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Me Up! RAW novel - Chapter 121
121. 열사의 사막,폭풍(7)
쾅!
곳곳에서 세찬 증기가 뿜어져 나 왔다.
통로가 진동하더니 벽면이 무너졌 고,내부의 톱니바퀴와 전선이 모습 을 드러냈다.
[Danger! ] [‘고대의 석상’의 손상이 심각합니 다!]<막다른 곳에 왔다! 더 이상은 길 이 없는 거 같은데.〉
“계단을 타고 올라가라. 거기서 오 른쪽으로 가. 삼거리에서 가운뎃길 로 쭉 가면 출구가 나온다. 거기서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으면 돼.”
<넌 어떻게 할 생각이냐?〉
“우리는 머리 부분을 부순 뒤 따라
서 탈출한다.”
<고생하는군, 전사여!〉
치직.
키샤샤의 목소리가 사라졌다. 나는 붉은 빛과 형광봉이 어울려
번쩍이는 통로를 뛰어갔다.
“오빠,뒤에서 뭐가 오는 거 같은
데요!”
제나의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았 다.
덜컹, 덜컹덜컹. 어두운 통로 속에 서 거대한 것이 천장과 벽을 헤집으 며 다가오고 있었다.
[XYZ 초마도 궁극 골렘 Lv.46]<카륵! 카라라라! 나의 발명품을 우습게 보지 마라!〉
“문을 부순 것 같습니다.”
골렘이 기어오면서 손을 내밀었 다.
연발 석궁의 조준대가 빠르게 회 전하기 시작했다.
투두두두둥!
다소 얄팍한 소리와 함께 손에서 볼트가 쏟아져나왔다. 후열에서 달 리던 벨키스트가 뒤돌아보더니 검 을 휘둘렀다. 박살 난 나무 조각과
화살촉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여기는 내가 맡지.”
“무슨 소리예요? 싸울 거면 다 같 이 싸워야죠.”
[‘베닉(★★★)’이 출혈 상태가 되 었습니다. 일정 시간마다 체력이 감 소합니다.]<한! 갑자기 적이 엄청 몰려들기 시작했어!〉
에디스의 다급한 목소리가 울렸 다.
“숫자는?”
<100마리 이상이야. 뚫으면서 출 구로 가고 있는데…….〉
"알았어. 조금만 버텨라. 프리아시 스는 절대 죽게 놔두지 마."
<최선을 다할게.〉
통신이 끊겼다.
나를 보던 네리사가 가볍게 웃었 다.
이올카도 기다렸다는 듯 멈춰섰 다.
"셋이면 충분합니다. 먼저 가시지 요."
"둘이 막고,제가 마법을 쏜다면 가능할 거예요."
나는 멍한 표정으로 세 명을 보고 있는 제나의 어깨를 툭툭 쳤다.
"가자."
통로가 좁다. 세 명 이상은 움직 이 는 데에 방해만 될 뿐이다.
그다지 여유가 없기도 하고. "하지만……
"못 믿냐?"
이윽고 제나는 고개를 털더니 뺨 을 짝 두드렸다.
"알았어요. 언니오빠들,죽으면 안 돼요!”
"이 정도야 우습죠."
안 될 거 같으면 바로 튀어. 분명
히 말했어."
나는 등을 돌리고는 다시 뛰 었다. 제나가 뒤따라왔다. 잠시 후,뒤에
서 격렬한 전투의 소리가 이어지기 시작했다.
"괜찮겠죠?"
"재네들이 괜히 개고생하면서 훈 련했겠냐. 좀 믿어봐."
나는 속도를 올렸다.
사실을 말하자면 결과는 알 수 없
다. 저 녀석들이 진다는 결과가 나 올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세 번의 사망 메시지가 떠오르겠지.
'서둘러 야겠군.'
최대한 빨리 임무를 클리어해야 한다.
[정예 리자드맨 투사 Lv. 32]"카르르특!"
통로 옆의 문이 벌컥 열리더니 리 자드맨이 튀어나왔다.
단단한 판금 갑옷을 입고 있다. 손 에는 휘황찬란하게 빛나는 곡도를 들고 있었다.
핑!
화살 한 발이 바늘과도 같은 틈새 를 정확하게 꿰뚫었다.
나는 단검을 뽑아 들고는 고통에 아우성치는 리자드맨의 면갑에 쑤 셔 넣었다. 자루를 회수하자 놈은 피를 뿜으며 고꾸라졌다.
그렇게 통로를 달려갔다.
몇 번이나 리자드맨이 나타났으나 멈추지 않고 처리했다.
[_벨키스트(★★★)'가 출혈 상태 가 되었습니다. 일정 시간마다 체력 이 감소합니다.] ['로자(★★)’가 여신의 품으로 돌 아갔습니다! 그녀의 투지는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정말 귀찮게도 만들어놨네.i 아무리 픽 미 업이 어렵다지만,이
련 수준까지 온다면 할 사람은 드물 것이다.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것을 개발 사에서 원치 않는 듯한 난이도였다.
'내 계정도 비슷했지.'
나는 몇 번을 구르며 고생하던 니
플헤임의 영웅들을 떠올렸다.
특히 시리스. 그 녀석도 지금의 나
와 비슷한 심정이었겠지. 절로 입가 에 미소가 감겼다.
"오빠."
"걱정 마. 무조건 깰 거니까."
앞을 가로막는 리자드맨을 도륙하 며 나아갔다.
비프로스트의 검날이 선홍빛으로 물들었다. 그렇게 두 번의 구간을 뛰어넘고 수많은 계단을 오른 다음 에야 나는 마지막 방에 다다를 수 있었다.
온갖 전선이 모여들고 있다.
두꺼운 철제문은 출입을 거부하는 듯 단단하게 닫혀 있었다.
<카특! 어리석은 인간,마침내 여 기까지 왔구나.〉
놈의 목소리가 들렸다.
<네놈들이 비호하는 계집이 무슨 짓을 하려는지 아느냐? 그 년은 우 주의 섭리를 거역하려 한단 말이 다!〉
"뭐라는 거냐."
쾅!
나는 문을 강하게 걷어찼다.
수십 미터 크기의 원형 방,대형 모니터가 사방으로 뻗은 공간 안쪽 에서 로브 차림의 왜소한 리자드맨 한 마리가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외눈의 안경알이 빛을 반사했다.
[마학의 구도자,쿠루샤흐 Lv.35]"키아악,인간! 너희는 실수를
나는 벨트에서 독 묻은 단검을 꺼 내 던졌다.
보랏빛 칼날이 놈의 로브를 뚫고 복부에 틀어박혔다.
이어서 세 발의 화살이 각각 콧등 과 목,심장을 정확히 관통했다.
"꾸에 엑……
철푸덕.
놈이 검은 피를 토하며 엎어졌다. 즉사. 나는 근처를 살폈다. 벽의
오른쪽에 다른 문이 있었다.
"여기 수상한 장치들은 다 박살 내 버려. 하나도 남기지 말고."
"네!"
문을 열고 들어갔다.
방 전체를 가득 채운 팔각 수정이
나타났다.
콰직! 퍽! 퍽!
열린 문 바깥에서 타격음이 울려 퍼졌다.
제나가 장치를 신나게 때려 부수 고 있는 듯했다.
'마지막이군.'
나는 발밑을 보았다.
부츠 바닥에 놈이 흘린 검은 피가
들러붙어 있다. 여유로웠다면 무슨 소리를 지껄이나 들어라도 봤겠지 만.
검자루를 양손으로 잡았다.
수정에 검을 꽂자 금이 거미줄처
럼 퍼져나갔다. 비틀어 뽑는다. 콰 칭! 박살난 수정 조각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쿠구구구구궁!
[Danger!] ['고대의 석상’의 유지력이 바닥났 습니 다.] [무너집니다!]방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임무 유형이 변경되었습니다.]
[임무 유형 — 탈출]
[목표 – 해당 지역을 벗어나라!]
[특수 목표 一 NPC '프리아시스 알 라그나'의 생존]
밖으로 나왔다.
흔들리는 와중,제나가 활대로 기 계부품을 착실하게 찍어누르고 있 었다.
"제나!"
"아,오빠!"
"여긴 곧 무너진다. 튀어야 돼."
"동료들은 어떡하구요?"
"그쪽으로 가면서 합류할 거 야. 따 라와라!"
제나가 벌떡 일어서서 다가붙었 다.
바로 방을 빠져나왔다. 진동이 심 해졌다.
쿠구구구. 천장에서 암석 부스러 기가 떨어지고 있었다.
"방금 마지막 수정을 처리했어. 출 입문이 열렸을 거야. 밖의 불도 사 라졌겠지. 바로 나가라."
<문은 확인했어! 지금부터 데리 고 나갈게. 너희는?〉
"여기는 괜찮아. 우리가 알아서 한 다."
통신을 끊자마자 옆으로 뛰었다. 내가 있던 곳에 날카로운 바위 조
각이 떨어졌다. 나는 이어서 달려갔 다. 통로 곳곳에서 리자드맨들이 허 둥거리고 있었다. 무시한다.
’위치는.'
보너스 스테이지의 지도를 떠올렸 다.
세 명과 합류하면서 빠져나갈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을 계산했다.
왼쪽,오른쪽. 다시 오른쪽.
콰콰쾅!
옆의 복도에서 강렬한 폭발이 일 었다.
나는 즉각 발을 옮겼다. 매캐한 연 기 속에서 사람의 그림자가 떠올랐 다. 제나가 눈을 빛내더니 연기로 파고들었다.
"여기 예요!"
연기 속에서 세 명이 모습을 드러 냈다.
"예상보다 느리군. 기다렸잖소."
벨키스트가 붉은 침을 퉤 뱉었다.
얼굴 반쪽이 피로 덮여 있다. 옆의
네리사와 이올카도 멀쩡하지는 않 다. 찢어진 옷 사이로 자잘한 상처 가 가득했다.
"그 기계는?”
"부수려는 순간에 알아서 멈추더 군. 선배가 한 짓이오?"
"나야 손만 얹었지. 어쨌든 보면 알겠지만, 여긴 곧 무너진다. 따라 와."
"그러지."
벨키스트가 부자연스럽게 걸음을 옮겼다.
나는 시선을 내렸다. 깊게 베인 벨 키스트의 오른쪽 다리에 속살이 드
러나 있었다.
"신경 쓰지 말고 가기나 하시오. 이 정도는……
퍽!
벨키스트가 엎어졌다.
뒤에서 네리사가 칼집을 들고 있
었다.
"쓸데없는 고집은."
네리사는 기절한 벨키스트를 둘러
업었다.
"제가 업겠습니다. 가시죠.”
나는 고개를 끄덕인 뒤 재차 뛰기
시작했다.
치이이익! 벽면이 갈라지더니 증
기가 새어 나왔다. 우회했다.
다음 복도에서는 폭발이 일어났
다. 우리는 무너진 바닥을 통해 아 래로 내려갔다.
'본의 아니게 길이 꼬였는데.' 지나갈 수 없는 길이 많다. 지도를 외우지 않았다면 헤매다
웨졌을지도 모를 정도로.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계단을 타고
비상구의 문을 열었다. 세찬 모래바 람이 안면을 때렸다. 외부였다. 이 어서 바깥의 통로로 나왔다.
구오오오오오!
위를 올려다보았다.
석상이 전신을 비틀며 신음하고 있다.
몸을 이루는 부위가 점차 갈라지 며 무너지는 중이었다.
아래쪽을 내려봤다.
지상을 덮은 불길은 사라졌다. 아
래,프리아시스를 포함한 대략 열 명 의 생 존자가 개 미 처 럼 줄을 지 어 멀어지고 있었다.
"어떻게 내려가죠? 너무 높은데!” "언니,염동력으로 안 되나요?" "그 정도까지 만능은 아니라구
요!"
휘이 이이 잉!
거센 바람이 불었다.
나는 뒤를 보고는 손을 내밀었다.
"네리사,밧줄을!"
둥그렇게 말린 밧줄을 받는다.
특수 제작된 고강도 로프. 길이는 100m에 가깝다.
올가미 모양으로 엮은 다음 왼손 에 들었다. 시간이 없다. 자세가 유 지되는 지금이 아니라면 기회가 없 었다.
나는 석상의 허벅지 부위에 엉덩 이를 붙였다.
경사를 따라 몸이 하강하기 시작 했다. 허벅지를 지나 몸이 튕겨 나
가려는 순간,로프의 올가미를 무릎 의 튀어나온 부분에 걸었다. 좌우로 흔들리는 로프를 벽을 차며 고정시 켰다.
"타고 내려가라!"
"넬 언니,먼저 가요!"
벨키스트를 등 뒤에 묶은 네리사
가 허벅지를 타고 내려왔다.
무사히 로프에 안착했다. 이어서
이올카,마지막으로 제나까지. 탈락자는 없다.
나는 가죽 장갑을 끌어올리고는 밧줄을 타고 빠르게 하강했다.
옆에서 리자드맨의 무리가 지상으
로 추락하고 있었다.
지상이 가까워졌다.
콰직! 리자드맨들의 시체가 모랫
바닥에 붉은 자국을 새겼다.
그 옆에 나는 내려섰다. 네 명을
기다린 다음,위를 올려보았다.
쾅! 콰콰쾅!
석상의 몸 곳곳에서 폭발이 일어 나고 있었다.
”아직 위험해! 뛰어!”
하늘에서 암석 조각들이 떨어져
내렸다.
우리는 모래를 달려나갔다. 옆에 서 암케나가 부지런히 형광봉을 흔
들었다.
그렇게 3분쯤 달렸을까.
작은 모래언덕에 우리는 도달할
수 있었다.
옆에는 미리 도착해 있던 영웅들 이 휴식을 취하는 중이었다.
그리고.
으직.
다소 허망한 소리와 함께,300m 의 거인이 일시에 무너져내렸다.
대신 남은 것은 모래와 암석이 울 퉁불퉁하게 얽힌 산이었다.
"으아아아!',
이올카가 모래 위에 대자로 누웠
다.
[스테이지 클리어!] ['한(★★★)',’제나(★★★)’, ’이올카(★★★)','벨키스트(★★★)’, |네리사(★★★)',레벨업!] ['에디스(★★★),’ '로데리크 (★
★ ★),'아난(★★★)', '베닉(★★
★ ),'리리니(★★★)',레벨업!] [,키샤샤(★★★★)’, '라카리 (★
★ ★)' .] [보상 – 300,000G, 마도 부품(하 급) X 3, 수은(C) X 5…….] [MVP – '한(★★★)’] [마스터,30층 클리어를 축하드립 니다!] [추가된 컨텐츠를 알고 싶으시다 면 '여기'를 터치하세요!]
"어떻게든 끝났군요."
네리사가 벨키스트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빛이 필드의 끝을 감싸기 시작했 다. 눈부신 입자가 하늘로 피어올랐 다.
"수고했어, 한."
나는 에디스가 건네는 수통을 받
아들었다.
물을 마시며 말했다.
"상태는?"
"볼 것도 없이 양호해. 몇 명이 죽 기는 했지만……
에디스는 말을 흐렸다.
사망자가 나올 줄 알고 있었다. 예
상 범위라 이건가.
"크하하! 그보다 당신, 대단하더
군! 어디서 무얼 하다 왔소? 내 간만 에 개안을 하는구려!"
대검에 기댄 채 서 있던 라이만이 호쾌하게 웃었다.
리칸이 따라 웃었다.
"이미 봤잖습니까. 그래도 저희 생 각보다 더 대단하더군요."
"에이,오빠의 진짜 활약은 아저씨 들이랑 헤어진 다음인데요."
"아저씨라니. 난 아직 한창이오!" 영웅들의 목소리가 높아져 갔다. 그 사이에서 어 색하게 서 있는 녀
석이 한 명 있었다.
"복잡하구나. 나 때문에 몇 명이
죽었는지 모르건만."
프리아시스의 안색이 어두웠다. "내가 열쇠를 모으는 게 그대들의
위기와 연결된다면…… 윽!"
프리아시스는 이마를 감싸쥔 채
물러났다.
내가 딱밤을 때린 것이다.
"무,무슨 짓인가!"
"그래서,내가 모으지 말라면 안
모을 거냐?"
"그건 생각을…"
"복잡하면 생각하지 마라. 그게 나 아."
빛이 필드 전체를 휘감았다.
"..그런가."
팟.
눈을 떴을 때,낯익은 공간이 나타 났다.
세 개의 거울과 원형의 방. 시공의
틈이 었다.
'다시 보겠군.'
듣기로 열쇠는 세 개가 있다.
이제 겨우 하나를 모았을 뿐. 아주
고생길이 열린 것이다.
나는 쓴웃음을 짓고는 시공의 틈
을 빠져나갔다.
[로키, 로키,로키이이이!] 어디선가 겪은 듯한 느낌.이셀이 환한 표정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역시 대단해. 그야말로 킹갓 엠 페러 제너럴 마제스티라고!]"소란 떨지 마. 귀 울린다.”
[그런 로키에게,마스터의 선물이 야!]| 설마.'
이셀이 품에 안은 물건을 내밀었 다.
['군마 조각상’을 '한(★★★)'에 게 선물합니다!]',•••••• "
나는 조각상을 받아들었다. 몇 번째냐,이건.
이제는 인정하기로 했다. '내가 졌다.’
[I한(★★★)’이 '군마 조각상'을 받고 기뻐합니다.] [호감도 상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