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ect World RAW novel - Chapter 141
143화
늦은 아침. 창가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강한 햇살에 범석이 슬며시 눈을 떴다. 그의 품에는 에스더가 안겨 새근새근 잠이 들어 있었는데, 하체로 그녀의 촉촉한 음부 속 느낌이 그대로 전해져 오고 있었다. 밤새 삽입한 상태에서 잠을 청했던 것이다.
나신으로 이불을 덮고 있던 에스더의 모습에 음욕이 솟은 범석이 애물을 서서히 키워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허리를 흔들 찰라. 뒤쪽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듣고는 고개를 살며시 돌렸다.
‘뭐. 뭐야?’
놀란 듯 범석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다름이 아니라 수잔이 침대맡 벽에 등을 기댄 자세로 앉은 채로 상체를 푹 숙여 무릎에 얼굴을 묻고 있었던 탓이다. 잠을 자는 자세가 분명히 아니었으니 깨어 있음이 확실했다. 그가 슬그머니 에스더의 음부에서 애물을 뽑아내고는 상체를 일으켰다.
“수잔씨. 괜찮아요?”
그녀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계속 얼굴을 들지 않았다. 움찔하는 반응이 있는 것으로 보아 확실히 들은 듯 보였는데, 이리 묵묵히 있으니 불안하기 그지없었다.
‘이런. 3P 플레이의 저주가 오는가 보군. 젠장 할.’
호감도가 극에 다다르지 못한 상태에서 두 인간 여인을 동시에 안는 행위는 큰 무리가 뒤따를 수 있었다. 해당 여성에게 있어서 상당히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기에, 호감도가 급격하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당사자인 수잔이 자신을 떠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 일은 그녀가 자처한 일이었다. 비록 술기운을 빌리고 자신이 극구 거절하지 않은 면이 있지만, 일차적인 문제는 수잔에게 있었다.
뻔뻔한 얼굴을 한 범석이 수잔의 옆으로 앉아 어깨 위로 팔을 슬그머니 올렸다.
“수잔씨. 어제 무척 즐거웠습니다.”
수잔이 순간 그의 팔을 딱하고 쳤다.
“비켜욧!”
냉랭한 반응에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은 범석이 슬금슬금 뒤로 물러났다. 이거 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한 듯 보였다.
그때 에스더가 눈을 비비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끄러운 소리에 잠이 깨어버린 모양이었다. 범석은 그녀 또한 수잔과 비슷한 반응을 보일까 두려워 걱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봤다.
“이사장님. 일어나셨어요.”
밝은 표정으로 다가오는 에스더에, 그가 안심한 표정을 지었다.
“아. 에스더 일어났네.”
그녀가 범석의 품에 꼭 안기더니 입을 살짝 내밀었다. 모닝 키스를 원하고 있던 것이다. 그는 수잔의 눈치를 살피고는 살짝 입을 맞추었다.
“다. 나가!”
거칠게 쏘아붙이는 수잔. 에스더가 눈을 흘기며 쏘아봤다.
“언니. 왜 이래요!”
수잔이 고개를 쳐들더니, 수라와 같은 표정으로 고성을 내질렀다.
“어젯밤 일을 몰라서 물어!”
“당연히 알죠. 왜 몰라요. 빤히 알면서 언니야말로 왜 이러는데요!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언니가 화를 낼 일이 아니잖아요!”
수잔이 할 말이 없는지 입을 꾹 다물었다. 어제 일이 또렷하게 기억이 나고 있던 터라, 자신이 어떤 잘못 했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술만 취해 자주 사고를 쳤는데, 미치는 일은 다음 날 아침 추호의 남김이 없이 모두 기억이 난다는 것이다. 덕분에 범석의 품에 안겨 갖은 교성을 내지르는 자신의 모습이 뇌리 속에 똑똑히 각인되어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네가 말렸어야 할 것 아니야!”
“뭐. 언제 언니가 말린다고 들어먹었어요! 그리고 솔직히 어젯밤 언니 때문에 내가 얼마나 곤란한 줄이나 알아요! 이상한 말을 꺼내서 자칫 이사장님과 헤어질 뻔했다고요! 정작 화를 내야 할 사람은 언니가 아니라 바로 나에욧!”
수잔이 두 눈을 질끈 감았다. 확실히 어제 자신이 에스더에게 너무한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애정을 나누는 두 연인의 앞에서 그녀의 추문을 여지없이 밝혔으니, 참으로 못할 짓을 했다. 그것도 자신의 주정으로 벌어진 음탕한 사건을 말이다.
“알았어. 미안해. 그런데 부탁인데 이사장님과 함께 나가 있어 줘. 잠시 생각할 것이 있어서 그래.”
“뭘. 나가요. 여기는 제 방인데요.”
“알아! 그런데 언니가 부탁하는데 그것 하나 못 들어줘!”
이쯤 되자 범석이 나설 수밖에 없었다. 이거 자칫 잘못하다가는 싸움이 크게 번져 의가 상할 수 있다고 생각됐다.
“자, 잠깐. 수잔씨 우리 이성적으로 생각합시다.”
“뭘 이성적으로 생각해요!”
그를 바라보는 수잔의 눈초리가 유난히 날카로웠다. 개조인간에다 검투사까지 하는 자가, 자신을 뿌리치지 않고 처녀성을 앗아갔다는 사실에 분기를 느끼고 있었던 탓이다. 범석이 자제만 했어도, 오늘과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게 아니라……. 너무 감정적으로 흘러가니, 잠시 차분히 대화를 나누자는 겁니다.”
“그렇게 차분하신 분이 어젯밤에 그런 일을 벌인 거죠! 왜 저를 안았느냐고요!”
뻘쭘한 범석이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을 닦아내며 말했다.
“그, 그게 수잔씨가 하도 원하기에, 진심으로 알아서 그랬습니다. 오늘 이렇게 화를 낼 줄 짐작했다면 결코, 어제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겁니다.”
하여간 말을 잘하는 그였다. 입술을 잘끈 깨문 수잔이 자리를 벌떡 일어나 침대를 내려가더니, 방바닥에 떨어진 자신의 옷가지를 주섬주섬 주웠다. 그리고 팬티를 입으려는 찰라 음부에서 흘러나오는 핑크빛의 진액을 보고는 눈을 질끈 감았다. 어젯밤 범석과 나눈 정사가 기억났기 때문이다. 당시 그녀는 흥분으로 갖은 교성을 내질러댔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참으로 민망해 얼굴을 들지 못할 지경이었다.
그녀는 곧장 옷을 챙겨 입고 문밖을 뛰쳐나갔다.
‘어떻게 한다. 이거 큰일인데.’
단단히 노기를 표시하고 뛰쳐나간 수잔으로 범석은 크게 우려를 표했다. 그녀는 팀닥터일 뿐만 아니라, 새로 건립한 의료법인의 원장이었다. 사표라도 던지는 날이면 그로서는 무척 곤란했다. 게다가 능력도 좋아, 그만한 의사를 새로 구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하지만, 막상 벌어진 일이니 그로서도 어쩔 수가 없었다. 지금은 어떻게든 수잔을 다독여 팀에 남도록 해야만 했다. 그러면 언제고 호감도를 올려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긴 한숨을 내쉰 범석이 에스더의 손을 맞잡고 욕실로 향했다. 수잔에 대한 걱정으로 여인을 안은 마음이 싹 사라졌으니, 씻고 오늘의 일과를 시작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본성이 어디를 가지 않았다. 서로의 몸을 씻겨주는 사이, 음욕이 솟아났던 그가 에스더를 욕실 바닥에 눕히고 바로 떡을 치기 시작했다.
그 일이 있었던 후 며칠이 지났다. 범석은 헤스티아의 영입 건으로 무척 바쁜 나날이 보내는 중이었다. 미를리의 이적은 중견의 전력 부족으로 다가왔고, 그 대안으로 가장 효율적인 영입이 바로 그녀였다. 비록 파이어 라이언즈팀이 센트럴리그에 소속되어 있던 탓에 단지 2군 팀에서 뛰고는 있지만, 에어리어리그로 온다면 수준급 팀에서 에이스로서 활약할 만큼 발군의 실력을 보유한 검투사였다. 분명히 팀 전력을 크게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리라 예상되었다. 다만, 한 가지 갑갑한 사실은 자신이 절대 전면에 나설 수 없다는 점이었다.
그가 책상 앞에 서 있는 에스더를 바라보며 질문을 던졌다.
“그래. 헤스티아의 영입은 어떻게 되어가지?”
“네. 지금 렉스터경감님이 제시한 금액은 2,400만 크랑인데 반해 파이어 라이온즈 팀에서는 2,800만 크랑을 부르고 있어요.”
“400만 크랑이나 차이를 보이는군. 그래 경쟁하는 메사 컴벳즈의 제시 금액은 어때?”
전자서류를 한 장 넘긴 에스더가 대답했다.
“확실치는 않지만, 최근에 언론에 발표된 내용에 의하면 2,200만 크랑이라고 했어요.”
“그럼 우리가 제시한 금액보다 200만 크랑이 떨어진다는 얘기인데……. 그 정도 차이면 우리에게 올 가능성이 무척 많겠어.”
“네 물론이에요. 게다가 메사 컴펫즈는 제시한 금액 일부를 옵션화 시켰어요. 약 500만 크랑 정도인데, 헤스티아가 시즌 10경기를 뛰게 된다면 주기로 했죠.”
그럼 더욱 가능성이 커졌다. 지금 파이어 라이온즈 팀은 새로운 검투사의 영입을 위해, 급전이 필요한 상태였다. 그래서 유망주인 헤스티아를 팔고 있는데, 여기에 500만 크랑을 옵션으로 제시해 버리면 그들로서는 곤란할 수밖에 없었다. 이적 후 당장에 들어오는 돈이 고작 1,700만 크랑이니, 헤스티아를 파는 의미가 많이 희석될 수밖에 없었다.
“그럼 암만 봐도 헤스티아쪽으로 총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었어. 내가 파이어 라이온즈팀이라고 해도 메사 컴벳즈의 그런 제의를 받아들일 이유가 없으니까.”
“네. 그리고 파이어 라이온즈팀이 구체적인 영입 협상 사실을 언론에 미리 알린 일로 크게 화를 내며 메사 컴벳즈에 대한 협상 창구를 닫아놓고 있는 상태에요. 이를 봤을 때 저희와 이적협상을 맺을 가능성이 무척 커졌다고 볼 수 있어요.”
범석이 피식하고 웃었다.
“후후. 하긴 덕분에 우리와의 협상에서 손해를 보게 되었으니 당연히 화를 낼만하겠지. 경쟁자의 제시 가격을 우리가 알았으니, 좀 곤란하겠어?”
“네. 그렇죠.”
“좋아. 그럼 우리 쪽에서 제시가를 2,500만 크랑을 올려 이번 협상을 단숨에 끝내는 것이 어때?”
에스더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반대를 표시했다.
“아니에요. 저희는 이대로 기다리는 편이 좋을 것 같아요.”
“그래? 이유는?”
“며칠 후면 이적 마감 시간이 도래하니, 파이어 라이온즈팀은 안달이 낼 것이에요. 이른 시간 내에 자금을 장만해 검투사를 보강해야 하는데, 마땅한 자금공급원이 바로 우리밖에 없어요. 그러니 저희가 먼저 안달 낼 필요는 없다고 생각돼요.”
“하지만, 이적 마감 시간은 우리에게도 적용돼. 자칫 늦어 헤스티아를 영입해 오지 못한다면 춘계 시즌이 힘들어져.”
“그렇기는 하지만, 저희 팀은 현재 리그 내 9승 3무 7패로 7위를 달리고 있어요. 지금의 팀원으로 춘계 시즌을 시작해도 강등될 염려가 없다는 뜻이죠. 반면 파이어 라이온즈팀은 해당 리그에서 15위로 랭크되어 있는데, 강등권인 18위 팀과는 겨우 승점 2점 차이에요. 이번 이적기간 동안 쓸만한 검투사를 영입해 팀 전력을 보강하지 못하면 자칫 강등될 위험이 있다는 얘기에요. 급한 불이 저들 발등에 떨어졌는데, 저희가 서두를 이유는 없다고 생각돼요.”
양손을 깍지 낀 범석이 장고의 고민에 들어갔다. 과연 에스더에 말대로 기다리는 편이 좋겠는지, 아니면 좀 더 돈을 들여서라도 헤스티아를 확실히 영입해야 하는지를 선택하기 위해서였다.
헤스티아. 범석이 볼 때 참으로 탐을 날 만한 물건이었다. 성장성도 제법 높은 데다가 검술 실력도 뛰어나 지금은 물론 나중까지 크게 활용가치가 있었다. 2,400만 크랑에 100만 크랑을 더하더라도 충분히 구매할 만한 수준은 되었다. 하지만, 에스더의 의견도 틀리지는 않았다. 100만 크랑이 무슨 얘들 껌 값도 아니고, 허투루 쓸 수는 없었다. 게다가 파이어 라이온즈팀이 원하는 가격은 2,800만 크랑으로 서로 400만 크랑의 갭이 있었다. 지금 자신이 안달을 내 협상 가격을 올렸다가는 그들이 사태를 오인하고, 더 많은 몸값을 받으려 버틸지도 몰랐다.
따르릉. 따르릉.
한참 책상을 손가락으로 두드리며 갈등하는 사이, 범석의 책상 위에 올려져 있던 인터폰에서 벨이 요란하게 울려댔다. 그는 잠시 잠념을 멈추고, 기기를 조작해 통신화면을 띄웠다.
화면 속에는 삐쩍 마른 몸에 적발의 사내가 접대성 미소를 짓고 있었다. 어디서 언뜻 본 자 같았지만, 기억이 잘 나지는 않던 범석이 질문을 던졌다.
“네 오범석입니다. 누구십니까?”
– 안녕하십니까? 파이어 라이온즈의 트레이드 담당자인 이단이라고 합니다. 혹시 기억하고 계십니까? 올 시즌 전에 헤스티아의 이적 건으로 뵙지 않았습니까?
범석이 눈알을 도르르 굴렸다. 갑작스럽게 파이어 라이온즈에서 연락을 해오니 당혹스러웠던 탓이다. 지금 헤스티아의 영입을 블루 버드팀의 렉스터경감에게 맡겨놓았기 때문에, 자신은 저들 팀과 직접적으로 대화할 내용이 없었다.
“흐음. 아. 네. 반갑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입니까?”
– 다름이 아니라 긴히 뵙고 대화할 내용이 있어서 그럽니다.
범석이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글쎄요. 뭐 대화를 나누는 일이야 어렵지 않지만, 도대체 무슨 이유 때문에 뵙자는 겁니까?”
– 혹시나 아직 헤스티아에 대해 관심이 있는지 여쭤보려는 겁니다.
그 말에 범석이 심장이 덜컹 내리는 앉는 느낌을 받았다. 지금의 문의로 모든 계획이 완전히 뒤죽박죽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현재 범석은 렉스터를 통해 헤스티아를 영입할 방침을 가지고 있었다. 먼저 블루 버드팀에서 그녀를 영입한 다음 다시 갓즈나이츠로 재영입을 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그런데 지금 헤스티아의 소속팀인 파이어 라이온즈에서 자신에게 영입 문의를 해왔다. 여기서 거절을 하고 계획대로 밀고 나간다면 큰 문젯거리가 발생할 수 있었다.
‘어떻게 하지? 여기서 거절했다가 며칠 후 블루버드 팀에서 헤스티아를 홀라당 데리고 오면 저들이 미심쩍은 눈으로 우리를 바라볼 텐데.’
그렇다면 역시나 긍정을 표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문제는 전에 자신이 저들과 벌인 협상에서 헤스티아의 몸값을 3,000만 크랑까지 불렀다는 것이다. 만약 파이어 라이온즈에서 이 금액을 목표하고 연락을 취했다면 난감한 사태가 발생하였다.
“네. 관심은 무척 갑니다만…….”
– 오? 그렇습니까? 그럼 조만간 한 번 뵙고 진지하게 대화를 나눠 보시죠.
그때 에스더가 급히 옆에서 배경음향을 넣었다.
“이사장님. 저희 팀은 얼마 전에 거금을 투입해 아겔리아를 영입했잖아요. 헤스티아를 데려오기에는 좀 자금이 모자라요.”
적절한 시기의 적절한 도움이었다. 이로써 범석은 3,000만 크랑을 그대로 제시할 필요가 없었다. 아겔리아의 영입이라는 사건으로 현재 갓즈나이츠팀은 헤스티아를 전에 제시한 가격으로 지급할 능력이 없는 상태로 변모했다.
살며시 미소를 지어 에스더에게 감사를 표시한 범석이 화면 속의 이단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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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정말 오늘은 볼만한 거리가 많았습니다. 맨유와 에버튼경기. 아스날과 첼시 경기. 그리고 SK와 삼성. 하마타면 못 올릴 빤했네요. ㅎㅎㅎㅎㅎ.
그럼 모두들 좋은 주말 되시고요. 전 내일 또다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