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Me Up! RAW novel - Chapter 23
23. 요일 던전(2)
밤이 가까워졌을 때,아론이 훈련 장에 와 말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뭐가 죄송해?”
나는 중얼거리며 목창을 던졌다. 아론이 받아들었다.
“제가 조금만 더 강했다면 두 명
“은….”
”그놈들은 약해서 죽었어. 그것뿐 이 야.”
저녁. 나와 제나,아론을 제외하고 는 훈련장은 텅 비어 있다. 낮에 훈 련을 하던 인원은 저녁을 먹고 각자 늘어져 있었다.
이해는 한다.
하루종일 훈련을 하는 것은 보통 쉬운 일이 아니었다. 힘들면 쉬고 싶고,쉬면 자고 싶은 게 인간의 본 성이다.
아론은 목창을 받아든 다음,허수 아비에 찌르기를 넣었다.
자세 하나는 모범적이라 할 만하 다. 동작에 군더더기가 보이지 않았 다. 그렇게 아은 언제나 했던 ‘1,000번 찌르기’를 시작했다.
제나는 사격장에서 연사 훈련을 하고 있었다.
화살을 빨리 쏘는 연습이다. 허리 춤의 화살통에서 화살을 꺼내 시위 에 매긴 다음 쏘기까지 단 1초. 아직 은 빗나가는 횟수가 많지만, 날이 갈수록 명중률이 올라가고 있다.
나는 진검을 아주 천천히 휘두르 는 훈련을 했다.
한 번 내리긋는데 약 1분. 무협 소
설에서나 봤던 훈련법인데,생각 외 로 도움이 많이 된다. 몸의 어디에 힘이 들어가고, 어느 부분을 어떻게 고쳐야 할지 알 수 있었다.
그렇게 1시간이 지났을까.
나는 검을 칼집에 집어넣었다. 수건으로 목덜미에 흐르는 땀을
닦는다.
현재 시각,오후 9시 47분.
내 예상으로는 암케나가 접속하기
까지 약 10분 남았다.
훈련장을 나가려는데,제나가 쪼
르르 따라 나왔다.
“곧 마스터가 오는 거죠?”
,,눈치 하난 빠르네.”
“오빠의 부하 1호니까요.” 광장으로 나와,아무 데나 적당한
벤치를 골라 앉았다.
제나가 따라 앉는다.
[픽 미 업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오후 10시가 되자마자 하늘에 불 이 켜졌다.
[로딩이 끝났습니다.] [TOUCH !(선택)]어느덧 이 세계에 온 지 한 달.
지구의 시간으로는 10일이 조금 지났을 것이다.
그간의 관찰로 나는 암케나의 접 속 패턴을 파악할 수 있었다.
대기실과 지구의 시차는 약 3배. 지구 시간으로 암케나는 하루에 3 번,아침과 점심 그리고 저녁에 접 속하고 있었다.
이를 토대로 암케나의 접속 예상 표를 만들 수도 있지만,아직은 표 본이 부족하다. 시간이 지나면 차차 확실해질 것이다. 지금은 감으로 때 려 맞추는 수준이었다.
참고로 스테이지에서의 시간은 리 얼 타임으로 흘러간다.
거기서도 3배 차이였으면 나는 어 제 죽었을 것이다.
[이것들이…… 마스터가 접속하면 광장에 나오랬더니! 아주 상전이야, 상전!]어느덧 나타난 이셀이 말했다.
[그에 비해 우리 로키는…… 다른 녀석들도 좀 본받았으면 좋겠는데. 아무튼 어제 전투는 수고했어 ! 쓰레 기들을 데리고 5층의 생존 임무를 돌파하다니,역시 마스터 오브 마스 터! 캡 멋졌다구.]캡이라니.
언제적 표현이야.
[아! 무! 튼! 건방져,건방져! 이내가 뼈 빠지게 고생하는데,지들은 숙소에서 퍼질러 자? 가만 안 둘 거 야!]
”좀 내버려 둬라. 네가 부르면 다 알아서 나오잖냐.”
어차피 전투에 출격하는 인원은 한정되어 있다.
[아, 알았다구. 안 그러면 되잖 아.]“무슨 바람을 불어넣었길래 쟤가 저래요?”
“기업 비밀이다, 임마.”
제나는 의심스러운 시선으로 나를
봤지만,이내 한숨을 푹 쉬고는 표 정을 풀었다.
“그래서,오늘은 요일 던전인가?” [기다려봐,잠깐만! 마스터가 조
작을 시작했어.]
이셀은 뿅 사라졌다.
[파티를 구성합니다.] [영웅을 드래그 앤 드롭!] [‘한 (★)’이 ’4파티’에 합류합니다!] [‘제나(★)’가 ‘4파티’에 합류합니
다!] [‘루이스(★)’가 ‘4파티’에….]
‘요일 던전.’
볼 것도 없다.
[열려라,시공의 트으음!]정면의 대문이 덜컹 열렸다.
다시 돌아온 이셀이 광장이 떠나
가라 외쳤다.
[루이스,조프리, 오웬 나왓!] 얼마 뒤 남자 세 명이 떨떠름한 얼굴로 광장에 나왔다.
푹 쉬고 있었는데 방해를 받은 모
양이다.
[여기 있는 다섯 명, 시공의 틈으 로 들어간다. 실시!]“다섯 명이라고? 저 사람들이랑 우리 둘?”
제나가 눈을 깜빡였다.
저들은 메인 던전 1층에서 머무
는,제나 입장에서는 얼굴도 거의 본 적 없는 사람들이다. 그 세 명도 우리가 불편한 모양인지 고개를 숙 였다.
나는 시공의 틈으로 들어갔다. 얼마 뒤 제나를 포함한 네 명 이 따
라 들어왔다.
[탑을 등반,세상을 구원하라!] [메인 던전 : 현 등반 층수 – 5]
[매일 달라지는 던전의 향연!] [요일 던전 : 켄더트 숲(11시간)] [각종 희귀한 재료를 수집하라!]
[탐험 던전]
[접근 불가! 메인 던전 10층을 클리 어 하세요.]
‘역시 열렸군.’
잿빛으로 칠해져 있던 가운데의 거울이 색을 되찾았다.
요일 던전의 통로였다.
“다,당신과 같이 싸우는 겁니까?” “그러니까,이름이
“오웬이라 합니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중년 남
자였다.
그는 긴장한 낯빛으로 나를 살펴 보고 있다.
“당신의 강함이라면,우리는 별 도 움이 안될 것 같소만……
“걱 정 붙들어 매시길. 당신들은 싸 울 일 없으니.”
“그럼 좋겠구려.”
물론 구경만 하라는 의미는 아니
다.
가운데의 거울이 빛나기 시작했 다.
빛이 걷혔을 때,우리는 낯선 숲에 있었다.
[’4파티’가 요일 던전,켄더트 숲 (최하급)에 입장했습니다. 이들은 재료를 수집해서 돌아올 것입니 다!] [Tips/날짜에 따라 던전의 종류가 달라집니다. 꼭 확인해주세요!]“적은 어디에 있죠? 5층처럼 특별
한 임무인가요?”
제나는 날선 얼굴로 주변을 살폈 다.
나는 제나의 뺨을 잡아당겼다.
“머하흐 거해효!”
“웃겨서 그런다,왜.”
“저녀 아 우기는데!”
“이곳은 요일 던전이라고 불리는
곳이야. 재료를 모으는 장소지.” 나는 근처를 둘러보았다.
등 뒤에 반경 약 3m인 정체불명의
원이 일렁이고 있다. 무지갯빛으로 반짝이는 그것은 주위 공간을 일그 러뜨리며 흐물거렸다.
,,뭐,뭐요,이건?”
“흐음.”
나는 그 공간에 작은 돌멩이를 하 나 집어 던졌다.
[’한(★)’이 ’쓰레기(F)’를 채취합 니다.] [Tips/쓰레기는 필요 없습니다. 버리세요.]근처 나무의 큰 가지를 뚝 꺾었다. 잘린 나뭇가지를 투척했다.
[‘한(★)’이 ‘나뭇가지’를 채취합니다.] [Tips/나뭇가지 아이템은 100개 를 모아 목재로 가공할 수 있습니 다. 단,목공소가 필요합니다.]
“알았다.”
“뭘요? 저한테도 좀 설명해줘요.”
“모은 재료를 저기에 던져. 나뭇가 지 같은 거. 그럼 창고로 쌓이거든. 그걸로 아이템을 만드는 거야.”
나는 나뭇가지를 한 개 더 꺾어 던 졌다.
[’한(★)’이 ‘나뭇가지’를 채취합니다.]
“정말 그걸로 끝입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세 명은 얼떨떨해하면서도 주위의 나뭇가지를 꺾어 차원문에 던지기 시작했다. 곧장 시스템 메시지가 떠 올랐다.
사실,이곳에서 원활한 파밍을 위 해서는 도끼나 톱 같은 도구가 필요 하다. 나뭇가지 천 번 꺾어봤자 통 나무 하나에 못 미친다. 하지만 암 케나가 도구를 안 들려줬으니 어쩔 수 없다.
“진짜로 그거면 돼요? 싸울 필요 없고?”
“넌 다르지. 따라오기나 해.”
“쳇,간만에 꿀 빠나 했더니.”
세 명은 다소 안심한 듯이 가슴을 쓸어내 렸다.
몬스터와 피 튀기며 싸우는 것보 다는 이런 식의 노동이 훨씬 나을 것이다. 우리는 세 명을 내버려 두 고 숲 안쪽으로 향했다.
“어디로 가는 거예요?”
“사냥하러.”
“사냥이요? 어떤 거? 멧돼지? 사 슴? 토끼? 드디어 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되는 건가요!”
“그 사냥이 아니라……
“마침 발견!”
제나가 눈을 빛내더니 갑자기 달 리기 시작했다.
“기다려라, 고기!”
제나는 나무와 나무 사이를 가로
지르며 달려나갔다. 오른손에는 어 느새 화살을 메긴 활이 들려 있다.
나는 제나 뒤를 쫓았다.
제나는 나무 덩굴을 뛰어넘고 풀
숲을 헤치며 빠르게 나아가고 있었 지만 못 쫓을 정도는 아니었다.
저 멀리,아름드리나무의 근처에
서 사슴 한 마리가 플을 뜯고 있다. 풀을 맛있게 우물거리던 사슴은
제나를 발견하고는 화들짝 놀라 모 로 뛰었다. 그러나 순식간에 제나의 화살 한 발이 사슴의 다리에 박혔 다.
제나는 얽히고설킨 가지를 삼각점 프로 넘었다. 나는 검으로 가지를 단번에 토막 내고 따라붙었다. 멀지 않은 곳,사슴이 다리를 절룩대며 걸어가고 있었다.
“미안!”
전혀 미안하지 않은 얼굴로 제나 는 사슴의 목덜미에 화살을 꽂았다.
사슴은 구슬픈 비명을 지르더니 풀숲 위에 널브러졌다. 제나는 쓰러 진 사슴을 보면서 입맛을 다셨다.
“맛있겠네요.”
“오빠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그 쫄깃쫄깃한 식감, 터지는 육즙! 구워 먹으면 한 끼 식사 뚝딱!”
’뭐,그렇지.’
아무리 클로에가 요리 실력이 좋 아도 감자만으로는 빛이 바랬다.
,,너,도축은 할 줄 아냐?”
“당연하죠. 눈칫밥이 몇 년인데.”
제나는 허리춤의 벨트에서 단검을
빼들었다. 칼날을 사슴의 경동맥에 대고 끊자 피가 철철 흘러나왔다.
“이렇게 피를 뺀 다음,가죽을 벗 기고 내장을 제거하죠. 그 다음 먹 기 좋게 자르면 돼요.”
“재료는 다 구분해서 차원문에 넣 어놔. 빠뜨리지 말고.”
“어디 가시게요?”
“볼일 보러.”
“그럼 저도!”
“너는 사냥이나 해. 나도 감자만 먹는 건 질렸다. 혼자서 재료 나르 기 힘들면 그 사람들 불러오고. 나 뭇가지보단 이게 백배 천배 나을 테
니까.”
”옛 써!”
조금 귀찮아졌지만,혼자서 사냥 하기로 했다.
능숙한 솜씨로 사슴 가죽을 벗기 는 제나를 내버려 둔 채 나는 숲 안 쪽으로 들어갔다. 토끼 한 마리가 이쪽을 보더니 귀를 쫑긋 세웠다. 무시하고 나아갔다.
찾아야 하는 것은,
‘숲의 여왕.’
숲의 요일 던전에서 출몰하는 희 귀 몬스터다.
놈이 가지고 있는 하급 속성석은
승급의 재료가 된다. 항상 있는 것 은 아니지만. 대략적인 출몰 위치는 알고 있었다. 숲의 중앙으로 가다 보면 계곡이 나온다.
때마침 계곡을 찾았다.
나는 검과 방패를 빼들었다. 주위
를 주시한 채 계곡을 따라 천천히 상류로 걸어갔다. 물을 마시는 토끼 나 멧돼지도 있었지만 무시. 상류로 나아갈수록 숲은 울창해지고 어두 워졌다.
나는 시야 상단의 남은 시간을 살 폈다.
[32 : 45]30분 남았나. 저 시간이 끝나게 되면 자동으로 귀환하게 될 것이다.
그 안에 잡는다. 이곳의 속성석 말 고도 다른 요일 던전에서 두 가지 재료를 더 모아야 한다.
‘찾았다.’
계곡이 작은 웅덩이를 이룬 곳에 녀석이 있었다.
외견은 사슴과 비슷하지만,이마 에 커다란 뿔이 달려 있다. 거대한 체구는 코뿔소라 해도 믿을 정도였 다. 뿔 달린 암사슴. 옆에는 그보다
머리 두 개는 작은 숫사슴 두 마리 가 호위하듯 늘어서 있었다.
[숲의 여왕 Lv.10]레벨 10.
나는 나무 뒤편에 몸을 숨긴 채로 숫자를 셌다.
셋.
하나!
나무에서 뛰쳐나가 달렸다. 느긋하게 물을 마시던 숫사슴 한
마리와 시선이 마주쳤다.
푸확!
목이 깊게 베인 사슴이 나뒹굴었 다. 다른 숫사슴이 내게 뿔을 향했 다. 방패로 뿔을 걷어내고 목에 검 을 꽂았다.
순식간에 사슴 두 마리를 처리한 나는 검 끝의 피를 가볍게 털었다.
“네 남친들 다 죽였는데,기분 죽 이지?”
푸룽.
사슴은 말없이 콧김을 내뿜었다.
“덤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