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fect World RAW novel - Chapter 8
8화
쏴아아아.
스포츠센터 밖으로 나온 범석은 입구 테라스에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올 때만 해도 좀 흐리기는 했지만 멀쩡했던 날씨가 언제 그랬다는 양 빗줄기가 사정없이 쏟아져 내리던 까닭이다. 웬만하면 그냥 뛰어갈 수도 있었지만, 워낙 굵어 자칫 흠뻑 젖는 수가 있었다.
‘이거 어떻게 하지. 아무나 붙잡고 같이 우산을 쓰자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잠시 그가 머뭇거리는 사이, 스포츠센터의 문이 열리며 한 여인이 걸어 나오고 있었다. 새하얀 원피스를 입은 엘프였는데, 한 쪽 어깨춤에는 보자기 쌓인 네모난 통을 끼고 있고 오른 손에는 우산을 들고 있었다. 우산을 펴던 그녀가 범석을 보더니 가볍게 인사했다.
“저기 안녕하세요. 아직 안가셨네요.”
이제야 그녀를 얼굴을 확인한 범석이 환하게 미소를 지어 보냈다. 방금 전 만났던 레이미라는 엘프로, 아마도 지금 점심을 하러 나가는 듯 보였다.
“아. 그래. 보다시피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잠시 그의 행색을 살핀 레이미가 대답했다.
“우산을 가져오지 않으셨나 보죠?”
“응. 올 때는 비가 오지 않았거든.”
레이미가 우산을 펴며 말했다.
“멀리는 안가시죠?”
“응. 요 앞에 식당가에 가니까 그리 멀리는 아니야.”
“그럼 저랑 같이 가요. 모셔다 드릴게요.”
범석이 염치불고하고 바로 레이미의 옆에 가서 섰다. 공략이 가능한 상대가 같이 우산을 쓰자고 하는데, 뒤로 뺄 그가 아니었다.
“하하하. 미안해서 어쩌지. 하여간 고마워.”
“뭘요. 멀리 가지도 않는데요. 그럼 가시죠.”
그 말을 한 레이미가 서로의 어깨를 가까이 붙이고는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범석은 어떻게 해서든 최대한 친분을 쌓기 위해 주절주절 떠들어 대며 걸었다.
‘퍼펙트월드’의 시내거리는 참으로 이색적이었다. 차도는 온데간데없고 건물과 건물 사이는 모두 인도로 채워져 있었다. 간혹 대형 플라잉카가 오르내릴 수 있는 빈 공간이 주차장처럼 덩그러니 놓여 있기는 했지만 그리 많지는 않았고, 버스정류장은 모두 어느 높은 빌딩의 옥상에 위치해 있었다. 그리고 상점가 앞 하늘에는 영업용 3D 레이져 영상이 손님을 유혹하듯 어지러이 흔들거렸다.
한참을 거리구경을 하던 범석이 해물파스타를 파는 식당 앞에서 멈춰 섰다. 특별히 좋아하는 음식은 아니었지만, 들은풍월로는 여자들이 좋아한다고 해서 선택한 것이다.
“레이미. 내가 살게 저 식당으로 가자.”
그 말에 레이미가 어깨춤에 낀 보자기에 싸인 통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 아뇨. 전 도시락을 싸와서요. 요 앞 편의점에서 먹으면 돼요.”
“됐어. 그냥 가면 내가 미안해지잖아. 사준다고 했을 때 그냥 먹어.”
“아니에요. 전 괜찮으니까 상관마세요.”
계속 사양을 하자 범석이 넋두리 하듯 조용히 말했다.
“우산을 네가 가지고 있잖아. 네가 이대로 다른 곳으로 가면 나 이따 돌아갈 때는 비 쫄딱 맞는다고.”
“아 그렇군요. 그럼 제가 우산을 여기 두고 갈게요.”
“야. 그럼 내가 미안하잖아. 너 혹시 파스타 싫어서 이러는 거야? 그런 거라면 다른 데 가서 먹고.”
특별히 가리는 음식이 없던 레이미는 고개를 흔들며 부정을 표했다.
“아, 아뇨. 그런 건 아니에요. 다만 범석님은 이따가 테스트를 받아야할 입장이고……. 저는 감독관이니까요.”
범석이 멍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아무리 전문 강좌라고는 하지만 무슨 놈의 스포츠센터 수강 시험에 이리 딱딱하게 구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솔직히 엘프들의 이런 완고함은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
“휴~ 그럼 어쩔 수 없지 그냥 편의점으로 가서 서로 각자 먹고 싶은 거 알아서 사먹는 거야. 그건 괜찮겠지?”
잠시 꾸물거린 레이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한숨을 크게 내신 범석이 다시 근처 편의점으로 향해 주적주적 비오는 거리를 걸어갔다.
딸랑딸랑.
“어서 오세요.”
편의점 문을 열고 들어가자 맑은 종소리와 함께 남자종업원이 허리 굽혀 인사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를 들은 채 만 채 한 범석이 냉장진열대로 앞으로 걸어갔다.
각가지 간식거리가 나열되어 있었는데, 그중 삼각 김밥 한 개와 햄버거, 콜라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스낵코너에서 사발면을 꺼내와 뜨거운 물을 담고는 간이식탁으로 갔다.
뒤이어 레이미가 따끈한 오뎅국물 같은 것이 담긴 작은 투명 프라스틱 용기를 조심스레 들고 와 그의 바로 옆에 섰다. 사발면이 익기만 기다리고 있던 범석이 흥밋거리 삼아 그녀의 도시락을 살폈다.
서서히 뚜껑이 열리는 도시락통. 기겁을 한 범석이 두 눈을 동그랗게 말아 올렸다.
‘저건 또 뭔 시츄에이션이냐?’
도시락 통 안에는 2가지 음식이 들어있었는데 한쪽은 삶은 검은 콩이었고 또 한쪽은 생 브로콜리였다. 이걸 겨우 7크랑짜리 가격표가 붙어있는 오뎅국물과 함께 점심으로 먹는다는 것 자체가 범석의 관념상으로 도무지 이해가지 않았다.
“데, 레이미. 그거 점심으로 먹는 거 맞아?”
가볍게 수긍을 표하는 레이미였다.
“네.”
“그냥 삶은 콩이랑 생 브로콜리뿐이잖아.”
“네. 하지만 충분한 칼로리와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등을 제공해 주는 훌륭한 식품들이에요.”
콩과 브로콜리가 몸에 좋다는 것쯤은 범석도 충분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혀에는 감각이라는 것이 있었다. 무슨 전쟁터난민도 아니고 저걸 식사라고 하고 있으니 옆에서 보는 그가 갑갑하기 이를 데가 없었다.
“야. 평소에도 이렇게 먹냐?”
“네. 이곳 스포츠센터로 파견 나오고서 부터는 계속요.”
“그 전에는?”
그때는 소속팀의 구내식당을 애용했기 때문에, 지금의 도시락보다는 식감이 넘치는 다양한 음식들로 먹었다.
“소속팀의 구내식당을 이용해서 여러 음식들을 먹었죠. 그런데 왜요?”
“그런데 왜 지금은 이 모양 이 꼴이야? 혹시 근래에는 소속팀이 점심도 제대로 먹지 못할 정도로 부려먹는 거야?”
그렇지는 않았다. 그녀의 소속팀은 이 도시가 아닌 근처 허비시티라는 도시에 연고를 두고 있었다. 덕분에 그녀는 홀로 이 도시로 파견 나와야 했고 팀으로부터 매월 생활비 명목으로 2만 크랑이라는 돈을 받았다. 별것 아닐 돈이라고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팀에 소속되어 있어 지금껏 돈이란 것을 쉬이 만져보지 못했던 그녀로서는 아주 큰돈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왜 이런 식단을 점심식사라고 먹느냐? 그건 모두 엘프의 습성과 프로 스포츠클럽들의 운영형태에서 비롯되었다.
현재 이 세계의 프로클럽들은 대부분 주식회사 형식을 갖추고 있었다. 문제는 주식회사의 목적이 주주이득의 극대화라는 것이다. 덕분에 팀은 매주 고액의 주급을 줘야하는 개조인간이나 따로 주인이 있는 엘프를 쓰기보다는, 생산시설에 태어나는 재능 있는 엘프를 구입해 키워서 사용하는 것을 더 선호했다. 근데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그녀들을 서로 사고판다는 데에 있었다. 해당 팀으로서는 필요 없는 선수를 내보내 돈을 벌고, 팀에 꼭 필요한 선수를 돈을 주고 사올 수 있으니 좋겠지만 그녀들은 전혀 아니었다. 엘프를 사고팔기 위해서는 주인이 없어야 했기 때문이다.
주인을 모시는 행위를 일생일대의 가장 큰 행복이라고 철석같이 믿는 엘프들에게 그 신세란 노예와도 같은 비참한 생활이었다. 이는 레이미도 마찬가지. 팀에서 지내는 29년간, 그녀의 한 결 같은 소원은 좋은 주인을 만나 성심성의껏 모시는 일이었다. 다만 자신의 몸값이 너무도 비싸 사려고 하는 주인이 나타날지 의문이라는 점이다.
이에 매월 소속팀에 주는 2만 크랑의 돈은 너무나 귀중했다. 이 돈을 모아 목돈을 만들어, 만약에 있을 자신을 사려는 주인에게 건네준다면, 약간이나마 금액적인 부담을 덜 수 있으니 자신을 사갈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믿은 것이다.
이 얘기를 모두 들은 범석은 기가 막힌다는 듯이 레이미를 바라봤다.
“혹시 있을 주인 주려고 이렇게 짠순이로 산다는 거지?”
레이미가 그의 눈치를 살피며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네.”
“솔직히 말해봐. 도대체 얼마나 모았냐?”
잠시 손가락을 굽히며 계산한 레이미가 대답했다.
“이 스포츠 센터에 오고 13개월 됐으니 24만 크랑이 좀 넘을 것에요. 자세한 것은 돈이 든 깡통을 따봐야 알겠지만요.”
그렇다는 얘기는 매월 천 오백 크랑도 안 되는 돈으로 생활해 왔다는 소리였다. 말도 안 되는 얘기였지만 저 점심도시락을 보니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참나 독하게도 모았네. 그렇게 주인이 좋냐? 얼굴도 모르고 과연 나타지도 의문인 사람을 말이야.”
“당연한 일이에요. 주인님을 섬기는 것은 저희 엘프들의 존재의 의미니까요.”
너무도 당당한 태도에 범석은 어이가 없다 못해 갸륵한 감정까지 들었다. 생전 보지도 못하고 만나지도 못한 사람을 그리며 저렇게 궁상맞게 살아가고 있으니까 말이다.
이쯤 되자 그는 레이미의 몸값이 사뭇 궁금해졌다. 어차피 밤일을 즐길 엘프가 몇몇 더 필요한 마당이니, 가격만 맞으면 자신이 주인이 되는 것도 나쁘지 않아보였다.
“도대체 네 몸 값이 얼마 길래 그래?”
“저……. 그게……. 2500만 크랑이요.”
몸값을 말한 레이미가 범석을 슬그머니 바라봤다. 어떤 반응을 보일 지 궁금해서였다.
솔직히 레이미가 지금 이런 개인적인얘기를 초면인 그에게 한 것도 모두 다 이유가 있어서였다. 바로 범석이 개조신체를 지녔다는 점 때문이었다. 거금이 필요한 그 시술을 받았다는 것 자체만으로 큰 부자라는 얘기. 혹시나 자신을 사갈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렇지만 범석의 총 재산은 오피스텔 빼고 500만크랑 정도였다. 아니 비너스의 치료비로 60만 크랑 정도가 소요될 터이니 440만 크랑이라고 할 수 있었다.
떡 벌어진 입을 한 범석이 눈을 깜빡거리며 말했다.
“뭐, 뭔 놈의 몸값이 그렇게 비싸냐? 2500만 크랑이면 나 같은 사람은 평생을 써도 남아도는 돈이잖아.”
“범석님 같은 분이 왜요? 범석님은 부자시잖아요?”
얼토당토하지도 않는다는 표정을 지은 범석이 검지를 펴 자신을 가리켰다.
“내가 부자라고? 아니야. 난 그냥 소소한 소시민일 뿐이라고.”
“하지만 개조신체를 지녔잖아요. 그 시술을 받으려면 얼마나 큰돈이 필요한데요.”
레이미가 단단히 착각하고 있음을 안 범석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자신이 개조신체인 것은 플레이어여서이지 절대 부자라서가 아니었다. 하지만 이 사실을 그대로 밝힐 수는 없는 일이었다. 솔직히 믿지도 않을뿐더러 설령 믿더라도 현실세계의 이야기는 게임 세상에 큰 혼란을 가져다줄 수 있었다.
그는 게임 내에서 제공하는 변명거리를 하나 발췌해 떠들어댔다.
“그건 내가 부자라서가 아니야. 너. 인간들이 20살이 되어 사회진출을 하기 이전까지는 학교에 다니며 교육을 받는 사실은 알지?”
“네. 알아요.”
“그럼 학교를 졸업하며 학업성적이 좋은 학생들에 한해서 신체개조시술을 무료로 해주는 사실은 알아? 내가 바로 그 케이스거든.”
“그, 그렇군요…….”
레이미는 범석의 거짓을 곧이곧대로 믿었는지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현대사회에서 인간들은 꽤나 게을렀다. 엘프만 구입하면 그녀들에게 사회 활동을 시켜 돈을 벌면 되니, 인간은 거의 일할 필요 없었다. 이에 학업성취도 낮아지는 당연한 바, 연방정부는 학생들의 학구열을 고취하기 위해 성적이 좋은 일부에 한해 고가의 신체개조시술을 무료로 시켜주고 있었다. 범석이 이중의 하나라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실망스러움을 어쩔 수 없었는지 레이미가 고개를 푹 숙였다. 유력한 주인님 후보가 등장한 줄 알았더니 알고 보니 아니었던 것이다.
이런 그녀의 기분을 눈치 챈 범석이 오기가 생겼다. 사나이 오 범석. 어려움이 있다고 한 번 찍은 여인을 포기할 사람이 아니었다. 이런 찝찝한 감정을 가지고 살아가느니, 그까짓 돈 벌어서 그녀를 사면 그만이었다.
가슴을 쭉 편 그가 당당한 투로 말했다.
“레이미. 실망하지마라. 너는 내가 사줄 테니까.”
“네? 저, 정말인가요? 하지만 돈이 없으시잖아요.”
“그건 걱정하지 마라. 내가 그깟 돈 못 구하겠냐. 좀 만 기다려라.”
말만이라도 고마운 레이미가 조금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지금까지 자신에게 이렇게까지 말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왠지 마음 속 깊은 곳에서 그를 믿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다.
“고마워요. 하지만 너무 무리하지는 마세요.”
“무리할 필요가 뭐가 있냐. 그깟 2500만 크랑을 버는데. 하하하.”
범석은 말뿐이 아니라 나름 자신도 있었다. 자신이 팀을 창설하고 내년 이맘때쯤 열리는 승강토너먼트를 통과해 프로로 진입하면 많은 수입이 예상되었다. 어차피 그때가 되면 실력 있는 많은 프로검투사들이 필요하니, 레이미를 구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범석이 진지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프로검투사로 오랫동안 생활을 해왔으니, 그쪽 생리에 대해 빠삭할 것이라 생각한 탓이다.
“레이미. 혹시 프로검투사의 몸값이나 연봉이 대충 얼마인지 얘기해 줄 수 있어?”
“글쎄요. 어느 리그에서 활동하느냐와 팀에서의 중요도에 따라 크게 달라져요.”
그 점은 범석도 알았다. 그가 원하는 것은 대략적인 설명이었다.
“그냥 대충이라도 설명 해줘봐.”
“예를 들자면 저희 팀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엘프가 1100만 크랑이에요. 그리고 이번에 새로 주전급 검투사를 영입하는데 5500만 크랑이 소요되었다고 했어요.”
말에 좀 어폐가 있었는지 범석이 난데없이 레이미를 쏘아봤다. 해당 리그의 주전급 검투사를 사오는데 5500만이면 되는데, 왜 레이미는 2500만이나 달라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이 둘 사이에 3000만 크랑이라는 큰 차이가 있지만, 팀의 핵심이 될 검투사와 전력 외로 구분되어 단지 스포츠센터강사로 파견 나갈 사람과의 차이만큼은 아니었다.
“아니 이건 정말 널 무시해서가 아닌데, 팀 내 주전급 검투사 몸값이 5500만인데 왜 네가 2500만이야?”
레이미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 그게 저도 의문이에요. 그 정도 금액이면 저희 팀이 소속되어 있는 와이드리그의 상위권팀 주전 검투사급의 몸값이거든요. 그리고 저 정도의 경력과 능력, 나이를 보면 대체로 500만에서 600만 크랑 정도 하는 것이 보통이에요. 왜 팀에서 그런 금액을 붙였는지 도무지 이해가지가 않아요.”
본인도 알 수 없다는데 어쩌겠는가? 범석은 그녀의 특성이 ‘철저한 가르침’을 이내 떠올리고는 억지로나마 이해했다. 5인에 한해서 훈련성과가 1.5배에 이른다고 했으니 코치로 쓰면 큰 효과를 보는 것이 당연했다. 아마 그 특성을 인지한 팀에서 충분히 그 금액을 붙였을 수도 있다고 생각됐다.
“뭐. 너 정도면 전혀 그 정도 금액이 못 붙을 것도 없지…….”
“……..”
아무 말도 없는 레이미. 범석도 질문을 그만두고 식사를 시작하기로 했다. 더 이상 긴 대화를 이어가다가는 아무래도 사발면이 우동으로 변신할 것 같았다.
그는 젓가락을 뜨기 전, 진열대에 가서 다른 요깃거리를 더 사와 레이미 앞 식탁에 펼쳐놓았다. 아무리 각자 먹자고 했지만 저 도시락 통을 보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이에 레이미는 처음에는 완강히 거부했지만, 그의 계속된 강요에 어쩔 수없이 먹게 되었다. 일단 범석은 그녀의 유력한 주인 후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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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또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