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ect World RAW novel - Chapter 430
432화
한 달간의 이적 시장이 끝이 나고 춘계 시즌이 시작되었다. 갓즈나이츠의 홈 경기인 20차전의 상대는 월드리그 중위팀인 호러 베레스즈였다.
지난 추계 시즌의 전력이라면 부담스러운 팀이지만, 범석은 편안한 마음으로 리마 시티 콜로세움으로 들어섰다. 갓즈나이츠는 막강 전력인 티엘라와 요시아가 가세한 반면, 호러 베레스즈는 팀의 주축이자 S3급 검투사인 마델이 다른 팀으로 이적을 가, 전력이 크게 다운된 상태였다.
아주 여유롭게 승리를 따낼 수 있는 팀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편안한 마음으로 더그아웃 벤치에 앉아 스텐드를 가득 메운 관중석을 바라봤다.
‘후후. 역시 팬들도 티엘라와 요시아의 기대감이 큰 모양이군.’
갓즈나이츠 홈팬들은 범석의 지난 행보에 매우 기뻐하고 있었다. 거물급 검투사 둘의 가세에 크게 만족을 보이고 있던 탓이다. 이번 이적 시장을 통해 갓즈나이츠는 우승권 전력을 바짝 뒤쫓고 있었다.
하지만 범석의 마음은 그리 편하지만은 않았다. 작당 3인방에게 막대한 자금 손실을 입혔지만, 어찌 됐든 전력이 크게 상승했던 이유에서였다. 에이션트 워리어즈는 이롤리타, 라카미를 영입했고, 채플린 위스퍼는 보르미아와 마델을 영입했다. 이들과 경쟁하려면 갓즈나이츠는 좀 더 발전해야 했다.
‘문제는 채플린 위스퍼야. 그 전력에 보르미아와 마델까지 영입했으니, 이제 그들을 상대할 팀은 그 어디에도 없어.’
세간에서 평가는 채플린 위스퍼의 전력은 무적 그 자체였다. 지난 추계시즌에도 리그 1위 자리를 공고히 유지하고 있었는데, 여기에 S급 검투사인 보르미아와 마델이 추가되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채플린 위스퍼의 전성시대가 도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아마 지금의 갓즈나이츠로도 새롭게 단장한 홈 콜로세움이 아니고서는 일방적으로 발릴 것이 틀림없었다.
‘그래도 아직 희망은 있다.’
범석이 이런 전력 차이에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다가올 여름에 풀릴 프리시카 탓이었다. 그녀만 영입하고 유망주들이 좀 더 성장해주면 갓즈나이츠도 충분히 지금의 채플린 위스퍼를 상대할 수 있었다. 다만 문제는 많은 자금의 확보가 필수라는 점이다.
아무리 프리시카가 5~6년 활용하고 은퇴할지도 할지도 모른다고는 하지만, 딴에는 S2급 검투사였다. 분명 한 두 푼 하지는 않을 터였다.
여기에 갓즈나이즈 티엘라를 영입하면서 LHN으로부터 50억 크랑의 자금을 빌린 터라, 한해 2억 5,000만 크랑의 이자가 나가게 되었다. 이 금액까지 계산하면 범석은 좀 더 분발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이래서 빚이 싫다니까…….’
인상을 찌푸린 범석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금 문제는 다음에 생각해도 될 일. 지금은 경기에 집중해야만 했다. 그가 더그아웃 뒤에서 전자수첩으로 통신하신 젤소미나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오랜만에 리그전에 참여하는 터라, 관심을 기울여야 했다.
“젤소미나. 어디다 전화해?”
화사하게 웃은 젤소미나가 범석에게 전자수첩을 내밀었다.
“선배님도 받아보세요. 우리 일라자에요.”
화면 속에는 옹알거리는 갓난아기가 보이고 있었다. 바로 얼마 전에 범석과 젤소미나 사이에서 태어난 딸인 일라자였다. 그는 보모의 품에 안겨있는 자신의 딸에게 손을 흔들며 미소를 지어 보냈다.
“일라자 안녕.”
“선배님 우리 일라자 귀엽죠.”
“후후. 당연하지. 누구 딸인데.”
범석의 얼굴을 찡긋거리자 일라자가 해맑은 웃음을 지었다. 그는 잠시 딸과 교감을 하고는 젤소미나를 바라봤다.
“젤소미나. 1년 만에 처음 경기에 참여하는 데, 컨디션은 어때?”
통신을 마친 그녀가 자신감 넘치는 얼굴로 그를 응시했다. 겨울 휴가 동안 회복훈련에 매진한 터라, 이전의 컨디션을 거의 되찾았다.
“아주 좋은 편이에요. 오늘 경기 기대하셔도 될 거예요.”
“그래? 다행이네. 그럼 오늘 부탁한다.”
“네. 염려하지 마세요.”
그녀의 어깨를 토닥인 범석이 더그아웃 전면 우측에 있는 벤치로 걸어갔다. 그곳에는 얼마 전에 영입한 티엘라와 요시아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었다. 그녀들은 아직 조직력이 가다듬어 있지는 않지만, 팬들과 지역 언론이 기대를 보이는 터라 오늘 경기에 참여시켰다.
그가 티엘라와 요시아가 일어나 자신을 응대하자 바로 말했다.
“티엘라. 요시아. 오늘 경기 어떻겠어?”
그녀들이 자신감 어린 표정으로 지으며 미소 지었다. 오늘 상대인 호러 베레스즈와는 수없이 격전을 벌여온 터라, 자신이 있었다.
“호러 베레스즈 팀이라면 자신 있어요.”
“네. 맞아요. 걔들은 돌진밖에 모르는 얘들이거든요.”
“후후. 그렇지.”
호러 베레스즈는 장점이자 최대의 단점은 공격 위주로 경기를 풀어나간다는 사실이었다. 이는 강팀을 만나도 마찬가지. 전략만 잘 세운다면 손쉽게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하지만 안심은 절대 금물이었다.
워낙 돌진력이 강하기에 자칫 방심하다가는 그대로 돌파당해 위기에 처할 수 있었다. 확실히 초반에 기선 제압을 하지 않으면 여러모로 곤란한 팀이 아닐 수 없었다.
티엘라가 앞으로 나와 그를 향해 말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세요. 비록 팀에 가세한 지 얼마 되지는 않지만, 요시아 언니와 전 오래간 월드리그에서 활약한 경험과 실력이 있어요. 충분히 주인님께 만족할 만한 성과를 보여 드릴 수 있을 거예요.”
“그래. 그럼 잘 부탁한다.”
“넷.”
그녀의 대답을 들은 범석이 감독인 다이아나에게 걸어갔다. 그녀는 현재 샤일라와 함께 오늘의 전략을 가다듬고 있었다. 샤일라는 오랫동안 호러 베레스즈에서 활동했던 터라, 오늘 상대의 특성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당연히 다이아나가 전략을 짜는데, 큰 도움이 될 수밖에 없었다.
“다이아나. 어때?”
“지금 샤일라 님과 전략을 검토하고 있는데, 문제는 없는 듯 보여요. 다만 걱정되는 점은 이 전략이 제대로 시행될 수 있는가에요. 젤소미나님도 오랜만에 경기에 참여하고, 티엘라와 요시아는 저희와 호흡을 맞춘 지 얼마 안 되었으니까요.”
“그 점은 염려하지 마라. 그 아이들은 경험 많은 프로 검투사다. 자기 자신이 경기 중에 뭘 해야 할지는 충분히 안다.”
다이아나가 힐끔 티엘라와 요시아를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거렸다.
“네. 경기 경험은 무시할 수 없으니까요.”
“그리고 문제가 발생하면 내가 분발할 테니, 큰 문제는 없을 거다. 그러니 안심해라.”
“네.”
“그럼 계속 수고해라.”
다이아나와 대화를 마친 범석이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고 자신의 무구를 손질하며, 앞으로 있을 경기에 대비했다.
오늘 경기에 있어서 그가 주안점은 둔 것은 티엘라의 활약상이었다. 막대한 돈을 투자해 영입한 거물급 검투사였기에, 팬들의 기대감이 아주 컸다. 오늘 그녀가 활약하게 되면 그 기대감이 만족감으로 변하고, 이는 다시 지갑을 여는 계기가 되었다. 즉 오늘의 주는 범석 자신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소리였다.
잠시 후 그는 입장준비 호출을 듣고는 더그아웃 밖 터널로 향했다.
“오늘은 춘계 시즌 개막일이다. 모두 최선을 다해 승리를 쟁취해야 한다. 다들 알았지!”
“넷!”
우렁찬 모두의 대답을 들은 범석이 돌아서서는 경기장을 향해 날카로운 시선을 던졌다. 우거진 수풀에 가려 상대편 더그아웃이 보이지 않지만, 저 너머에는 오늘의 상대인 호러 베레스즈의 검투사들이 있을 터였다.
– 양 팀 검투사 입장해 주십시오.
입장을 알리를 신호와 함께 범석과 갓즈나이츠 검투사들이 2열로 경기장을 향해 걸어 들어갔다. 이내 사위를 점하듯 터져 나오는 팬들의 함성. 근 11만 관중의 위세는 실로 대단했다.
“갓즈나이츠! 오늘 반드시 승리해라!”
“티엘라! 너만 믿는다!”
“티엘라! 몸값만큼만 해라!”
역시나 팬들의 관심은 티엘라였다. 범석이라는 걸출한 검투사가 있기는 하지만, 첫 출전을 하는 그녀에게 더욱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가 고개를 돌려 티엘라를 바라봤다. 혹시나 팬들의 성원에 부담감을 가지지 않는 것이 걱정된 탓이다. 그러나 그리 염려할 필요는 없는 듯 보였다. 걸음걸이가 안정되고, 미소를 지으며 함성을 내지르는 팬들에게 손을 흔드는 모습 속에서 자신감이 넘쳐 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역시나 오랫동안 월드리그에서 띈 경험은 어디 가지 않는 모양이었다.
“자. 모두 숲으로 들어간다.”
범석과 갓즈나이츠 검투사들이 안으로 들어서자, 버드 카메라 몇 대가 몰려와 촬영을 시작했다. 그는 렌즈를 향해 손짓하고는 전면을 주시했다.
건너편 숲 속에 붉은 슈트를 입은 몇몇 인영이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호러 베레스즈의 검투사가 분명해 보였다.
그는 허리의 찬 카타나를 꽉 움켜쥐고는 경기가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 삐이익. 경기 시작.
일제히 숲을 빠져나와 철교 쪽으로 향하는 갓즈나이츠의 검투사들. 하지만 범석과 티엘라, 리자는 점프해 나무를 타기 시작했다. 이들은 숲에 적응력이 높기에, 이대로 정글전을 수행할 참이었다.
“빨리빨리 움직여. 철교를 넘어 갓즈나이츠 검투사를 공격한다.”
대장인 1번 검투사의 명에 따라 철교에 진입한 호러 베레스즈 검투사들이 빠르게 앞을 내달렸다. 좌우로 숲이 펼쳐져 있기에, 여기에 계속 머무는 행위는 극히 위험했다.
갓즈나이츠를 철저히 분석했던 이들로서는 범석과 티엘라가 숲 속 지형 전투에 얼마나 능한지를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의도는 진입해오는 갓즈나이츠 본진에 막혀버렸다. 비록 셋이나 빠져나가 수적으로 열세에 처해 있지만, 잠시 길목을 막는 일쯤은 충분히 할 수 있었다.
“어떻게든 막아야 해!”
선두에 서서 한 검투사와 충돌을 빚은 샤일라가 방긋 웃었다. 그녀는 릴라야라는 호러 베레스즈의 선봉 검투사로서 과거 샤일라의 친한 팀 동료였다.
“오랜만이야. 릴라야.”
“네. 샤일라 님.”
인사를 나누고 있지만, 검을 맞댄 그녀들은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었다. 적으로 만났으니 과거의 친분 따위는 잊어야 했다. 이 둘은 팀 승리를 위해 반드시 쓰러뜨려야 할 적에 불과했다.
릴라야가 인상을 찌푸렸다. 서로가 좁은 철교 안에 몰려 있던 터라, 검을 뻗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지금은 힘대 힘 대결로 일단 상대를 밀어내는 편이 좋았다. 하지만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다. 수적 차이로 계속 뒷걸음질을 치고 있지만, 샤일라는 과거보다 훨씬 뛰어난 신체능력으로 재무장한 상태였다.
그리 허망하게 밀릴 정도는 아니라는 뜻이다.
그때 릴라야의 뒤쪽에서 뾰족한 외침이 터져 나왔다.
“범석 님이 온다! 모두 조심해!”
순간 호러 베레스즈가 크게 흔들렸다. 공중을 날아오는 범석의 모습을 모두가 확인한 것이다. 지난가을 시즌에 벌어진 그와 포레스트 엘프즈의 경기 장면은 월드리그 검투사들에게 큰 공포로 다가오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철교 난간을 발로 밟고 반대쪽으로 몸을 날릴 뿐, 특별한 공격을 가하지 않았다. 물론 건너편 숲 속에 도착해서 비도를 날리기는 했지만, 충분히 대비하고 있었던 터라 호러 베레스즈의 검투사들은 쉽게 쳐냈다.
‘후후. 걸려들었군.’
상대 검투사들 모두가 자신에게 시선을 집중하고 있는 모습에, 그가 한껏 고무된 표정을 지었다. 이로써 호러 베레스즈 팀은 함정에 빠져든 것이다. 숲 속에서 활동하는 존재는 그만이 아니었다. 곧이어 작은 비도 하나가 날아오더니 릴라야의 뒤통수를 그대로 강타했다.
“숲 속에 누군가가 또 있어! 모두 사방을 잘 살펴!”
대장 검투사의 외침에 호러 베레스즈의 검투사들 고개가 사방으로 돌아갔다. 어디서 공격해올지 전혀 예측할 수 없으니, 사위를 감시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런 정신 분산은 돌진력의 감소를 초래했다. 수적 차이에도 불과하고 갓즈나이츠 검투사들이 서서히 밀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행동불능이 된 릴라야를 넘어선 샤일라가 중견으로 있는 이가야를 공격해 들어갔다. 기습전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상대의 정신을 자신에게 집중시킬 필요가 있었다.
“이가야! 네 상대는 나다!”
여러 번의 충돌음이 터져 나온 후, 이가야가 놀란 눈으로 샤일라를 바라봤다. 과거의 그녀가 아닌 탓이다. 왠지 힘도 강해진 듯 보이고, 그동안 보이지 않던 진중함까지 검세에 묻어나오고 있었다. 마치 다른 사람을 상대하는 기분이었다.
“샤일라 님. 실력이 많이 늘었네요.”
“늘긴. 원래 내 실력이 이래.”
길게 그어지는 검을 튕겨낸 이가야가 몸을 작게 움츠린 후 길게 검을 찔러넣었다. 이렇듯 서로 압착된 상태에서는 찌르기 공격의 효용은 매우 컸다. 그러나 이내 샤일라에 내리치는 검에 검끝이 바닥에 꽂히고는 그대로 펀치를 안면에 먹었다.
뒤로 젖혀지는 이가야의 고개. 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갑자기 물속에서 튀어나온 티엘라가 한껏 죈 시위를 튕기며 화살을 쏜 것이다.
“아, 안 돼……!”
비명과 함께 쓰러지는 이가야가 난간을 넘어 중앙 시내로 추락했다. 이를 바라본 홀로 베레스즈의 7번 검투사가 바로 뒤를 쫓아 철교에서 뛰어내렸다.
서로 노려보는 티엘라와 7번 검투사. 이내 티엘라가 뒤로 물러나며 물속을 나와 숲 속에 몸을 숨겼다. 충분히 상대할 수 있지만, 그건 예의가 아니었다.
7번 검투사는 중앙 시내로 추락한 이가야를 구하기 위해 내려온 것이었다.
이 모습을 본 중계진들이 심히 감탄 어린 표정으로 떠벌리기 시작했다.
– 이런 대단하군요. 티엘라가 물속에서 튀어나오다니요.
– 그러게 말입니다. 극히 물을 싫어하는 그녀였는데, 이거 예상 밖인데요.
– 후후. 하지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엘프들은 주인을 위해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으니까요. 아마 오 범석 검투사를 주인으로 섬기며 단점을 고친 듯 보입니다.
– 하하하. 네. 단점을 고친 티엘라라……. 하여간 앞으로가 무척 기대됩니다. 하하하.
중계진의 칭찬이 나열되는 사이, 나무와 나무 사이를 건너는 티엘라가 한껏 미소를 지었다. 1명을 해치웠으니, 오늘 첫 출전은 성공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내 표정을 가다듬고, 빠른 이동을 시작했다.
기습을 통해 한 명을 쓰러뜨리기는 했지만, 주인인 범석은 더 큰 활약을 바라고 있기에 넋 놓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 작품 후기 ============================
에고에고. 퀸즈 파크 레인져스가 지고 있네요. 초반에 허망하게 한 골을 먹어서 이거 참나……. 제발 좀 박지성이 힘 좀 내야할 텐데요.
그럼 전 이만 축구를 보러 가겠습니다. 모두들 즐거운 하루 되시고요. 전 내일 또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