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Me Up! RAW novel - Chapter 314
316. 임무 유형,초월 (1)
그로부터 일주일 뒤.
니플헤임 7층,중앙 격납고에 한
대의 비공정이 출발 준비를 하는 중 이었다.
특수 임무용으로 건조된 중형함, 슬레이프니르.
칠흑색의 매끄러운 몸체에 니플헤
임의 문양이 각인되어 있다.
이번 에덴 공략전의 고속 돌파에
사용될 기함이었다.
“작전 준비는?”
격납고 최상층의 통제실.
시리스가 옆의 부관에게 물었다.
“외부 장갑 및 대공포 장착 완료. 오염 방지 작업도 마쳤습니다. 연료 를 포함한 전투 물자도 만충 상태입 니다. 언제든 출격 가능합니다.”
“수고했다. 임무가 본격적으로 시 작되면,병력을 태운 함대를 1000차 원에 집결시키도록. 우리가 성공한 다면 경계와 이어지는 차원문이 열
릴 것이다.”
“예.”
“그럼 전 병력에게 대기 명령을 내려라.”
“명령대로! 검은 산양의 승리를 바 타겠습니다!”
청년 부관은 시리스한테 칼같이 경례하더니 통제실을 빠져나갔다.
’드디어……:
아론은 떨리는 손을 움켜쥐었다. 마침내 작전 당일이 왔다. 통제실
에는 슬레이프니르에 탑승할 13층 멤버들과 이들을 배웅나온 니플헤임 의 간부 및 부관들이 자리잡고 있었
다. 이곳에 모인 영웅들은 모두 비 장한 표정으로 강화 유리 너머의 슬 레이프너머를 응시하고 있었다.
‘할 만큼은 했다.’ 루인의 창날은 갈아놓았다.
창을 찔러넣을 때의 감각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복습했다.
그의 등 뒤에 매달린 창이 날카롭
게 빛났다.
‘형님,제가 갑니다.’
아론의 눈매가 날카로워졌다. “부하들과의 작별 인사는 마쳤나?” 시리스가 좌중을 둘러보며 말했
다.
자신의 여비서와 이야기를 마친 리디기온이 피식 웃었다.
“어차피 다시 만날 것을. 검이나 갈아놓으라고 했다.”
“저도 인사는 끝났슴다!”
“할 것도 없지요.”
유르넷이 책을 덮었다.
이미 통제실 오른편에는 슬레이프
니르와 연결된 차원문이 설치되어 있었다.
‘작전 인원은……:
아론은 근처를 둘러보았다.
에덴 공략전은 1파티로만 진행될
예정이었지만,탑승자는 그보다 조
금 더 많다.
원래는 유르넷이 혼자서 슬레이프 니르를 제어할 예정이었으나,작전 내용이 퍼져나간 뒤 수많은 영웅들 이 작전에 자원했다.
결국 차출된 것은,비공정 내부의 수리 및 제어,대공포 조종을 담당 할 열 명의 정비사와 작전 상황을 하달할 두 명의 오퍼레이터. 여기 모인 영웅들은 죽음마저 불사할 준 비가 되어 있었다.
“몇 번이나 말하지만,작전 도중 그대들의 생존은 보장할 수 없다. 웬만하면 빠지는 게 좋아.”
“아닙니다! 저희도 마스터를 구하 는 일에 보탬이 되게 해주십시오!”
정비사 무리 중 선두에 있던 남자 가 외쳤다.
시리스는 한숨과 함께 고개를 끄 덕였다.
“어젯밤의 브리핑 내용은 숙지하 고 있을 거라 믿겠다.”
통제실의 전원이 기립했다.
시리스는 투명한 시선으로 좌중을
둘러보더니,레바테인의 칼집을 움 켜 쥐었다.
붉은 칼집이 찬란한 빛을 발했다. “전원 탑승. 타천의 불을 밝혀라.”
“전원 탑승. 임무를 시작합니다.”
우웅!
통제실 구석의 차원문이 흐릿하게 번쩍였다.
통로 활성화의 신호. 시리스가 앞 장서서 내부로 들어갔다.
그 뒤로 차례차례 영웅들이 들어 가기 시작했다.
‘후.,
아론은 몇 번이나 심호흡을 했다. 이곳에 들어가면 이제 되돌릴 수
없다.
‘미안하다,니나. 반드시 만나러 갈게.’
시리스가 휴가를 준다고 했었다.
여동생의 얼굴을 보러 갈 수 있 다.
스승님도 모셔올 수 있겠지.
“우리도 가자! 니플헤임에 영광을!”
뒤이어 비전투 영웅의 입장이 이 어 졌다.
담당 오퍼레이터 두 명과 정비사 들이 오와 열을 맞춰 차원문에 들어 갔다.
“제군들의 승리를 빌고 있겠다.”
100위권 내의 고위 간부들이 뒤를 지켜보는 중이다.
통제실 바깥 광장에는 수천 명의
니플헤임 소속 영웅들이 그들을 응 원하고 있을 것이다.
‘마지막에는 내가 탄다.’
슬레이프니르의 탑승 인원은 총합
17명.
아론은 최후미 쪽으로 걸어갔다. “음?”
날카로운 시선으로 대열을 훑던 간부의 눈이 좁혀졌다.
그는 옆의 상관에게 속닥거렸다. “선별 인원에 오류가 있는 것 같
습니다만.”
“무슨 오류인가?”
“인원은 총 17명이 아닙니까? 그
런데 저기,보십시오. 18명입니다. 한 명이 더 많군요. 언제 정비사가 한 명 더 추가됐죠?”
“확인을 해보겠다.”
제복 차림의 중년인 사내가 대열
로 다가갔다.
“전원 정지! 차원문에서 멀어져라!” 탑승 대열이 멈춰섰다.
사람들을 한 차례 살핀 뒤,중년
인의 눈이 가늘어졌다.
“아무래도 여기,불순분자가 한 명
섞여 있는 것 같다.”
사내의 시선이 맨 뒤쪽의 아론에
게 향했다.
그는 정중하게 경례하더니 입을 열었다.
“나이델크님! 이번 작전에는 한 치의 오차도 허용될 수 없습니다. 부디 적합한 조치를 취해주십시오!”
“…….”
“우리 니플헤임은 원한이 많습니 다. 아직 해산하지 않은 대기실에서 간첩을 보내왔을 수도 있습니다!”
아론은 머리를 감싸 쥐었다.
그리고 나지막이 말했다.
“아무 문제도 없다.”
“예?”
“어제,담당관한테 새로운 보고를
받았어. 이번 작전에 파견되는 정비 사는 11명이 맞아.”
“그런 보고는 들어본 적이…… 잠깐 생각하던 사내는,낭패한 표
정으로 아론에게 경례했다. “죄송합니다! 특이사항은 최상급자
께 보고하는 게 맞겠지요. 흐름을 끊어 죄송합니다. 부디 니플헤임에 승리를.”
제복 차림의 간부가 물러났다.
다시 입장이 시작되었다.
‘최상급자라.’
아론은 니플헤임 출신도 아니었고, 특별한 공을 세운 것도 아니었다.
그는 뮤덴이 자리를 양보해줬다는 이유로 13층 멤버가 된 낙하산 중 의 낙하산이었다.
그런데도 저들은 일체의 반발도 보이지 않는다.
이유는 하나.
니플헤임과 로키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
‘이 정도의 규율을 갖고 있다니.’
아론은 대열의 중간에 끼어들었다.
그리고는 몰래 기어들어 온 악동 에게 다가갔다.
“제나 양.”
옆에서 걸어가던 정비사가 모자를
눌러썼다.
“이런 행위는 좋지 않소. 들키면 바로 쫓겨날 거요.”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안에서는 제나 양의 정체를 숨길
수 없소.”
“제나? 그런 이름은 처음 들어봅 니다아.”
하아.
아론은 한숨을 깊이 내쉬었다. “이야기는 안에서 해야겠군.” “고명하신 13층 영웅께서 어찌 저
같은 일개 정비사와?”
소녀는 갈색 눈을 찡긋 감더니 차
원문 안으로 들어갔다.
아론도 소녀의 뒤를 따라갔다.
차원문의 반대편으로 나오자 커다란
복도가 나타났다.
슬레이프니르 2층 선내. 복도를 쭈욱 따라가면 비공정의 중앙조종실 이 나올 것이다.
“일단 따라오시오.”
아론은 소녀 정비사의 팔을 잡아 끌어 구석의 창고로 향했다.
문을 안에서 걸어 잠근 뒤,정비 사의 모자를 들어 올렸다. 동그란 갈색 눈동자에 붉은 머리. 애교 어 린 눈빛의 소녀가 주변을 둘러보았
다.
“과연 니플헤임,비공정 안도 반짝 반짝하네요! 돈을 엄청나게 퍼부었 겠죠?”
“제나 양.”
“왜 불러요?”
“이곳엔 어찌……
“그거야,우리 오빠를 도우러 왔죠.”
제나 시라이는 어깨를 으쏙거렸다.
“그 무서워 보이는 언니한테 말 걸어봤자 퇴짜맞을 거 뻔하고요. 저 는 아론 오빠와 달리 인맥이 없다구 요. 이럴 줄 알았으면 저번에 왔을 때 소장님한테 싸바싸바해둘 걸.”
“그래서……
“몰래 왔어요.”
제나는 장난스레 웃었다.
“이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소?”
“돌아가려고 했는데,갑자기 억울 해지지 뭐예요. 오른팔이니 뭐니 치 켜세을 땐 언제고,쓸모없어지니까 헌신짝처럼 버려. 아론 오빠도 마찬 가지 아네요? 설마 오빠는 괜찮고 나는 안 된다. 이렇게 나올 속셈은 아니죠? 많이 실망할 것 같은데.”
“그건……
아론은 말끝을 흐렸다.
제나는 팔꿈치로 아론의 옆구리를 툭툭 때렸다.
“오빠가 절 좀만 도와주면,이번 작전에서 꽤 도움이 될 텐데요.”
제나는 품 안을 뒤적거리더니,작 게 반짝이는 돌 하나를 꺼냈다.
“이 돌이 뭔지 알아요? 차원석이 라는 거예요. 저랑 벨 오빠랑 엄청 힘들게 구했다구요. 이 돌을 흔들 면……
우웅!
선명한 마력 파동과 함께 차원문 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제나는 손을 휘둘러 차원문을 지
운 뒤 돌을 집어넣었다.
“타오니어와 연결되는 차원문을 열 수 있죠.”
얼핏 들으면 장난스러운 어투였으나, 눈빛은 더할 나위 없이 진지했다.
아론의 고심이 깊어졌다. 제나가 진심이라는 것을 그는 직감할 수 있 었다. 이 소녀는 진정으로 형님을 도우러 온 것이다.
‘그래도……;
말처럼 쉬운 이야기가 아니야.
굳은 목소리가 아론의 입에서 흘 러나왔다.
“우리가 갈 곳은 심각하게 오염되
어 있소. 더군다나,그곳의 적들은 몬스터 따위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 로 강대하오. 목숨을 걸어야 할 거 요. 제나 양은 그럴 필요가……
“아뇨.”
제나가 아론의 오른손을 움켜쥐었다.
얼마나 힘을 줬는지,제나의 손등이 하얗게 변했다.
“저는 집으로 돌아갈 거지만 이렇 게는 못 끝내요. 제 고향에서,한번 더 오빠와 만나고 싶어요. 다른 동 료들도 모두 똑같아. 오빠 말대로 저,아니,우리는…… 목숨을 걸고 이곳에 온 거예요. 여기 숨어지내면
서 작전 내용은 들었어요. 저희도 돕게 해 줘요. 분명 도움이 될 테니 까.”
“몇 명이나 있소?”
“벨 오빠랑 키샤샤 언니,카티오도
있구요. 아,아론 오빠는 모르실라 나. 어쨌든 그 밖에도 많아요. 모두 각오했어요. 우리를 위해 싸워주었 던 오빠를 위해서.”
제나와 아론의 눈이 마주쳤다.
이내 아론은 숨을 깊게 내쉬었다. “시리스 씨에게는 숨겨야-…” 겠군.” “그거야 당연하죠!”
나중에 꽤 혼이 날 것 같다.
‘형님을 위해서라면…… 감수할 수 있다.’
아론은 말을 이었다.
“여기,창고에서 기다리시오.”
“옛 써! 제나 군단,출동 대기합니 다!”
제나가 힘차게 경례했다.
‘타오니어의 영웅들.’
아론은 벨키스트라는 남자를 떠올 렸다.
뛰어난 재능과 투쟁심을 지닌 그 사내는 자신을 끌어내린 주역이었 다.
‘……하.,
언젠가 그 사내와 한 번 더 맞붙 어보고 싶었건만.
아론은 고개를 저으며 창고를 빠 져 나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슬레이프니르의 조종실에 다다를 수 있었다.
100평에 달하는 조종실.
정면에는 대형 유리가 설치되어 있고,그 옆으로 온갖 계기판과 조 종대가 위치하고 있었다.
중앙의 함장석 옆에 서 있던 니하 쿠가 뒤를 돌아보았다.
“뭘 하다 왔슴까,후배님? 배가 아 파졌슴까?”
“네,죄송합니다.”
아론은 헛기침을 했다.
“연기가 서투르군, 꼬마.”
출입문 옆,벽에 기대어 있던 리
디기온이 미소지었다.
아론이 움찔거렸다.
“방금,선내에 한 명이 더 탑승했
다는 보고가 들어왔다만.”
“사정은 묻지 않겠다.”
“감사…… 합니다.”
아론이 함장실을 둘러보았다.
니플헤임을 벗어난 슬레이프니르는
빠르게 1서버로 향하는 중이었다.
시리스는 조종실 전방에서 작전 계획서를 점검하고 있었고,유르넷 은 오른편의 대형 마법진 위에서 주 문을 옮고 있었다.
’두 명이 바빠서 다행인가.’
아론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만약 저 둘이 알았다면,이번 일 을 허투루 넘기지 않았을 것이다.
〈접속 완료.〉
유르넷의 힘이 담긴 목소리가 함 장실 내에 울려 퍼졌다.
곧이어 전면 계기판에 로브를 쓴 여성의 환상이 떠올랐다.
〈뫼비우스의 시젤입니다. 니플헤
임 여러분,들립니까.〉
“들린다. 무사히 연결된 것 같군.” 시리스가 대답했다.
〈코드 수정이 끝났습니다. 계정을
연결합니다.〉
시젤이 손을 치켜들었다.
그와 동시에.
[Pike Me Up!]통제실의 좌측에 대형 홀로그램 메시지가 떠올랐다.
[마스터 암케나,픽 미 업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수정 코드 1103 – 계정명이 ‘니
플헤임’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수정 코드 5313 – 조작 메뉴 및
접속 방법이 변경되었습니다.] [수정 코드 3365 – 데이터 전송
방식이 변경되었습니다.] [수정 코드 9754…….]
타오니어의 마스터,암케나의 접 속 메시지.
[로딩이 끝났습니다.] [TOUCH !(선택)]로딩이 끝난 암케나가 메인 메뉴 로 들어왔다.
암케나의 조작창에는 필드를 빠져 나가는 슬레이프나르의 모습이 표시 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