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oneer Simon RAW novel - Chapter 131
고립무원 (1)
“공격하라.”
사이먼의 지시에 제일 먼저 특무대 출신의 기사들이 앞장을 섰다. 사이먼의 휘하에 200명이 넘는 특무대 출신이 배속이 되어 있었고 사이먼은 그들을 모아서 재차 특무대를 결성했다.
사이먼의 명령에 가장 먼저 반응을 한 그들은 사이먼의 뒤를 따라서 성벽으로 향했고 사이먼이 성벽에 있는 제국군을 제거하자 뒤를 따라서 성벽을 넘어갔다.
그 뒤를 따라 에카테리나 왕국군이 진격을 했다. 사이먼과 특무대는 양쪽 성벽을 지키는 제국군을 제거하면서 성벽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뒤를 따라 온 에카테리나 왕국의 경비대도 사이먼과 특무대가 장악한 성벽으로 전진하면서 제국군과 싸우기 시작했다.
사이먼은 제국군이 성에서 농성을 하는 것이 얼마나 멍청한 짓인지 알려주고 싶었다. 사이먼을 막을 수 있는 자는 없었다. 더구나 성안의 각종 건축물 사이에 모여 있는 제국군은 기세가 오른 에카테리나 왕국군의 사냥감에 지나지 않았다.
사이먼은 큰 길로 진입하자 곧바로 영주관을 향해 진격을 했다. 그곳을 2만 이상의 제국군이 가로막고 있지만 사이먼이 진격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그 뒤를 특무대와 에카테리나 왕국군이 따랐다.
사이먼은 순간적으로 공간도약을 하여 이동을 했고 영주관의 마당에 당도했다. 사이먼이 나타나자 기다렸다는 듯이 공격을 해오는 자들이 있었다. 사이먼은 공간의 검을 전개하여 세 명의 검사를 상대해갔고 영주관 마당에 그려진 마법진을 향해 공격을 전개했다.
사이먼은 마나동결을 전개하였다. 그 결과 마법사들은 순간적으로 마나가 정체되는 현상이 벌어지자 그 원인을 제거하려고 했지만 이미 그 사이에 사이먼의 공격을 그들을 휩쓸어왔다.
사이먼은 오러 마법으로 검에 화염의 오러 블레이드를 전개했다. 마스터들은 사이먼의 공격을 막았지만 사이먼은 마스터들과 여러 번 대적을 했기에 어떻게 마스터를 상대해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 궁극의 오러 블레이드를 막은 마스터들은 피할 사이도 없이 오러 블레이드를 머금은 검과 같이 양분이 되고 말았다.
사이먼은 마스터를 제압할 수도 있지만 오렐리어스 후작의 지침에 따라 가능하면 죽이기로 했다. 전쟁이 끝나면 포로를 송환해야 하는데 마스터도 돌려보내야 했다. 그렇기에 나중을 생각하여 그냥 전투 중에 사살하기를 원했다.
사이먼도 제압하는 것보다 죽이는 것이 더 쉽기에 그렇게 하기로 했다. 포로로 잡으나 제거하나 사이먼이 받는 포상금은 큰 차이가 없었다.
사이먼은 마법이 발현되는 마나의 유동을 느끼자 그것을 저지하기 위해 뛰어든 것이다. 사이먼은 그것을 잊지 않고 마나의 유동의 원천을 향해 공격을 했다.
“쾅, 꽈르르.”
순간적으로 마법진이 폭발하면서 화염이 솟구쳤고 근처의 건물이 화염에 휩싸이고 말았다. 그 여파로 주변에 있던 마법사나 그것을 지켜보던 자들도 모조리 화염에 휩싸이고 말았다. 고작 6서클 마법사가 전개하는 마법진 치고는 상당히 폭발력이 강했다. 내성의 절반 이상이 날아갈 정도였다.
무기를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폭발소리와 화염이 솟구치니 살아 있는 자들 모두가 건물 밖으로 뛰어나왔다. 그들은 사이먼을 보자 모조리 검을 들고 달려들었고 공격을 했다.
그들이 달려들자 사이먼은 오러 블레이드를 생성하면서 역시 공간의 검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사이먼은 한 곳에서 포위되어 싸울 생각이 없었다. 그것은 멍청한 짓이었다.
순식간에 십여 번의 공격이 작렬했고 달려들던 자들 십여 명이 바닥에 나뒹굴었다. 사이먼은 그치지 않고 영주관 곳곳을 다니면서 그 안에 있는 자들을 공격하기 시작했고 영주관에 있던 자들은 밖으로 도망친 자들을 제외하고 모조리 죽고 말았다. 그러자 곧 함성소리가 들려왔고 사이먼이 영주관의 문을 열자 제국군은 성문 밖으로 도망을 치고 있었다.
그러나 성문을 통과한 제국군은 포위하고 있던 자들에게 모조리 죽거나 사로잡히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사이먼은 이미 사전에 탈출하는 자들을 처리하도록 지침을 내려놓은 상황이었다.
제국군의 지휘부는 내성의 폭발에 휘말려 죽거나 사이먼의 칼에 의해 제거가 되고 말았다. 또한 제국군은 계속된 아르거스 후작과 접전을 벌이느라 4만 가량 손실을 입은 상황에서 이번에 절반가량 죽은 탓에 포로가 고작 3만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헤슬로스 성에서 제국군은 제국에서 오는 초인을 기다리기로 했지만 제국에서 그들이 당도하기 전에 사이먼이 먼저 공격을 하여 상황이 이상하게 변한 것이다.
포로들을 붙잡아서 조사한 결과 그들은 사이먼이 그렇게 빨리 저돌적으로 공격해올 것이라 생각하지 못한 것 같았다. 그저 성에서 고전적으로 공성전을 벌일 것으로 생각했는데 사이먼이 그들의 예상과 달리 움직여 그들로서는 대처하지 못한 것이다.
사이먼은 역시 이번에도 상당한 양의 군수물자를 노획하자 저절로 미소가 떠올랐다. 저번에 얻은 물자에 이번에 얻은 물자를 더하면 그 양이 엄청났기 때문이다. 다 그의 몫은 아니지만 그에게 적지 않은 지분이 있었다.
노적이 되어 있는 것은 두 나라의 군대가 공동으로 관리를 했지만 마법물품 안에 내장이 된 것은 왕국군을 시켜 따로 챙기도록 조치를 취했다. 그런 사실을 로크 왕국군은 알지 못하고 있었다.
사이먼은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자 전장정리를 서두르면서 헤슬리아 지역을 방어할 방도를 고민했다. 허허벌판에 있는 헤슬로스 성을 지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더구나 헤슬리아 영지는 제국과도 작은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열려 있었고 로크 왕국의 여러 영지와도 인접해 있었다.
물론 이곳을 장악하고 있으면 추가적인 제국의 침공을 저지할 수 있고 중부와 남부로 진격해간 제국군의 보급을 차단하고 퇴로도 봉쇄할 수 있지만 쉽지가 않았다.
‘이거 평원 자체를 하나의 전장으로 만드는 미로진이라도 설치를 해야 하나.’
사이먼은 이론적으로만 존재하는 광역미로진을 만들어야 하는지 고민을 하였다. 평지일지라도 곳곳에 일종의 방어물을 만들어서 평원 전체를 하나의 미로진처럼 구성하여 적을 끌어들여 승리를 취하는 방법이었다.
‘하여간 별 생각을 다하게 되는군. 방법은 가장 고전적인 방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을 것 같군.’
사이먼은 헤슬로스 성에 2만의 군사를 주둔시키고 나머지를 3만씩 3개의 부대를 나누어서 제국 방면에 포진시키고 나머지 둘은 제국군이 진격해간 중부와 남부 방향으로 보내어서 길목을 차단하도록 했다.
고립무원
제국군 중부군을 책임진 엘먼드 후작은 후방인 헤슬리아 영지가 사이먼의 진격으로 위태롭게 되자 마음이 다급해졌다. 그는 로크 왕국에 나와 있는 다른 두 군데와 공동으로 총공격을 하는 계획을 수립하여 제국군 총사령부의 승인을 받았다.
우여 곡절 끝에 토르가 3세가 친정을 하고 있는 로크 왕국군에 대하여 총공격을 개시했다. 외견상 토르가 3세 진영과 팽팽하게 대치하고 있지만 전투가 벌어질 때마다 더 많은 피해를 입는 것은 로크 왕국군이었다.
로크 왕국군은 지속적으로 각 지역에서 증원을 하면서 버텼지만 그것도 전투력의 열세를 만회하지 못하고 차츰 패색을 보이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제국군 10만이 총공격에 나서자 결국 패퇴할 수밖에 없었다. 하루 사이에 총 세 번의 전투가 벌어졌고 그 세 번의 전투에서 모두 제국군이 승리를 거두었다.
3만 정도 동원이 된 전투에서 패배했지만 세 번에 걸쳐 진행이 되었기에 로크 왕국군의 누적 손실은 5만이 넘어 절반의 군사가 전멸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다행히 토르가 3세를 비롯한 로크 왕국군의 지휘부는 무사히 후퇴를 할 수 있어 전쟁이 종결되는 사태는 피할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남부군을 이끄는 반군수장 알렉산더 백작과 호른 후작, 제국군 남부방면 사령관 클라크 백작은 10만의 군대를 동원하여 로크 왕국군을 상대하고 있었다.
그들도 총공격을 하라는 제국군 총사령부의 명령을 받고 일제히 공격을 하여 역시 두 번의 전투를 벌여 승리를 했다. 사실상 로크 왕국군은 중부와 남부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모두 패해 일시적으로 반군과 제국군을 저지할 능력을 상실하고 말았다.
그래도 패잔병을 수습하고 몇몇 영지에서 증원군을 보내 각기 8만과 5만의 군사를 확보할 수가 있게 되어 완전히 궤멸되는 사태는 피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왕도인 로칸시티에는 10만 가량의 군사가 주둔하고 있기에 그들이 있는 이상 바로 붕괴되는 사태는 피할 수 있었다.
제국군은 두 군데에서 승전을 거두었지만 헤슬리아 대영지에서 제국군이 궤멸되어 보급로와 퇴로가 봉쇄되는 사태가 벌어지자 더 이상 진격할 수 없게 되었다.
더구나 패주한 로크 왕국군이 로칸시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집결하여 모든 영지에 원군을 요청하고 결사의 항전을 준비하고 있기에 쉽게 진격할 수가 없었다. 그 결과 로크 왕국군을 공격하는 것처럼 요란하게 움직인 후에 군을 일시적으로 군을 뒤로 물릴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빠르게 헤슬리아 대영지를 향해 이동하기 시작했다. 일단 사이먼과 그가 지휘하는 부대를 제거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렇기에 후퇴하는 속도가 상당히 빠를 수밖에 없었다. 타국의 내부에서 고립이 될 경우 결국은 궤멸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을 알기에 최대한 빨리 퇴각하기로 했다.
한편 제국군은 사이먼에 의해 지원부대를 겸한 헤슬리아 주둔군이 궤멸되자 다급해질 수밖에 없었다. 로코스 공작과 포트란 마법사를 보내야 하는데 그들이 미적거리자 편의를 봐주다가 허를 찔려 대패를 하는 상황이 벌어졌으니 난감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로코스 공작이나 포트란으로서는 굳이 자신들까지 전쟁에 참전해야 할 의무가 없기에 사실상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그 사이에 제국군이 궤멸되니 난감하긴 마찬가지였다.
더구나 제국군 20만이 넘게 궤멸되었으니 고작 30만에 달하는 제국군만 남았고 그 중에 20만은 로크 왕국 내부에서 고립이 된 상황이었다. 적에게 포로로 10만 이상이 잡혔지만 당장은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헤슬리아 대영지가 점령된 사실이 알려지자 회군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자니 무사히 철수할 것이라 장담할 수가 없었다.
물론 예비로 남겨둔 15만의 국경수비대가 있지만 그들까지 진격을 시켰다가 패배라도 하면 본토를 방어할 군대가 없어 제국이 붕괴될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었다.
그런 상황이라 연일 대책마련에 부심했지만 마땅한 방도가 없었다. 사이먼에 의해 그렇게 맥없이 전멸을 당할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전에도 궤멸을 당했지만 포로가 많아 포위를 당해 그냥 무장해제를 당한 것으로 판단했다.
사이먼은 오렐리어스 후작과 통신을 하고 있었다.
“제국군 10만 명이 결국 헤슬리아 영지에 오기 위해 듀란 강을 다시 건널 것이라 말이지?”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강이 그렇게 넓은 것도 아니니 강이 제국군의 진군을 가로 막을 방해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사이먼은 자신이 직접 확인한 사실이니 확신을 가지고 말을 전했다. 물론 그런 사실을 확인하고 정찰대를 보내 재차 확인하고 오도록 했다.
“헤슬리아 영지는 지형이 평지라서 방어에 용이한 지형은 아닌데 어떻게 할 생각인가?”
오렐리어스 후작이 현재 후퇴하는 제국군의 동향까지 말하면서 염려를 했다.
“방어를 하기 어렵다고 하지만 한편으로 저들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들도 헤슬리아 영지에 진입한 이상 역시 동일한 조건이라 생각합니다. 오히려 평원에 맞도록 적응을 한 우리가 유리할 것입니다.”
사이먼은 최근에 발상을 전환하여 평원에서 정면대결을 방법으로 상대할 생각이었다. 평원이라 수성이 어렵다면 굳이 수성을 할 필요가 없이 침입해온 자들을 역으로 공격하여 처지를 바꾸면 되었다.
“하하, 생각만 해도 적들이 불쌍해지는군. 처지를 바꾸어서 공격자가 되겠다는 것이군.”
“몬스터를 상대할 때 사냥을 하려고 하면 많은 준비를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수성을 하는 상황에서 몬스터 웨이브를 만나면 결국 요새가 무너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가 제국군을 사냥하는 사냥꾼이 되면 됩니다.”
사이먼의 말에 오렐리어스 후작은 웃을 수가 없었다. 간단히 발상의 전환이지만 그런 것이 쉽지가 않았다. 사람들은 뭔가에 의지하여 지키는 것이 편했다. 그러나 사이먼은 오히려 먼저 공격을 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는 확고하게 실력이 자신이 있기에 가능하기도 했다.
“제국은 결국 그들이 사용할 패를 내보일 것인데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 제국은 아예 일반 마탑의 탑주인 사우로스와 맥켄지까지 동원하여 자네를 정리할 생각인 것 같은데 말이야.”
사우로스와 맥켄지는 일반 마탑의 탑주이자 신성수호기사로 인증을 받은 제국의 최강자 중에 하나이기도 했다. 로코스 공작이나 포트란 마법사가 황실과 가깝다면 그들은 귀족파라고 하여 한 발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전면 전 상황이 되자 그들마저 사이먼을 상대하기 위해 나서게 된 것이다.
“어쨌든 현재의 위치에서 버티기 위해서는 로크 왕국군이 후퇴하는 적군을 공격하여야 합니다. 그래야 새로 투입되는 제국군을 막을 수 있습니다.”
“알았네. 로크 왕국군을 움직여 공격하도록 하겠네. 최소한 바로 헤슬리아 영지로 직행하지 못하도록 해야겠네.”
오렐리어스 백작도 사이먼이 고립되는 것은 방지해야 했다. 이제 전쟁도 절정을 향해 다가가는 것 같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