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ect World RAW novel - Chapter 338
340화
범석은 세노사이드 시티의 한 유흥가 거리에 한 카페 안에 들어서고 있었다. 그는 내부를 살피더니, 한쪽 창가 테이블에 앉아있는 두 사람을 확인하고는 반가이 손을 흔들었다. 바로 아마스와 로벤이었다.
이 둘은 일심회의 핵심 멤버는 아니지만, 꽤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조직에 개인회사 형태의 검투팀 이사장들이 대거로 들어온 일에, 이들이 주도적 역할을 했었기 때문이다. 아마 아마스와 로벤만 설득하면 나머지들은 손쉽게 동조를 얻어낼 수 있으리라 생각되었다.
“다들 안녕하셨습니까?”
그들이 일어서더니 환하게 미소 지었다.
“어서 오십시오. 회장님.”
뜻하지 않은 회장이라는 발언에 범석이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보아하니 아마스와 로벤은 자신이 회장인 줄로 착각하는 모양이었다. 물론 비슷한 구실을 하고 있지만, 일심회에는 그저 친목모임일 뿐이라 특별히 직위를 두지 않고 있었다.
“하하하. 회장이라니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저희 일심회 회원들은 모두가 동등한 위치에 있습니다. 특별히 수장을 두고 있지 않으니, 그런 존칭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반 동네 친목회에도 회장은 있지 않습니까? 당연히 범석님이 회장님이 되셔서 저희를 이끌어주셔야죠.”
범석이 나름 납득이 가는 표정을 지었다. 예전에는 기껏 몇 명만의 모임이라 따로 수장을 두지 않아도 운영하는 데 별문제가 없었지만, 이제는 근 90명에 이르는 회원이 있었다. 아무래도 조직의 제대로 갖출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마음과 달리 그는 부정을 표하듯 손을 흔들었다. 지금은 겸손을 보여야 할 때라고 생각한 것이다.
“으음. 그렇기야 하지만, 아직 저는 회의를 통해 조직 일원들에게 지지를 받지 못했습니다. 당연히 회장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죠.”
“하하하. 아 그런가요? 그럼 조만간 자리를 만들어 주십시오. 저희가 힘껏 밀어 드리겠습니다.”
“하하하. 감사합니다.”
자리에 앉은 범석이 인사치레는 그만두고 본격적인 대화를 나누기로 했다. 곧 다른 손님이 올 것이기에, 이들에게 작금의 상황을 설명해줄 필요가 있었다.
“자. 일단 여러분에게 긴요하게 할 얘기가 있으니, 다들 자리에 앉아주십시오.”
“네. 알겠습니다.”
그들이 자리에 앉자, 범석이 품 안에서 전자수첩을 꺼내더니 조용히 입을 열었다.
“사실 오늘 여러분을 뵙자고 한 것은 여러 할 얘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자. 일단 자료화면을 보시죠.”
“아. 네…….”
홀로그램 화면이 떠오르자, 아마스와 로벤이 슬그머니 바라보더니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타이틀에 개인회사 형식의 검투팀 지원방안이라는 글귀가 쓰여 있었던 탓이다. 즉 범석은 자신들을 위해 모종의 사업을 추진 중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게 대체 뭡니까?”
아마스의 질문에 범석이 기다렸다는 바로 대답했다.
“실은 최근에 제가 근래에 새로 들어온 일심회원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몇 가지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아 그래요? 구체적으로 무슨 사업인지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네. 유망주 검투사 지원방안들입니다.”
아마스와 로벤이 서로 이채 어린 눈길을 주고받았다. 이들도 범석이 유망주 보는 눈이 좋다는 소문을 들어본 적이 있었다. 그가 추천하는 나이 어린 검투사라면 믿고 살만하다고 생각했다.
“혹시 저희에게 유망주를 추천해 주신다는 겁니까?”
“네. 기존 팀에 있는 유망주 정보는 무료로 제공할 의향이 있습니다.”
로벤이 화들짝 대화에 전면에 나셨다. 그의 팀인 미들 핑거즈는 최근에 에어리어 리그에 올라온 터라, 유망주가 많이 필요했다. 소개만 해준다면 총력을 다해 영입해 팀을 키워갈 생각이었다.
“저, 정말이십니까?”
“네. 이미 모든 계획을 세워놓았고, 몇몇 유망주 검투사를 소개할 준비를 마쳐놓은 상태입니다.”
로벤이 살짝 미심쩍은 표정을 지었다. 같은 일심회라고는 하나 다른 검투팀에게 유망주를 소개해 주는 일은 범석에게 해가 되었다. 자신들의 팀이 성장해 갓즈나이츠의 자리를 위협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굳이 손해를 감수하며 이런 사업을 진행하시는 겁니까? 일단 저희도 검투팀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경쟁자 아닙니까?”
“후후. 어차피 경쟁자는 어디든 있습니다. 저희 하이른 센트럴 리그만 해도 지금 20개 팀이 서로 각축전을 벌이고 있죠. 당연히 이중 일부분을 일심회분들이 차지한다고 문제 생길 일은 없습니다.
아니 솔직한 제 심정으로는 빨리 차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같은 팀이 검투계의 상위 리그를 많이 차지하고 있다면, 저번 연방프로검투협회 연례 만찬회때 같은 안건은 나오지도 않았을 테니까요.”
로벤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확실히 일심회에 가입된 회원 모두가 센트럴리그 리그 이상의 팀이었다면, 기존 팀들이 감히 개인회사 성격의 검투팀을 리그에서 배제하자는 말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었다.
“하긴 그렇겠죠. 센트럴리그 팀 80여개 팀이 리그에서 빠져나간다고 한다면 프로 검투계가 망가질 테니까요.”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말씀드리자면, 현재 갓즈나이츠에는 유망주가 많이 필요치 않다는 겁니다. 앞으로는 월드리그를 목표해야 하니 어느 정도 완숙한 검술 실력을 지닌 검투사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경험 없는 검투사에 대한 영입이 많지 않을 테니, 제가 가진 유망주 목록을 여러분에게 제공하면 어떨까? 생각한 겁니다.
”
로벤과 아마스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지어졌다. 범석이 제공해줄 유망주가 기대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껏 실패한 영입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럼 감사히 받겠습니다. 꼭 좀 부탁하겠습니다.”
범석이 다음 장을 넘기며 계속 이야기를 진행해 나갔다.
“그리고 또 한가지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뭡니까?”
“제가 최근에 한 가지 사업을 또 시작했습니다. 바로 엘프 학교와 엘프 시장을 여는 일입니다. 이 사업들의 목적은 엘프 공장과 엘프 학교에서 나오는 유망주를 미리 선점해, 훈련과 교육을 통해 뛰어난 검투사로 키운 다음 외부에 판매하는 일입니다.”
로벤과 아마스가 흥미로운 시선으로 그를 바라봤다. 범석이라면 충분히 그 사업을 성공리에 이끌어 나가리라고 생각한 것이다. 다만 궁금한 점은 왜 이 자리에서 그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었다.
“아. 그래요? 그런데 저희에게 말씀 주시는 이유가 뭡니까?”
“후후. 고객이 되실 분이니까 그렇습니다. 전 이 사업에서 나올 엘프들을 기존 검투팀에게는 판매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주인 되기를 원하는 사람만 고객으로 삼죠.”
“그럼 저희에게 판매해 주시는 겁니까?”
“네. 물론이죠. 그것도 회원들에게는 아주 싸게 공급될 예정입니다. 아마도 기존 팀에서 엘프 검투사를 데려오는 가격보다 훨씬 저렴하게 만족할 만한 유망주를 구매하실 수 있을 겁니다.”
로벤과 아마스가 흥분된 듯 두 주먹을 꽉 쥐었다. 사실 이들도 엘프 시장에서 유망주를 공급받고자 하는 마음이 없지 않아 있었었다.
일반 팀에서 구매하는 가격보다 훨씬 저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해에 탄생하는 엘프만 족히 수천만. 아주 일부만 살펴본다고 하더라도 많은 수의 스카우트가 필요했다. 물론 원래부터 보유한 자금이 많아 그러한 조직력을 꾸릴 수는 있겠지만, 문제는 성공 여부였다.
자신들로서는 모래 사장에서 바늘을 찾는 식의 그런 사업에 손을 대기가 여간 껄끄럽지가 않았다.
그런데 범석이 나서서 자신들의 고민을 해결해 주려 하고 있었다. 그라면 쓸만한 유망주들을 많이 찾아낼 수 있을 터, 이를 싸게 영입하면 팀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네. 꼭 좀 부탁합니다. 사업장이 열리는 대로 저희가 대대적으로 검투사를 영입할 테니, 판매처는 염려하지 마십시오.”
“하하하. 네. 감사합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범석이 긴 한숨을 내쉬며, 표정을 어둡게 만들었다. 이제부터는 할 이야기는 그다지 좋은 소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가 말라붙은 입술을 혀로 다시고는 무거운 투로 말문을 열었다.
“이제부터 말씀드릴 내용은 좀 심각한 내용입니다. 아마 여러분도 상관있는 얘기이니, 잘 들으셔야 할 겁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저희도 상관이 있다니요?”
“사실 흑사회가 또다시 저희를 공격할 예정에 있습니다.”
하며 범석이 며칠 전에 루이스부회장으로 들은 바를 설명해 나가기 시작했다. 바로 엥그리 봄즈 팀에 관한 내용으로, 이들로 자신들이 입을 피해와 검투계에 미칠 파문에 대한 자세하고도 소상한 이야기들이었다.
아마스와 로벤은 처음에 아무렇지 않게 들었지만, 점점 대화가 진행될수록 사태의 중대성을 파악했다. 정말 엥그리 봄즈라는 팀이 구정물을 튀겼다가는 자신들이 입을 피해는 막대했다. 결국, 참을 수 없었던 로벤이 테이블을 힘차게 두드렸다.
“아 정말! 흑사회 이 자식들! 보자 보자 하니까 너무 하네!”
아마스도 같은 감정인지 조용히 입술을 꽉 깨물었다. 간만에 취미 들릴 만한 사업을 찾았나 했더니, 의외의 장벽이 나타내 방해하고 있었다.
이 모습을 바라본 범석이 슬그머니, 자신의 계획을 말했다.
“그래서 전 이번 기회에 흑사회를 제거할 참입니다.”
그 말을 듣자마자 아마스와 로벤의 얼굴이 시커멓게 변색됐다. 흑사회라는 거대 조직 앞에 주눅이 들었던 탓이다. 아무리 자신들이 돈이 많다고는 하나, 그들의 조직력 앞에서는 한낱 어린애 소꿉놀이 어린애와 같은 신세였다. 잘못 건드렸다가는 태풍 속의 찻잔 신세가 되어 끝없는 나락으로 빠져들 수 있었다.
아마스가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잠깐.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저희가 흑사회를 제거해요?”
“네. 그렇습니다. 계속 이런 식이면 일심회의 앞날이 불투명합니다. 놈들이 더는 딴짓을 걸지 못하도록 확실히 버릇을 고쳐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하, 하지만, 그들은 흑사회입니다.”
범석이 살며시 한쪽 입꼬리를 세우며 말했다.
“그래 봐야. 흑사회일 뿐입니다. 비록 저들의 힘이 크다고는 하나, 주변에 너무 많은 적을 두었습니다. 적의 적은 아군. 그들과 연합한다면 충분히 혼쭐을 내줄 수 있습니다.”
“그럼 저희와 같이 싸울 줄 세력이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네. 흑사회와 비견될 만큼 아주 거대한 세력이죠. 게다가 저희를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는 다른 세력도 있습니다.”
“그들이 대체 누구입니까?”
“그건 잠시 후에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 그들 중 한 분을 만나기로 약속했거든요. 한 번 여러분이 직접 뵙고 판단해 주십시오.”
그가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카페 문이 열리면 붉은 머리칼의 한 사내가 안으로 들어왔다. 바로 버밀리언사의 후계자인 파일러였다. 그는 곧장 범석에게 다가오더니, 대뜸 손을 잡고 감사의 표시부터 했다.
“범석씨. 정말 고맙습니다. 범석씨가 아니었다면 정말 우리 회사는 큰일 날 뻔했습니다.”
“후후후. 뭘요. 자 여기에 앉아서 자초 지경부터 설명해 주십시오. 도대체 어찌 된 일입니까?”
파일러가 종업원이 가져온 물컵을 벌컥벌컥 들이키더니, 말문을 열었다.
과거 범석은 그에게 버밀리언사에 대한 흑사회의 공격이 있을지 모르니 조심하라고 언질을 넣은 적이 있었다. 설마 하는 마음으로 알려준 내용이지만, 그를 높이 평가하고 있던 파일러는 심각하게 받아들였고 그날 이후로 문제가 될만한 모든 회사의 비밀장부들을 철저히 재점검하거나 혹은 모처에 숨겨놓았다. 그런데 웬걸? 얼마 안 된 며칠 전, 금융당국을 비롯한 사법기관들이 일시에 들이닥쳤고, 회사 내 모든 장부를 압수해갔다.
아주 아찔한 순간으로 넋 놓고 있었다가는 그대로 흑사회의 암수에 걸려 곤란한 처지로 빠져들었을 것이었다.
“덕분에 버밀리언 사는 이번 위기를 무사히 극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곧 사태가 진정국면으로 들어설 겁니다.”
“그래요? 그런데 뉴스에서 보면 불법장부가 대거로 발견되었다고 하던데요?”
파일러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그건 전에 있던 장부입니다.”
“전에 있던 장부라뇨?”
“실은 우리 회사 전무로 있던 테이클이라는 자가 전에 있던 장부를 들고 흑사회에 붙어먹었습니다. 비록 그 장부에 저희에게 치명적인 내용이 무수히 있지만, 주거래 은행과 논의해 변경시킨 우리 회사 자금현황과 현금흐름이 전혀 맞지 않습니다. 분명 시간이 지나면 잘못된 장부라고 판명이 날 겁니다.”
“하하하. 그래요? 그것참 다행이군요.”
고개를 끄덕인 파일러가 이내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일단 한고비는 넘겼지만, 또 다른 위기가 다가오고 있었다. 만약 이번 사태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버밀리언가문은 끝장이었다.
“그렇기는 하지만, 지금 문제가 또 발생했습니다.”
“무슨 문제 말입니까?”
“지금 정체불명의 펀드들이 저희 주식을 대거로 구매한다는 정황이 포착되었습니다.”
현재 버밀리언 사의 지분율은 버밀리언 가문 일족이 18%, 경제인 단체가 4%, 기관이 16%로 나머지 62%가 시장에 풀려있는 지분이었다. 만약 그 정체불명의 펀드들이 흑사회의 자금이라면, 자칫 회사 경영권이 넘어가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었다. 파일러로서는 여간 걱정이 아니었다.
이에 범석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했다.
“아니 버밀리언 사 정도가 되는데 지분율이 왜 그 모양입니까? 기관이 16%밖에 가지고 있지 않다니, 그게 말이 됩니까?”
“그게 원래는 30% 이상 보유하고 있었지만, 비리 사태가 터져 나오자 일제히 시장에 푼 모양입니다. 사실 기관들은 위기에 민감한 편입니다. 저희 회사에 문제가 생기면 대량의 자금이 한꺼번에 날아갈 수 있으니, 일단 보유율을 줄인 겁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죠. 비리사건은 아무런 문제도 없다면서요?”
“하지만 언론에서 그리 떠들어대니, 기관들이 저희를 믿지 않고 있습니다. 사실 저희 경제인 단체 쪽도 10%가 넘게 보유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4%밖에 안 됩니다. 하물며 그들이야…….”
하긴 돈 앞에 사람을 쉽게 믿을 수는 없는 법이었다. 사정이 급하면 없던 일도 꾸며서 얘기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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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참 날씨 좋더라고요. 참 여행가기 좋은 날인데…….. 혼자 가기도 적적하고. 휴~ 궁상인 것도 같기도 하고요. 그냥 집에 있기로 했습니다. ㅠㅠ.
그럼 모두 즐거운 하루 되시고요. 전 내일 또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