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ect World RAW novel - Chapter 332
334화
“그렇게는 안 되지!”
범석이 지체 없이 창을 크게 한 번 휘저으며 그녀들의 진입을 방해했다. 하지만 근접전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 지금 그는 제일 까다로운 상대인 엠마를 해치울 생각이었다.
오늘 만약 범석이 지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면 바로 그녀의 뜻하지 않은 공격에서 비롯될 공산이 무척 컸다. 엠마는 빈틈을 찾아 파고드는데 탁월한 재능을 보여주고 있어 잠시라도 눈을 떼었다가는 바로 날카로운 공격이 들어왔다.
그는 일단 레베카의 접근을 봉쇄하고 접근해서 휘두르는 엠마의 검격을 봉대로 막아내었다.
캉.
범석이 창을 꽉 움켜쥔 채로 그녀를 밀어내었다. 그 때문에 뒤로 물러난 엠마가 다시금 검을 고쳐잡고 달려들려고 했지만, 이내 전진을 멈추었다.
레베카에게 창끝을 날리는 범석의 시선이 자신에게 더욱 집중되어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왠지 느낌이 이상했던 엠마는 젤소미나를 보호하듯 앞을 가로막으며, 레베카를 향해 이동했다.
일단 진형을 이루고 다시 공격할 참이었다.
‘쳇. 엠마는 너무 눈치가 빨라서 문제라니까.’
다시 진형이 갖춰진 이상 그녀들의 전력은 안정될 터였다. 하지만 다시 깨면 되는 일이었다. 범석은 창끝을 눕혀진 8자 모양으로 휘저으며 빠르게 앞으로 나아갔다.
“범석님이 또 와욧!”
진형의 빈공간을 파고든 창이 좌우로 크게 회전하며 진형의 간극을 벌려 나갔다. 그저 작은 힘으로 휘젓는 동작에 불과하지만, 신기하게도 그녀들은 밀집 형태를 풀며 뿔뿔이 흩어지고 있었다. 창이 뒤로 빠질 때마다 옆에 붙은 반월검으로 긁는 공격을 해오니 진형을 유지할 수 없었던 것이다.
‘어떻게 하지. 이대로라면 범석님에 휘둘리다가 모두 다 당해. 한꺼번에 접근을 시도해 공격하는 수밖에 없어.’
레베카가 오묘한 창끝의 움직임을 보며 당혹감을 여실히 드러냈다. 검으로 창대를 쳐내려고 해도 살아있는 양 꿈틀거리며 창끝을 날카롭게 세우며 달려드니 어찌해볼 도리가 없었다.
이미 젤소미나가 한쪽 팔을 잃은 상태. 이렇게 시간을 끌다가 누군가 실수해서 당하기라도 하는 날이면 그야말로 끝장이었다. 지금으로서는 모험을 걸어 승부를 빨리 결정짓는 길밖에 없었다.
“모두 돌격해 들어가욧!”
레베카의 명령과 함께 그녀들이 일제히 범석을 향해 달려들었다. 이에 그는 창끝을 내리고 모두를 맞아들였다. 위험한 행동이기는 했지만, 그도 이런 무의미한 대련을 빨리 종결시키고 싶었다.
“자. 와라!”
강한 타격을 내지르며 스쳐 지나가는 엠마. 그는 그 공격을 창촉으로 막아내고는 창대의 끝을 잡은 손을 번쩍 들어 레베카의 내려치기를 막아냈다. 그리고 이어지는 젤소미나의 직선으로 날아오는 검격을 회피하고는 그대로 창을 휘저어 엠마의 종아리를 후려갈겼다.
퍽하는 소리와 함께 뒤로 넘어간 엠마가 급히 일어서려고 했지만, 범석이 이를 놓치지 않았다. 그대로 뒤로 크게 점프하며 그녀의 복부에 창끝을 찔러넣었다.
“엠마 행동불능 상태!”
다이아나의 외침에 인상을 찡그린 레베카가 젤소미나와 함께 급히 뛰어나오며 범석을 뒤쫓았다. 그때 폭발하듯 날아오는 창촉의 향연이 레베카의 앞길을 막아섰다.
덕분에 한결 자유로워진 젤소미나가 범석에게 다가와 검을 수직으로 세차게 그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오른팔을 잃은 상태였다. 곧 위력 없는 검세는 회전하는 창대에 손쉽게 막혔고, 범석에게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였다.
“젤소미나 부상자가 함부로 나대면 안 되지!”
화려한 문양을 허공에 흩뿌리며 날아드는 창촉을 젤소미나가 간신히 검으로 튕겨내었다. 덕분에 공세의 중심에서 벗어난 레베카가 고리눈을 부릅뜨며 범석을 공격해 들어갔다.
쾅.
비스듬히 세운 창에 막힌 변형검이 부르르 떨려왔다. 그는 그대로 창대를 레베카의 다리에 끼워 넣고는 그대로 휘갈겨 버렸다. 기우뚱하며 넘어가는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달려드는 젤소미나, 하지만 범석이 노렸다는 듯이 창대로 그녀의 어깨를 힘차게 밀고는 뒤로 점프하며 창촉으로 가슴을 힘껏 그어버렸다.
“젤소미나 행동불능!”
이제 홀로 남은 레베카가 급히 몸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연이은 범석의 찌르기 공격에 앉은 자세에서 계속 뒤로 물러나기만 했다. 그리고 얼마 후, 완곡한 곡선을 이루며 날아오는 반월검을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목을 내어주었다.
“레베카 행동불능! 대련 끝!”
다이아나의 최종 판정을 들은 범석이 창대를 어깨에 걸치고는 레베카를 향해 걸어갔다.
“거봐 상대가 안 되잖아.”
그녀는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범석이라면 월드리그 검투사 셋을 충분히 상대할 수 있는 실력자라, 지금의 패배는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검이 아닌 창을 들고 있었다. 근접전에서 취약한 무기를 들고 자신들의 연합공격이 순식간에 분쇄했다는 자체가 믿기지 않았다.
레베카가 간신히 고개를 들고는 오히려 질문을 던졌다.
“어째서 저희가 패한 거죠? 이처럼 어이없게 말이에요.”
범석이 손에든 창을 휘저으며 그녀의 앞으로 내밀었다.
“일단 정보의 부제다. 너는 이 창의 위력을 다소 과소평가했어. 사실 이 창은 방천화극이라는 무기다. ‘모’와 ‘지’가 혼합된 놈이기에 찌르기 공격도 가능하지만, 끌어당기면서 베는 기능도 한다. 즉 일방 창과 달리 다시 찌르기 위해 팔을 젖히는 과정까지 베기를 시도할 수 있으니, 공격이 끊어지는 일이 없다.”
“그, 그런가요?”
범석이 창을 뒤집어서 둥그스름하고 뭉툭한 형태의 봉의 끝 부분을 그녀의 시선 앞에 내밀었다.
“그리고 지금 달리지는 않았지만, 이 부분에는 ‘모’형태의 ‘자’가 달려 찍기 공격을 가미할 수 있다. 앞부분의 반월검 부위와 함께 운용하면 아주 큰 위력을 발휘한다.
크게 휘저어 베는 척하며 상대의 정면을 ‘자’로 찍어버릴 수도 있는 일이고, 역으로 찍는 척하며 거리를 벌려 베어버릴 수도 있으니 기만 공격이 가능하다.”
순간 레베카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했다. 확실히 그가 작은 창 촉을 주문한 적이 있었다. 상자 안에 들어가지 않아 분리해서 가져왔는데, 그는 지금 그 부위를 달지 않고 전투를 벌였다.
“그럼 지금 대련에서 무기의 위력을 다 끌어낸 것이 아니란 말인가요?”
“으음. 그렇지. 하지만 없어도 그다지 문제는 없어. ‘자’를 활용하는 일은 내 창술은 일부분에 속하지 않거든. 사실 너희가 나에게 패한 것은 장병기의 근접전 능력을 너무 무시한 이유가 컸다. 활용 여부에 따라 창도 훌륭한 근접 무기가 될 수 있거든.”
“어떻게요?”
“짧게 잡으면 되잖아.”
레베카가 어이없는 시선으로 그를 쳐다봤다. 그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 자루 부분이 뒤로 길게 늘어지니, 그 무게 탓에 움직임이 둔해지잖아요. 그럼 재빠른 칼의 공격에 대응하기 어렵고요.”
“으음. 그렇지. 하지만 장병기는 검이 가지고 있지 못한 큰 장점이 있다. 이 점을 활용한다면 그 단점을 충분히 극복하고 남는다.”
“어떤 장점요?”
범석이 창의 중심 부위를 잡고는 위아래를 번갈아 휘둘러댔다.
“무게의 중심 다양성 말이다. 일반 검은 무게의 중심이 오른손 엄지 부분에 두는 것이 대부분이다.
대충 코등이 부분이라고 생각하면 되지. 하지만 창은 어느 부위를 잡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지금처럼 중심 부위를 잡게 되면 양손 끝 부분이가 중심 부위가 되기에 회전축이 두 개가 생긴다.
검은 상대를 공격하기 위해 검을 되돌렸다가 내리치는 동작이 필요하지만, 창은 그 사이에 두 번의 공격과 방어를 시도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위쪽으로 검격을 막으면서 아랫부분으로는 상대의 발을 걸어 넘어뜨리는 것이지. 방금 너도 그 수에 당했으니 이해하기 쉬울 거다.
”
그녀가 절절히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전 그녀는 범석을 공격했다가 창대에 걷어차여 바닥에 엎어졌다. 범석이 자신의 공격을 막음과 동시에 발을 후려치는 통에 어떻게 반응할 방법이 없었다.
“그, 그렇군요. 확실히 그런 면이 있네요.”
“그러니까 너무 창을 무시하지 말라고. 사실 현대에서 검을 중시하고, 제대로 된 창술이 전승되지 않아서 창이 크게 부각되지 않는 것뿐이지, 창은 고대 시대 최강의 무기였다고.”
“정말인가요?”
범석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지형과 상황에 따라서 극명하게 갈리지만, 보편적으로 창과 검의 우위를 말하라면 그는 창을 고를 것이었다. 길이가 길다는 장점이 전략적으로 큰 이득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혹자는 검사가 안으로 파고들며 공격을 가하면 쉽게 창사를 쓰러뜨릴 수 있다고 말하지만, 그건 잘 모르기에 하는 말이었다.
창끝을 정면에 둔 검사는 그 압박감에 제대로 앞으로 나가기도 어려웠다. 오죽했으면 일본의 ‘병술요훈’이란 사료에서 창과 칼의 대련에서 10번을 싸워 창이 7번 이기고 칼이 3번 이기는 것을 동격의 승부라고 할 정도로 창을 더 유리한 무기로 평가하고 있었다.
“그렇다. 사실 고대의 군대에서 일반 병사들에게 창을 쥐여준 이유가 싸고 다루기 편해서만은 결코 아니다. 그만큼 위력이 있기 때문이었지. 패하면 한나라가 멸망하는 전쟁에서 싸다는 이유로 별 볼 일 없는 무기를 병사들에게 나누어 줬겠냐?”
“그렇기는 하지만 창이 더 강하다면 왜 현대에 와서 검이 더 인정받는 것이죠?”
“그건 잘 모르겠지만, 나는 권위주의와 낭만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범석이 참고한 일본의 병술요훈에는 창이 유리하다는 점을 잔뜩 기술하고 있었지만, 그 뒤로 상반된 구절을 하나 더 붙이고 있었다.
‘창은 이점이 많지만, 방안에까지 가지고 들어갈 수는 없다. 무사의 제일은 검술이다. 검을 최고로 여기고 나머지 기술을 배워야 한다.’
그로서는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구절로, 단지 창을 집 안으로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는 이유로 검이 최고라고 하는지 그 이유가 정말 궁금했다. 물론 방 안에서 전투에서 검이 유리하기에 그런 말을 덧붙였는지는 모르지만, 그 또한 어불성설이었다.
자신의 방 안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다면 이미 그 전쟁은 패전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아마도 검을 중시하는 풍토는 무인들이 가지고 있는 권위주의와 검에 대한 낭만이, 고대전쟁이 사라지고 스포츠화되며 부각된 것으로 사료되었다.
모든 이야기를 들은 레베카가 일어서며 말했다.
“혹시 집 안에 잠입하는 자객을 걱정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고대 일본에서는 자객들이 많았다고 하잖아요.”
“후후. 그런가? 무사라도 일단 살고 봐야 하니 말이다.”
어색한 미소를 지은 레베카가 먼 하늘을 바라봤다. 과연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지금 이 시점. 검투계의 판도가 크게 바뀌려 하고 있었다. 실제 창칼을 휘두르며 전쟁을 벌인 고대 세계에서 창을 검보다 우위에 두고 있었다면, 검투시합에서도 거의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임이 확실했다.
고대 전쟁을 그대로 가져와 스포츠화한 것이 바로 검투경기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야 제대로 된 창술을 쓰는 창사가 없어, 그들이 전략 운용 차원에서만 활용되고 있지만, 지금 범석이라는 위대한 창사가 세상에 나왔다.
만약 그의 창술을 완벽히 전수받은 창사들이 갓즈나이츠에 넘쳐난다면, 채플린 위스퍼의 야망에 큰 차질을 빚게 되었다. 자신들의 목표이자 할아버지의 간절한 소망이 바로 세계 최강의 검투 팀이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서든 범석님의 창술을 배워서 채플린 위스퍼도 뛰어난 창사를 보유할 필요가 있어. 안 그러면 훗날 우리는 이인자로 밀릴 거야.’
눈에 이채를 띤 레베카가 고개를 돌리더니 범석을 바라봤다. 일단 부탁이라도 해볼 요량이었다.
“저기요. 범석님. 혹시 저를 제자로 받아줄 수 있어요.”
“제자. 왜?”
“창술을 배우게요.”
범석이 바로 손사래를 쳤다. 자신의 팀원들도 가르치기 귀찮아 죽겠는데, 혹 하나 더 붙일 필요는 없었다. 사실 그는 검투경기와 흑사회와의 대결로 몸이 몇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었다.
“안 돼!”
“왜요?”
범석이 잠시 대답을 망설였다. 귀찮다고 제자로 들이기 싫다고 했다가는 호감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그는 하는 수 없이 다른 변명을 늘어놓았다.
“프로의 세계는 냉정한 법이다. 다른 팀에 도움이 되는 멍청한 일을 내가 할 것 같야? 너도 프로라면 그쯤은 알 텐데…….”
레베카가 입을 삐쭉 내밀었지만, 그의 말에는 반박하지 못했다. 프로의 세계에서는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경기장 안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무형의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
어떻게든 상대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기 위해 경기장면을 분석하는 일은 다반사였고, 경쟁팀의 성장을 막기 위해 자팀 검투사를 팔 때에는 다른 팀에게보다 훨씬 비싸게 몸값을 메기기도 했다. 범석이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경쟁팀 검투사인 자신에게 창술을 가르쳐줄 리가 만무했다.
“그럼 어떻게 해야 가르쳐주실 건데요?”
“어떻게 뭐고 없어. 난 우리 팀원 외에는 누구에게도 창술을 가르쳐줄 생각이 없다.”
“그럼 제가 갓즈나이츠의 검투사라면 창술을 가르쳐주실 건가요?”
잠시 머뭇거린 범석이 흔쾌히 고개를 주억거렸다. 레베카는 채플린 위스퍼의 단장이었다. 미치지 않고서야 갓즈나이츠로 올 리가 없었다.
“그렇다면야 제자로 받아들일 수도 있지.”
그 말에 레베카가 고민에 들어갔다. 확실히 한 팀의 단장으로서 다른 팀으로 가기에 어려운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외부의 시선도 그렇고, 회사의 경영진도 못마땅해 여길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갓즈나이츠에 가고 싶었다. 그의 창술을 꼭 배워야 한다는 사명도 있지만, 실은 검투사로서 이대로 은퇴하기 싫어서인 이유도 컸다.
어려서부터 검술을 익히고 검투사를 꿈꿔왔던 그녀는 작금의 상황이 그리 서글플 수가 없었다. 주전 경쟁에서 밀려 후보에 떨어진 지가 얼마나 됐다고, 최근에는 2군으로 떨어져 시즌 경기의 참가가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
뭐 단장의 직권으로 감독을 협박해 경기에 나갈 수도 있겠지만, 그랬다가는 빈센트 감독의 사표를 받을 각오를 해야 했다. 그는 보통 때는 서글서글한 노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검투 경기에 관해서는 철두철미했다.
단장이라고 배려하고, 또 다른 누구라고 경기에 출전시켜줄 만큼 호락호락한 감독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갓즈나이츠로 가게 된다면 경기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 팀에도 뛰어난 검투사가 많기는 하지만, 워낙 스쿼드가 빈약해 출전의 기회는 많았다. 오죽했으면 와이드리거 급에 속하는 에리카나 치리아까지 경기에 참여할 정도였다.
‘나는 C0급 검투사야. 충분히 갓즈나이츠에서 활약할 수 있어. 물론 할아버지께서 대로하시겠지만, 상황만 잘 설명한다면 이해하실 거야. 범석님의 창술을 배워가지 않으면, 채플린 위스퍼의 장래는 그다지 밝지 못하니까.’
결심한 레베카가 범석에게 다가와 아양을 떨어댔다.
“그럼. 저 갓즈나이츠로 이적할게요. 그럼 창술을 가르쳐주시는 거죠.”
그 말에 범석이 멍한 눈빛을 짓더니 귓가에다 검지를 돌렸다.
“너 미쳤냐? 단장이라는 작자가 우리 팀에 왜 와!”
“뭐. 단장은 그만두면 되니까요.”
“그래도 안 돼! 너는 채플린 스포츠 사의 이사이기도 하잖아! 나는 겸직하는 검투사는 팀에 안 들인다.”
“그것도 그만두죠. 사실 젊은 나이에 회사의 중요직책을 맡기가 좀 부담스러웠어요. 남들이 아버지를 잘 만나 성공한 여자라고 비아냥거릴 것이 빤하거든요.”
“그래도 안 돼! 난 너를 영입할 돈이 없다.”
“영입비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단 1크랑만 받을 생각이니까요. 물론 연봉도 받지 않을 거예요. 그럼 됐죠?”
범석이 허탈한 표정으로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이렇듯 뻔뻔이 말하니, 도저히 거부할 명분이 서지 않았던 것이다. 그는 곧 생각해보겠다는 말만 던지고 일단 자리를 피했다. 한 푼도 안들이고 소중한 팀 자원을 하나 더 늘이는 일이기에, 한 번 고민해 볼 필요가 있었다.
============================ 작품 후기 ============================
아 좀 많이 늦었습니다. 정말 오늘 글을 올려야될지 고민이 됐기 때문입니다. 창과 검의 비교해서 창을 우위로 두는 내용을 적자니, 손이 망설여지더라고요. 오늘 내용이 지금까지의 제 관념을 송두리째 뒤바꿔버리는 행위거든요.
사실 요근래 이번 챕터에 창을 등장시킬 것을 설정하고 창이 어떻게 검을 이길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하며 자료를 찾아다녔습니다. 그런데…….. 뜻밖의 결과를 맞닥드리게 됐습니다. 바로 창이 검보다 위력적인 무기라는 겁니다.
특별히 창이 검을 이길 방도를 찾지 않아도 되니, 나름 나쁘지는 않았지만,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저도 잠시지만, 검도를 배웠던 검사였기 때문이죠. 하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검이 창보다는 뛰어난 무기라는 객관적인 자료나, 사료를 찾지 못했습니다. 기껏해야 지형지물에 따라 검이 뛰어날 수도 있다는 위로적인 말만 나왔을 뿐, 대부분이 창이 검보다 효과적인 무기라고 결론 짓더라고요.
참 미치겠더라고요. 휴~ 그래서 지난 2회 동안 이리저리 갈팡질팡하다가, 결국 오늘 창이 좀 더 쓸만한 무기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설정이 아닌 이상, 최대한 현실을 따르기로 했으니, 제가 한 보 물러서기로 했습니다.
그럼 모두들 즐거운 주말 되시고요. 전 내일 또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