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Me Up! RAW novel - Chapter 125
125. All or Nothing(3)
비공정이 대기실로 넘어가는 도 중,나는 멤버에게 계획을 설명했 다.
기습전은 속도가 생명. 어영부영 하다간 적의 전력이 집중된다. 그렇 게 되면 숫자가 부족한 우리가 먼저 전멸하게 될 것이다.
“이올카, 네가 중요해.”
“알았어요. 실력 발휘를 하라 이거
죠
나는 말을 이었다.
“신속하게 움직여. 한 명도 빠짐없
이 살아서 돌아간다.”
“살아서만 돌아갈 것이오?’’
“물론……
나는 검을 완전히 뽑아 들었다. “우릴 건드린 대가를 알려줘야겠
지.”
빛이 전신을 감쌌다.
차원 이동의 신호였다.
[시스템 로그 열람 권한이 해제되 었습니다.]환한 빛 속에서 비프로스트가 칠 흑색으로 번쩍였다.
‘음?’
다시 눈을 뜨니,검은 원래대로 돌 아와 있다.
‘로그 열람 권한인가.’
다른 대기실에서도 시스템을 볼
수 있다는 뜻이겠지.
[비공정 ‘캐피탈리즘 호’가 복귀합 니다.] [Danger!] [마스터,타 소속의 영웅이 침입 했습니다!] [의도가 불순한 것 같습니다. 조 심하세요!]비공정이 차원의 틈을 미끄러져 들어갔다.
나는 위를 올려보았다. 하늘이 환 하게 빛나고 있었다.
’보고 있군.’
형편상 좋다.
나는 씨익 웃었다.
“이번은 좀 빠르군! 뭐 쓸 만한 건
가져왔소?”
두 명의 남자가 비공정 입구로 다 가오는 중이었다.
철컥. 기릭기릭. 계단이 내려갔다. “간만의 수확이지. 이쯤이라면 마
스터도……
나는 계단으로 내려갔다.
“너,넌 누구……!”
핑! 핑!
난간의 틈새에서 두 발의 화살이 날아갔다.
,,억!”
“끄헉!”
나는 계단을 내려오며 검을 휘둘
렀다.
두 명의 남자가 피를 뿜으며 바닥 에 쓰러졌다.
[※사망 보호 적용!] [|카즈(★★)’의 영혼이 소실됩니다!] [‘베럴드(★★★)’의 영혼이 소실 됩니다!] [Tips/사망 보호에 대하여] [보호 상태에서 사망한 영웅은 모
든 능력치와 스킬이 영구적으로 하 락합니다. 소실된 영혼은 일주일 후 ‘영혼석’으로 되살릴 수 있습니다.] [Tips/PVP] [PVP 상황이 발생하면 대기실의 치유 효과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나는 두 구의 시체를 걷어찼다. 놈들의 시체가 빛이 되어 사라지
고 있었다.
‘여기엔 두 명밖에 없나.’
주변을 살폈다.
차원의 틈에 다른 놈들은 보이지 않는다.
제각기 어디선가 늘어져 있겠지. 흩어졌다면 더 좋다. 차례대로 정리
하기로 했다.
[마스터,위기입니다!] [경비 시스템을 작동시키세요!] [Yes(선택) / No]왜애애애앵!
요란한 사이렌 소리와 함께 하늘 이 붉게 번쩍이기 시작했다.
“들킨 거 같은데요?”
“이제 시작이야.”
빠른 걸음으로 출구로 향했다. 통로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서 나가
자 커다란 광장이 나타났다.
“딸꾹! 뭐여, 이건?!”
“시,시벌……
광장에서는 술에 취한 남자들이 허둥거리는 중이었다.
옆에는 빈 술통이 널려 있다. 붉어 진 얼굴의 남자가 이쪽을 발견했다.
“저놈이다! 저놈이 침입자인 거 같어!”
“이 새끼,주제도 모르고 기어오다 니,잘게 썰어서……
2층 광장.
열세 명. 놈들이 제각기 무기를 뽑 아 들었다.
“네리사.”
“갑니다.”
네리사가 들고 있던 원형의 통을 걷어찼다.
데굴데굴. 뚜껑이 열린 통에서 누 르스름한 액체가 새어 나왔다.
”술에 취했으면 놀잇감이 있어야 지. 불꽃놀이는 좋아하냐?”
“뭐? 무슨……
이올카가 입김을 불자 장작에 불 이 붙었다.
나는 불타는 장작을 건네받았다. 통에 들어 있던 액체는 비공정의 연 료,즉 기름이었다. 선내 창고에서 몇 통 가져왔지. 나는 웃고는 장작
을 손에서 놓았다.
화르르르르룩!
불길이 빠르게 번져나갔다.
[Danger!] [2층 광장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 다!]“이 미친 새……
【작렬하라!】
과콰콰쾅!
[‘알버트(★★★)’의 영혼이 소실 됩니다.] [‘디론(★★)’의 영혼이 손실됩니 다.] [‘게드릭 (★★)’의…….]연이어 떠오르는 사망 메시지. 나는 달려나가며 말했다.
“전부 죽여.”
쐐애액!
제나의 화살이 번개처럼 쏘아져 나갔다.
화살은 몸에 불이 붙은 채 바닥을 뒹굴던 한 놈의 머리통에 꽂혔다.
이어서 벨키스트가 검을 길게 그었 다. 두 놈의 목이 공중에 떠올랐다.
“네리사,이올카,따라와!”
“알았어요.”
화르르륵!
불길이 번져나가면서 매캐한 연기 를 흩뿌렸다.
나는 화염을 등지고 달려나갔다. 목표는 숙소의 입구. 닫힌 문 너머 로 분주한 발소리와 고함이 울렸다.
’놈들이 정신차리기 전.’
끝장을 본다.
쾅! 나는 문을 걷어찼다.
바쁘게 전투를 준비하고 있던 영
웅들의 시선이 일제히 이쪽을 향했 다.
네리사가 두 번째 연료통을 굴렀 다.
“스트라이크.”
【작렬하라!】
투쾅!
[Danger!] [2층 숙소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 다!] [시설의 손상도가 격렬합니다. 주의하세요!]
“끄아아악!”
“불, 불이야아아!”
화염과 연기 너머로 고통에 찬 비
명이 들려왔다.
이올카가 쓴웃음을 지었다. “이러니까 왠지 악당 같네요.”
“둘 중 하나야. 우리가 하거나, 혹
은 당하거나.”
숙소 안의 놈들은 아우성을 치며 난리를 피웠다.
전의는 조각도 찾아볼 수 없다. 영 웅의 공포와 패닉, 절망을 알리는
상태이상 메시지가 연속해서 떠올 랐다.
놈들이 100%의 전력이었다면 이 쪽도 희생을 각오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두지 않는다. 상대 가 방심했을 때,자고 있을 때, 아직 모이지 못했을 때.
‘우리가 유리한 필드에서,유리한 상황을 선점한다.’
나는 숙소의 입구를 발로 건드렸 다.
투명한 벽이 가로막았다. 침입자 도 숙소는 들어갈 수 없다. 영웅의 신변을 보호할 유일한 시설인 것이
다.
‘상관없어.’
할 건 많다.
나는 망설임 없이 등을 돌렸다. 이미 광장에 있던 13명의 적들은
모두 시체가 되어 널브러져 있었다. 광장 곳곳에서 불길과 화염이 격렬 하게 타올랐다.
“1 층으로.”
계단을 타고 내려갔다.
열 명의 영웅이 대기하고 있었다. 선두의 흑발 여성이 검을 뽑았다. ”이 개새끼들! 여기부턴 한 발짝
도 못 넘어간다!”
[‘시밀라르(★★★★)’가 전의를 다집니다!]‘대처가 빠르군.’
아직 안 모였을 줄 알았는데. 나는 등을 돌렸다. 그리고 2층으
로 향하는 계단을 밟았다.
“이 악적! 도망치는 것이냐!” “생각해보니,거기 창고에 불을 안
지르고 왔더라고.”
“뭐,뭐라고?”
“지금부터 불 지르러 간다.”
“이 또라이 자식이!”
나는 빠르게 계단을 올라갔다. ‘싸워줄 필요 없지.’
상대가 오게 하면 그만이다.
나는 횃불을 왼손에 들고는 광장
오른편으로 걸음을 옮겼다.
문을 열어젖히자 진열장이 가득한
내부가 드러났다. 창고였다. ,,으아아아!”
한 소녀가 프라이팬을 들고 달려 들었다.
스쳐 가며 발을 툭 걸자 엎어졌다. ‘창고 관리자인가.’
아쉽 게 됐지만,봐줄 의향은 없다. “굴려.”
“갑니다.”
네리사가 연료통을 굴렀다. 횃불을 놓았다.
화르르르특!
[Danger!] [2층 창고에 화재가 발생했습니 다!] [재료 손실의 우려가 있습니다! 당장 불을 끄세요!]창고 내부에서 격렬한 화염이 피 어올랐다.
목적이 아이템 약탈이라면 방화는
미련한 짓이지만.
‘내 목적은 그게 아니거든.’ 창고를 나왔다.
광장의 화재는 갈 데까지 갔다. 이 미 화염과 연기가 가득했다.
‘시설 커스터마이징을 안 했네.’ 창고는 기본 위치에 있고,숙소도
마찬가지.
“이올카,네리사. 장비 제작소로 가라. 다 태워.”
“예.”
“완전 악당이 된 기분이네요.”
두 명이 광장을 빠져나갔다.
[‘숙소’의 레벨이 하락합니다!] [Lv.5 -> Lv.3] [Danger!] [2층 창고의 재료가 손상됐습니 다!] [해당 아이템 : 총 32종] [하급 가죽(A) X 32] [다이아몬드(C) X 5] [하급 영혼석…….]“뭐,뭐하는 짓거리야! 이 개자식 이!”
‘왔군.’
“죽여버리겠다! 나와!”
“알아서 죽을 길을 찾아오는데.” 벨키스트가 씨익 웃었다.
왼쪽 뺨이 잿가루와 피로 얼룩져
있었다.
“콜록! 콜록콜록!”
기침 소리가 이어졌다.
이미 2층 광장은 불지옥이 되어
있다. 화염 저항을 꾸준히 습득한 우리는 버틸 만하지만,저쪽은 다를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질래야 질 수가 없거든.
나는 검날을 돌렸다.
“다 죽여.”
5분도 걸리지 않았다.
4성 여검사의 반발이 꽤 거셌지
만,시간문제일 뿐.
그녀는 제나와 벨키스트의 합공에
얼마 버티지 못하고 시체가 되었다.
[‘시밀라르(★★★★)’의 영혼이 소실됩니다!] [‘크실(★★)’의 영혼이 소실됩니 다!] [‘로이드(★★★)_의 영혼이…….] [Danger!] [장비 제작소에서 화재가 발생했 습니다!] [마스터,화재가 점점 심해집니 다!]1층으로 내려갔다.
몇몇 놈들이 소극적으로 저항했으
나 이미 중심 전력은 전멸한 상태. 싸움이 될 리 없다.
“오빠,이 정도면 되지 않을까요?
반쯤 끝장난 거 같은데.”
제나가 뺨을 닦았다.
손가락에 피와 재가 묻어났다. “나쁜 놈들도 있지 만 무고한 사람
도 있고요.”
“아직 안 끝났어.”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이제 안 죽이니 까. 기반 시설만 조질 거야.”
대기실의 기초가 되는 핵심 시설 은 네 곳이 있다.
숙소,창고,무기고, 그리고 훈련 소.
‘깡그리 불태운다.’
복구할 생각조차 들지 않게끔. 나는 1층 창고의 문을 열었다. 곧
장 기름을 붓고 불을 질렀다.
[1 층 창고에서 화재가…….]화재와 손상을 알리는 메시지가 수도 없이 떠올랐다.
우리는 두 조로 나뉘어 각종 건물 에 불을 지르고 시설을 박살 냈다. 방어 세력은 사라졌다. 그들은 우리 보다 훨씬 수가 많았지만,가다듬어 지지 않은 상황에서는 허수아비일 뿐이었다.
[마스터,미확인 채널 채팅(74건) 이 확인되었습니다.] [확인하시겠습니까?] [Yes / No]시야 좌측에 로그가 떠올랐다. 이셀이 부여한 마스터 권한이 사
라지지 않은 듯했다.
‘꺼져.’
[Yes / No(선택)]알림창이 닫혔다.
녀석이 이번에 입은 피해를 계산
해보았다.
‘주요 전투직 대거 사망. 아이템 및 장비 손실. 창고 전소. 무기고 전
소. 광장 전소. 숙소 반괴. 장비 제작 소 가동 불가.’
이 정도로는 안 되지.
하나 남았다. 나는 다른 멤버에게
뒷처리를 부탁한 뒤 2층 광장으로 올라갔다. 화재는 어떻게든 진정됐 다. 그러나 벤치와 분수대를 비롯한 거의 모든 물건이 잿더미가 되어 있 었다.
나는 차원의 틈의 반대쪽에 있는 문을 벌컥 열었다.
훈련소였다.
“히 익!”
구석을 보자 몇 명이 모여서 웅크
려 떨고 있었다.
두려움이 가득한 표정. 눈물까지 짓는 녀석도 있다.
나는 놈들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오지 마!”
한 청년이 일어섰다.
“우리가 목숨을 걸고 저항한다면
이길 수……
“물어볼 게 있어. 답하면 살려주 마.”
“뭐든지 물어보십쇼.”
“마학자는 어딨냐?”
“저기 있습니다요.”
청년이 공손하게 왼쪽 문을 가리
켰다.
“고맙다.”
나는 그 문으로 다가갔다.
특별히 어디로 샌 것 같지는 않다.
마법 전당의 문이었다.
문고리를 잡고 돌리려는 찰나. [그것만큼은 안 돼에에에!]
번쩍!
눈앞에서 무언가 나타났다.
[야, 이 나쁜 자식아! 털 거면 얌전히 물건만 털어가지, 왜 멀쩡한 집에 불을 지르구 그래! 양심도 없 냐? 상도덕도 없어,응?! 야,이 악 마 자식아아아앗!]
투명한 두 쌍의 날개.
조막만한 이목구비와 얄팍한 몸 체. 이셀이었다.
차이점이 있다면 검정 원피스 대 신 붉은 가죽옷을 차려입고, 해적모 와 안대를 눌러썼다는 것 정도.
“비켜.”
[안 돼,죽어도 안 돼에!]나는 요정의 날개를 붙잡고 휙 던 졌다.
[그 녀석을 가져가면…… 난 뭘 먹 고 살라고……. 비적왕이 되겠단 나 의 꿈이…… 흐어엉!]요정은 바닥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렸다.
나는 걸음을 멈추었다. 녀석은 내 눈치를 흘껏 살피더니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똥 같은 마스터한테 배정돼 고생 만 한 지 반년. 겨우 여기까지 올라 왔어. 그런데 이제 와서 이 꼴이라 니. 내가 불쌍하지도 않아?] [하지만.. 혹여나 능력 있는 동료가 내 뒤를 받쳐준다면…”.]
뭐라는 거야.
나는 문을 벌컥 열었다.
마법 전당의 안에는 희미한 약물
냄새가 감돌고 있다.
벽 구석의 낡은 책상 위,하얀 로
브를 입은 한 소년이 세상모르고 잠 들어 있었다.
‘이 난리에 잘도 자는군.’
마학자.
비공정 운용에 빠져서는 안 될 필 수적인 인재였다.
나는 소년의 뒤로 다가가 등을 건 드렸다.
“음냐, 누가 이 몸의 단잠을 깨 워……? 이 몸은 야근 때문에 삼일 밤낮을…… 읍!”
나는 소년의 입을 틀어막고는 로
프를 꺼냈다.
순식간에 팔과 다리, 몸통을 통째 로 결박한 뒤 입에 로프를 물렸다.
“읍! 읍읍! 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