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oneer Simon RAW novel - Chapter 129
내전과 침공 (2)
그렇게 진격을 하여 100여m 정도 가자 강한 자들이 앞을 가로막았다. 그러나 사이먼에게는 병사들이나 기사나 차이가 없었다. 한 번 휘두를 때마다 똑같이 무너졌다. 화염의 오러를 막을 수 있는 기사가 없었다. 간간이 엑스퍼트 상급의 기사가 나섰지만 그런 자도 마나를 더 주입하여 공격하자 한칼에 쓰러졌다.
사이먼이 향하는 곳은 제국군의 지휘부가 있는 곳이었다. 그곳에는 마스터가 둘이나 포진하여 있었고 6서클 마법사도 둘이나 있었다. 그들이 나설 것이라 생각했는데 나서지 않고 있었다.
다행히 마법사들은 마법을 전개하려고 하지 않아 바로 설칠 필요는 없었다. 이런 혼전 상황에서 범위마법을 전개하면 아군도 살상당할 수가 있었다.
사이먼은 필요하다면 최장거리의 공간도약을 하여 바로 지휘부를 정리할 수도 있지만 그가 원하는 것은 최대한 적에게 공포를 주는 것이었다.
적의 지휘부를 몰살시키는 것도 방법이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적의 지휘부가 도주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여 사실상 적을 전멸시키는 것이 목적이었다. 전멸이란 모조리 죽이는 것이 아니라 와해를 시키거나 항복을 받는 것을 의미했다.
적을 죽이려고 하면 저항이 심하고 그러면 결국 아군도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전의를 상실하게 하여 항복하게 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사이먼이 화염의 오러를 휘두르며 진격해 오자 적의 지휘부는 그 자리에 계속 있을 수 없었다. 그대로 있다가 자신들이 당할 것 같기에 도주할 생각부터 했다. 지휘부를 호위하는 기사들을 앞으로 내보내 사이먼을 막으라고 하고 자신들은 뒤로 물러났다. 사이먼은 서두르지 않고 가로막는 자들을 정리하면서 그들을 쫓아갔다.
사이먼이 무지막지한 공격을 하면서 지휘부를 쫓아가는 것을 전장에 있는 자들이 모를 수가 없었고 사이먼의 공격범위에서 피하고자 도망을 치는 자들이 부지기수였다. 그렇게 되니 제대로 대적을 하는 자가 드물었다. 어설프게 가로막다가 그냥 한 방에 나뒹구는 자들이 대부분이었다.
“공격하라. 적이 도망친다. 적의 대장을 잡아라. 한 놈도 놓치지 마라.”
지휘관들은 적이 동요하는 것을 알지 오히려 큰 소리를 질러 아군의 사기를 높이고 적들을 동요하게 만들었다. 제국군 병사들은 사이먼이 무시무시한 화염을 내뿜는 공격을 선보이고 지휘부가 도망을 치는 상황이니 싸우려는 의지가 없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적의 전열이 무너졌고 등을 보이고 도망치는 자들이 부지기수였다. 대부분이 징병을 당해 무기를 잡은 지 오래 되지 않은 자들이라 지휘부가 붕괴되고 패색을 보이자 도망치기 급급했다. 물론 에카테리나 왕국군을 제외한 나머지 로크 왕국군도 마찬가지였지만 사기가 높아진 병사들은 무서운 것이 없이 돌진하니 오히려 반대였다.
사이먼이 적의 지휘부를 몰아가자 적의 지휘부 300여 명이 제국군의 맨 후미를 지나서 가장 앞장을 서서 도주하기 시작했다. 사이먼이 그 뒤를 쫓아가는 형상이니 전장의 모두가 그 상황을 볼 수가 있었다.
사이먼이 적의 지휘부를 대략 500m 이상 쫓아가다가 뒤로 돌아섰다. 그런 다음에 오연하게 그 자리에 멈추어 섰다.
“모두 멈춰라. 적의 대장이 도망쳤다. 모두 무기를 버리고 항복하라. 그러면 살려줄 것이다.”
사이먼의 외침에 그 자리에 남은 제국은은 무기를 버리기 시작했다. 적의 지휘부는 자신들만 도망친 것을 알고 멈추었지만 사이먼이 그렇게 외치는 순간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도망간 적의 지휘부가 돌아온다고 해서 기다리는 것은 사이먼의 학살이었다. 그렇다고 도망을 칠 수도 없었다. 느긋하게 사이먼은 적의 지휘부를 바라보았다.
그들은 그냥 도망치지도 그렇다고 다시 돌아가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는 사이에 무기를 버린 투항병을 분류하고 한쪽에서는 무기를 들고 저항을 하는 자를 공격했다.
그런 자는 기사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그것을 본 사이먼이 몇 번 공간도약을 하여 가볍게 정리했다. 저항을 해도 그냥 단칼에 죽어나가니 동조하는 자들이 없었다.
지휘부에 속해서 도주를 했던 자들은 사이먼이 기사들을 이끌고 앞장을 서서 쫓아가자 도주를 했지만 사이먼이 단 세 번의 공간도약을 통해 앞을 가로막자 결국은 사로잡히고 말았다.
마스터들도 사이먼이 가로막자 결국 저항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마법사들은 혼자 살겠다고 비상용으로 가지고 있던 텔레포트 스크롤을 사용했지만 마나동결을 전개한 사이먼으로 인해 실패하고 말았다. 마법이 아니라도 영역을 전개하여 마법을 사용하지 못하게 할 수 있었다.
북쪽으로 진격을 했던 제국군 선발대 10만이 전멸을 당했다는 소식이 모든 전장에 알려졌다. 사이먼은 적의 포로 7만을 사로잡았다.
너무나 포로의 숫자가 많아 처치 곤란인 상태였지만 병사들은 비무장 상태로 한곳에 모아서 수용을 했고 마나를 사용할 수 있는 자들은 그런 자들을 제압하기 위한 족쇄를 채워서 수용을 했다. 마스터나 마스터 급은 마스터용 봉인 족쇄를 장착하여 격리수용했다.
사로잡은 제국의 포로들을 심문하였다. 개인 신상부터 시작하여 그들의 직책과 그동안 수행한 업무에 대하여 물었다. 아울러 상부에서 내려온 명령이 무엇이고 그들이 그런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행한 것들도 조사를 했다.
사이먼은 적의 수장인 네이온 후작을 보았다. 굳이 그를 만날 이유는 없지만 제국의 후작이나 되는 지휘관의 생각이 어떤지 궁금했다. 이미 사전에 제국군 수뇌부를 심문한 결과를 빠짐없이 열람하기까지 했다.
“내가 군을 지휘한 경험이 없고 그저 무위만 뛰어난 자라고 했던데 왜 그렇게 생각한 것이요?”
사이먼은 자신에 대해 제국군이 잘 모르고 있다는 것을 알자 앞으로 전투가 쉬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그것을 확인하고 싶었다.
“그 나이에 군사를 지휘한 경험이 있다고 해도 고작 몇 백일 것이다. 수만의 군사를 지휘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번에 운이 좋아서, 네 무위가 생각 외로 강해 우리가 패전을 했지만 앞으로는 다를 것이다.”
네이온 후작은 당당한 어조로 운이 나빠서 패배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의 태도를 보면 여전히 사이먼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 보였다.
“내가 3년 전에 군사 2만에 용병 2천을 지휘하여 로크 왕국군 5만을 전멸시켰고 그 후에 고작 5천의 군사로 5만의 군사를 공격하여 2만 가까이 주살한 것을 듣지 못한 것 같습니다.”
사이먼은 그런 사실을 슬쩍 알려 반응을 살폈다. 심지어 에카테리나 군부의 지휘관들도 사이먼이 공적을 부풀렸다고 하여 지금까지도 믿으려 하지 않는 자가 있었다. 아무리 증거를 대고 증인이 나서서 말해도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었다.
그런 류의 인간일 수도 있기에 확인을 해보고 싶었다. 제국군 중에 그런 지휘관이 많다면 사이먼에 대한 모든 것을 믿지 않을 것 같았다.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그런 허풍이 통할 것 같으냐? 그런 소문을 믿을 자는 제국군 중에는 없다.”
사이먼은 네이온 후작의 말에 미소를 지었다. 그런 반응이 나오자 오히려 기분이 좋아졌다. 자신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은 수뇌부 몇에 불과했고 대부분은 소문으로 치부하는 것 같았다.
‘하여간 군부의 인물들이 옹졸한 것은 어디나 똑같은 것 같군. 결국 자신들의 기준에 맞지 않으니 믿고 싶지가 않은 것이군. 그러니 믿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무시를 하는 것이겠지.’
사이먼은 그렇게 생각하고 네이온 후작를 수용소로 돌려보내었다. 앞으로 제국군을 상대하는 것이 아주 어렵지는 않을 것 같았다. 제국에서 사이먼을 무시할수록 활약할 여지는 많았다.
사실 이번 전투에서 포로를 엄청나게 잡은 것도 대단했지만 그들에게 노획한 군수물자가 대단했다. 본대의 뒤를 따라오던 지원부대마저 쫓아가서 사로잡고 모조리 군수품을 획득했다. 제국군 10만 이상이 몇 달간 사용할 엄청난 양의 물자였다. 사이먼은 적을 잡은 것보다 그것을 더 반가워했다.
더구나 마법물품도 상당히 많았다. 사이먼은 그것들을 대부분 휘하의 왕국군을 시켜 챙기기도 했다. 아공간 마법이나 공간마법이 적용된 물품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고 그 안에 엄청난 양의 물품이 내장되어 있었다. 로크 왕국군은 보이지도 않는 것들이라 챙긴 것도 몰랐다. 나중에 영지개척자금에 보탤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전투에서 로크 왕국군은 1만 이상의 사상자가 생겼지만 오히려 군사의 숫자는 3만이나 증가하여 연합군은 10만에 육박하게 되었다. 개인이 자발적으로 자원입대를 하는 경우도 있었고 근처의 영주가 징집한 군사를 이끌고 합류하기도 했다.
제국군에게 획득한 물자가 있기에 군사가 증가해도 그나마 안도할 수 있었다. 그렇지 않다면 군량이나 군수품이 부족하여 오히려 문제가 될 수도 있었다. 사이먼은 제국군의 진영에서 챙긴 물품이 있기에 그것을 적당한 가격에 되팔 수도 있었다.
전장 정리를 하는 3일 동안 그렇게 군사가 모여들었고 인근 영지에서 동원된 자들에게 포로를 인계하였다. 물론 지휘관과 마나를 사용하는 자들은 별도로 로크 왕국의 왕도인 로칸시티로 호송을 했다.
그 사이에 대군을 이끌고 참여한 아르거스 후작에게 마침내 로크 왕국군 북부군 사령관이란 직책이 주어졌고 영지군을 총괄하는 권한이 주어졌다.
사이먼은 제국군이 왔던 길을 따라 진격해 가기 시작했다. 사이먼의 승리로 로크 왕국군의 사기는 크게 올랐고 승리를 예감한 영주들이 속속 합류했다. 그렇기에 사이먼이 없는 두 전장에서도 팽팽한 전투가 진행이 되고 있었다.
제국군이 로크 왕국으로 진입하려면 넓은 평원을 통해서 진입을 하지만 사실상 헤슬리아 대영지에 집결할 수밖에 없었다. 사이먼이 헤슬리아 대영지를 향해 진격을 하자 제국군과 반군은 난리가 나고 말았다. 헤슬리아 영지를 사이먼이 이끄는 군대가 장악하면 그들의 보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고 심지어 퇴로마저 봉쇄당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사이먼의 군세는 진격을 하는 동안 점점 증가하는 상황이었다. 다시 2만이 증가하여 무려 12만에 달하는 군세가 되었다.
“이대로 전쟁을 끝낼 생각인가?”
오렐리어스 후작과 통신을 하였다.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어조였다. 대승을 거둔 것이 문제가 된다는 어조였다. 에카테리나 왕국에서 준비가 되는 동안 적당히 균형을 맞추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이번 전쟁은 최대한 빨리 끝내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징병을 결의했지만 이제 겨우 대상자를 선정하고 징집을 시작한 상황이라면서요?
국경에 당도하려면 두 달은 걸릴 것인데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릅니다. 제 생각에는 일단 왕국군 3만을 추가로 투입하는 것 외에 더 이상의 군사는 투입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징병을 한 군사들은 국경에 대기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투입여부는 그 때가서 판단을 하지요.”
현재 왕국군 3만은 사흘거리까지 접근을 한 상황이고 사이먼이 속한 행렬도 사흘 안에 헤슬리아 영지에 진입할 예정이었다. 사이먼은 한 달 안에 헤슬리아 영지를 점령할 생각이었다. 그 정도 시간을 두는 것은 그 사이에 변한 상황 때문에 사이먼이 나서기가 애매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반군의 근거지인 헤슬리아 대영지는 난리가 난 상황이었다. 그들에게는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제국의 군사 10만이 추가로 당도하여 방어할 태세를 갖춘 상황이었다.
“왕국의 입장은 로크 왕국이 승리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양측이 한동안 전쟁을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전력을 소진했으면 하네. 자네 생각은 어떤가?”
“이번 헤슬리아 영지 수복전은 당분간 제가 나서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나서고 싶어도 로크 왕국의 귀족들이 자신들이 한다고 설치는 중입니다. 나는 제국의 마스터만 상대할 생각입니다. 그것을 로크 왕국의 지휘관과 영주들이 원하는 것 같습니다. 나중에 전쟁의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왕국군을 동원하여 지원할 생각입니다.”
사이먼은 승리 직후에 그 위상이 극도로 높아졌지만 그 후에 그를 경계하는 자들이 많아지면서 차츰 은근히 공을 양보하라는 자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이제 에카테리나 왕국군은 맨 후미에서 지원부대를 호위하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사이먼은 그렇지 않아도 다른 나라의 전쟁에 너무 나서는 것이 아닌지 고민하던 상황이기에 그들이 나서자 자연스럽게 뒤로 빠진 것이다.
사이먼이 대승을 거두자 자기들도 싸우기만 하면 대승을 거둘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물론 그것이 엄청난 착각이라는 것을 사이먼은 알고 있지만 굳이 알려줄 생각이 없었다.
“앞으로의 전쟁 상황은 어떻게 될 것 같은가?”
“헤슬리아 영지를 함락시키려면 대략 한 달 이상이 소요될 것입니다. 저들 힘으로 영영 못할 수도 있고요. 그러나 일단 한 달 정도 시간이 흘러도 함락시키지 못하면 제가 나설 계획입니다. 그 사이에 왕국군 후발대와 합류하여 전력을 최대한 끌어올릴까 합니다.”
사이먼의 말에 오렐리어스 백작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러면 징병은 그만두는 것이 좋을 것 같은가?”
사이먼도 한동안 고민을 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일지 판단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자신이 설칠 상황은 아니었다. 그렇게 되면 전쟁은 길어질 수가 있었다.
‘내가 주도적으로 나설 필요가 없다. 그렇다면 20만 명 정도 동원하여 로크 왕국에 투입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렇게 하여 왕국에 경각심을 심어줄 필요도 있다.’
“로크 왕국이 제국군을 몰아낼 군사력은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왕국의 군사 20만 정도는 투입이 되어야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고 로크 왕국도 국가를 유지할 여력이 남을 것입니다. 절반 정도를 빠르게 징병하여 국경에서 대기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