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ect World RAW novel - Chapter 49
49화
오사하 여객 터미널에 내린 범석과 비너스가 바리바리 싸들고 온 짐을 바닥에 내리고는, 주변 풍경을 연방 둘러보고 있었다.
청명하고 높은 하늘과 따사로운 햇살. 넓게 펼쳐진 야자나무 가로수 길사이로는 단출한 차림에 하이킹을 하는 관광객들이 보였고, 근처의 푸르른 해변 가에서는 수영복 차림의 엘프들이 주인과 함께 즐거이 모래사장 위에서 뛰어놀고 있었다. 벌써 9월의 중순에 이른 계절이지만, 적도에 위치한 오사하는 아직 여름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었다.
찌는 더위에 목이 말랐던 범석이 마침 한 열대과일 주스가계에 서서 종업원 엘프를 불렀다.
“여기 파인애플주스 두 개만 줘.”
“네. 손님.”
종업원 엘프가 250cc정도 되는 종이컵을 두 개 꺼내 후 믹서에 간 파인애플주스를 담았다. 그는 먼저 나온 주스를 비너스에게 주고는 나머지 하나를 받아들고 말했다.
“얼마지?”
“두개 해서 120크랑입니다.”
그 말에 범석이 눈을 동그랗게 말았다. 아무리 생과일주스라지만 너무 비싼 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은 유수의 대형 휴양지. 어느 정도는 바가지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100크랑짜리 지폐를 두 장을 꺼내 건네주었다.
“그런데 말이야. 여기서 리지호텔까지 멀어?”
“리지 호텔이라면 중앙길 좌측으로 5km쯤 가시면 되요.”
그 정도 거리라면 도보로 가기에는 제법 멀다고 할 수 있었다. 거스름돈을 받던 범석이 계속 질문을 던졌다.
“교통편은 어떻게 되지?”
“30분마다 한 번씩 오는 호텔 전용 플라잉카도 있고요. 근처에서 택시도 많이 서니, 이를 이용해도 되고요. 하지만 저 같으면 여행기간 동안 자이로보드를 빌려서 이동하겠어요. 저 아름다운 해변의 경치를 플라이카를 타고 빠르게 지나치기에는 너무 아깝잖아요.”
제법 그럴싸한 얘기에 범석이 수긍을 하며 고개를 주억였다. 기껏 유명 휴양지에 놀러 와서 경치구경을 하지 않는 것이 말이 안됐다. 그는 손에 든 과일주스를 단숨에 들이켰다. 신선한 과일향과 파이애플 특유의 톡소는 맛에 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캬~ 좋군. 알았어. 그런데 자이로보드는 어디서 빌리지?”
“여객터미널 우측으로 쭉 100m만 올라가시면 돼요.”
“알았어. 고마워.”
종이컵을 구겨 가계 앞에 마련되어 있는 휴지통에 버린 범석이 짐을 들어 올리고는 비너스와 함께 여객터미널을 나갔다. 그리고 오른쪽으로 길을 틀어 자이로보드 대여점을 찾아갔다.
우우웅! 우우웅!
자이로보드는 바퀴가 없는 오토바이쯤으로 생각하면 됐다. 공중에 대략 50센티쯤 떠서 평행으로만 이동을 하는데, 찻길이 없는 이 게임의 환경상 이동속도가 극악하게 느릴 수밖에 없었다. 기껏해야 시속 20km 정도로 인간이 걷는 속도보다 빠르기는 하지만, 힘껏 달리는 속도보다는 훨씬 느리다고 할 수 있었다. 하긴 주로 인도나 근처공원에서 타고 다니는데, 그 이상의 속도를 내는 것도 문제가 좀 있기는 했다.
“아저씨. 자이로보드 빌리는데 얼마입니까?”
범석의 부름에 꽃문양 티셔츠를 입은 한 대머리 중년의 사내가 슬리퍼를 질질 끌며 다가왔다.
“어느 놈으로 타려고?”
그가 쭉 보더니 하늘색 빛깔의 한 자이로 보드를 골랐다. 연인이 탈 수 있게끔 좌석이 2개가 있었는데 뒤쪽에 널따란 짐칸이 달려있어, 이동에 큰 불편이 없을 듯 보였다.
“이 놈으로 하죠. 얼마입니까?”
“한 시간에 90크랑. 하루 통째로 빌리면 400크랑이야.”
잠시 고민하던 범석이 1000크랑짜리 지폐를 하나를 꺼내들었다.
“이틀만 빌리겠습니다.”
넙죽 돈을 받아든 대여점 주인이 주머니에서 구깃구깃한 100크랑짜리 지폐 2개를 건네주며 말했다.
“시간이 되면 자동적으로 이곳으로 돌아오니 따로 반납하러 올 필요는 없어. 그냥 길가에 세워놓기만 해.”
“네. 알겠습니다.”
범석이 비너스와 나누워 들고 있던 가방들을 싣자 그 넓었던 짐칸이 가득 찼다. 훈련을 위해 준비해온 연습용무구들과 슈트가 주요원인이었다.
그는 앞쪽 좌석에 앉고는 비너스에게 손짓했다.
“비너스 뒤에 타.”
“네. 주인님.”
그녀가 뒤쪽 안장에 타고는 범석의 허리를 꽉 부여잡았다. 이에 그가 자이로보드에 곧 시동이 걸고는 공중으로 상승시켰다. 웅웅 소리는 내는 소리 앞에 천천히 앞으로 이동하는 자이로보드가 중앙 하이킹 길을 들어서더니 나름 속도를 내며 질주하기 시작했다.
휘이이잉. 휘이이잉.
시원한 바람을 온 몸으로 받으며 이동하는 그들이 해변가 도로로 들어서고 있었다. 인간에 적응한 갈둘기들이 먹이를 보채듯 자이로보드를 따라왔고, 동네 사람으로 보이는 어느 청년은 근처 나무에 올라가 양자수를 따고 아래에다 조심하라며 고함을 쳐댔다. 좌측의 해변 가에서는 선탠을 하며 몸을 태우는 엘프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었고, 지나는 하이킹 여행꾼들은 서로의 눈길이 닿을 때마다 반가이 손을 흔들었다.
“비너스 좋지?”
비너스는 작금의 상황이 너무도 행복했다. 주인과 단둘이 여행을 온 것도 꿈만 같은데, 이리 서로의 온기를 느끼며 보드하이킹을 즐기고 있었다. 정말 이 시간이 영원히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히 들었다.
“네. 좋아요.”
“하지만 독하게 훈련시킬 테니 단단히 각오해 둬.”
이 좋은 분위기에 여지없이 찬물을 껴안는 범석이었다. 하지만 뭐가 그리 좋은지 비너스는 표정 한 번 바꾸지 않고 히죽거려댔다. 놀러 다니던 훈련을 하던, 그와 함께라면 전혀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네. 열심히 할게요.”
얼마 후 전면에 리지호텔이 모습을 드러냈다. 범석이 탄 완곡한 곡선을 그리는 도로를 돌아 호텔입구에 멈춰서는 순간, 짧은 여행길이 끝을 고하고 있었다.
그와 비너스가 자이로보드에서 내리기가 무섭게. 대기하고 있던 엘프 벨보이들이 급히 다가와 짐을 꺼내 미리 구비해온 카에 실었다.
“어서 오십시오. 리지호텔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응. 그래.”
범석은 가볍게 몸을 푸는 동작을 하며 호텔 전경을 살펴봤다. 대략 5층 정도로 그다지 높지는 않았지만, 타원형을 그리며 넓게 퍼져있는 것으로 보아 제법 많은 손님을 수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곳곳에 솟아있는 열대나무들과 광장으로 이어지는 넓은 수영장, 간이 골프장들은 이 호텔이 제법 고급스러운 숙박시설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듯 보였다.
고개를 연신 끄덕인 범석이 자이로보드를 또 다른 엘프벨보이에게 맡기고 호텔 안으로 들어섰다.
‘오. 괜찮네. 흑사회 애들이 제법 신경을 썼는데.’
내부는 그야말로 휘항 찬란했다. 광장이라고 표현할 만한 로비의 천장은 5층까지 이어져 있었고, 중앙에는 시원한 물줄기를 무수히 뿌려대는 분수가 있었다. 바닥에는 고급스럽고 두터운 양탄자로 깔려있었고, 주변의 벽면에는 꽃장식이나 작은 목공예품들이 쭉 나열되어 있었다.
그는 연방 신기한 듯 주변을 구경하며 카운터로 갔다.
“어서 오십시오. 손님. 무얼 도와드릴까요.”
제법 정중히 인사하는 카운터 직원으로 범석은 새삼스러운 눈빛을 지었다. 그가 지금 입고 있는 복장은 면 티에 단순한 반바지 차림이었고 타고 온 차량은 대여한 자이로보드였다. 이런 고급호텔을 들어오는 행색으로는 적당하지 않았지만, 입구의 벨보이부터해서 너무도 친절하게 굴었다. 보통 도심지의 고급호텔이라면 진즉에 쫓겨나고도 남음이 있었다.
하지만 이곳은 휴양지였다. 아무리 졸부에 거부라고 할지라도 놀러 와서까지 양복에 갑갑한 넥타이는 메지 않았다. 그렇기에 이곳 호텔직원들은 복장을 보며 사람을 가리지는 않았다.
“방을 얻으러 왔는데. 기간은 2박 3일이야.”
“어떤 방으로 드릴까요?”
이에 범석이 품안을 뒤적거리며 엠마에게 받은 봉투를 꺼내 내밀었다.
“선물로 받은 숙박권인데. 어떤 방을 얻을 수 있지?”
봉투를 열어 내용물을 확인한 카운터직원중 하나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어딘가로 급히 전화연락을 했다. 그러자 잠시 후 30대쯤으로 보이는 지배인 한 명이 달려오더니 범석을 향해 허리를 90도로 굽혔다.
“오, 오셨습니까. 그렇지 않아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절 기다려요? 왜요?”
“아이고. 하여간 잘 오셨습니다. 자 이리로 오십시오. 제가 먼저 방까지 안내해드리기 전에 미리 인증을 받으셔야합니다.”
아무래도 흑사회가 단단히 신경을 썼다고 생각한 범석이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니었다면 단순히 손님을 맞이하며 이리 유난스러운 접대를 할 리가 없다고 생각된 까닭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받아야 하는 바, 범석이 고개를 주억였다.
“네. 그러죠. 뭘 하면 되죠?”
이에 지배인이 핑크빛을 발하는 작은 인증기구를 내밀었다. 아무래도 지문 인식 시스템이라고 생각한 범석이 엄지를 대 등록하고는 비너스의 것도 찍었다.
그러자 지배인이 다시 카운터에 나와 그를 이끌고 근처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인도하더니, 5층으로 데려갔다. 카펫 길이 펼쳐진 복도 길을 거닐며 501호실이라는 명패가 달린 문 앞에서 선 지배인이 양손으로 도어록을 가리켰다.
“아까 지문을 인식하셨으니, 지금 누르시면 문이 열릴 겁니다.”
범석이 엄지를 대 문을 열자, 몽환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방 안의 모습이 드러났다.
넓은 실내 공간을 가득 메우듯 수많은 장식구들이 늘어서 있었고, 전면 유리로 된 창문 밖에는 넓게 펼쳐진 오사하의 에메랄드빛의 바다가 탁 튀이듯 펼쳐지고 있었다. 그리고 널따란 침대에는 앙증맞은 베개가 2개가 눈에 띄었고, 그 앞 탁자에는 작은 바구니 안에 담겨져 있는 포도주와 갖가지 간식거리에 놓여있었다.
“오 제법 좋은데요. 꽤 마음에 듭니다.”
“네. 저희 호텔에서 자랑하는 VIP룸입니다. 범석님처럼 귀한 고객님에게만 특별히 오픈하고 있습니다.”
범석이 은근슬쩍 벨보이가 가져온 가방을 바라봤다. 저 안에는 갈아입을 옷과 훈련용 도구 외에도 버너와 컵라면이 있었다. 호텔식당과 휴양지 식당의 식사비용이 비싸다는 사실을 알고 준비해 놓은 2박 3일간의 식량이었다.
그런데 이런 VIP룸에서 궁상맞게 컵라면을 끓여먹을 생각하니, 자신이 그렇게 한심스러울 수가 없었다.
“아, 아. 그렇습니까? 참으로 고맙습니다.”
그때 지배인이 품안에서 카드를 꺼내더니 내밀었다.
“이 카드는 저희호텔 식당과 룸서비스는 물론 오사하휴양지의 모든 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VIP전용 카드입니다. 대금은 손님을 저희 호텔로 초대하신분이 부담할 테니, 마음껏 쓰십시오.”
“아. 그래요. 그럼 감사히 받겠습니다.”
범석이 잽싸게 카드를 받아들었다. 공짜인데 양잿물이라도 못 마시랴? 그는 득의의 표정을 지으며 냉큼 품안에 갈무리를 했다.
“아참. 그리고 그 분께서 알려드리라는 전문이 있었습니다.”
“뭔데요?”
“그게 좀 이상한 것이…….. 저희 호텔 카지노는 로비에서 지하로 내려가면 있다고 합니다.”
그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이내 끄덕였다. 이해를 못할 말이지만 빨리 지배인을 내쫓고 비너스와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였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이만들 가보십시오.”
“네. 그럼 지내시다가 불편한 점이 있다면 연락 주십시오. 즉각 올라와 처리해 드리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다시 한 번 정중히 허리를 굽힌 지배인이 뒤돌아서서 떠나갔다. 이내 범석은 문을 닫고는 비너스를 허리를 꽉 안아들었다. 그리고 입고 있던 반바지와 팬티를 동시에 내리고는 그대로 넘어뜨렸다.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체력단련을 하려는 의도?눼?
============================ 작품 후기 ============================
아. 오늘 참 비 많이 내립니다. 근래에 태풍이다 장마다하며 꽤나 쏟아지는데, 홍수피해가 클까 걱정입니다. 그럼 모두들 여름비 조심하시고요. 전 금요일 0시에 다시 찾아 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