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ect World RAW novel - Chapter 245
247화
“그래서 하는 말인데. 피차 치사한 잔수는 쓰지 말죠. 그럼 결국 당하는 쪽은 흑사회니까요.”
– 그런가? 어째서지?
“알고 봤더니, 흑사회도 더러운 짓거리를 많이 벌였더군요. 그리고 그 잘난 자존심에 사방에다 적도 잔뜩 만들어놓았고요. 특히나 검찰조직 쪽은 경제인단체에게 밀린다고 하네요. 그런데 과연 제가 가진 흑사회에 대한 자료가 적대 세력에게 넘어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자못 궁금해집니다.”
눈동자를 슬며시 굴린 루카스가 곁눈질로 그의 눈치를 살폈다. 지금 한 발언이 진실인지 확인해보자는 의도였다. 자료라는 것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사실이라면 흑사회는 좀 곤란한 지경에 빠져들었다. 기업을 운영하다 보면 알게 모르게 검은돈을 만져야 할 경우가 있었다.
루카스는 곧 인생의 연륜으로 범석의 표정에서 진심이 묻어나옴을 확인할 수 있었다. 범석은 마가렛이 거느리고 있는 해커그룹을 통해 흑사회에 대한 막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었다.
– 감히 나를 협박하는 건가?
“협상입니다. 쓸데없는 일에 정심을 낭비해봐야 피차 좋을 것이 없지 않습니까?”
– 쓸데없는 일이라……. 왜 그렇게 생각하지?
“오늘 경험하셨다시피, 저는 흑사회의 잔수에 당할 만큼 멍청하지 않습니다. 암만 그런 수작을 부려봐야 절대 통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입수한 흑사회의 자료를 살펴봤는데, 웃대가리는 쏙쏙 빠져나갈 수 있게끔 제법 신경을 썼더군요. 무리한다면 흑사회회원도 쇠고랑을 채울 수 있을 것 같지만, 암만 봐도 잔챙이들이나 걸려들 것 같습니다. 즉 서로 잔수가 통하지 않으니, 괜한 짓 하지 말자는 겁니다.”
루카스가 감탄 어린 시선으로 그를 응시했다. 그 사실까지 알고 있다니, 자료를 보유하고 있음을 확실히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흑사회는 불법적인 자금운영이 발각 시 책임질 충성스러운 꼭두각시들을 만들어 놓고 있었다.
– 허허허. 여기까지 사태를 파악해놓았다니 이거 정말 만만치 않은걸.
“별것 아닙니다. 자 그럼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글쎄. 일단 자네 의견이 합리적인 듯 보이니, 따르는 편이 좋겠지. 우리로서도 쓰잘데기 없는 문제가 불거져봐야 좋을 일은 없으니까. 하지만 단단히 각오하는 편이 좋을 게야. 솔직히 오늘 일은 협박을 하려고 했을 뿐, 본격적으로 칠 의도는 없었네. 아마 우리가 정식으로 나선다면 아마 자네는 피똥을 쌀 걸세.
“누가 당할지는 두고 봐야 알겠지요.”
– 후후. 그래 한 번 기대해 보지. 자 그럼 이만 끊겠네. 자네 덕에 앞으로 할 일이 많을 듯 보여서 말이야.
범석이 지지 않고 바로 되받아쳤다.
“저도 기대해 보겠습니다. 과연 흑사회가 얼마만큼의 능력이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루카스가 여전히 미소를 잃지 않은 상태에서 바로 통신을 끊었다. 이에 범석은 레인보우그룹 M&A에 관한 문서를 펴보고는 세심히 그 내용을 살폈다. 흑사회에서 잔수를 쓰지 않고, 자신에게 결정타를 먹이는 방법은 레인보우그룹에 대한 공략밖에 없었다. 이제 곧 공격이 시작될 테니, 마지막으로 방어전략을 꼼꼼히 다듬을 필요가 있었다.
‘좋아 완벽해. 이제 흑사회에게 뼈저린 패배를 안겨주는 일만 남았다.’
범석이 바로 아울라에 연락을 취했다. 그녀는 현재 레인보우그룹주식을 몰래 사들이는 등 일심회를 돕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었다. 이제 아울라로 흑사회는 예기치 않은 난관을 맞이해야 할 터였다.
– 자기야. 무슨 일로 연락했어?
범석이 포근한 미소를 입가에 머금으며 말했다.
“음. 레인보우그룹에 대한 주식 매입건을 알아보려고, 아울라 지금 몇 % 매집했어?”
– 응. 1,690만 주니까 대략 14%정도 모았다고 볼 수 있지.
그럼 그룹 회장인 글로리아의 주식 수를 넘어서는 양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도 모자랐는지 범석이 재촉하듯 말했다.
“좀 더 모을 수 없어? 자금은 충분하잖아?”
– 응. 그렇지 않아도 계속 매집하고 있어. 그런데 좀 시일이 걸릴 거야. 상승폭을 최대한 줄이면서 매입해야 하거든.
“그건 안 돼! 곧 흑사회가 나설 거야. 최대한 빨리 목표한 주식 수를 모아야 해.”
– 글쎄. 가능하기는 하지만, 주가가 많이 오를 텐데? 지금도 벌써 주가가 250크랑으로 크게 오른 상태야.
“상관없어. 어차피 흑사회가 나선다면 주가는 크게 폭등하게 될 거야. 놈들은 가격 따위는 상관하지 않고 매집한다고.”
– 하긴 그렇겠네. 알았어. 그럼 무리를 해서도 매집해보기로 할게.
범석이 편안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그래. 고맙다. 그런데 내가 전에 부탁한 리마스타호텔에 대한 대출 건은 어떻게 했어?”
– 아. 그건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해줬어.
“그럼 리마스타호텔이 확실히 글로리아님의 개인소유가 된 거지?”
– 그렇지. 이제 레인보우그룹이 흑사회에 넘어가도 리마스타호텔은 계속 글로리아회장님이 경영하게 될 거야.
“그래. 잘했다. 이제 한 시름 덜어도 되겠다.”
아울라 뭔가 생각난 듯 급히 입을 열었다.
– 아. 그리고 자기가 또 전에 괜찮은 호텔매물이 나오면 알려달라고 했잖아?
“응. 그랬지. 왜? 매입할 만한 건물이 나왔어?”
– 응. 우리 세리에시티에 210억 크랑짜리 호텔이 매물로 나왔어. 제법 덩치가 크기는 하지만, 수입률이 높아 구매하면 좋을 거야.
“그래? 어떤 호텔인데?”
– 블루 스카이라는 호텔인데, 일 년 매출이 대략 140억 크랑 정도 되고 순수입은 16억 크랑이야. 어때 쓸만하지?
구미가 당기는지 범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은데. 그 정도면 글로리아님도 꽤 마음에 들어 할 것 같다.”
– 그런데 자기야. 굳이 지금 이시기에 회사 덩치를 키울 필요가 있을까? M&A건으로 여러모로 바쁠 텐데 말이야.
“그렇기는 하지만, 나는 글로리아님을 세계 최고의 부동산 여왕으로 만들어 주고 싶다.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꾸준히 성장시킬 필요가 있어.”
아울라가 게슴츠레한 눈으로 그를 노려봤다. 범석의 말투에서 글로리아에 대한 애정이 물씬 풍겨오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야. 궁금해서 그런데 혹시 글로리아회장님과 그렇고 그런 사이라서, 이러는 건 아니지? 왠지 둘 사이가 수상해.”
범석이 손사래를 마구 쳤다. 글로리아야 호감도를 만땅으로 만들어놓아 상관없지만, 아울라는 질투를 이겨낼 만큼 자신에게 움푹 빠지지 않았다. 사실 그대로를 말한다면 앞으로 벌어질 일들은 그로서도 감당하기 어려웠다.
“저~얼대 아니다. 왜 너는 사람 무안스럽게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그러냐! 내가 양다리나 걸치는 파렴치한으로 보이냐?”
– 아니 그렇잖아. 아니라면 왜 자기가 글로리아회장님을 세계 최고의 부동산 여왕으로 만들어줘야 하는데?
“아 그야. 우리 일심회 회원이니까 그렇지. 일심회가 성장해야 흑사회건 경제인단체건 다 깨부술 것 아니야?”
납득이 가는지 아울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범석은 적이 너무 많았다. 일심회 성장해 기반을 든든히 받쳐주지 못한다면, 언제고 크게 당할 날이 올지도 몰랐다.
– 하긴 그런가? 알았어. 일단은 믿어줄게.
“무슨 놈의 일단이야! 내 말이 맞는다니까.”
– 알았어. 맞는다고 해줄게. 이제 됐지?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닦아낸 범석이 슬그머니 아울라의 눈치를 살폈다. 그녀는 LHN금융지주의 정보부 최고 직급자였기에, 혹여 직원들을 움직여 글로리아와의 관계를 파악하려 들지 몰랐다. 걸리면 여간 골치가 아니니, 앞으로 매사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었다.
“그래. 그럼 아울라. 앞으로도 많은 도움을 부탁한다.”
– 염려하지 마. 자기를 위한 일인데 내가 뭘 못하겠어. 일단 자기는 맘 편히 기다리기만 해. 내가 멋지게 이번 일을 완수해 보일 테니까.
“알았다. 그럼 이번 일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조만간 보러 갈 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그 말에 아울라가 발작을 하듯 거절을 표시했다. 범석을 보면 어떤 일이 벌어진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다른 때라면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그를 봐서는 안 됐다.
– 안 돼! 자기는 또 나를 안으려 들 거잖아.
“왜? 싫어?”
– 그런 건 아니지만, 우리 2세를 위해 조심할 필요가 있어. 그러니 얼마간은 찾아오지 말았으면 좋겠어.
환하게 미소를 지은 범석이 자리를 벌떡 일어섰다. 제니에 이어 두 번째 자식이 태어나려 했으니, 기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물론 셋째나 넷째일 수도 있지만, 하여간 기분은 좋았다.
“생겼냐?”
얼굴을 벌겋게 물들인 아울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 어. 얼마 전에 자기 다녀갔을 때 들어선 것 같아. 병원에 가서 알아봤더니 3주 됐데.
“크크크. 그래? 그럼 몸조리 정말 잘해라. 그리고 나중에 출산일 되면 꼭 좀 알리고. 선물 바리바리 싸들고 찾아갈 테니까.”
– 알았어. 당연히 자기가 아빠인데 알려야지.
“그래. 그럼 푹 쉬고, 다음에 또 보자.”
– 어. 그래. 자기도 잘 지내.
아울라가 화면을 끊자 범석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이사장실을 나가 훈련경기장 외부에 있는 탈의장을 찾아갔다. 이제 세무공무원들이 찾아올 이유가 없으니, 훈련에 매진해야 했다. 아무리 글로리아가 걱정된다고는 하지만, 만사를 젖혀두고 그 일에만 매달릴 수는 없었다. 얼마 후면 연습경기 시즌이 오니, 여기에 대비할 필요가 있었다.
와글와글. 와글와글.
어느덧 시간은 흘러 갓즈나이츠는 새로운 시즌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시작인 개막전 경기에서 우연하게도 렉스터가 이사장으로 있는 블루버드팀을 만나게 되었다. 전력은 갓즈나이츠가 크게 앞서고 있었지만, 대다수 노련한 검투사들로 구성되어 있기에, 상대하기가 여간 까다롭지가 않았다. 게다가 지역 더비 팀이라는 상황까지 맞물려 부담감은 한층 더욱 커졌다. 재수 없이 패하기라도 하는 날이면, 팬들의 원성은 끝도 없이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자자! 범석님! 렉스터님! 환하게 웃으십시오!”
경기 시작 전. 포터 라인에는 기자들이 몰려들어 경쟁적으로 셔터를 눌러대고 있었다. 허연 이가 훤히 들어나 보일 정도로 웃음을 지은 채 서로 악수하고 있는 범석과 렉스터를 촬영하기 위해서였다. 그들은 연방 질문을 던지며, 오늘의 더비전 분위기를 한껏 띄우고 있었다.
“렉스터 단장님! 오늘 경기결과를 어떻게 예상하고 계십니까?”
악수하던 손을 놓은 렉스터가 정중한 자세로, 기자의 질문에 친절히 답변했다.
“당연히 저희 팀이 이기지 않을까요? 잘 아시다시피, 블루 버드팀은 수십 년간 경기경험을 쌓은 노련한 검투사들이 상당수 포진되어 있습니다. 힘만 센 햇병아리 팀에게 패할 정도로 한심한 팀이 아닙니다.”
워낙 오만한 발언이기에 기사를 적어가는 기자들의 손놀림이 빨라지고 있었다. 그는 지금 갓즈나이츠팀을 햇병아리 팀으로 비하하며 도발하고 있었다. 이래서 더비팀 경기는 흥미진진할 수밖에 없었다.
한 기자가 범석을 바라보니, 대뜸 질문을 던졌다.
“오범석검투사. 아니 여기서는 이사장님이죠. 지금 블루버드팀의 단장님께서 갓즈나이츠를 무시하며 자신들의 승리를 예견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범석이 입가에 미소를 그리며 차분히 대답했다.
“블루버드가 이겨요? 훗. 한 마디로 논할 가치도 없는 발언입니다. 아무리 잘 만들었어도, 짝퉁은 짝퉁입니다. 절대 진짜 명품을 따라올 수는 없는 법입니다.”
“아니 블루버드가 짝퉁이라니 그게 무슨 뜻입니까?”
“여러분도 잘 아실 것 아닙니까? 블루 버드팀이 우리 갓즈나이츠팀의 운영 시스템을 카피해갔다는 사실 말입니다. 경찰이 지적재산권을 침해하다니, 사실 이만한 망조도 없죠.”
아무래도 주인 없는 검투사를 채용하지 않는 양 팀의 운영 방식을 말하는 듯 보였다. 근래에 들어와 전 세계적으로 이런 식으로 팀을 운영하는 프로팀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지만, 확실히 첫 테이프를 끊은 팀은 바로 갓즈나이츠였다.
범석은 지금 이 점을 강조해 블루 버드팀을 은근히 깔아뭉개고 있었다.
“아. 그럼 갓즈나이츠가 승리한다는 말씀이시겠군요.”
“너무도 당연한 얘기이기에 논할 가치도 없습니다. 여기서 솔직히 밝히지만, 전 이런 허약한 팀과 싸워야 한다는 사실에 짜증이나 오늘 경기에 출전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괜한 체력 낭비를 하고 싶은 생각이 없으니까요.”
“그럼 오범석 이사장님께서는 오늘 경기에 참가하지 않으시는 겁니까?”
범석이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입니다. 제가 없더라도 갓즈나이츠는 강합니다. 블루버드팀 정도라면 충분히 한 손가락으로 지그시 눌러 승리를 따낼 수 있습니다.”
“오. 대단한 자신감이시군요.”
렉스터가 앞으로 나서 범석과 기자들 사이를 가로막고 발언했다.
“하하하. 기자 여러분. 혹시 이런 말도 안 되는 발언을 기사로 쓰시려는 것은 아니시겠지요? 오만과 객기로 뭉친 한 청년의 헛소리를 신성한 언론지에 담다니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뭐 정 쓰시고 싶다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일단 경기결과를 지켜보고 나서 결정해도 늦지 않습니다. 아마도 좋은 조롱거리로 변모할 수 있을 테니까 말입니다. ‘갓즈나이츠. 잘난척하다가 블루버드 팀에 개발리다.’ 이 제목 멋지지 않습니까?”
순간 범석의 날카로운 시선이 렉스터를 뒤통수를 강타했다. 아무리 더비전 분위기를 고조시키자고 미리 약속했다지만, 너무 과한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가 곧 기자들에게 렉스터의 발언에 응수했다.
“후후. ‘참새. 갓즈나이츠에게 개기다가 통구이 되다.’라는 제목은 어떻습니까? 제법 독자들 시선을 끌 것 같은 데 말입니다.”
동시에 서로를 노려보는 범석과 렉스터로, 기자들이 신이 난 듯 기사를 써나갔다. 이 정도의 독설이 오고 갔다면, 누가 승리를 했다손 치더라도 재미난 기삿거리가 나오게 되었다. 그만큼 이들의 발언 수위는 아주 높았다.
============================ 작품 후기 ============================
일단 간단한 발전사항을 기재해 봅니다. 자세한 부분은 차후에 따로 작성해 공지에 올리겠습니다.
범석(선중)S3, 오스칼(선) C3, 마틸다(선중) I2, 라피네(선)C1, 비올렛(선중)I2, 에리카(중) I1, 레이메이(중) I3, 헤스티아(중) I1, 제르미아(중) C1, 린(선중) I3, 이피스(선중) C0, 헤르세(선중) C0, 에르피나(후중) I0, 비너스(후) I2, 아겔리아(후) A0,
캐시 (후중) C1
엠마(중) I3, 젤소미나(중)C2, 치리아(중)I3, 시야(후)I2.
그럼 모두들 즐거운 하루 되시고요. 전 내일 또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