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ect World RAW novel - Chapter 515
517화
퍼펙트 월드를 완결하기까지 1년 반이 걸렸습니다. 장작 516회. 글자 수는 대략 350만 자. 출판 분량으로 따지면 24권~25권이더라고요. 참 쓰는 저도 아찔했지만, 지금껏 성원해 주신 여러분도 대단하십니다.
하하하. 그런데 더욱 놀라운 사실은 킹오브판타지 월드에서 퍼펙트 월드까지 완결시키게 해줬던 키보드가 여전히 버티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현대전자에서 만든 키보드인데 글자는 다 지어졌지만, 여전히 제 기능을 발휘하더군요. 아마 그래서 현대전자가 사라진 모양입니다.
IMF때 어딘가로 인수됐다는 얘기를 들은 것 같은데, 이런 식으로 제품을 만들면 장사가 안되죠. 일단 최소 15년을 썼다는 얘기니까요. ㅋㅋㅋ. 그래서 저는 제 키보드에 정이 생깁니다. 오랜 세월을 저와 함께했거든요. 아마 앞으로도 PC를 사게 되면 계속 이 키보드를 사용할 듯 보입니다.(그런데 연결하는 잭 부위가 오래전부터 달라져서 가능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요새는 다 USB로 되어있더군요. ㅠㅠ. 용산에 가면 어댑터가 있겠죠?)일단 잡설은 여기서 그만하고요. 제가 퍼펙트 월드를 쓰기 전 다짐한 점은 바로 성실연재입니다. 이전 작에서는 연중 하는 경우가 많아 일단 이런 원칙을 세웠습니다. 그래도 세상사가 다 그렇듯이, 피치 못할 사정이 생기더군요. 그래서 이틀 정도는 연재하지 못했습니다.
종결을 맺은 지금 이점이 상당한 아쉬움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래도 저로서는 참으로 재미있던 시간이었고, 기쁜 순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제가 글을 쓰는 이유가 제 스스로의 취미를 이곳에서 찾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머릿속에 담긴 내용을 글로 표현하는 일은 어렵지만, 참으로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아쉬운 점도 많습니다. 무수히 많은 소재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지만, 저의 한계로 글로 담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건 정말 어쩔 수 없더라고요. ㅠㅠ. 길을 지나가다 상점 간판을 보고 영감을 얻고, 애니나 영화, 드라마를 보며 느낀 감정 등등……. 세상사 모두가 소재거리이니, 모두를 글로 담는다는 것이 가능한 일이 아니더라고요. 쩝~ 그런데 이런 과정 속에서 얼마 전에 새로운 원칙을 또 세웠습니다. 소재 발굴에 대한 것이죠. 바로 소재를 찾을 때는 높이 보는 것도 좋지만, 바닥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것입니다.
언뜻 들으니 이해가 안 되죠? 간단한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한 시대를 좌지우지하는 거창하고 화려한 인생관도 좋지만, 한 시대를 살아가며 고뇌하는 인생관도 썩 쓸만한 소재라는 겁니다.
그래서 태어난 글이 바로 ‘창공의 혈투’입니다. 이글을 쓰게 된 계기가 바로 2차 세계대전 속을 살아간 몇몇 사람들의 투영입니다.
바로 세계 최고의 격추 수를 자랑하는 에리히 하르트만과 전무후무한 천재 전투기 파일럿인 한스 요하임 마르세이유입니다. 에리히 하르트만은 2차 세계 대전 중 연합군 전투기 352기를 격추한 입지전적인 인물이고, 한스 요아힘 마르세이유는 158기를 격추한 서부 전선 최고의 천재 에이스인데, 재미있는 사실은 이 2차세계 대전을 대표하는 에이스 두 명의 성향이 판이하게 다르다는 겁니다.
굳이 동일한 점을 찾자면 겨우 독일군이라는 점뿐이라고나 할까요?
에르히 하르트만은 안정적이고 보편적인 전투전략을 활용해 전투를 수행했고, 상관과 동료, 하급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끝까지 살아남아 나치독일의 패배를 두 눈으로 똑똑히 본 얼마 안 되는 독일군 파일럿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한스 요아힘 마르세이유는 한 마디로 제 잘난 맛에 사는 여자만 밝히는 개 싸가지였습니다. 게다가 자신의 전투법을 찾으려고 위험한 전투와 비행을 수행해 상관들로부터 상당한 미움을 받았죠. 전투 시작될 때 아군 편대 이탈 후 적 편대 속으로 홀로 뛰어드는 놈인데, 뭘 더 바라겠습니까? 이자에 대한 평가를 한 마디로 내리자면……. 뭐랄까? ‘아마데우스’라는 영화에서 나오는 모차르트라고나 할까요? 왜냐하면, 이런 그가 전 세계 공군 역사에 길이길이 기억되는 이유가 바로 모차르트와 비견되는 공중전의 천재이자 최강의 실력자라는 점 때문입니다.
하루 동안의 전투에서 17기를 격추. 10분 동안 전투에서 8기의 격추. 또 일주일간 38기를 격추한 적이 있을 정도니까요. 이런 성과를 올린 이유는 바로 위험한 전투와 비행을 통해, 자신만의 전투법을 개발한 이유와, 사기적인 편차사격의 대가였기 때문입니다. 불과 15~20발로 연합군 전투기를 격추한 적이 있으니 말 다했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천재란 아이콘에 항상 붙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짧은 삶으로, 한스도 전쟁 중 죽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적과 싸우다가 죽은 것이 아니라, 새로 탑승한 기체가 불량품이었기 때문입니다.
하긴 다굴 빼고 이 한스라는 파일럿을 공중전으로 제압할 자가 있었을지 의문입니다.
그런데 제가 왜 이 두 명을 언급하는지 궁금하시죠? 주인공인 프란츠 뮐러와 그의 인생사가 바로 이 두 사람의 성격을 결합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인간미 넘치는 편안한 성격의 에르히 하르트만. 그리고 천재라 불리지만, 개싸가지로 불리는 한스 요아힘 마르세이유. 참 결합하자니 어려웠습니다.
덕분에 부모와 동생들 다 죽였고, 크로이트 제국에 내전도 일으켰습니다. 왜냐하면, 사람의 성격이 순식간에 바뀌게 하기 위해서는 합당한 이유가 필요한데, 트라우마 만한 것이 없더라고요. 덕분에 트라우마를 떠올리면 한스 요아힘 마르세이유. 아니면 에르히 하르트만이 되는 프란츠 뮐러라는 캐릭터를 만들어진 겁니다.
아 또 잡설이 길어졌네요. 제 글의 단점이 바로 이거거든요. ^^;;;;;;;;,.
정말 퍼펙트 월드 쓰는 동안 즐거웠고요. 516회가 진행되는 동안,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 준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담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저는 앞으로도 ‘창공의 혈흔’으로 찾아뵐 것이니, 앞으로도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그럼 그동안 사랑해주신 점 다시 한 번 감사를 표하며, 이만 하직 인사를 올리겠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 작품 후기 ============================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