있는데. TV에서 보니 그 아이 때문에 소속팀인 레드 폭시즈팀이 제법 시끄러운 모양일세. 그래서 마지못해 방출명단에 올려 싸게 내놓았고 말이야. 그것도 3,500만 크랑에 말이네.”
그 말에 클라크가 상당한 관심을 표출했다. 그렇다면 충분히 사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됐다. 미래 에이번드 대표팀의 대장 검투사가 될만한 엘프가 3,500만 크랑이라면, 무척 이문이 남는 장사였다.
“그럼 다른 팀에서 데려가기 전에 얼른 영입해 가지 않고 뭐하십니까?”
“휴~ 자네. 내가 조금 전에 한 말을 어디로 들어먹은 겐가? 분명히 정신적인 문제를 겪고 있다고 말했을 않았나? 싸다고 내가 냉큼 저 아이를 영입해 보게. 지금 레드 폭시즈팀이 겪는 난항을 우리 드래곤나이츠가 짊어지게 되네.”
“난항이라뇨?”
“아겔리아가 육상에 대한 열정을 계속 보이자, 엘프 애호가들이 와서 피켓 시위를 하고 있네. 그녀가 원하는 대로 육상을 하게 놔두라고 말일세. 그런데 문제는 그 아이를 데리고 오면 우리 팀이 그 꼴을 당해야 한다는 게야. 게다가 싸다고는 하지만, 3,500만 크랑이 누구네 집 개 이름인가? 만약 이대로 그녀가 육상에만 열정을 보인다면, 우리는 그냥 그 큰돈을 허공에 날리는 되네. 그런 위험을 감수할 바에야 차라리 당장 필요한 검투사를 영입해 오는데, 자금을 더 보태는 편이 훨씬 낫네. 지금 우리 드래곤나이츠는 센트럴리그에서 살아남아야 할 때지, 경기에 투입할 수도 없는 유망주를 큰돈 들여서 데리고 올 때가 아니네. 있던 유망주도 팔고 있는데, 영입해 오라고? 당치도 않는 소리지.”
클라크가 꿀 먹은 벙어리마냥 입을 꾹 다물었다. 확실히 지금 드래곤나이츠의 사정상 비싼 몸값의 유망주를 영입해 오기란 무척 어려운 면이 있었다. 올해 갓 승격해 온 프로팀들은 어떻게든 그 시즌 강등을 피하는 일이 최우선 순위였다.
“그렇군요. 그런데 저런 유망주가 다른 지역팀에 간다고 생각하니, 저로서는 무척 아쉽습니다.”
“아쉬울 것 없어. 다시 우리 에이번드로 돌아올 테니까.”
클라크가 반가운 기색을 하며 그를 쳐다봤다.
“아니 그게 정말입니까?”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주억거린 빈센트가 바로 뒤로 돌아섰다. 날씨도 춥고 피곤하니 빨리 돌아가서 아랫목에 등짝을 지지며 잠이나 잘 생각이었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하룻밤만 지새워도 몸이 제대로 말을 듣지 않았다.
“자. 그럼 돌아가세나.”
“어디를 말입니까?”
“자네는 대표팀에, 나는 내 소속팀에 돌아가지 어디를 가겠나?”
클라크가 범석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그럼 쟤는 어쩌고요?”
“방금 전에 말했지 않는가? 아겔리아가 우리 지역으로 다시 돌아온다고 말일세.”
“아니 그 아이가 저희 지역으로 돌아오는 일과 범석이 대표팀에 복귀하는 것이 무슨 상관입니까?”
빈센트가 따뜻한 버스정류장에서 몸을 뉘인 범석을 바라보며 얘기했다.
“범석의 가장 무서운 점이 뭔 줄 아나?”
“글쎄요. 아마도 검술이 아닐까요? 전 그 정도의 검술을 구사할 수 있는 자가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지를, 쟤를 보고서야 처음 알았습니다.”
“그렇기도 하지. 하지만, 저놈의 정말 무서운 점은 바로 엘프검투사를 보는 눈이 아주 죽여준다는 것이네. 전에 내가 린이라는 소속 검투사를 판 적이 있는데, 테스트도 없이 바로 안달을 내더군. 자세히는 그 연유를 알 수는 없지만, 아마도 범석군은 겉으로 드러난 근육의 발달 정도나 골격만 보고도 성장성을 유추할 수 있다고 생각되네. 그런데 그런 애가 지금 이 자리에 와 있네. 바로 아겔리아는 상당한 유망주를 싸게 내놓은 레드 폭시즈팀 앞마당에 말일세. 과연 저놈이 대표팀을 탈출하다가 여기를 우연히 스쳐 지나가는 중일까? 텍도 없는 소리지.”
클라크가 그의 옷깃을 부여잡으며 물었다.
“그럼 아겔리아를 영입하기 위해 대표팀을 탈출했다는 얘기입니까?”
“당연한 소리를 왜 묻나? 아니라면 왜 저놈이 갈 데도 볼 곳도 없는 이곳에서 계속 죽치고 앉아 있겠나? 보나 마나 아겔리아를 영입하기 위해서 저리 궁상을 떠는 게지.”
하긴 여기는 우베이시티의 체육부지로 특별히 볼만한 풍경이 없었다. 추운 겨울의 새벽 날씨 속에서 굳이 이곳까지 와서 저리 앉아만 있을 하등의 이유가 없었다.
“그럼 저희는 뭡니까?”
“뭐긴 야밤에 헛짓거리한 것이지.”
클라크가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대표팀 탈출이니 아닌 그저 검투사를 영입하기 위해 빠져나온 것뿐이라니……. 찬바람이 거세게 부는 이 겨울날, 땀이 삐질 나올 정도로 긴장한 자신이 너무도 우스워 보였다.
그는 꽉 쥔 주먹을 부들부들 떨며 범석을 노려봤다. 당장 쫓아가서 대표팀이 그렇게 우습게 보이냐 따지고 들고 싶지만, 자신이 해놓은 일이 있으니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다. 막말로 범석은 외출증 한 장을 뜯어서 던져주면 그만이었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오늘의 일로 훗날 대표팀의 대장검투사를 맡을 아이가 에이번드에 유입되어 온다는 것이었다. 어차피 자신의 죄도 있으니, 한 번쯤은 눈을 감기로 했다.
“휴~ 비, 빈센트 감독님. 가시죠.”
“크크크. 그래 잘 생각했네. 아마도 얼마 안 있어 아무 일 없다는 듯 능청을 떨며 돌아올 테니 염려하지 말게.”
입술을 잘끈 깨문 클라크가 빈센트를 따라 긴 조깅 도로를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범석의 시선이 닿지 않는 멀찌감치 떨어진 장소로 이동하고는 콜택시를 불러 시외 터미널로 향했다.
한편, 버스정류장 안에서 기다림을 갖던 범석의 앞으로 거대한 2층 구조의 플라잉 버스 한대가 내려서고 있었다. 바로 아론이었다. 아무래도 에스더가 타 있을 것으로 예상한 그가 얼른 문 앞으로 다가갔다.
곧이어 나오는 그녀가 범석을 보며 반갑게 인사했다.
“이사장님. 오랜만이에요. 대표팀생활 무척 힘드시죠?”
범석이 긴 한숨을 내쉬었다. 어떤 면에서는 확실히 힘들기에 딱히 부정할 수만은 없었다.
“뭐. 그렇지 뭐. 그런데 이적서류들은 다 준비했어?”
에스더가 전자수첩을 꺼내 보여주었다.
“네. 여기에 다 담아 가지고 왔어요. 그럼 이제 들어가실 건가요?”
시간을 본 범석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8시가 다 되어 가니, 이제 곧 들어가야만 했다. 레드 폭시즈팀 트레이드 관계자와 만날 시간이 바로 8시였다.
“으음. 그래야지. 자 들어가자.”
범석이 먼저 앞장을 서자, 에스더가 뒤를 따르며 말을 걸어왔다.
“그런데 이사장님. 오늘 거래가 잘 될 것 같나요?”
“글쎄? 아마도 잘되지 않을까? 지금 레드 폭시즈팀은 아겔리아를 방출 명단에 올린 상태야. 이는 그들이 제시한 몸값 3,500만 크랑이면 확실히 판매하겠다는 뜻이야. 그리고 나도 3,500만 크랑이면 충분히 지급할 용의가 있고. 즉 벌써 양 팀 간에 뜻이 맞아버렸으니, 문젯거리가 생길 이유가 없다는 얘기지. 아마 다 잘 될거야.”
“그런가요? 하지만, 알아보니 이곳 트레이드 담당자가 여간내기가 아니라고 했어요.”
범석이 피식하고 웃으며 손사래를 쳤다.
“여간내기가 아니라, 여간내기 할아버지라도 이번 경우는 어쩔 수 없어. 방출 명단에 올려 판매 용의를 외부에 알렸다는 것은, 이미 팀 내부에서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아겔리아를 판매하기로 방침을 세웠다는 뜻이야. 아무리 관계자라고는 하지만, 트레이드 담당자 독단으로 좌지우지할 수는 없어.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기껏해야 최대한 제시가에 가까운 금액을 받아내려고 노력하는 것뿐이야.”
에스더가 이해한 듯 고개를 주억거렸다. 외부에 판매한다고 알리게 되면 곧 해당 소속 검투사에 대한 몸값은 크게 하락하게 되었다. 팀에서 필요 없다는 것은, 어딘가에 반드시 결격사유가 있다는 뜻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겔리아 같은 경우는 이미 언론을 통해 그 결격사유가 만방에 알려진 상태였다. 검투사로서 적응하지 못하는 정신적 문제에, 그녀를 옹호하는 엘프애호가들의 피켓 시위까지……. 솔직히 말해서 갓즈나이츠 팀 외에 그 많은 돈을 내고 사겠다는 팀이 존재할지 의문이었다. 3,500만 크랑이면 쓸만한 유망주 둘을 살 수도 있는 금액이었다.
“그렇겠네요. 레드 폭시즈팀에서는 반드시 아겔리아를 팔아야 할 입장이니까요.”
“바로 그거야. 잘 생각해봐. 우리 사정에 맞춰 업무 시작도 아닌 이 시간에 트레이드 담당자가 일찍 출근해 협상을 진행하는 이유가 뭐겠어? 바로 그만큼 사정이 급하다는 얘기야.”
“그럼 이사장님. 아겔리아의 몸값을 더 깎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건 좀 더 고민해볼 문제였다. 물론 그렇게만 된다면야 팀 내 자금을 아낄 수 있으니 하등 나쁠 것이 없었다. 하지만, 아겔리아는 무척 성장성이 좋기에, 영입하지 못하면 갓즈나이츠로서는 큰 손해였다. 즉 레드 폭시즈팀이 꼭 아겔리아를 팔아야 하는 처지이듯이, 자신도 반드시 그녀를 영입해야 할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가격 다운을 시도해보기는 하겠지만, 큰 모험을 걸 입장이 못됐다.
그리고 또 하나. 대표팀 참여로 이번 트레이드에 범석이 관여할 시간이 겨우 두 시간 남짓이라는 점이었다. 에이번드지역에서 동이 틀 무렵까지 돌아가야 하니, 협상을 오래 끌고 갈 수가 없었다.
“글쎄. 시도는 해보겠지만, 만족할 만큼은 깎지 못할 것 같다. 우리도 아겔리아를 반드시 영입해야 할 입장이거든. 또 시간도 없고 말이야.”
“그렇겠군요. 그래도 아쉽네요. 잘만하면 꽤 몸값을 깎을 수도 있을 듯 보이는데요.”
“뭐. 어쩔 수 없지. 우리 사정이 이런데.”
레드 폭시즈 훈련 캠프 정문에 다다른 범석이 입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었다. 서로 대화를 나누며 트레이드 전략을 짜나가는 것도 좋지만, 일부러 상대 팀의 훈련캠프 내에서 주절주절 떠들 필요는 없었다. 괜히 다른 이들이 듣고 트레이드 담당자에게 자신들 사정이 알려진다면 거래에 큰 불이익이 따랐다.
이들은 곧 경비원에게 방문 목적을 말하고 대기하고 있던 무인 전동카에 탑승했다. 그리고 오늘이 격전지가 될 사무용 건물을 향해 이동을 시작했다.
“어서 오십시오. 갓즈나이츠 관계자 여러분. 저는 레드 폭시즈팀의 트레이드팀 과장인 엘리오트라고 합니다.”
엘리오트는 대략 40대 중반쯤의 면모를 지니고 있었는데, 서글서글하고 얼굴과 제법 펑퍼짐한 몸매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게다가 걸을 때마다 뒤뚱거리는 모습이 범석으로 하여금 실소를 자아나게 할 정도였다.
“후후. 저는 갓즈나이츠의 이사장인 오범석이라고 합니다. 이쪽은 단장 대리인 에스더라고 하고요.”
“하하하. 예. 반갑습니다.”
서로 악수를 한 엘리오트가 넌지시 범석을 바라봤다.
“그런데 아무래도 꽤 저희 아겔리아가 무척 탐이 나는 모양입니다. 단장 대리인 에스더님에 이사장이신 범석님까지 오셨으니 말입니다. 이거 제가 송구스러워서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전초전이라고 생각한 범석이 바로 연기에 들어갔다. 자신들을 치켜세우는 듯 보였지만, 실상 아겔리아의 가치를 높이려는 수작이었다.
“하하하. 겉모습만 보면 그렇지만 실상 보면 전혀 다릅니다. 저희 팀은 올해 갓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승격해 온 팀이라 아직 팀 정비가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주식회사 형태가 아닌 개인회사라 투자도 받지 못해 자금 사정이 그다지 좋지 못합니다. 그래서 이렇듯 저희가 직접 발로 뛸 수밖에 없고요.”
“아 그렇습니까? 그런데 어째서 저희 아겔리아를 영입할 생각을 하신 겁니까?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아겔리아의 몸값이 3,500만 크랑이나 나갑니다.”
이거 초반부터 만만치 않음을 느낀 범석이 잔뜩 긴장했다. 맹점을 찔러오니 대략 할 말이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여기서 물러나면 이어지는 협상에서는 큰 장애물로 작용하게 되었다. 확실히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수긍할 만한 핑곗거리를 읊어놔야 했다.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아겔리아와 저는 좀 안면이 있습니다. 같은 에이번드지역 육상계 출신이라서 말입니다. 그런데 TV에서 보니 그녀가 여기에 와서 무척 고생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측은지심이 들어 무리를 감수하기로 했습니다.”
“고생이라니요. 당치도 않습니다. TV를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그 아이는 달리고 싶어할 뿐. 저희가 특별히 그녀를 못살게 구는 것은 아닙니다.”
“글쎄요. 제가 아겔리아가 아니라 잘 모르겠지만, 곁에서 본 바로는 그녀는 달리는 것을 무엇보다 좋아합니다. 그걸 못하게 한다면 바로 괴롭히는 꼴이 되겠죠.”
엘리오트가 인상을 찌푸렸다. 자신들을 곤욕스럽게 하는 엘프애호가의 주장이 그의 입에서 그대로 튀어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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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SK가 이겼네요. 기아에서는 에이스 윤석민이 나왔지만, 1차전의 피로가 풀리지 않은 시점이라 아무래도 무리였던 모양입니다. 덕분에 롯데만 곤란하게 됐습니다. 하루 더 쉬는 Sk와 맞붙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하여간 SK는 늦가을 야구가 무섭습니다.
그럼 모두들 편안하루 되시고요. 전 내일 같은 시간에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