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Me Up! RAW novel - Chapter 119
119. 열사의 사막,폭풍(5)
나는 구멍을 내려다보았다.
사다리 너머에서 석상의 내부가
얼핏 드러났다.
“내가 먼저 가지!”
키샤샤가 씨익 웃고는 사다리 근
처로 다가갔다.
나는 품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 키
샤샤에게 건네주었다.
“이건 뭐냐?”
“내부 지도야. 적당히 참고해라.” “신기한 걸 들고 있구나. 잘 쓰마.” 키샤샤가 냉큼 종이를 받아들었
다.
종이에는 보너스 스테이지의 단면 도가 그려져 있었다.
벽면의 재질, 냄새,구조까지. 모 든 것이 일치한다. 틀림없었다.
“전부 들어가. 프리아시스,너도 포함해서.”
“나도 말이냐?”
“안보단 밖이 위험해. 척 보면 알
잖냐.”
끼익.
저 멀리서 뚜껑이 열리더니 리자 드맨이 다시 튀어나왔다.
“한,너는……
“들어가는 건 2파티에서 5파티까 지.”
“카르르르!”
달려들던 리자드맨이 화살을 맞고 발을 헛디뎠다.
구슬픈 비명과 함께 불길 속으로 녀석의 그림자가 멀어졌다.
“1 파티는 들어가지 않아. 우리는 밖에서 공략한다.”
“괜찮겠나?”
나는 말없이 웃었다.
그것으로 신호는 끝났다.
“알겠다,후후! 기대되는군!”
[고유 스킬, 수화 발동!] [‘키샤샤 (★★★★)’가 변신합니다!]
크앙!
순식간에 거대 호랑이로 변신한 키샤샤가 포효했다.
키샤샤는 머뭇거리고 있던 프리아 시스를 입에 물고는 망설임 없이 구
멍 속으로 뛰어내렸다. 동시에 3파 티의 일동이 미끄러지듯 내려갔다.
”한,조심해.”
뒤이어 에디스가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투쾅!
두 번째 발리스타 사격,목표는 에 디스였다. 나는 검자루를 양손으로 쥐고는 세게 휘둘렀다. 균형을 잠깐 잃었으나 이번에도 화살을 쳐낼 수 있었다.
[리자드맨 Lv.25] X 37“크륵,카르타락!”
리자드맨의 무리가 바로 앞까지 가까워졌다.
놈들의 눈이 짙은 살기로 희번덕 거렸다. 이올카가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 파티는 고생스러운 일만 하 네요.”
,,왜,싫어?”
“그냥 그렇다구요. 알았어요. 이제 어떻게 하면 되죠?”
“팔을 타고 머리까지 올라가. 수상 한 장치가 나오면 싸그리 박살 낸 다.”
“간단해서 좋군.”
덜컹.
뒤쪽의 뚜껑이 닫혔다.
팔 위에 남은 인원은 5명.
리자드맨 특유의 노린내가 코끝을 스쳤다.
나는 검날을 옆으로 세웠다.
“뚫어.”
피피핑!
눈부신 속도로 날아간 3연발의 화 살이 선두의 몬스터를 나란히 꿰뚫 었다.
벨키스트가 좌측,내가 중앙,네리 사가 우측에서 달려나갔다. 세 자루 검에서 동시에 검광이 번뜩였다.
“키 아아악!”
몸 곳곳이 뚫리고 잘린 리자드맨 이 피를 쏟으며 널브러졌다.
【라 그란 세두스. 발화하라!】
화르르특!
이올카의 소매로부터 뻗은 불길이 외곽으로 튀어나갔다.
【작렬하라!】
퍼버벙!
요란한 폭발음과 함께 토막난 리
자드맨의 시체가 공중에 솟구쳤다. 공중에서 떨어진 불길이 돌바닥에
옮겨붙기 시작했다. 나는 네 발로 달려드는 리자드맨의 면상을 강하 게 걷어찼다. 미끄러지듯 날아간 놈 이 불더미에 처박혔다.
“발리스타는 내가 처리한다!”
콰직!
발리스타 화살의 조각이 비산했 다.
세 발째. 기 계 장치가 자동으로 장 전을 이어갔다.
“휘오, 휘오오.”
후열에서 깃털을 두른 리자드맨이
지팡이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붉은빛이 지광이의 끝에 어렸다.
광폭화의 조짐. 순식간에 장궁을 빼 든 제나가 시위를 당겼다. 리자드맨 두 마리의 몸통을 꿰뚫고도 힘을 잃 지 않은 화살촉이 술사의 미간을 관 통했다.
세 명이 전열,두 명이 후열. 우리는 W 진형을 유지하며 길을
뚫고 나아갔다.
<호오,이상한 장치가 잔뜩 있구 나! 다 부숴버리겠다!〉
쾅!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발
밑이 잠깐 흔들렸다.
석상의 틈새에서 희미한 연기가
피어올랐다.
[Warning! ] [석상의 ‘자기방어 시스템’이 2단 계로 이행합니다.]팔뚝의 옆면이 열리더니 집채만 한 기계가 튀어나왔다.
조준대에는 다섯 발의 화살이 장 착되어 있었다. 연발형 발리스타였 다.
“이올카!”
“준비하고 있었다구요!”
이올카가 왼쪽으로 손을 내저었
다.
불길이 빠르게 번져나가더니 발리 스타를 휘감았다.
【작렬하라!】
폭발과 함께 박살 난 기계가 하늘 을 날았다.
“멋지군.”
벨키스트가 웃더니 검을 휘둘렀 다.
검의 궤적에 걸린 리자드맨이 가
로로 찢어졌다. 그 옆에선 네리사가 놈들의 몸통에 바람구멍을 뚫고 있 었다. 나는 중앙에서 반원으로 검을 그으며 리자드맨을 상하로 찢어발 겼다.
“키라라라!”
[리자드맨 Lv.27] X 41어디선가 통로가 생겨났고, 놈들 은 끊임없이 나타났다.
하지만 그저 먹이가 될 뿐,우리는 죽이고, 나아가면서 놈들을 구석에 몰았다.
【후려쳐라!】
이올카가 손을 움켜쥐었다.
순간 투명한 망치에 맞은 것처럼 수십 마리의 리자드맨이 밀려났다. 살상력이 없는 단순한 밀어내기 마 법이었지만,옆은 절벽이었다.
끼 아아아아.
덩어리째 뭉친 리자드맨들이 아래 쪽의 화염 지대로 떨어져 내렸다.
거인의 팔뚝을 오른 지 한참이 지 난 지금,이곳은 이미 수십 미터의 상공이 었다.
끼리릭.
화살을 토해내려 하는 발리스타의 조준대를 옆에서 내려그었다.
깨끗이 잘린 발리스타의 앞부분이 사선으로 흘러내렸다.
콰쾅!
<하나 더!〉
짙은 연기가 틈새로 새어 나왔다. 연기를 뿌리고 있는 틈새가 벌어
지더니 거대한 것이 튀어나왔다. ”크아아아! ”
[오우거 Lv.23]‘네가 나올 짬은 아니지.’
이마의 같은 자리에 세 발 연속으
로 화살이 틀어박힌다.
나는 허리를 낮추고는 팔뚝에 힘
을 주었다. 뚜둑. 크게 횡으로 베었 다. 칼날이 두껍기 그지없는 오우거 의 목 근육을 찢어발겼다. 동강 난 오우거의 목이 세차게 피를 뿜었다. 발끝으로 툭 차자 데굴데굴 구른 목 이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
5분의 2지점에 도달했다.
팔뚝의 경사가 점점 가팔라졌다.
팔을 옭아맨 마법진의 빛이 희미해 지고 있었다.
두쿵. 석상의 팔이 한번 흔들렸다.
[리자드맨 Lv.25] X 13“키륵!”
“버러지 같은 게 끝이 없구려.” 피범벅이 된 벨키스트가 히죽 웃
었다.
<세 번째…… 음,뭐냐?>
“무슨 일이지?”
<장치가 위로 도망쳤다.〉 “도망쳤다고?”
기계음이 들리더니 무언가 솟아올 랐다.
푸른색으로 빛나고 있는 거대한 수정이었다.
나는 가볍게 웃고는 말했다.
“저건 우리가 맡아. 다음으로 가 라.”
< 오냐!〉
통신을 끊은 뒤 외쳤다.
"부숴버려!"
"키 아아!',
리자드맨이 수정 근처를 둘러쌌 다.
그러나 저항도 허무하게,좌우에 서 달려든 벨키스트와 네리사가 찰 나 간에 다섯 마리를 도륙 냈다. 조
잡한 나무방패를 관통한 화살이 두 마리의 숨통을 끊었고,마지막으로 내가 달려들며 검을 내질렀다.
콰창.
두꺼운 검날이 박히자 수정은 유 리처럼 깨져나갔다.
그오오오오.
[Warning! ] [석상의 '자기방어 시스템'이 3단 계로 이행합니다.]100m 앞,빌딩처럼 우뚝 서 있는 석상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놈의 두 눈에 하얀빛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고대의 석상이 '눈깔 빔'을 시전 합니다!]"저건 또 무슨……
나는 이올카의 머리를 붙잡고 찍 어눌렀다.
동시에 바닥에 배를 붙였다. 석상 의 눈으로부터 뿜어진 새하얀 빔이 머리 위를 스치고 지나갔다. 범에 얻어맞은 리자드맨 세 마리가 형체 도 없이 증발했다.
"별 신기한 게 다 나오네요.”
옆에서 같이 엎드려 있던 제나가 질렸다는 듯 말했다.
['비딘(★★★)'이 여신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그의 투지는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로자(★★)'가 빈사 상태에 빠졌 습니다. 목숨이 위험합니다!]연이어 사망과 빈사를 알리는 메 시지가 떠올랐다.
'아래쪽도 비슷한 것 같군.*
< 한,이상한 마법이…….〉
"거기도 눈깔 빔이냐?"
<눈깔 빔?〉
"아무튼,뭐가 나왔는지 말해봐." <처음에는 발리스타였어. 다음에
는 연발식으로. 이번은…….〉 "거기까지면 충분해."
나는 통신을 끊고 벌떡 일어섰다. 칼집에 검을 넣었다.
"엄호해."
바로 제나가 사격 자세를 취했다. 경사를 뛰어올랐다. 옆에서 달려
들던 리자드맨 두 마리에게 화살이 쇄도했다. 놈들은 화살이 박힌 채 굴러서 내려갔다. 아래에 있던 네리
사가 세검으로 마무리했다.
나는 옆으로 스치듯이 뛰었다. 내가 있던 곳에 새하얀 빔이 지나
갔다.
다시 뛰었다. 이번에는 오른눈에 서 나온 빔이 표면을 불태웠다.
"뭘 하려는 거요!"
50m.
30m.
20m까지 왔을 때, 투구를 쓴 리자 드맨이 장창을 찔러왔다.
나는 찌르기를 피하며 몸을 한 바 퀴 돌렸다. 장창을 옆구리에 끼웠 다. 그대로 뺏는다. 놈은 절벽 너머
로 걷어차 주었다.
지 이 이이 잉!
석상의 눈에서 재차 섬광을 번쩍 이기 시작했다.
나는 장창을 오른손으로 움켜쥔 뒤 집어던졌다. 낭창거리며 쏘아져 나간 창이 석상의 눈에 박혀 들었 다. 빛을 발하던 두 눈이 어두워졌 다.
< 어라?〉
"해결했다. 계속 가."
벨키스트가 리자드맨의 목덜미에 검을 꽂고는 말했다.
"그런 재주는 또 어디서 배웠소?"
"겸사겸사."
다시 검을 뽑았다.
아래를 내려보니,지상이 아득하
게 비쳤다.
상공 수백 미터까지 올라온 것이 다.
시선을 옮겼다.
팔을 감싼 마법진이 눈에 띄게 흐 릿해져 있었다.
쿵! 쿵쿵!
순간적으로 팔뚝 위가 크게 흔들 렸다.
균형을 잃은 이올카가 휘청거렸 다. 나는 한달음에 달려가 이올카를
붙잡았다.
"고,고마워요. 큰일 날 뻔했네."
"어떤 마법인지는 몰라도, 오래 못 버틸 거 같습니다."
"적어도 어깨까지는 올라가야 돼."
나는 위를 올려보았다.
십수 마리의 리자드맨이 눈을 번 뜩이고 있다.
그 너머로 눈길을 향했다. 난간이 있다. 통로와 다리도 있다. 균형만 잡을 수 있다면 움직일 수 있는 공 간은 충분했다.
<네 번째!〉
치 이 이이 익!
난데없이 증기가 솟구쳤다.
"끼아아악!"
증기를 된 리자드맨이 허우적거리 며 쓰러졌다.
[오브젝트 효과 소멸!] [고대의 석상이 여신의 힘에서 벗어납니다!]
석상이 땅에 박혀 있던 주먹을 들 어 올리기 시작했다.
팔과 어깨를 잇는 경사가 점점 높 아져 갔다.
"오빠,시간이 없는 것 같은데!" 리자드맨이 칼을 휘둘러왔다.
고개 숙여 피한 다음, 놈을 어깨로
들어서 뒤집었다. 녀석은 구슬픈 소 리를 지르더니 팔 아래로 굴러떨어 졌다. 팔의 경사가 다시 상승했다.
"먼저 갈게요!"
제나가 가파른 길을 날듯이 올라 갔다.
품 안의 단검이 휘리릭 회전하며 번뜩였다.
난자된 리자드맨 두 마리가 피를 뿌리며 떨어졌다.
이어서 네리사가 움직였다.
일곱 개의 표창이 세 마리의 리자 드맨을 꿰뚫었다.
놈들은 목을 부여잡더니 그대로 쓰러졌다. 피가 보랏빛으로 변색된 채.
뒤이어 제나와 네리사가 석상의 어깨 위로 타고 올라갔다.
그오오오오. 석상이 신음을 질러 댔다.
"이을카, 벨키스트."
"당신은요?"
"나는 마지막이야.”
팔뚝 옆의 구멍이 열리더니 리자 드맨이 튀어나왔다.
머리를 내민 채 혀를 보이던 리자 드맨의 머리뼈에 제나의 화살이 내 리꽂혔다.
그 순간, 이올카를 부축한 벨키스 트가 리자드맨의 옆을 지나쳐 달려 갔다.
팔의 각도가 70도에 가까워지자, 나는 팔뚝의 튀어나온 부분을 잡고 는 발에 힘을 주었다.
,,키 아아악!"
내게 칼을 휘두르려던 리자드맨의 발이 미끄러지며, 수직으로 떨어졌 다.
네리사와 제나가 가까이 다다른
두 명의 손을 잡고 위로 끌어올렸 다.
"지금 간다."
나는 벨키스트의 뒤에서 창을 찌 르려던 리자드맨의 미간을 향해 단 검을 던지고는
절벽에 가까운 팔뚝을 타고 올라 가기 시작했다.
팔의 경사 80도.
암벽 등반을 하듯이 돌을 손으로 잡고 발을 디뎠다.
고개를 드니 제나가 석상의 어깨 위에서 손을 내밀고 있었다.
'디딜 곳이 없군.’
어깨와 팔이 이어지는 부근이 평 평해서 뛰어오르는 수밖에 없었다. 나는 발에 힘을 주고 도약했다.
제나의 팔을 잡으려는 찰나,
덜컹!
석상의 몸체가 심하게 흔들렸다.
제나와 나의 팔이 허공에서 교차 했다.
"오,오빠!"
순간 내 몸이 낙하하기 시작했다.
"떨어지면 안 돼요!"
위치가 안 좋아.
잡을 만한 곳이 없다.
떨어지는 속도에 가속이 붙었다.
"어어어, 설마,설마,당신!"
나는 비프로스트를 역수로 쥐고는
몸체에 박았다.
카가가가가각!
파란 불꽃을 튀기며 암석과 검날 이 마찰한다.
나는 석상의 표면을 긁으면서 미 끄러져 내려갔다.
그렇게 100m쯤 내려왔을 때,왼 손에서 단검을 뽑아 들었다.
'단숨에 때려 박는다.|
날이 선 단검이 석상의 틈새에 절
묘하게 박혔다. 오른손의 장검을 다 른 틈새에 비틀어 꽂아 고정시 켰다.
떨어지던 몸이 정지했다.
상공 수백 미터.
나는 검 두 자루로 공중에 고정되 어 있었다.
지상에서는 모래와 화염이 섞인 소용돌이가 맹렬하게 회전하고 있 었다.
[찰칵!] [스크린샷을 찍었습니다. 해당 이 미지는 갤러리에 저장됩니다.]스샷은 왜 찍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