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Me Up! RAW novel - Chapter 102
102. 니플헤임(14)
[퍼즐 레디!]
[난이도 – 초신급]
조작창이 바뀌어 퍼즐 화면으로 넘어갔다.
하지만 수동 제작에서 흔히 볼 법 한 다면체 퍼즐이 아니다. 화면에는
수많은 종류의 게임이 나열되고 있 었다. 이번 제작에서 사용될 게임 들. 나는 쭉 훑어보았다.
’가장 기본적인 게임부터.’
가로세로를 맞추는 직소 퍼즐.
‘핀볼, 테트리스,틀린 그림 찾기, 네모로직,크로스워드, 리듬게임까 지.’
그 밖에도 다종다양한 퍼즐들이 작게 네모칸으로 표시됐다.
모두 합쳐서 13종류. 퍼즐의 스타 트 화면에 일제히 화염 이펙트가 덧 칠됐다.
[그대는 지옥을 감당할 준비가 되 었는가?]나는 손가락의 관절을 풀었다. 준비는 이미 끝났다.
“유르넷.”
<저도 됐습니다.〉
유르넷의 주위에서 하얀 책장들이
흩어져 펄럭였다.
[띠링!] [퍼즐 스타트!] [1. 큐브 퍼즐(초지옥급 + 패널 티)] [27 X 27]16비트의 배경음과 함께 퍼즐 화 면이 떠올랐다.
화면에는 내가 제작할 검이 도트 로 표시되어 있다.
슈슈슈슈숙. 엄청난 속도로 검의 그래픽이 회전하기 시작했다.
‘ 우좌좌상하좌좌우우우 상좌상하 하우좌좌.’
나는 퍼즐의 패턴을 빠르게 살폈 다.
‘좌로 세 번. 우로 두 번. 위로 다 섯 번. 아래로 네 번.’
패턴을 보는 것과 동시에 계산을 시작했다.
느긋하게 분석하고 있을 여유는 없다. 패널티가 적용될 때가 왔기 때문이었다.
[패널티 발동!] [※블라인드의 저주]게임 화면이 먹물을 뿌린 것처럼 새카매졌다.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그 상태에 서,
[00 : 30 : 00]제한 시간 30초. 타이머 가 돌아갔 다.
나는 게임창의 바깥을 드래그하며 움직였다.
맵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공식 은 계산이 끝나 있었다.
‘좌로 셋. 우로 둘. 위로 다섯. 아 래로 넷. 좌로 둘. 우로 둘. 위로 둘. 아래로 여덟.’
[패널티 발동!] [※가속의 저주] [타이머가 빨라집니다!]타이머가 두 배로 빨리 닳기 시작 했다.
어느덧 남은 시간은 10초. 화면은 여전히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이 정도는.’
보지 않고서도 할 수 있다.
나는 정신 없이 손가락을 움직였
다.
[퍼즐 클리어!] [걸린 시간 一 00 : 14] [일치율 – 100%]첫 번째 게임이 끝났다.
부글부글. 용암 호수가 시뻘건 빛
과 함께 격렬히 끓어올랐다.
[Great!] [태초의 용광로에 지옥의 업화가 깃듭니다!]호수의 수면에 거대한 마법진이 그려졌다.
< 알았소이다!〉
캉! 캉! 캉!
망치가 모루를 두드리는 소리. 돌아보지 않는다. 두 번째 게임이
시작되고 있었다.
[2. 리듬 게임(초지옥급 + 패널 티)]리듬 게임의 초기 화면이 떠오르 고 있었다.
나는 오른손을 리듬 게임에 있는 5개의 건반에 가져다 댔다.
16비트의 음악이 흐르더니 메시 지가 표시됐다.
[Start!]노트가 미친 듯한 속도로 떨어지 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패널티가 적용됐다. 이번도 역시 블라인드 패널티. 건반 이 있는 쪽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화면의 90퍼센트가 가려졌다.
[128Combo!] [Perfect! ] [Perfect! ] [Perfect! ]'안 될 건 없지.'
어차피 떨어지는 속도와 위치만 가늠하면 누를 타이밍을 알 수 있 다.
나는 분당 수백 개씩 떨어지는 노 트를 완벽히 때려 맞췄다. 초신급에 서는 퍼펙트가 아니면 안 된다. 사 소한 실수로 무기에 막대한 질의 저 하가 있을 수 있었다.
[835Combo! ] [Perfect! ] [을 콤보 달성!] [Great! ] [태초의 용광로에 지옥의 정화가 담깁니다!]화르르륵!
용암 호수로부터 커다란 불길이 튀어 올랐다.
<되,되는군. 정말 그분이 돌아오 신 것이오?〉
<합금 완료. 사용합니다.〉
호수 위에 검붉은 철괴가 떠올랐 다.
흑성철. 5신기를 만들 때 쓰던 극 상의 금속이다. 원래 9가지 광석을 합금했지만,이번에는 2가지 재료를 더 추가했다. 풍덩. 철괴가 수면에 빠지자 용암이 한층 붉어졌다.
"실력이 한층 진일보하셨군요."
"이제 시작이야.”
나는 짧게 답했다.
다음 게임이 이어졌다.
[3. 테트리스(초지옥급 + 패널 티)]
[사용 블럭 : 5가지]
[블라인드]
[가속 X 3]즉시 시작. 숨 쉴 틈도 없이 블럭 이 떨어졌다.
화면의 반절이 가려졌다. 나는 블 력의 모양을 조정하며 아랫부분을 계산했다. 일직선 형태로 빈 곳을 남긴 채,모든 칸을 블럭으로 꽉꽉 채웠다.
[ ICombo! ] [2Combo! ] [3Com…..]한꺼번에 줄을 치워 없앴다.
[테트리스 클리어!] [연속 콤보 – 15] [Great!] [태초의 용광로에 지옥의 마력이 부여됩니다!]용암 위에서 섬광이 일더니 마법 진이 붉게 변했다.
큰 마법진에서 수십 가지의 작은 마법진이 연이어 생성됐다. 유르넷 이 인챈트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 다. 나는 시선을 거둔 채 게임에 집
중했다.
[4. 핀볼(초지옥급 + 패널티)] [가속 X 3]나는 반사적으로 손을 움직였다. 떨어지기 직전이었던 철구가 패널
에 의해 튀어 올랐다. 철구슬은 포 탄과 같은 속도로 필드를 오갔다.
초신급의 퍼즐 게임.
퍼즐 자체의 어려움도 문제였다.
하지만 그보다 더한 난관은 연속 퍼 즐이 끊임없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조금의 쉴 사이도 없이. 나는 바쁘
게 손을 움직였다.
몸에서 조금씩 땀이 흐르기 시작
했다.
’5분째인가.'
13종류의 게임이 모두 끝났다. 그러자,
[14. 큐브 퍼즐(초지옥급 + 더블 패널티)] [35 X 35]화면이 회전했다.
다시 처음부터 시작이었다. 저번보다 조금 더 높은 난이도로.
[Great!] [태초의 용광로에 지옥의 정령이 깃듭니다!]화아아악!
호수에서 3m 크기의 불꽃이 솟아 올랐다.
화염이 내려앉자,허공에 시뻘겋 게 빛나는 한 자루 검이 놓여 있었 다.
<조형 완료. 다음 단계로 넘어갑 니다.〉
[15. 미로 찾기] [제한 시간 – 00 : 30 : 00]과배기처럼 얽히고설킨 그림이 나 타났다.
그림 중앙에는 작은 공이 놓여 있 다. 나는 공을 손으로 굴리듯 움직 였다.
수십 개의 갈림길을 지나 공이 탈 출구로 빠져나갔다.
[Great! ] [태초의 용광로에 지옥의 겁화가 담깁니다!]호수에 있던 수십의 마법진이 일 제히 축소되더니 검으로 차례차례 모여들었다.
['자동 수복(A)’ 인첸트 성공!] ['특수 귀속(S)' 인챈트 성공!] ['경도 강화(S)' 인첸트…….]화르특!
다시 한번 호수에서 불꽃이 튀어 올랐다.
튀어 오른 화염이 미완성의 검을 뒤덮었다.
검이 불꽃에 휩싸일 때마다 격렬 하게 요동쳤다.
[16. 직소 퍼즐] [100 X 100] [제한 시간 一 02 : 00 : 00] [17. 틀린 그림 찾기] [제한 시간 – 00 : 30 : 00]두 개의 게임이 한꺼번에 등장했 다.
직소 퍼즐과 틀린 그림 찾기. 나는 직소 퍼즐 게임을 비활성화시켰다. 타이머는 돌아가지만, 그보다는 시
간이 짧은 게임을 먼저 수행해야 했 다. 사진 곳곳을 터치하자 동그라미 가 그려졌다. 20초 내로 해치우고 직소 퍼즐로 넘어갔다.
'슬슬.'
퍼즐 수행 10분째.
집중력이 떨어지는 타이밍이자 제
일의 난관이 왔다.
나도 여기서 몇 번의 실수로 다 된
밥에 재를 뿌리곤 했다.
[21. 리듬 게임(초지옥급 + 더블 패널티)] [가속 X 3] [건반 – 7]'15 분째.'
셀 수도 없는 숫자의 마법진이 검 으로 모여들었다.
용암에 뒤덮인 검신이 마침내 모 습을 드러냈다. 백색의 검신 위에 검은 글자가 새겨지고 있었다. 20분 째. 작업은 후반부에 다다랐다.
손만 움직였을 뿐인데,땀이 비처 럼 흘러내렸다.
시야가 잠깐 흐릿해졌다.
[Immortal] [태초의 용광로에 지옥의 저주가 깃듭니다!]퍼엉!
끈적한 용암이 터져 올랐다.
용암 속에서 흑색의 칼집이 나타
났다.
<나타나라. 드러내라. 증명하
라.〉
유르넷의 목소리가 공동 전체에 울려 퍼졌다.
말이 한 음절 이어질 때마다 검과 칼집에서 검은빛이 안개처럼 피어 올랐다.
[띠링!] [피날레!] [지금까지 나온 퍼즐이 모두 등장 합니다. 제한 시간 내에 모든 게임 을 클리어하세요!] [퍼즐 종류 – 32] [제한 시간 – 05 : 00 : 00]나는 숨을 내쉬었다.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유르넷이 말했다.
나는 답하지 않고서 화면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 5분 뒤.
[★!초 대 성 공!*] ['한(★★★기이 '비프로스트 (U)'를 제작했습니다!]
다소 촌스러운 성공 메시지가 떠 올랐다.
나는 팔을 놓았다.
"……끝났습니다."
유르넷 주위에서 흩날리던 책장들 이 빛으로 사라졌다.
"실수는…… 없었나?"
나는 유르넷이 건네주는 물을 들 이 켰다.
20분째부터는 시간을 제대로 세 지 않았다. 퍼즐이 성공인지 실패인 지도 가물가물했다.
"보다시피."
유르넷은 앞을 가리켰다.
나는 호수를 보았다. 용광로 위에 검이 둥둥 떠올라 있었다. 유르넷이
손을 내젓자 검과 칼집이 이쪽으로 날아왔다.
"완벽합니다."
유르넷이 칼집에 검을 집어넣은 뒤 내게 내밀었다.
나는 검을 받아들었다. 묵직한 무 게감이 팔에 전해졌다.
순간 힘이 빠져 놓칠 뻔했다. '그래도 한 번 만에 성공했군.’
신급 이상부터는 나도 몇 번의 실
패를 각오해야 했다.
브류나크와 루인이 3번. 클라우
솔라스가 2번. 나글파르가 4번. 레 바테인을 만들 때는 무려 11번이나
재료를 날려 먹었다. 나는 고개를 내젓고는 검을 살폈다.
일반적인 한손검보다 검신이 길고 두께도 한 폭 이상 두꺼웠다.
다만 대검처럼 무식하게 크지만은 않다. 상황에 따라 한손으로도,양 손으로도 휘두를 수 있는 양방형 무 기인 듯했다.
붕‘
칼집에 든 검을 휘둘렀다.
처음 쓰는 것인데도 균형이 딱 맞 아 들었다.
'아이템 감정?
[비프로스트]
[등급 : Unknown]
[지옥의 업화로 벼려진 장검. 무
한의 가능성을 품고 있다.]
[비고 – 특수 귀속 아이템, 소유
권 양도 불가능,파괴 불가능] [비고2 – 사용자의 데이터 저장
(현 소유자 – '한(★★★)’) 및 자 가 진화]
[비고3 – '타천의 증명(SS)'과 연 동]
U 등급.
니플헤임에 단 한 자루밖에 없는
등급이었다.
이어서 검의 외견을 살폈다.
흑색 칼집에 복잡한 음각 문양이 새겨져 있다.
검을 뽑아 들자, 하얀 검신이 섬뜩 한 빛을 발했다.
겉으로만 보면 크게 화려한 것은 없다.
내가 생각하던 그대로였다. 폼으 로 무기를 들고 다니는 것은 사양이 다. 남의 이목을 끌고 싶지도 않다. 실용성만 있다면 그걸로 만족이었 다.
연동은 왜 했지?"
나는 검을 뽑아 든 채 말했다.
세 번째 비고에 낯선 단어가 쓰여
있었다.
"혼자 떠나가시는 게 걱정이 되어
유르넷이 눈을 내리깔았다.
나는 픽 웃고는 말했다.
"그래서, 뭐 넣었냐?"
"차원 도약입니다. 니플헤임에 있
는 무기를 마스터의 곁으로 소환할 수 있지요."
"그런 인첸트는 처음 듣는다만.” "마스터의 검이 강력한 힘을 품고
있는지라.”
유르넷은 설명을 이어갔다.
U 등급의 성장형 무기,비프로스 트에는 어마어마한 간섭력이 잠재 되어 있고,이것을 타천의 증명과 연동하여 차원 도약을 실시할 수 있 다고 한다.
"아무리 마스터가 우수하실지라도 이 세계의 일은 알 수 없습니다. 마 스터께서도 이미……
"알고 있지."
나는 답했다.
얼마나 대비하고 준비해도 예상외 의 사건은 찾아온다.
그것이 ’픽 미 업'의 룰이었다.
"마스터께서 진정 위험에 처하셨 을 때,단 세 번."
"마음에 들지 않으십니까?"
유르넷이 나를 올려보았다.
눈이 흔들리고 있었다.
"허락만 해주신다면,저는 차라리 니플헤임을 떠나 마스터 곁으로 가 고 싶습니다."
"그건 안 돼."
"그렇다면 이 선물을 부디 받아주 십시오. 마스터가 불의의 사고로 돌 아가시기라도 하면 저희는 의지할 분이 없습니다."
나는 한숨을 쉬었다.
"알았다,알았어."
"감사합니다."
"니플헤임의 무기를 불러온다. 기 회는 세 번. 그 밖의 조건은?"
"송구한 말씀입니다만, 메인 임무 내에서는 출력이 저하됩니다. 좌표 가 워낙 멀어서. 아마 임무에서는 한 번밖에 사용이 안 되실 겁니다."
"나도 그럴 생각은 없어."
니플헤임의 무기는 분명 강력하 다.
사용에 따라서는 엄청난 힘이 되 어줄 것이다. 하지만 메인 임무에서
의 사용은 문제가 있다.
'암케나가 보고 있다.’
게임 캐릭터가 갑자기 슈퍼 무기
를 꺼내 들어 적을 쓸어버린다면 버 그 리포트가 날아갈 수도 있다. '픽 미 업'의 고객 센터는 버그 제보자 에게 막대한 보상을 주기로 유명했 다.
'그렇다면,기회는 제한되어 있군.’ 마스터가 보고 있지 않거나 볼 수
없을 때.
그런 경우가 거의 없어 보이지만 은근히 많다.
'위기에서의 사용보다는.’
내가 타이밍을 잡아 직접 활용하 는 게 나을 것 같았다.
'하여간 참.'
나는 철검과 방패의 끈을 풀었다. 처음 제작 이후,거의 두 달간 나
의 파트너가 되어주었던 장비였다. 풍덩.
두 아이템을 용암으로 집어 던지 자 3초도 안 되어 녹아내렸다.
시뻘건 기포가 터져 오르더니 검 과 방패가 자취를 감췄다.
'비프로스트.'
나는 손안의 검을 바라보았다. 지금은 단지 단단하고 부러지지
않는 검에 불과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경험을 쌓을수록 진가를 발휘하게 될 것이다.
나는 새로운 검을 허리춤에 걸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