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ect World RAW novel - Chapter 186
188화
“자신 있냐?”
“그야. 선배님이 하기에 달렸죠. 저는 솔직히 콤비 플레이가 뭔지 모르잖아요.”
결국, 혼자서 거의 다하는 소리였다. 범석이 게슴츠레하게 뜬 눈으로 젤소미나를 쳐다봤다.
“이거 너무 공으로 먹으러 드는 것 아니야? 아는지 모르겠지만, 난 부상자라고?”
“그래서 모험을 하자는 것이에요. 저 애들과의 격투를 오래 끌고 가면 선배님 어깨에 무리가 올지도 모르고, 또 이번 라운드에 승리하면 선배님은 한 라운드를 덜 뛰어도 되잖아요.”
잠시 멈칫 선, 범석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확실히 이번 라운드를 따간다면 여러모로 이득이 있었다.
“후후후. 하긴 그렇지. 좋아 마음껏 활개쳐라. 내가 뒤를 봐줄 테니까.”
“네. 알겠어요. 확실한 콤비 플레이를 부탁해요.”
어느새 젤소미나가 범석을 앞질러 자신감 넘치는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상대가 뛰어난 실력자들임을 익히 알고 있었지만, 선배인 범석과 함께라면 누구든 이길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녀는 1라운드에서 자신을 쓰러뜨렸던 4번 검투사를 향해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도발했다.
“너. 이리와. 리턴매치를 해야지. 1라운드의 복수를 해주겠어!”
투명한 안면실드 사이로 찡그린 인상을 드러낸 4번 검투사가 동료를 향해 신호를 보내고는 한꺼번에 내달렸다. 한가하게 그녀하고 대화하고 있을 만큼 녹녹한 처지가 아니니, 행동으로 보이려는 것이다.
“햐앗!!”
4번 검투사의 강력한 일격이 젤소미나의 검을 튕겨냈다. 좀 반동이 심하기는 했지만, 젤소미나는 손잡이를 틀어 검을 바로 세운 다음 허리로 쏘아져 오는 베기 공격을 막아내었다. 이어지는 몇 번의 검 나눔. 이를 힐끗 바라본 범석이 지원을 나서려는 5번, 12번 검투사를 맞상대해나갔다. 보아하니, 지금 자신의 임무는 젤소미나가 4번 검투사를 쓰러뜨릴 때까지 이들을 막아서는 것 같았다.
그가 젤소미나의 등에 찰싹 붙였다.
“잘해라. 네가 아까처럼 그 애한테 당하면 골치 아파진다.”
그 말과 동시에 바로 젤소미나가 몸을 팩 돌리더니, 범석을 향해 검을 날리던 5번과 12번 검투사의 사이를 낮은 자세로 파고들었다. 이에 깜짝 놀란 그가 젤소미나의 등으로 날아가는 4번 검투사의 검을 오른손으로 들려진 한손검으로 간신히 쳐내고는, 연이어 자신에게 쏟아지는 5번과 12번 검투사의 검격을 방패로 막아냈다.
챵. 쾅. 콰쾅. 퍽!
“끼아아악!!”
순간 비명을 내지른 5번 검투사의 몸이 뒤로 넘어가더니, 우스꽝스럽게 바닥을 굴렀다. 빠르게 휘둘러진 젤소미나의 검에 정확히 복부를 타격 당한 탓이었다. 서서히 몸이 굳어가는 5번 검투사를 힐끗 바라본 범석이 달려드는 4번 검투사를 맞상대하며 힘껏 소리쳤다.
“야! 4번 검투사를 노리는 게 아니었어!”
“걔는 5번과 12번을 낚기 위한 미끼였을 뿐이에요.”
머리를 향해 직선으로 뻗어오던 검날을 가볍게 고개를 젖혀 흘려버린 범석이 짜증 나는 표정으로 외쳤다.
“솔직히 말해! 나도 미끼였지!”
“미끼라기보다는 물고기를 모으는 역할 하는 떡밥이라 할 수 있었죠.”
떡밥이나 미끼나 기분 나쁘기는 매한가지였다.
“그럼 얘기를 해줘야 할 것 아니야! 얼마나 위험했었는 줄이나 알아!”
“선배님이라면 해내실 수 있으실 줄 알았거든요. 그리고 결과도 성공적이었고요!”
할 말이 없는 듯 범석이 입술을 악물었다. 위험한 속임수였지만, 제압하기 어려울 것 같은 5번 검투사를 단번에 쓰러뜨렸으니, 결과만큼은 좋았다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이런 식으면 간댕이가 몸에서 분리될 것만 같았다.
“그래도 이제부터는 평범하게 나가!”
안 그래도 그럴 참이었던 젤소미나가 12번 검투사를 향해 힘껏 검을 휘둘렀다. 2대 2 상황이 되었으니, 실력 면에서 우세한 자신들이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었다.
“알았어요. 그럼 4번 저 애를 잘 부탁해요.”
창. 캉. 차창. 쾅.
범석과 젤소미나가 자신이 맡은 스플레쉬 마우스즈 검투사를 일방적으로 압박해갔다. 괴이한 전술에 동료 둘을 잃은 터라, 4번과 12번 검투사가 함부로 공격을 나서지 못하고 막는 데만 치중하던 탓이다. 하지만, 이는 명백한 실수였다. 만약 있을지 모를 기습 공격에 정신을 팔면서 범석을 상대한다는 것은 거의 자살행위에 가까웠다. 곧이어 그가 짧게 내리친 검날이 4번 검투사의 왼쪽 손목을 타격하며 스쳐 지나갔다.
“으으.”
짧은 신음을 흘려대며 뒤로 물러서는 4번 검투사가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동료인 12번 검투사를 쳐다봤다. 그러나 그녀 또한 젤소미나에게 밀리고 있던 터라, 지원을 나오기가 어려울 듯 보였다. 4번 검투사는 이내 이를 악물고 오른손만으로 부여잡은 자신의 양손검을 가슴 쪽에 세웠다.
방패 위로 눈을 빼꼼 내밀고 있던 범석이 조용히 말했다.
“그 몸으로는 안될 텐데?”
천만의 말씀이라고 표현하려 듯 4번 검투사가 힘차게 검을 내질렀다. 한 손만을 의지한 공격인데다가 검도 무거웠기에, 어색하고 느리기 그지없었다. 콧방귀를 낀 범석이 몸을 이동해 피한 다음, 그대로 돌진해 허리를 부러뜨릴세라 강하게 베었다.
둔중한 소음과 함께 허물어져 내려가는 4번 검투사가 12번 검투사를 향해 소리쳤다.
“도망쳐!”
현란한 젤소미나의 검세 속에 갇혀 있던 12번 검투사가 슬금슬금 뒷걸음질을 쳤다. 4번 검투사가 당한 상황에 이 자리에 남아 있다는 것은 날 잡아 잡숴 달라는 얘기였다. 차라리 본진과 연합해 방어진을 공고히 짜는 편이 나으리라 생각되었다. 곧 그녀는 뒤로 한 번 펄쩍 뛰어 전투공간을 빠져나간 다음 한창 전투가 진행 중인 본진을 향해 내달렸다.
“위대한 의지!”
알 수 없는 외침에 뒤를 돌아다 본 12번 검투사는 지척에서 자신을 덮치오는 범석에 놀라 힘껏 검을 뻗었다. 그러나 도망가는 중에 무심코 뻗는 검격이 날카로울 리가 만무했다. 손쉽게 피한 범석이 순간적인 감각으로 그녀의 허벅지에 검을 내리쳤다.
퍽.
서서히 굳어가는 한쪽 다리를 부여잡은 12번 검투사가 당혹스러운 듯 그를 쳐다봤다. 충분히 거리를 두고 도망쳤는데, 어느새 쫓아와 자신을 공격했다니 믿기지 않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범석의 아무것도 들려 있지 않은 왼팔을 보자 곧 쉽게 연유를 알아차릴 수가 있었다. 그는 자신을 잡기 위해 바람의 저항이 심한 방패를 버린 것이었다.
이를 아득 물은 12번 검투사가 범석과 갓 도착한 젤소미나를 향해 번갈아 검끝을 겨누며 저항의 의지를 표시했다.
“이봐. 이제 항복하시지. 호호호.”
경쾌한 웃음을 내지르는 젤소미나의 헬멧 위를 큼지막한 주먹이 강타했다. 바로 범석에게서 비롯된 것이었다. 아무리 경기경험이 미천하다지만, 생사가 오고 가지도 않는 검투경기에서 항복을 종용하다니, 한심해 보였다. 만약 12번 검투사 여기서 손을 들고 항복한다면 월드토픽감이 됨은 물론, 프로 검투계 역사 속에 전설적인 멍청이로 기록될 터였다.
“야! 시간이 그렇게 남아 도냐! 잔말 말고 쓰러뜨려!”
“네~에.”
길게 늘어뜨리며 대답을 한 젤소미나가 천천히 걸어가더니 검이 들린 팔을 힘차게 앞으로 뻗었다. 12번 검투사는 불편한 다리 탓에 쉬이 이동하지 못하고 검을 맞대어 막아냈다. 이에 젤소미나가 그대로 밀어붙이며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특별히 상대를 제압하려는 의도가 아닌, 범석에게 공격의 타이밍을 주기 위해서였다.
이에 그가 바로 옆을 파고들며 텅 비어 있는 12번 검투사의 허리를 베어버렸다.
“훗훗. 이제 이겼군.”
방패를 주우러 걸어가던 범석이 전광판 시계를 바라보고는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경기 시간이 15분이 넘게 남아 있음을 확인하고는 2라운드의 승리를 확신했던 탓이다. 현재 전력비는 12대 8. 이제 곧 젤소미나와 자신이 적의 본진을 공격하기 시작하면 최소 2, 3명이 튀어나와 자신들을 상대하든, 아니면 후방 기습을 무방비의 상태에서 그대로 받아들여야 했다. 양쪽 다 스플레쉬 마우스즈로서는 무리한 선택. 결국에 가서는 패배의 수모를 감수해야 했다.
방패를 집어들고 본진 쪽으로 향하던 범석이 멀리서 다가오는 두 명의 스플레쉬 마우스즈 검투사를 바라고는 힘껏 달려나갔다.
“모두 돌진해!”
에르피나의 지휘를 받는 본진이 일제히 공격을 개시했다. 지금 본진 간의 전력비가 2배 가까이나 차이 나기에 여기서 머뭇거릴 이유가 전혀 없었던 것이다. 아무리 상대 본진에 5명의 와이드리거급 검투사가 남아 있다고는 하지만, 이 커다란 수적 열세를 뒤집을 만큼은 되지 못했다. 그리고 갓즈나이츠 본진에도 그들 못지않은 에르피나, 에리카, 헤스티아가 진을 치고 있었다.
차창. 창. 깡.
스플레쉬 마우스즈의 본진 검투사들은 급격히 후퇴를 거듭하다가 결국 남쪽 관중석까지 밀리는 비참함을 경험해야 했다. 대장인 8번 검투사는 하나둘씩 쓰러져가는 동료를 바라보고는 비장한 결단을 내려야 했다. 바로 산개 후 도망이었다. 매우 수치스러운 일이지만, 단판 경기에서 운명이 결정되는 토너먼트에서는 어떻게든 라운드승수를 따내야 했기에,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모두 도망치며 시간을 끌어!”
그 명령을 내리고 난 후 8번 검투사가 방패를 버리고 진형을 이탈했다. 그녀만 잡으면 경기가 끝나기에 쫓을 만도 했지만, 갓즈나이츠 검투사들은 미처 도망치지 못한 한 명의 스플레쉬 마우스즈 검투사를 포위할 뿐이었다. 아직 시간도 많은 데다가 8번 검투사보다 발 빠른 이가 팀 내에는 수두룩했던 탓이다. 일단 잡을 수 있는 애들부터 차근차근 제거하고 쫓아도 늦지 않았다.
낙오자를 마침내 쓰러뜨린 그녀들은 곧 범석과 연합해 경기장 안을 누비며 질주하며 도망 다니는 스플레쉬 마우스즈 검투사를 차례로 요격했다. 그리고 결국에 가서는 대장인 8번 검투사도 한쪽 벽에 몰아넣어 잡았다.
와아아아! 와아아아!
갓즈나이츠의 2라운드 승리에 사방에서는 환호 소리만 퍼져 나오고 있었다. 남쪽 스텐드에 자리 잡은 스플레쉬 마우스즈 원정팬들에게서 야유 소리가 터져 나올 만도 했지만, 아주 고요했다. 자팀이 꽁지를 말고 도망 다니다가 처참하게 패했던 터라, 할 말을 잃어버렸던 것이다.
“잘하셨어요. 주인님.”
다이아나의 마중을 받으며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범석의 앞을 막아선 이는 다름 아닌 수잔이었다. 범석의 어깨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수잔은 곧장 그의 팔뚝을 잡고는 의료석에 앉힌 다음 견갑을 끌러내었다.
“어때 괜찮습니까?”
범석의 질문에, 휴대용 MRI기로 어깨 근육을 살피던 수잔이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미열이 감지되기는 했지만, 부상당했던 근육에는 그다지 문제가 있어 보이지 않았다.
“네. 다행히 탈이 나지는 않은 듯 보여요.”
“그럼 한 라운드를 더 뛰어도 되죠?”
수잔이 손에든 휴대용 MRI진단기의 전원을 끄며 말했다.
“글쎄요. 이 상태라면 더 뛰어도 상관없겠지만, 괜찮으시겠어요? 혹시 통증이나 심한 어깨결림이 느껴지지 않나요?”
왼팔을 한 번 휘저은 범석이 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약간 뻐근한 감각은 있지만, 그다지 다른 증상은 느껴지지 않는데요?”
수잔이 가늘지만, 미소를 지었다. 오늘 아침에야 깁스를 풀었는데, 그 정도 증상이 없을 리가 없었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증상이니, 염려하지 않으셔도 돼요.”
“그래요? 듣던 중 반가운 소리군요. 그럼 다이아나와 할 얘기가 있어서. 이만 일어서보겠습니다.”
“네. 그러세요.”
의료석을 떠나 범석이 감독석에 앉아있는 다이아나를 찾아갔다. 그녀는 3라운드 출전명단을 들고 고심이 역력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다이아나. 3라운드 출전자를 누구로 할 거야?”
의자를 돌려 그를 바라본 다이아나가 차분하게 자신의 고민을 토로했다.
“글쎄요. 아까까지만 해도 주력 그대로를 출전시키려고 했는데요. 뜻하지 않은 2라운드 승리로 고민이 돼요.”
“그래? 왜?”
“지금 스플레쉬 마우스즈는 1패를 얻은 상태에요. 여기에 다가오는 3라운드까지 지게 되면 1무 2패. 이후에 아무리 잘해 봐야 주인님이 참가하는 승부대결을 펼쳐야 해요. 이번 라운드를 통해 주인님의 무서움을 새삼 깨달았으니, 이를 피하고 싶을 테고, 분명히 주전을 전부를 내보내거나 아니더라도 상당량을 투입해 3라운드에서 무승부나 승수를 따려고 할 것이에요.”
범석이 근처에 있던 의자를 끌고 와 자리에 앉았다.
“그래서?”
“문제는 우리가 굳이 주전을 내보낼 필요가 없다는 점이에요. 아니 다음 경기를 위해 안 내보내는 편이 좋아요.”
의도를 눈치챈 범석이 다이아나를 의미심장한 눈으로 바라봤다.
일주일에 두 번의 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승격토너먼트에서 체력 관리는 무척 중요했다. 특히나 갓즈나이츠는 예비전력이 그다지 많지 않기에, 여유가 생긴다면 틈틈이 검투사들을 쉬게 해 주어야 했다. 승격의 당락을 결정하는 경기는 4강전과 3, 4위전. 무리해가며 오늘 경기에서 승리해봤자, 8강전에서 패배한다면 말짱 도루묵이었다.
“그러니 체력을 아끼기 위해 3라운드는 넘겨주자 이거야?”
“굳이 패배를 감수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3라운드를 연이어 뛰며 피로를 누적시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일리가 있는 말이지만, 범석이 선뜻 그러라고 말할 수가 없었다. 만약 이번 라운드에서 승리나 무승부를 따내면 극히 유리한 상황에서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었다. 그런데 다음 경기를 위해 승부를 원점을 돌리자니, 고민이 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결국에 가서는 다이아나의 뜻에 따르기로 했다. 감독인 그녀의 의견을 존중해주고 싶었고, 설령 승부가 원점으로 간다고 해도 4라운드에서 싱싱한 자신들 주전과 스플레쉬 마우스즈의 2진이 붙게 되니 승리할 공산이 아주 컸다.
“좋아. 다이아나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어차피 지금부터 체력을 비축해놓지 않는다면 4강에 맞붙을 다크 카오스즈팀과의 승격결정전에서 난관이 예상되니까.”
그 말을 하고 난 범석이 더그아웃 한쪽에 붙어 있는 남성용 탈의실로 향했다. 늦은 봄날의 강한 햇볕과 과격한 움직임으로 온몸이 땀에 전 상태라 샤워가 간절했다.
이런 그의 뒷모습을 어두운 낯빛으로 바라본 다이아나가 긴 한숨을 내쉬었다. 4강전에서 맞붙게 될지도 모르는 다크 카오스즈팀은 세 명의 센트럴리그급 검투사와 나머지 검투들도 와이드리거급 검투사들로 채워져 있는 이번 대회 최강 검투팀이었다. 지금의 갓즈나이츠로서는 터럭이라도 이길 가능성이 없으니 그녀로서는 걱정될 수밖에 없었다.
============================ 작품 후기 ============================
날씨가 몹시 추워졌습니다. 내일서부터는 영하 10도 까지 내려간다네요. ㅠㅠ. 토, 일요일 저 밖에 나갈 일이 많은 데요. ㅠㅠ.
그럼 추운날 모두 감기 조심하시고요. 전 내일 또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