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oneer Simon RAW novel - Chapter 145
욕심 많은 사람들 (1)
‘아울러 드래곤이 중간계를 수호하여 마계나 신계가 간섭하는 것을 막았다니 대단하군. 그런데 왜 지금은 주신이 중간계를 관장하지? 드래곤은 다 어디로 사라진 것이지? 설마 드래곤이 마계와 신계의 마왕이나 대천사들에 의해 사라진 것인가?’
사이먼은 역사서의 내용과 현세의 상황이 너무나 맞지 않아 어떻게 된 것인지 궁금했다. 아울러 이 유물이 단지 몰락의 시대 이전의 것이 아닌 그보다 훨씬 이전의 유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몰락의 시대가 수천 년간 지속이 되었다는데 수만 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의문을 가지고 조사를 하자 최소 5만 년 전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런 사실을 누가 알까? 혹시 봉인이 되어 있는 마왕이던 데빌론은 그 사실을 알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글의 내용을 살피다가 신계나 마계에 대한 내용 중에 한 가지 내용에 대해 주목을 했다.
‘시간의 축이 틀어진 것인지 신계나 마계는 지상에 비해서 시간이 빨리 흘러간다. 대략 다섯 배 정도 빨리 흘러가는 것 같다. 중간계에서 10년이 흘러가는 동안 마계나 신계는 오히려 그 시간이 50년 이상 흐르는 느낌이었다.’
그런 내용이 책에 언급이 되어 있었다. 그렇기에 마계의 존재가 1000년을 족히 살아도 사실 인간의 수명에 비해 두 배 정도 더 오래 산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마족이나 신족이 같은 시간을 살아도 더 강해지는 이유가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이먼은 마계나 신계의 시간이 지금도 더 빨리 흘러가는 것인지 궁금해졌다.
‘신계의 주신이 마르시아노이고 마계의 마신이 엘퀴놈이라니 결국 두 신이 어떤 이유로 소멸한 것인가? 분명 크로이엘과 트랄리온이 그보다 하위의 데미 갓으로 존재하는 것을 보면 이름이 바뀐 것은 아니다.’
결국 마족과 신족, 그리고 드래곤 사이에 뭔가 사연이 존재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역사적인 사료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 당시에 기록된 내용은 현재의 사실과 달랐다.
‘이 서적들에 들어 있는 내용을 외부에 발표하면 과연 신전에서는 뭐라고 할 것인지 의문이군. 아마도 이런 서적을 소지한 자체만으로 나를 이단으로 지정할 것이다. 그러니 이런 사실을 그냥 감추는 것이 최선인지 모르겠다.’
사이먼은 상당한 수의 서적이 모조리 날조가 되었다는 생각보다 그런 사실이 존재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욕심 많은 사람들
아일라 2세는 사이먼이 트라칸 반도를 성공적으로 개발하는 것을 듣자 슬그머니 왕실직할령을 확대하고 싶은 욕심이 동하기 시작했다. 사이먼이 영지 개척에 성공하자 왕실의 인사들도 개척 영지를 개발할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능력이 없어 영지를 개척하지 못한 자들이 개척 영지를 지정받겠다고 설치고 있었다. 사이먼이 영지 개척에 성공하는 것을 보자 자신들도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트라칸 반도에 진출하고자 하는 귀족들이 많은 것 같은데 개척영지를 허가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개척 영지 할당에 대해 사이먼 후작과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정보 보고가 끝나자 아일라 2세가 그런 언급을 했다. 사이먼이 마가렛과 결혼을 한 이후에 내내 못마땅한 기색이더니 결국 일을 저지르려고 하고 있었다.
“사이먼 후작이라면 트라칸 반도에 진출하는 것에 대하여 달리 반대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가 개척한 지역을 나눠 주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할 이유도 없고 말입니다.”
오렐리어스 후작도 이미 예상한 일이기에 그렇게 반응을 보였다. 트라칸 반도의 사정에 대해 조금만 알고 있다면 그런 허튼 소리를 하지 않을 것인데 사람들이 영지개척을 너무나 쉽게 생각하고 있었다.
데마린 산맥 주변지역도 너무나 몬스터가 강해 실패한 경우가 허다한데 그보다 몬스터가 더 많은 트라칸 반도에서 영지를 개척하는 것은 사실상 미친 짓이었다.
세라가티 지역의 데마린 산맥 근처에도 개척할 공간이 엄청나게 많았다. 그런 곳을 개척하는 것도 못하는데 더 어려운 곳으로 눈을 돌릴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었다. 데마린 산맥에 가서도 성공하지 못할 자들이 나서봤자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자들은 차라리 데마린 산맥에 가서 몬스터를 토벌하고 영지를 개척하는 것이 몇 배나 더 성공할 가능성이 높았다. 단지 넓은 지역이 없어 대영지를 개발할 공간이 없는 것이 문제지만 자작령을 만들 곳만 10여 곳은 충분히 되었다. 남작령을 개척할 곳은 아직도 여러 곳이 있었다.
“실제로 사이먼 후작이 몬스터 토벌에 나서는 경우는 몇 번 없었고 대부분 용병들이 몬스터 사냥을 했다고 들었는데 그렇지 않은 것이요?”
“폐하, 그 몇 번이 몬스터가 수백, 수천 마리가 몰려오는 몬스터 웨이브가 발생 했을 때입니다. 더구나 그 몬스터 웨이브는 마스터급 몬스터가 영역을 확장하려고 날뛸 때에 발생하는 것입니다. 그런 몬스터 웨이브가 발생할 경우에 엑스퍼트 상급에 이른 용병도 휩쓸리는 순간 목숨을 부지하기 어렵습니다.”
“흠, 그러면 몬스터 웨이브가 발생하는 순간 막지 못한다는 말이 아니요? 사이먼 후작이 아니라면 영지개척에 실패한다는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개척 영지를 만드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영지를 개척하다가, 개척한 후일지라도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몬스터 웨이브를 막을 능력이 없기에 실패하는 것입니다. 더구나 트라칸 반도에서는 데마린 산맥에 서보다도 더 자주 일어난다고 합니다.”
오렐리어스 후작은 아일라 2세가 억지를 쓰기 전에 막는 최선이라 생각하여 그 어려움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했다.
“그러면 왕실의 마스터를 보내 개발을 하면 어떨 것 같소이까? 그들도 영지를 개척하는데 지원해 준다면 후손을 위해서 나설 것인데 말이요.”
오렐리어스 후작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런 방법을 채택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성공을 장담할 수는 없었다.
마스터들이 데마린 산맥에 가서 영지를 개척하지 않는 이유가 몬스터 웨이브를 막을 자신이 없기 때문이었다. 설사 막아내더라도 마스터가 죽고 난 이후에 평범한 후손들이 영지를 지킬 대책이 없기에 굳이 영지를 개척하지 않는 것이다.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도 있지만 성공을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사실 사이먼 후작이 영지 개척에 나선 이후에 몬스터 웨이브가 발생하여 방벽이 무너질 위기가 몇 번이나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사이먼 후작도 버거운 상태였다면 마스터가 감당할 수준은 아닐 것입니다.”
오렐리어스 후작의 말이 끝나자 아일라 2세의 얼굴이 달아올랐다.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기색이 역력했다. 마음 같아서는 왕실의 군사를 투입하여 개척을 하고 싶지만 그것이 사실 불가능했다. 트라칸 반도에 서식하는 몬스터를 상대하려면 최소한 기사 수준은 되어야 했다.
“결국 사이먼 후작이 있기에 그곳이 무너지지 않는단 말입니까? 다른 사람은 개척이 불가능할 것이란 말입니까? 그렇다고 영지를 개척하겠다고 나서는 것을 막을 수는 없는 일이 아닙니까? 시도하도록 해줄 수는 있는 일이 아니요?”
“그 부분은 협의가 가능할 것입니다.”
오렐리어스 후작은 처참한 실패를 경험해야 나서는 자가 없을 것 같아 결국 사이먼과 연락을 하여 협조를 구하기로 했다. 오렐리어스 후작이 협의가 가능하다고 하자 아일라 2세는 오히려 한숨을 내쉬었다. 그 말은 누가 가서 도전해도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성공할 것 같으면 사이먼이 승낙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한데 여기 보고서를 보면 사냥터 한군데서 몬스터 웨이브에 휩쓸려 대략 70명가량의 용병이 참사를 당했다는데 사이먼 후작이 출동하지 않은 것이요?”
아일라 2세는 사이먼의 행적이나 영지 개척 현황을 조사하라고 하여 보고서를 받았다. 그곳을 보면서 재차 확인을 하듯이 물었다. 거기에 이유가 나와 있지만 그것을 알면서도 물었다.
“그 사건을 살펴보면 사정이 있습니다. 사이먼 후작이 아직 시기상조라 판단하여 그곳에 사냥기지를 만들지 않고 있었습니다. 일부 용병들이 강한 몬스터, 즉, 돈이 되는 몬스터를 사냥하기 위해, 독자적으로 사냥을 한다고 직접 사냥기지를 건립하다가 결국 몬스터 웨이브에 휩쓸려 그 기지를 개적했던 자들이 궤멸당한 사건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사이먼 후작이 나섰다면 문제가 없었을 것 아니요? 대략 몇 백 정도의 몬스터라면 기존의 몬스터 웨이브보다 심한 것은 아닌데 말이요.”
“사이먼 후작은 그곳에서 일어난 사건 자체를 몰랐다고 합니다. 영지 내에서, 즉 그가 개발한 지역에서 발생한 몬스터 웨이브가 아닌 경우 그에게 통보 자체를 하지 않도록 한 상황입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렐리어스 후작의 말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아일라 2세가 모를 리가 없었다. 사이먼이 자신의 일이라 인정하지 않는 일이기에 결국 방치하여 죽게 만들었다는 말이었다. 개척 영지를 지정하여 영지를 개척할 경우에도 몬스터 웨이브가 발생하면 방치할 것이라는 말이었다.
자신의 영지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니 아예 보고 자체를 하지 못하도록 하여 일부러 방치하여 죽게 했다는 비난의 여지마저 차단한 것이다. 아일라 2세는 알면서도 확인을 했지만 오렐리어스 후작이 그런 말을 하자 한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트라칸 반도에 개척영지를 신청하여 나갈 경우에 사이먼은 절대로 도와주지 않을 것이고 위기에 처했다고 해도 그런 사실에 대하여 보고 자체를 받지 않아 비난의 여지마저 차단할 것이라는 의미엿다.
스타니엘 자작은 자신에게 부여된 권리를 사용하여 영지를 재차 확장하는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트라칸 반도를 개발하는 것에 모두 시선을 뺏긴 상황이라 스타니엘 자작이 진행하는 영지 개척은 주목을 받지 못했다.
스타니엘 자작은 대단위 용병을 동원하기보다 영지의 기사단이나 영지병, 영지민을 동원하여 개척을 진행했기에 외부에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
“케인스, 오크 한 마리를 상대하는 것도 버거워하면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
스타니엘 자작은 케인스를 공격하려던 오크를 제거하고 그렇게 꾸짖었다. 거리가 떨어져 있을 때는 문제가 없지만 상대나 몬스터가 가까이 다가올 경우에 당황하는 경향이 있었고 이번에도 역시 그런 허점을 노출하고 말았다.
“송구합니다. 하급 마법을 사용하여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막상 위험한 상황에 처하면 당황하는 것 같습니다.”
“고위 마법을 사용하는 것보다 두 서클 아래의 마법을 빠르고 정확하게 전개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하면 강한 적도 상대가 가능하다. 마법 공방의 요체는 공격이나 방어를 분할하여 누적시키는 것이다.”
케인스는 다시 전장에 참여하여 오크를 상대하기 시작했다. 기사와 달리 마법으로 상대를 하는 것이라 쉽지가 않았지만 하나둘 오크를 쓰러뜨리기 시작했다.
“상대가 거리를 좁히지 못하게 해야 한다. 거리를 좁힐 경우에도 침착하게 상대에게 마법을 전개하여야 한다. 겁을 먹고 허둥대면 그 순간 네 목숨이 끊어진다.”
스타니엘 자작은 케인스의 옆에서 싸우는 것을 보면서 고쳐야 할 점을 지적했다. 그렇게 케인스는 힘든 전투를 하면서 전투마법사의 기본을 다지고 있었다.
“영지를 개척할 경우에 몬스터 웨이브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몬스터 웨이브는 사전에 예방이 가능하다. 멍청하게 몬스터를 한 방향으로 몰아가면 그 반동으로 반드시 몬스터 웨이브가 발생한다. 그러니 몬스터를 토벌할 때는 중간에 퇴로를 차단하여 몬스터가 도망쳐서 뭉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스타니엘 자작은 몬스터를 토벌하면서 힘들더라도 사전에 퇴로를 차단하는 작업을 먼저 했다. 그런 일을 하는데 기사단이 동원되었다.
“무리한 작전이라고 생각하면 무리한 작전이 될 것이고 가능한 작전이라고 생각하면 가능한 작전이다. 자신의 능력을 믿고 과감하게 작전을 수행해라.”
스타니엘 자작은 평소 성향과 달리 강한 기사들을 다소 힘든 작전에 투입하기까지 했다. 그런 것으로 기사들의 불만이 있었지만 하면 된다는 말에 기사들도 따를 수밖에 없었다.
평소에 위험한 몬스터 토벌은 용병을 동원하는 것이 보통이었는데 그런 일에 직접 앞세우니 불만이 있었지만 죽지 않는다는 말로 불만을 무시했다.
데마린 산맥의 초입이지만 강한 몬스터도 많았다. 그런 몬스터를 상대하느라 엑스퍼트 상급이 된 기사들도 생사의 기로에 서서 사투를 벌여야 했고 그런 경험은 스타니엘 자작이 겪기도 했다. 차츰 시간이 흐르자 익숙해져서 처음에 힘들게 상대하던 몬스터를 나중에는 수월하게 처리했다.
영지병들도 기사들만큼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겨우 죽지 않을 정도로 힘든 상황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았다. 기사가 싸울 때는 영지병이 쉬고, 영지병이 싸울 때는 기사가 쉬는 경우가 많았다. 항상 여유전력을 두면서도 싸우는 사람은 생사를 넘나들게 만들었다.
또한 전에는 조금 여유롭게 자금을 사용했지만 이번 영지개척을 하는 동안에는 작업인원들에게까지 상당히 빠듯하게 보급을 하였다. 이렇게 하여 평소 낭비가 되는 것들을 철저히 없애기도 했다.
또한 다른 영지에서 비용을 들여 이주시킨 이주민들을 시켜 영지 개척 작업을 할 때 기존 영지민들까지 동원하여 작업을 했다. 그런 작업에 스타니엘 자작이 직접 나섰고 케인스는 전투를 하는 시간 외에 그런 작업까지 하는 통에 녹초가 되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