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oneer Simon RAW novel - Chapter 121
몬스터 사냥기지 (2)
‘이걸 그냥 파괴해버리는 것이 최선일 것 같군.’
사이먼은 자신이 조금만 더 강해진다면 마법진을 파괴할 수 있어 보였다.
‘저 공간에 담긴 저 사악한 의지만 제거하면 되겠군.’
사이먼이 언령 마법을 터득해서 그런지 그 안에 담긴 의지를 읽어 나갈 수가 있었다. 아울러 전과 달리 마법진 전체에 흐르는 마나의 흐름을 읽을 수가 있었다. 마나가 흐르면서 어떤 기능을 하는지 확실하게 감지할 수가 있었다.
‘이건 마계와 연결이 된 것이 아니다. 좌표는 임의의 공간, 아공간이다. 마왕이 봉인이 되어 있는 아공간으로 연결이 되어 있다. 그러면 이 마왕은 기록에도 없는 마왕이란 말인가? 기록이 되어 있지 않은, 또는 기록에서 지워진 마왕의 봉인을 해제하기 위한 마법진이란 말이지.’
사이먼은 한동안 마법진과 공명을 하려고 했고 마침내 마법진과 동화를 할 수가 있었다. 전이라면 이런 무리한 일을 하지 않겠지만 그는 수호의 징표가 있기에 그렇게 하더라도 마기나 사기에 침식이 될 위험은 그리 크지 않았다.
사이먼은 마법진의 너머를 투시하여 보았다. 공간의 벽을 투영하는 것이 가능했다. 공간에 대한 이해가 그것을 가능하게 만들어 주었다. 그 깊고 깊은 심연으로 사이먼의 의식이 찾아가자 거대하고 사악한 존재가 마침내 느껴졌다.
두 존재가 공간을 격해서 마주쳤다. 사이먼은 자신이 그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느낌이 들었지만 위축되는 마음을 추슬러 직시하려고 했다. 존재가 내뿜는 악의가 공간을 격하고 그대로 전해졌다. 그 존재는 그의 의식마저 집어 삼키려고 했다. 그러나 사이먼의 정신은 강했다. 한없이 쪼그라드는 정신을 지탱하면서 강한 기운을 발산했다.
‘너는 사라져야 한다. 그저 한없이 영겁의 시간 속에서 그냥 기운만 내뿜다가 사라져야 한다.’
그 마법진이 마왕을 강림시키기 위한 마법진이지만 검흔에 의한 봉인으로 마왕을 소멸시키는 장치로 변질이 되어 버렸다.
‘저 거대하고 강인한 존재가 상당히 약해진 모습이라니 그러면 온전한 상태였다면 얼마나 강할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아무리 맹수가 무서운 존재라도 우리에 갇힌 존재는 무서워할 이유가 없었다. 그저 우리 안에 손만 넣지 않으면 안전했다. 그렇게 생각을 하자 사이먼은 그 존재를 자세히 살필 수가 있게 되었다.
사이먼은 그 존재를 살피면서 자신의 몸을 관조했다. 수호의 징표가 제 기능을 발휘하는지 그의 몸 안에 기운이 가득했다. 아울러 마나의 고리마저 맹렬하게 회전하면서 그의 몸과 정신을 보호하고 있었다.
그 존재는 사이먼에게 어떻게든 영향을 미치려는지 강한 투기와 살기와 악기를 투사하고 있었지만 그것은 아무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차츰 적응이 된 사이먼에게는 그저 따가운 눈총을 받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 마법진이 강림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봉인을 위한 것인지 그 성격이 애매하기 짝이 없군. 소멸진도 아니고.’
사이먼은 어떤 것인지 판단이 되지 않았다. 그렇기에 이 마법진을 어떻게 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악기에 가득 찬 저 괴물의 기운을 순수한 음의 마나로 정화하여 내뿜는 것을 보면 봉인진이라고 할 수 있다. 너무나 강한 존재이기에 바로 소멸을 시키면 세상에 가해질 충격을 감당하지 못하기에 서서히 내뿜는 것 같은데 한편으로 진 자체는 강림까지 가능한 마법진이니 이 모순적인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사이먼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몸 안의 기운을 관조하였다. 그러면서 마나 고리를 회전시키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자 동굴 안에 있는 음의 마나가 몸 안으로 유입이 되기 시작했고 아울러 동굴 밖에서 한줄기의 양의 마나마저 유입이 되기 시작했다.
두 가지 마나가 그의 몸 안에서 각기 마나의 고리에 흡수되었다. 아울러 수호의 징표마저 질세라 신성력을 소환하기 시작했다. 신성력은 공간을 뛰어넘어 역시 미지의 공간에서 역시 신성력을 불러왔다.
‘끼이익, 지금 뭐를 하는 것이냐? 당장 그쳐라.’
비명과 함께 괴물이 몸부림을 치기 시작했다. 마법진이 괴물의 본신에서 사악한 기운을 뽑아내기 시작했다. 그 기운은 마법진을 통과하면서 순수한 음의 마나로 바뀌었다. 더러운 물이 거름막을 통과하여 맑은 물이 되는 것 같았다. 마법진은 그 오물마저 분해하여 순수한 마나로 만들어냈다.
사이먼이 음의 마나를 흡입하자 괴물에게서 뽑아내는 기운이 증가하였고 그렇게 사이먼의 마나 고리는 한껏 음의 마나를 폭식하였다. 역시 양의 마나로 이루어진 마나 고리도 역시 마나를 끌어들여서 한껏 몸집을 불렸다.
그들이 커지자 수호의 징표도 역시 그 크기가 성장을 했다.
사이먼은 더 이상 마나를 받아들이면 몸이 버티지 못할 것 같아 받아들이는 것을 멈추었다. 사이먼은 다시 한 번 공간 너머에 존재하는 괴물을 직시했고 그 괴물이 조금 더 약해진 것을 확인했다.
‘이거 시간이 날 때마다 이렇게 기운을 뽑아내면 저 괴물이 아예 소멸할 수도 있겠는데. 대충 천 번이면 될 것도 같은데.’
사이먼이 그런 생각을 하자 괴물이 순간적으로 위축이 되는 것 같았다. 그 생각이 괴물에게 전해진 것도 같았다.
사이먼은 영지를 개발하면서 인내심을 배울 수가 있었다. 마음은 벌써 트라칸 반도를 다 개발하여 새로운 세상을 만들었는데 현실은 그 초입에 있는 침엽수림도 통과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사이먼은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노력했지만 그것이 쉽지가 않았다. 대신에 사이먼은 여기저기 다니면서 모든 것을 살피면서 여유를 가지려고 했다.
사이먼은 트라칸 반도 곳곳을 다니면서 지리부터 모든 것을 살피면서 향후 어떻게 개발해야 할지 적어나갔다. 적당한 곳에 이동마법을 전개할 수 있는 시설도 몰래 만들어 두었다. 그것이 그렇게 재미있는 일이었다. 마치 그곳에 그런 것을 만들 때 그곳이 자신의 영역이 된 것 같은 충만감이 들었다.
‘어지간한 사람이라면 여기에 이런 것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할 것이다. 나 정도 되는 사람이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한 나절 정도 찾아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사이먼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기분 좋게 자신이 만든 마법진을 꼭꼭 숨겨두었다. 그런 마법진이 있다면 언제라도 이동해 올 수가 있었다. 물론 이런 마법진을 만들 때마다 정확하게 기록을 해두어 혹시라도 나중에 필요할 경우에 잊지 않도록 했다.
‘왕국 곳곳부터 시작하여 로크 왕국이나 플라스콘 제국까지 다 살펴보도록 하자.’
수련을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급해지려는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는 뭔가 한 가지를 더 해야 할 것 같았다. 마음은 급한데 사실상 할 수 있는 것은 한정이 되어 있었다. 그러니 답답하고 짜증이 났다.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 마가렛을 방문하고 있지만 그것도 시간이 지나자 약간 시들해진 기분이 들었다.
마가렛과 같이 있는 시간이 좋지만 시간이 지나 헤어지고 나면 갈증이 전부 채워지지 않고 있었다. 자신이 바라는 것은 엄청난데 현실은 경작지를 만들기 위해 나무뿌리를 파내는 것을 걱정하고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자기가 나서서 파내는 것이 더 빠를 것도 같았지만 그렇게 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었다.
그런 갈증을 채워주기 위해서 뭔가 새로운 것이 필요했고 그것이 바로 여행이었다. 그 여행은 일종의 이어가기였다. 전에 갔던 곳까지 텔레포트로 이동하여 그 이후에 여행을 하고 인적이 없는 일정한 곳에 마법진을 설치하여 영주관으로 돌아왔다.
사이먼은 가급적이면 다른 사람의 눈에 띄지 않도록 이동을 했다. 그렇기에 사이먼이 왔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트라칸 반도를 반년에 걸쳐 여행을 한 사이먼은 대략적인 지도를 작성하였다. 물론 여기에는 향후 어떻게 개척을 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도 같이 담겨지게 되었다.
그 후에 사이먼이 한 것은 에카테리나 왕국에 대한 여행이었다. 자신이 있는 세라가티 주에 있는 영지부터 살폈다. 사이먼은 사전에 해당 영지에 대해서 조사를 하였고 그것을 토대로 하여 직접 확인을 했다.
어떤 영지는 자세히, 어떤 영지는 한 번 그냥 살피는 것으로 여행을 마무리 지었다. 물론 그렇게 여행을 하면 여행을 하면서 보았던 것이나 느낀 것을 자세히 기록했다. 그런 기록이 필요할지 모르지만 기록하는 것은 일종의 습관이었다.
각 영지에 대하여 조사를 하면서 통치자인 영주에 따라 영지가 천국이 되기도 하고 지옥이 되는 것을 깨달았다. 신분이 높아지면 그 만큼 책임과 의무도 커지는 것을 느꼈다. 아울러 자신은 어떤 영주, 어떤 귀족이 될 것인지 고민을 하기도 했다.
사이먼이 여행을 할수록 대충 살피고 지나가는 영지가 많아졌다. 영지라는 것이 대부분 비슷한 형태였고 사람이 살아가는 모양도 대부분 다 비슷했다. 그러니 처음에는 자세히 봤지만 나중에는 신기한 것도 없었다.
그러나 지역이 달라지면 모습이 달랐다. 그렇기에 새로운 지역에 갔을 때는 보다 자세히 살폈다. 에카테리나 왕국을 다 돈 것도 역시 반년이 지난 후였다.
보통 하루 정도는 영지 일을 했고 하루 정도는 수련을 한다고 하여 영주관에 틀어박혔고 그 시간에 여행을 했다.
그렇게 하면서 왕실직영지 8개주와 일반 대영이 33개를 전부 다 돌았다. 한 개의 주나 대영지를 보통 이틀 정도의 시간을 투자하여 살폈다. 그렇게 하면서 대략적인 인구나 생활수준, 영지의 경제력과 군사력을 살피고 그들 영지의 문제점이나 장점들을 살폈다.
사이먼은 이런 조사를 통하여 혼타 지역에서 흑마법사의 흔적을 발견했다. 그러나 너무나 은밀하여 더 이상 추적을 하기가 어려워 포기했다. 대신에 자신이 파악한 내용은 자세히 정리하여 언제라도 추적할 수 있도록 했다.
당장 추적을 하다가는 흔적을 남길 수도 있어 보였다.
개척영지에 온지 1년이 지난 시점에 사이먼은 로크 왕국으로 넘어갔다. 로크 왕국은 에카테리나 왕국보다 면적도 훨씬 좁고 영지의 수도 절반 정도 밖에 되지가 않아 사실 살피는 것은 두 달 정도 밖에 걸리지가 않았다.
실질적으로 여행을 한 시간은 한 달 정도도 되지 않았다. 더구나 에키테리나 왕국을 살폈기 때문에 전보다 여행을 하면서 해당 지역을 살피는 능력은 훨씬 향상이 되었다. 그렇기에 여행을 하면서 살피는 시간이 짧게 소요되었다.
로크 왕국을 살핀 사이먼은 열사의 땅이라는 열화사막을 탐사했다. 에카테리나 왕국과 플라스콘 제국의 중간에 위치한 사막으로 두 나라가 서로 교통을 하지 못하도록 만들고 있었다.
그 사막의 중앙에 위치한 ‘끝없는 절벽’을 살펴보기도 했다. 사막도 문제지만 평균적으로 해발 8000m가 넘고 심지어 가장 높은 곳은 12000m가 넘는 높은 암석산은 두 나라의 통행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높이가 높은 탓에 암석에 얼음과 눈이 쌓여 있어 넘는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해 보였다. 사이먼처럼 공간의 검을 전개할 수가 있거나 공간 마법을 전개할 수가 있는 경우에나 산에 오르는 것이 가능해 보였다.
‘끝없는 절벽’ 주변으로 에카테리나 왕국 쪽에 600km, 플라스콘 제국 쪽에 500km에 달하는 사막이 펼쳐져 있었다. 끝없는 절벽은 그 중간에 솟아 있는데 남북으로 200km, 동서로 길이가 대략 2200km나 되는 거대한 산맥이었다.
물론 산 아래에는 녹색의 숲도 간간히 있고 사람이 살기에 적당한 평원도 펼쳐져 있지만 그곳에 접근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
물론 사막의 끝에는 초원이 펼쳐져 있는데 에카테리나 왕국 쪽은 목축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제국 쪽은 밀림이 우거져 있어 사막에 접근하는 자체가 쉽지가 않았다.
밀림도 문제지만 밀림에 사는 독충과 몬스터가 강해 인간이 접근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그렇기에 두 나라 사이에 직접 가는 길은 전무했다. 그저 로크 왕국을 통해서 교통을 하는 것만 가능했다.
바닷가도 역시 동일한 형상이었고 해양 몬스터까지 살고 있어 바닷가를 통해서 이동하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해 보였다. 이동마법을 사용하여 움직이는 사이먼이기에 그곳을 살펴볼 수 있지 그랜드 마스터도 살피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곳을 살피려면 이동마법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7서클 마법사는 되어야 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7서클 마법사일지라도 순간적으로 나타나는 괴조로 인해 그런 생각을 접어야 했다. 마스터 급의 몬스터인데 무려 30여 마리에 달하는 몬스터가 무리를 지어 살고 있었다. 사이먼이 나타나자 겁도 없이 몰려왔다. 마나에 민감한 것 같았다.
7서클 마법사라면 한순간에 마나왜곡에 걸려 먹잇감이 되었을 상황에 직면하였다. 마나왜곡이 광범위하게 진행이 되었다. 대략 그 무리의 반경 50여 km에 달하는 지역에 마나왜곡이 전개가 되었다. 마나에 민감한 것만이 아니라 마나의 운용도 능숙했다. 실로 인간 마법사라면 7서클은 족히 되는 것 같았다.
사이먼이기에 벗어났지 일반적인 마법사라면 쉽게 탈출이 불가능해 보였다. 사이먼은 순식간에 나타나 사냥을 하려 한 괘씸한 괴수를 그냥 둘 수가 없어 세 마리나 사냥을 했다. 두 마리는 기습을 한 덕분에 쉽게 사냥을 했지만 한 마리는 사냥하기가 쉽지 않았다.
사이먼이 이동마법으로 나타나자 마나를 감지하고 그들이 사냥을 하려고 나타났지만 사이먼은 도망을 치지 않고 오히려 공격을 했고 가까이 접근한 두 마리를 기습하여 목을 자를 수가 있었다.
두 마리가 당하지 사이먼이 만만치 않은 상대라는 것을 알고 하늘 높이 솟구쳐 올라서 주변만 뱅뱅 돌았다. 그러니 사이먼이사냥하기가 어려웠다.
사실 사이먼이 어렵게라도 한 마리를 더 사냥하려고 한 것은 그 괴수를 판매하기 용이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두 마리 뿐이라면 두 군데 밖에 판매를 할 수가 없는데 팔아야 할 곳은 세 군데였기 때문이다.
태양의 마탑과 왕립 마탑에 판매를 하고 궁정마법단에도 판매를 해야 했다. 만일에 두 마탑에만 판매를 하면 향후 여러 가지 협조를 받는데 곤란할 수도 있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