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ect World RAW novel - Chapter 364
366화
범석의 기원은 뜻하지 않은 흑사회요원들의 철수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아주 예상 밖의 일로, 그는 큰 부상을 당한 루카스를 원망했다.
분명 회장이 지원을 온 요원들에게 오늘 일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생략하지 않았다면, 이 같은 경우는 발생하지 않았다. 지금 자신을 놓친다면 흑사회가 어떤 꼴을 당할지 너무도 자명했던 탓이다.
결국, 그는 마가렛과 함께 철수하기에 이르렀고, 근처 인가에 도착하는 즉시 렉스터 경감에게 전화 연락을 넣어 오늘 벌어진 일들을 알렸다.
그날 밤. 범석을 가두었던 건물에 경찰들이 급습해 점거했다.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처음에는 놈들이 모든 증거를 없앤 줄 알고 걱정했지만, 외부를 제외한 건물 쪽에는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펌프기와 마킨의 시체. 그리고 범석과 마가렛의 개인소지품 등등……. 범석의 증언을 뒷받침해 줄 만한 증거들이 그대로 경찰에 넘어가게 되었다.
루카스를 제외하고도 7명이 남은 상황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지만, 범석으로서는 좋은 일이었다. 이로써 흑사회는 절체절명에 위기에 빠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검투사가 세계인이 관심을 보이는 승격토너먼트 기간에, 납치를 당해 살해당할 뻔한 사실은 스포츠언론은 물론이거니와 그 외 전세계 메인 언론사의 톱뉴스가 될 만한 사건이었다. 아무리 흑사회가 강력한 권력과 금력을 가지고 있는 집단이라도, 이번 이슈를 무마시킬 능력은 없었다.
최소한 이번 사건을 전면에서 진두지휘한 루카스는 그 대가를 확실히 받게 되었다. 단 살아있다면 말이다.
‘쳇. 살아있구나……. 하여간 명줄도 질겨.’
범석과 루카스는 우연하게도 같은 리마종합병원에 입원하고 있었다. 덕분에 병원 밖은 취재하려는 기자들로 가득 메워져 있었고, 그는 꼼짝없이 병실 안 침대에 갇히는 신세가 되었다.
한 엘프 간호사가 범석의 팔뚝에 연결된 링거에 주사를 놓으며 말했다.
“범석 님. 큰 부상은 아니지만, 당분간 안정을 취하고 계셔야 해요. 무리하게 움직인다면 꿰맨 곳의 실밥이 터지는 수가 있어요.”
“알아. 그런데 루카스회장은 어떻게 됐어? 죽었어? 살았어?”
“어제 급히 신체 개조 시술을 받고, 지금은 안정을 취하고 계세요. 아마 당분간은 몸을 움직이지 못하실 거예요.”
범석이 인상을 푹 구겼다. 루카스가 살아있다는 소리를 들으니, 스팀이 팍 돈 모양이었다.
그는 그제 벌어진 사건으로 막대한 손실을 보았다. 자신의 목숨이 위험했던 일은 둘째 치더라도, 아끼고 아끼던 ‘기원의 응답’의 사용으로 30억 크랑에 해당하는 자금을 날린 데다가, 어제 벌어진 승격 토너먼트 3차전에서 갓즈나이츠가 페이언 레인저스에게 패해버린 것이다.
물론 아직 3, 4위 전에 남았기에, 월드리그 진출에 대한 불씨는 살아있지만, 자신이 계속 이 병원에 머물고 있다면 그도 장담하지 못했다.
“휴~ 그 작자. 딴 병원으로 보내면 안 돼? 병원 안을 지나다가 보면 바로 죽탱이를 날려버릴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아도, 얼마 안 가 옮길 참이에요. 그들도 껄끄러운지 병원 이동 요청서를 저희 원무과에 보냈거든요. 경찰들도 허락했고요.”
“그래? 그것참 다행이군.”
범석이 대화를 끊고 창문 밖을 바라보자, 엘프간호사가 마지막으로 바이탈 체커장비를 확인하고 병실을 나갔다.
조용해진 병실 안. 쓸데없는 생각에 사로잡힌 범석이 인상을 찌푸리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런데 내가 승격토너먼트랑 무슨 원수를 졌나? 짜증 나게 꼭 이때만 되면 뭔 일이 생겨!’
범석은 게임을 시작한 이후 총 4번의 승격토너먼트를 경험했다. 첫 번째는 에이리어리그로 향하는 승격 토너먼트였는데, 줄리앙과의 충돌로 갖은 고생 끝에 간신히 프로의 길로 들어섰다.
둘째는 와이드리그로 향하는 승격토너먼트로 당시 레인보우그룹의 채권사태로 LHN본사 건물을 침투했다가 부상을 입었다. 그리고 세 번째는 센트럴리그 진출 때로, 자신을 비롯한 주요 검투사들의 부상으로 간신히 승격할 수가 있었다. 여기에 네 번째인 이번 월드리그로 향하는 승격토너먼트에서는 루카스회장의 암살시도로 등에 상처를 입게 되었다.
범석으로서는 충분히 승격토너먼트라면 학을 뗄만했다.
‘그래도 이번 만에 올라서면 승격토너먼트와는 영영 이별이니까. 그럼 다시는 이런 고생은 안 하겠지.’
범석은 이번 패자부활전에 반드시 참가할 예정이었다. 병원에서는 만류하고 있지만, 그로서도 어쩔 수 없었다. 이번에 승리하지 못한다면 월드리그에 진출하지 못하고 그럼 또 큰 자금손실을 겪어야 했다. 월드리그는 입장료는 센트럴리그보다 2배가량 비쌌고, TV방송으로 인한 수입도 만만치 않았다.
그가 슬그머니 품 안에서 전자수첩을 꺼내, 다음 상대할 팀을 정보를 확인했다.
‘카오스 힐즈라…….’
카오스 힐즈팀은 인구 980만 명을 자랑하는 올리스 시티를 연고로 두고 있었다. 지난 시즌 이르스 센트럴리그에서 우승한 팀으로, 전문 스포츠 도박사이트에서 이번 승격 토너먼트 대회 5순위로 올릴 만큼 강력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월드리거급 검투사는 총 17명. 기타 팀원들도 거의 최상급의 센트럴리거로 구성되어있어, 가히 만만치 않은 팀으로 평가할 수 있었다. 물론 범석을 제외한 갓즈나이츠 전력도 아주 우수해 충분히 5할 정도의 승리를 점칠 수 있지만, 이 확률을 가지고는 안됐다.
‘참나. 이 팀도 꽤 골치 아픈 팀이네.’
카오스 힐즈는 승격토너먼트 진출 팀답지 않게, 방어 전문 팀이었다. 특히나 더욱 걱정스러운 점은 상당수가 검방과 창방 전문이라, 방진과 원형진이 아주 위력적이라는 사실이다.
이만한 전력으로 센트럴리그에서 방어전을 취했다는 자체가 욕먹을 짓이지만, 범석으로서는 무척 우려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어찌 됐든 방어 쪽은 공격 쪽보다 유리하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상관없다. 놈들이 방어로 일관하면 우리도 방어로 나간다.’
승격토너먼트의 가장 큰 장점은 무승부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승패를 반드시 가려야지만, 정확한 승격 팀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경기가 무승부로 흘러간다면 승부대결까지 이어지게 되었고, 그럼 갓즈나이츠가 크게 유리하게 되었다. 월드리거급 검투사의 수는 이쪽이 적지만, 상위 전력은 극히 우수했다.
‘뭐. 나, 니키타, 카젤라, 베르티아, 샤일라만 나가도 경기 끝이지. 후후후.’
문제는 그전에 절대 불리한 스코어로 이끌고 나가서는 안 된다는 점이었다. 한 번 패배하게 되면 카오스 힐즈 방어 일변도로 나갈 테니, 여간 골치가 아니었다.
지금의 전력으로서는 그들의 방어진형을 뚫고 승리를 따낼 가능성이 극히 적기 때문이다. 그래서 범석이 무리하면서까지 경기에 참여하려는 것이다. 만약 패배의 기운이 보인다면 자신이 출전하지 않고는 재역전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점은 등의 상처가 깊지 않아, 움직이는데 큰 불편이 없다는 것이다.
대충 다음 시합 전략을 결정한 범석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같은 병동에 입원하고 있는 마가렛을 찾아가기 위해서였다. 그녀는 별로 다친 곳이 없지만, 죽음에 갈림길에 섰다는 이유로 정신적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위로 겸 호감도 관리를 위해 찾아갈 필요가 있었다.
“그럼 루카스회장이 일단의 무리를 이끌고 오 범석씨를 유인하도록 위협했다는 것입니까?”
“네. 총으로 협박해서, 어쩔 수 없이 범석님을 불러내게 되었어요.”
마가렛은 한창 적발의 형사와 대화를 나누는 중이었다. 사태가 중대한 터라, 병원에서도 조사를 진행하는 모양이었다. 하긴 언론에 대서특필되었고 법적으로 금지된 총기까지 쓰였던 터라, 경찰로서도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범석이 병실로 들어서자 형사가 시선을 돌렸다. 그에게도 질문할 내용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 범석씨 괜찮으십니까?”
범석이 바로 다치지도 않은 다리를 절었다. 자신이 멀쩡한 모습을 보이면 루카스의 형량이 많이 줄어들 수 있었다.
“그다지 좋지는 못합니다.”
“아. 그렇습니까? 그런데 제가 서장님께 급히 보고서를 올려야 하는데, 잠시 조사에 협조해 줄 수 있겠습니까?”
범석이 마가렛의 침대에 걸터앉고는 힘없이 대답했다.
“물론 도움을 드려야죠. 한번 말씀해 보십시오.”
적발의 형사가 마가렛에게 보이던 화면을 그에게로 돌렸다.
“혹시 이 사람들을 아십니까?”
그가 내민 화면에는 몇몇 인물 사진이 나열되어 있었다. 마킨과 함께 자신을 죽이려 했던 사람들이라, 범석이 단번에 알아봤다.
“아. 이자들은 저와 마가렛을 납치했던 자들입니다.”
“역시 그렇군요. 그렇다면 이번 사건이 제법 커지겠는데요. 살인미수가 아닌 실제 살인사건이니까요. 그것도 계획적 살인말입니다.”
“아니 그게 무슨 말입니까? 살인사건이라니요?”
“사실 범석 씨가 살해 위협을 당하시던 날. 이들도 알 수 없는 플라잉 카 추락사고를 당해 모두 죽임을 당했습니다. 우연일 수도 있지만, 제 예감으로는 루카스 회장이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보입니다.”
범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쩐지 자신이 탈출할 때 별다른 방해가 없다고 했었다. 마킨을 제외하고 모두 제거됐으니, 건물을 빠져나가는 자신들을 막아설 수가 없었을 터였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사람을 죽이려 하던 작자들이 단체로 플라잉 카를 타고 외부로 나갈 이유가 없으니까요. 그리고 우연히 사고를 당했다는 것도 아이러니하고요. 사실 플라잉 카 사고가 흔히 벌어지는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네. 그렇죠. 거기다가 마킨이라는 자는 나름 뛰어난 해킹능력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 같고요.”
“그렇습니다. 저희의 플라잉 카를 조작해, 쿠론호수 근처에 있는 건물까지 이동시킬 정도니까요.”
열심히 범석의 말을 타이핑 하던 형사가 불연듯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마가렛 씨의 말로는 흑사회 요원들이 중화기까지 사용했다는 데, 확실합니까?”
“네. 확실합니다. 루카스 회장이 사경을 헤맬 정도로 크게 다친 이유가 중화기에 당했기 때문입니다. 그전까지는 가벼운 찰과상과 골절상을 입었을 뿐이었습니다.”
적발의 형사가 무척 우려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중화기는 군대에서만 사용 가능했기에, 일반인은 소유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런 무기를 사람을 죽이려고 했으니 사태가 심각할 수밖에 없었다. 아마도 모든 정황이 진실로 밝혀지는 순간, 흑사회는 상당한 대가를 받을 것으로 사료되었다.
“이거 사태가 심각하군요. 아무래도 이 사건은 쉽게 넘어가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래요? 정확히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아마도 이번 사건이 리마 시티 경찰청 손을 떠날 공산이 큽니다. 일개 민간단체가 레저용 총도 아닌 중화기로 사람을 죽이려고 했으니,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질 테니까요.”
범석이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걸었다. 사건이 커질수록 흑사회가 받을 타격이 크니, 그만큼 경제인단체나 일심회는 큰 이득이었다.
솔직히 지금만 해도 루카스의 윈드하우스사의 주가가 폭락함과 동시에 경제인 단체가 적대적 M&A에 들어가고 있었다. 만약 이번 사태가 흑사회 전체로 번져나간다면, 놈들이 입을 타격은 상당했다.
“제발 그랬으면 좋겠군요. 이번 사건을 경험하고 나니, 흑사회를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
“네. 당연히 그렇겠죠. 그 심정 충분히 공감합니다.”
범석이 형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럼 다음 질문한 내용은 없습니까?”
적발의 형사가 자리를 털고 일어서며 대답했다.
“네. 일단은 없습니다. 그외 나머지는 여기 마가렛 씨에게서 대부분 다 들었거든요. 그렇지만 조서를 꾸미고 난 후, 확인 차 다시 한 번 부르게 될 것입니다. 그때 경찰서로 한 번 와주십시오.”
“그야 어렵지 않죠. 그럼 안녕히 들어가십시오.”
“네. 수고하십시오. 그럼 전 이만…….”
형사가 돌아가기가 무섭게 범석이 마가렛에게 다가가 가벼운 대화를 나누었다. 마가렛은 그간 떨어져 지냈기에, 공략이 매우 미진했다. 이번 기회에 확실히 호감도를 올릴 필요가 있었다. 다행히 그녀는 범석을 위기에 빠뜨렸다는 사실과 생명의 은인이라는 인식 탓에, 친밀도가 쑥쑥 잘 올랐다.
사흘 후 범석은 갓즈나이츠 팀원들을 대동하고 리마시티콜로세움을 다시 찾았다. 월드리그 진출이라는 목표 아래, 모든 소속 검투사는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경기를 준비해나갔다. 오늘의 승패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를 리가 없으니, 비장감이 감돌 수밖에 없었다. 승리하게 되면 모두가 월드리거가 되었다.
더그아웃에 도착한 범석이 모두를 향해 고래고래 소리쳤다. 오늘 경기의 중요성은 몇 번을 강조해도 모자랐다.
“자. 모두 정신 똑바로 차려! 오늘은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그런 그에게 감독인 다이아나가 다가섰다. 주인인 범석이 부상을 감내하고 경기에 참가했으니, 걱정될 수밖에 없었다.
“주인님. 정말 괜찮겠어요?”
“괜찮다. 진통제를 맞았으니, 경기를 수행하는 데 그다지 문제는 없을 거다. 그리고 어차피 오늘 이후로 경기가 없다. 물론 월드컵 최종예선이 있기는 하지만, 부상당한 나를 대표검투사로 부르지는 않겠지.”
다이아나가 고개를 끄덕거렸다. 에이번드 대표팀 감독인 클라크는 범석이 부상을 당한다면 절대 대표팀으로 호출하지 않았다.
게다가 이번 월드컵 최종예선 대진 운도 무척 좋았다. 강팀인 메르잔, 아르칸, 렌들 리가 모두 B조에 속한 반면, 갓즈나이츠는 비교적 약체들만 모인 A조에 가세했다.
범석이 없더라도 충분히 월드컵 본선 진출권은 따내리라 생각되었다.
“하긴 그렇겠네요. 그래도 조심하셔야 해요. 자칫 무리한 움직임으로 실밥이라도 터지는 날이면 바로 병원으로 가셔야 하니까요.”
그 점은 범석도 걱정이었다. 괜히 날뛰다가 상처부위가 덧나버리면 더는 출전할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그가 오늘 경기에 참가할 라운드는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갓즈나이츠가 노리는 전략은 무승부였다.
승부대결까지 가면 갓즈나이츠의 월드리그 진출은 거의 확실시 되었다.
============================ 작품 후기 ============================
아. 오늘 너무 과음을 했습니다. 그래서 속도 안좋고, 머리도 띵합니다. 이럴 때보면 이슬람 국가들이 쪼매 부럽습니다. 사회적으로 술을 마시지 않으니, 과음할 필요도 없거든요. 하하하.
그럼 모두들 즐거운 하루 되시고요. 전 내일 또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