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Me Up! RAW novel - Chapter 268
270. 카타스트로피(1)
붉은색 정사각형에 하얀 재생 버튼.
세계 최대의 동영상 채널,뮤튜브의 아이콘이다.
나는 홀로그램에 떠 있는 아이콘을 누른 뒤 구독란에 들어갔다. 아니나 다를까,새로운 동영상이 업데이트되 어 있었다.
[MyuTube™ ]
[픽 미 업의 마스터, ‘암케나’의 채널] [구독자 318,119명]
구독자는 30만을 돌파했다.
이제는 인기 뮤튜버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숫자.
불과 몇 달 전,1만을 오가던 것에 비하면 믿을 수 없는 성장세였다.
나는 스크롤을 긁어 내려갔다.
어제 올라간 따끈따끈한 영상에 수
많은 댓글이 달려 있었다.
영상 제목은 타오니어,75층.
[댓글 875개]
〈널사랑해,15분 전〉
이번 영상도 잘 보고 갑니다!
암케나님 영상 시작할 때부터 구독
했는데 어느덧 75층! 100층까지 궈궈! 랭커 1등까지 따라갑니다!
〈Terror, 46분 전〉
와. 버스충이라고 놀림 받던 사람
맞나.
이젠 랭킹 100위 안으로 진입했네요. 성장세 봐선 10등도 금방일듯!
제 기억으로는 전섭 마스터 중에서 젤 빠른 등반 속도인데,랭킹 1위까지 찍는 거 아님까?
<Victoria3, 1시간 전〉
이딴 망겜 아직도 빠는 사람
있어요?
현질유도 쩔어. 운빨망겜에 서버관 리도 개판이라며?
요즘 심심하면 튕기는 게 일상이라 더만. 매출도 10순위 밖으로 밀렸고, 패치도 개판이라며. 유저 말은 귓등으로 흘려듣고. 전 딴겜 하러 갑니다~
〈메리안, 2시간 전>
다른 건 모르겠는데 제발 서버 관리좀! 너무 튕기잖아 X발! 카페에 올리는데
씹고,고객센터 신고해도 씹고,본사 찾아가도 쫓아내면,대체 어쩌란 거? 돈도 빨 만큼 빨아먹었는데 서버 컴 퓨터 하나 새로 못 사요? 뭐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특수 서버라도 쓰시나?
[답글 5개 모두 보기]
〈베인그린,1시간 전〉
알겠는데 왜 여기서 난리?
〈메리안,1시간 전〉
공카에 올려봤자 들어 처먹질 않는
데 어쩌라는 거 ㅋㅋ 이대로면 겜 망
하죠~ 이미 망했죠? 밸런스 개판 났죠? 사장이 돈에 미쳐서 패키지 막 풀어 먹죠? 픽창들도 꼬와서 다 접었죠?
〈Sayonara,48분 전〉
저도 이 겜 망했다는 거 동의함. 이
미 갈 데까지 간듯. 3년이면 모바일겜 으로 해먹을 만큼 해 먹었지. 징징거 리지 말고 다른 게임 찾읍시다. 이분 은 안타깝네여. 이미 갈 데까지 갔는 데 랭커돼서 뭐함? 섭종 준비나 하쇼.
〈개돼지학박사,35분 전>
이 게임이 흥한 것 자체가 미스테리.
애초에 로그라이크는 모바일 게임에 맞지 않음. 몇 번을 분석해봐도 1억
다운로드 어떻게 찍었는지 모르겠네요. 이 암케나란 마스터만 봐도 영웅 한번 잘 뽑아서 랭커까지 해먹었자늠. 얼마나 운빨이 심한지 증명하는 사례. 망겜이니 접으세요.
〈MeongGgul,21분 전〉
접을 거면 조용히 접지 왜 깽판 피
우고 가시는지? 심성 어지간히도 비 틀리셨네. 깽판 부리지 마시고 그냥 떠나세요. 재밌게 하는 유저들까지 기분 나쁘게 하지 마시고요. 왜 여기다 꼬 장인지 이해가 안 가네.
〈가즈아13, 2시간 전〉
100층까지 깨고 영상 올려주세요. 하도 창렬겜이라 접긴 접었는데,엔
딩은 정말 궁금. 예전엔 순도 100% 갓겜이었는데,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TT-TT
<Endo Park, 2시간 전〉
나도 한 같은 영웅 갖다 주면 잘할
자신 있는데.
하다못해 옆에 따까리 2명 급만 되 어도 80층까진 그냥 뚫겠다! 쌍!
진짜 운빨망겜이네. 왜 나는 저런 영웅 안 나옴?
[답글 1개 모두 보기]
〈엔터아웃,1시간 전〉
나올 거 같음? 포기하셈.
〈시리스쟝,2시간 전〉
시리스쟝 발가락 핥고 싶다! 핥핥! [답글 2개 모두 보기]
〈시리스쟝,2시간 전〉
시리스쟝 가슴골에 코박죽!
〈시리스쟝,2시간 전〉
시리스쟝 겨드랑이 핥고 싶다! 핥핥!
〈윤기기릿,3시간 전〉
게임은 접었지만,엔딩은 보고 싶다.
그 생각 하나로 구독합니다. 이 게임 엔딩이 어떨지 궁금하네요.
설마 스탭롤 하나로 퉁치는 건 아니 겠죠?
〈LiveOut,3시간 전〉
이거 로키 부계정이라는 소문이 있음. 일단 첫 번째 이유로 플레이 방식이
로키와 흡사. 대기실 구조도 비슷비슷함. 두 번째가 좀 결정적인데,이분한테
싸움 걸었던 랭커들이 니플헤임 함대에 다 개박살 남. 이건 좀 빼박이라 보는데. 솔까말 PVP 안 하고 임무에만 집중하면 공략은 쉽지. 공략하고 싶어도 주위에서
시비 겁나 걸어 대는데.
[답글 5개 모두 보기]
〈뚝배기한방,3시간 전〉
이거 맞는 듯. 저도 밸런스 안 맞아서
접었긴 한데.
〈LiveOut,3시간 전〉
님은 밸런스 안 맞아서 접은 게 아
니라 로키한테 털려서 접은 거죠. 〈뚝배기한방,3시간 전〉
적어도 님은 털 수 있는데요?
님은 길드원 끌고서도 저보다 개털
리지 않으셨나.
〈나두얌,2시간 전>
그런데 이 게임 부계정 못 만들잖아요
무슨 특수한 프로텍트 걸었다던데.
〈뚝배기한방,2시간 전〉
어떻게 수를 써서 뚫있겠죠.
싸고도는 거 보면 부계정 빼박. 아 니면 운영자 계정이거나.
댓글창은 순수한 영상 반응보다는, 픽 미 업 전반에 걸친 비방과 암케나에 대한 소문으로 점철되어 있다.
어차피 망한 게임 랭커 찍어봤자 뭐 하냐는 둥,로키와 짜고 2서버 먹으려 한다는 둥,이딴 망겜 때려치우라는 둥. 뭐,이해할 수는 있다. 수상한 점이 한 둘이 아니었으니까.
암케나는 시작한 지 1년도 안 되어, 그 어렵다던 픽 미 업의 75층까지 등 반했다.
75층이라면 수천만 마스터 중에서도 100등 이내. 사기에 가까운 클리어 속도였다. 픽 미 업 카페에는 '암진요' 라는 정체불명의 단체도 등장했다. 암 케나에게 진실을 요구한다나 뭐라나. 운영자의 치트 계정일 게 뻔하다는 것이다.
더불어 나까지 의심당하고 있다.
암케나에게 시비를 걸었던 마스터가 그 즉시 박살 났기 때문이었다.
암케나는 로키의 부계정이다. 두 명은
부부 사이다. 둘 다 운영자 계정이다. 수많은 가설들이 커뮤니티를 타고 돌며 게시판을 뜨겁게 달궜다. 어쨌거나, 확실한 점은…….
'게임이 하향세로 접어들고 있다.'
내가 이곳에 끌려들어 오기 직전만 해도 픽 미 업은 전 세계를 아우르는 인기 모바일 게임이었다.
그러나 1년도 안 지나 그 영광은 무 색해졌다. 매출은 10위권 밖으로 밀 려난 지 오래였고,운빨망게임에 현질 개돼지 게임이란 각종 비난이란 비난은 다 쏟아졌다. 거기에 극심한 진입장벽, 기존 유저들의 텃세와 무차별 PVP 등
으로 신규 유입이 크게 줄어들었다. 무엇보다 서버 불량과 버그.
며칠에 한 번꼴로 전 서버에서 유저가
번번이 튕기는 일들이 일어나곤 했다. 예전에는 그래도 텀이 있었지만,이
제는 일주일에 한두 차례는 기본. 하 루걸러 서버가 다운되는 일도 없지 않았다. 그 외에도 대기실의 영웅이 갑작스레 사라지고,스테이지가 강제 종료되는 등 각종 오류가 기승을 부 려댔다.
'하향세 정도가 아닌가.'
이대로 간다면 머지않아 픽 미 업은
비주류 게임으로 떨어지고 말 것이다.
혹은 그냥 끝장나버리거나.
모든 게임에는 수명이 있다.
달이 차면 기울듯,그 어떠한 인기 게임이라도 결국 전성기가 지나고,하 향세가 찾아온다.
3년이면 모바일 게임치고는 오래갔지. 수익도 올릴 만큼 올렸다. 대외적으로 보면 서비스 종료를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곤란한데."
"뭐가 곤란해요?"
나는 위를 올려보았다.
진청색 가죽 외투를 차려입은 제나가 나를 보며 고개를 기울이고 있다.
"오빠,출발 준비 끝났어요."
"벌써 다 됐냐?"
주위를 둘러보았다.
난간 밑으로 아래층의 풍경이 펼쳐 졌다.
광활한 공간. 단순히 넓다고는 표현 할 수 없겠지.
[※주의!] [이번 임무는 백 개 이상의 파티가 요구되는 초대형 임무입니다! 만약 파티 인원이 모자란다면 유료 소환이나 무료 소환을 이용해 영움을 충원하세요!]수십 대의 비공정이 늘어서 있다. 영웅을 가득 채운 함대는 거대한 거울
속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출전 인원만 따진다면 최소 천 명.
대기 인원까지 포함한다면 얼마나 될지 모른다. 비공정과 영웅들은 격납고를 가득 채우고도 공간이 부족해 대기하고 있는 상태였다.
이들은 76층 등반을 위한 공략조였다. 이제 암케나가 굴리는 영웅들의 수는
천 단위에 육박했다.
부대를 통솔하는 정예 인원만 백 명
가까이.
"휘유,사람 한번 더럽게 많네.” 제나가 아래를 내려다보며 휘파람을
불었다.
"하나같이 쭉정이뿐 아닌가." "쭉정이라뇨. 우리와 같은 동료인데." 오른쪽 통로에서 벨키스트가 걸어
들어왔다.
이마 뒤쪽으로 넘긴 머리칼은 반백 으로 물들어 있다.
아시니스와 깊게 동화된 여파였다. "그 황자란 놈은 대체 언제 등장하
는지 모르겠군. 이러다 100층까지 가 겠소."
벨키스트가 투덜거렸다.
그도 그럴 게,황자는 20층 가까이 등반할 동안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심지어 성 내부까지 황녀군이 쳐들 어온 이 시점에도. 아마 이번 구간에서 황도 공략이 완전히 마무리되겠지. 길고 길었던 내전이 프리아의 승리로 종료 되는 것이다.
"가자,자매들!"
격납고 왼편,키샤샤가 호탕하게 웃 었다.
그 옆에는 얇은 가죽옷을 걸친 네 명의 소녀가 서 있었다.
용병단에 속해 있던 수인족을 결국
대기실로 영입해온 것이다. 따라서, 그녀는 1파티에서 이탈하게 되었다.
시리스와 충돌한 지 두 달.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바뀌지 않을 수 없었다.
암케나가 75층을 돌파한 것.
랭킹 100위권 내에 무사히 안착한 것. 대기실이 9층을 넘어간 것.
나와 제나,벨키스트가 6성 99레벨을
찍은 것.
그동안 무수한 영웅이 소환됐고 키 워졌으며,임무 도중 죽어갔다.
이제는 자신할 수 있었다.
니플헤임의 1파티와 겨뤄보는 것이,
아예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것을.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적어도 확률이 0은 아니다.
"빨리 가라,가. 안 그래도 바빠 죽 겠으니까."
어느새 들어왔는지 카티오가 손을 내저었다.
이 녀석도 1파티에서 이탈했다. 현재 직책은 함대장. 타오니어에 소속된 모든 비공정을 총괄하는 역할이었다. 아무 래도 능력이 전투보다 보조에 치우쳐져 있으니.
"먼저 갈게요!"
제나가 은빛 활을 펼쳐 들더니,가 법게 뛰어내렸다.
저 활은 엘 시드의 무기인 콜라다와 티소나의 잔재를 활로 변형한 것이었다.
틀림없는 S급 무구. 그 과정에서 성 능 저하가 없지 않았지만,여전히 막 강했다.
"늦지 마시오."
다음으로는 벨키스트였다.
벨키스트는 나를 흘껏 돌아보더니 난간 너머로 도약했다.
"시간 빠르구만. 너희랑 싸우던 게 엊그제 같은데."
카티오가 한숨을 내쉬었다.
이 녀석은 우리가 스테이지로 진입 하면,곧장 후속 부대를 위해 정비를 시작하겠지.
"이번에도 자신 있지? 실전은 지긋 지긋해. 일만 하는 것도 죽겠거든."
"걱정 마라."
나는 밑층으로 뛰었다.
옆으로 타오니어 소속의 영웅들이 임무 스테이지에 진입하고 있었다.
"……."
멀게만 느껴졌던 끝이 다가오고 있다.
80층을 돌파한다면,90층까지는 금 방이었다.
'내전이 끝나면……;
무엇이 시작되지?
알 수 없다.
종막인가.
아닐 수도 있지.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어쨌든,임무를 끝내야 한다.
이후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그다음. '뒷머리가 따가운데._
예전이라면 몰랐겠지만,지금은 그
시선을 느낄 수 있다.
니플헤임.
나를 기다리고 있겠지.
[액정을 좌우로 슬라이드!] [영웅에게 마스터의 응원을 보여주 세요!]번쩍!
눈앞에서 보랏빛 섬광이 번쩍였다. 임무에 돌입하기 전,암케나가 나를
응원하는 것이다.
철컥.
나는 비프로스트의 칼집을 움켜쥔 뒤, 높이 들어 올렸다.
'잘 봐둬라.'
['한(★★★★★★)'이 자신을 표출 합니다!]실패는 없어.
로키도 한서진도 아닌, '한 이스라트' 로서,타오니어를 정복한다.
나는 환하게 빛나는 거울을 향해 걸어 들어갔다.
76층.,
80층은 바로 코앞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