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oneer Simon RAW novel - Chapter 156
권능 획득 (1)
사이먼은 곤란한 대답은 무조건 있지도 않은 스승을 핑계 대었다. 물론 그 자신이 그들의 스승이나 다름이 없으니 그런 말을 하는 것이 거짓말은 아니니 거리낄 것이 없었다.
“그들이 사이먼 후작님의 가신이지만 마법사의 권위가 있는데 잡일을 계속 하는 것은 다른 마법사가 보기에 민망한 면이 있습니다.”
사르디안은 마법사의 권위를 말하면서 잡일을 하는 것은 자제해주도록 요구했다.
“영지 개척을 하는 일이 마법사들에게는 잡일이겠지만 지금 우리 영지에서 제일 중요한 일입니다. 그들 덕분에 작업 속도가 전에 비해 서너 배는 빨라졌다고 하니 이런 결과 자체가 마법사의 권위를 가장 확실하게 세우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사이먼의 말에 사르디안은 달리 말을 하지 못했다. 사이먼에게 영지 개척을 하는 일을 도와주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있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서로 입장이 다른 만큼 같은 일도 달리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나도 종종 나무뿌리를 제거하는 일에 나서지만 그들까지 가세하니 일의 진척이 얼마나 빠른지 모릅니다. 마음 같아서는 매일 일에 나섰으면 하지만 그 스승과 이틀에 하루는 수련할 시간을 보장하기로 해서 수련할 시간을 주고 있습니다.”
사이먼의 말에 사르디안은 아무런 말도 못하고 꿀 먹은 벙어리가 되고 말았다. 사실 영지 개척에 도움을 준다고 했지만 그런 일에 나설 만큼 적극적으로 협조한 것은 아니었다. 어떻게 보면 그들이 가장 절실한 일을 해주는 것이기도 했다.
사이먼이 말하고자 하는 바도 그런 의미이기에 달리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여기서 더 말을 하는 것은 의만 상할 수가 있었다. 굳이 그렇게 하여 관계만 틀어지면 서로 손해였다.
소속이 없는 마법사라면 그들을 붙잡아서 그 스승이 누구이고 어떤 경위로 마법을 배웠는지 취조를 할 수도 있지만 엘칸토르 영지의 영주의 가신인 이상 그것을 따지려면 사이먼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 그런 말을 꺼내는 순간 사이먼과 태양의 마탑은 전쟁이 나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요새 엘칸토르 영지에 등장한 마법사들로 인해 말이 많던데 어떻게 된 일이요?”
케피라도 다른 경로로 보고를 받았는지 사르디안에게 상황을 물었다.
“세 달 전에 영지에 5서클 마법사 넷이 사이먼 후작의 가신이 되어 나타났습니다. 한데 그들은 나타나자마자 잡일이라고 할 수 있는 영지 개척의 일에 투입이 되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음, 어떻게 보면 사이먼 후작이 가장 절실히 원하는 일을 해주는 것이겠군요.”
케피라는 다소 조심스러운 어조로 말을 했다.
“그렇습니다. 사실 지금 사이먼 후작에게 필요한 것은 그런 일을 해줄 사람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마법사의 입장에서 보면 마법사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일이니 못마땅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2~3 서클의 저서클도 아니고 5서클의 마법사라면 마탑으로서는 지부장급이고 왕실에 들어가면 남작의 작위를 받아야 할 정도로 고위마법사가 아닙니까?”
사르디안은 중간에 입장이 곤란해서 그렇게 푸념을 했다. 공론화를 시키자니 명분이 부족했고 그렇다고 모른 척을 하자니 중간에서 입장이 곤란했다.
“일단 우리가 그런 일을 맡아서 할 것이 아니라면 말할 필요가 없소이다. 더구나 이틀 중에 하루는 쉬게 하여 수련 시간도 충분히 보장을 해준다면 마법사를 혹사시키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더구나 마탑에서도 수련의 일환으로 마나고갈 상태에 이를 정도로 저서클 마법을 전개하는 경우도 있고 말입니다. 마법 스승이 그런 지침을 내렸다면 간섭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이요.”
케피라도 결국 불만이 있지만 명분이 없기에 논란을 잠재우기로 했다. 사실은 그들 존재 자체가 불만인 것이지 그 외의 것은 그것을 표현하기 위한 명분일 뿐이었다. 그것을 사이먼도 모를 수가 없고 그것을 가지고 마탑에서 귀찮게 해서 자신들에게 득이 될 것은 없었다.
권능 획득
사이먼은 자신이 알고 있는 9서클 마법이 없기에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에 어이가 없었다. 아무리 헬로이안의 기억을 뒤지고 가지고 있는 마법서를 뒤져도 없었다.
‘9서클 마법이 마탑에도 없다는 말인가?’
몰락의 시대 이후에 9서클에 도달한 마법사는 없었다. 그렇기에 지금까지 9서클 마법을 전개한 자가 없었다. 또한 9서클 마법이란 개념도 그저 이론적으로 이렇게 될 것이라는 하나의 가설에 불과했다.
‘일단 9서클이 되었으니 헬로이안의 기억대로 데플라 사막에 있는 드래곤의 던전에 가보자.’
사이먼은 데플라 사막에 있는 드래곤의 레어로 추정되는 던전으로 이동했다. 헬로이안의 기억이 비교적 최근의 것이라 크게 변한 것이 없어 바로 그 위치를 쉽게 찾을 수가 있었다.
사이먼은 사막을 돌면서 드래곤의 레어로 보이는 지하시설물에 대하여 탐색을 했다. 대략 지하 300m 이상의 모래 속에 자리하고 있었다.
몰락의 시대 이전 엄청난 재난이 발생하였는데도 여전히 건재한 것은 그 던전이 모래 속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울러 모래 속에 있는 탓에 일종의 중력마법과 수평마법, 위치고정마법이 걸려 있어 지형이 틀어져도 자동적으로 수평을 유지하도록 보정하는 기능이 있었다. 마치 물속에 있는 물건이 물그릇에 충격을 받아도 그대로 형체를 유지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였다.
워낙 규모가 크기에 한 자리에서 탐색을 하기가 쉽지 않아 사막을 이동하면서 탐색을 해야 했다. 폭이 2000m에 달하는 거대한 지하시설물이었다.
전에 헬로이안이 당도했던 부분이 공간이동에 가장 용이한 지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른 곳은 공간 왜곡이 심해 이동이 쉽지가 않았다.
‘물론 8서클이라면 그렇지만 9서클이 된 상황이라면 들어가려고 하면 못갈 곳이 없고 탈출하려고 하면 역시 탈출하지 못할 것도 없다.’
사이먼은 헬로이안이 당도했던 곳이 들어가는데 용이한 편이지만 다른 곳도 이동하는데 불가능하지는 않아 보였다.
사이먼은 아이언 골렘이 어디에 있는지 탐색을 했다. 헬로이안이 당도했던 응접실 같은 곳에 5m 크기의 금속체가 있었다. 그것이 문제의 아이언 골렘 같았다. 아이언 골렘이라고 하여 철로 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철이 아닌 여러 가지 금속의 합금으로 되어 있었다. 그것을 메탈 골렘이라는 말 대신에 아이언 골렘으로 통칭하고 있었다.
‘구조는 상당히 복잡하고 마법도 여러 가지가 인챈트 되어 있군. 하지만 이상을 감지한 후에 활성화를 하는 시간이 꽤나 소요될 것 같은데. 무적의 시간이라고 할 수 있는 활성화시간 동안 우선 앱설루트 실드가 가동이 되는 것 같다.’
사이먼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검을 빼어들고 공간이동을 했다. 대신에 헬로이안이 들어간 곳이 아닌 아이언 골렘의 코어가 내려다보이는 곳이었다.
사이먼이 이동한 직후에 아이언 골렘이 가동을 시작했고 사이먼은 그 사이에 아이언 골렘을 공격하고 있었다. 앱설루트 실드가 발동하는 순간에 오러 마법을 발동하여 앱설루트 실드를 공격하면서 한편으로 무형살을 응용하여 아이언 골렘의 코어에 해당되는 부분을 공격했다.
그 순간 두 번의 폭발음이 퍼졌고 아이언 골렘의 동체가 흔들거렸다. 사이먼은 검을 내리쳐서 사라지지 않은 실드를 완전히 제거한 후에 아이언 골렘의 코어에 공명하려고 했다.
아이언 골렘의 코어에 접속하는 것이 쉽지가 않았지만 이미 두 번의 공격으로 충격을 받은 아이언 골렘의 방어기능은 거의 상실이 된 상황이었다.
“멈춰라.”
사이먼은 코어에 공명을 이루자마자 바로 명령을 내렸다. 더 이상 놔두면 통제를 하기가 어려울 것 같았기 때문이다. 사이먼의 명령에 골렘이 정지를 했고 곧 이어서 사이먼은 자신의 의지력을 아이언 골렘의 코어 전체로 확대했다.
방어막이 사라진 아이언 골렘은 사이먼의 의지력이 코어를 장악하는 대로 가만히 있었다. 빠르게 코어 자체를 파악하면서 자신의 의지력 아래에 넣으면서 아이언 골렘을 장악해나갔다. 그 사이에 얼마나 집중을 했는지 아이 언 골렘 옆에 서 있는 사이먼의 온 몸에서 땀이 흠뻑 흘러내리고 있었다.
무려 5분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사이먼이 정신을 차렸다. 사이먼은 그 시간이 지난 후에야 아이언 골렘에 심어져 있는 전 주인의 의지를 지우고 자신의 의지를 새롭게 심을 수가 있었다.
“대기하라.”
사이먼은 아이언 골렘에 명령을 내리자 활성화된 상태에서 다시 휴면 모드로 전환이 되었다.
‘아쉽지만 일단 기존의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내 명령에 따르도록 했다. 하지만 언제라도 전 주인이 나타나서 명령을 내린다면 다시 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권능으로 새겨진 명령을 제거하는 것은 같은 권능이라야 가능하다. 아직은 내 능력이 전 주인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저 기습적으로 코어를 장악한 덕분에 그나마 접근하여 내 의지를 심을 수 있었다.’
사이먼은 아이언 골렘과 제대로 싸웠다면 지지는 않지만 이 드래곤의 레어를 온전히 차지하지 못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드래곤의 레어는 기대한 대로 보물이 가득했고 마법서가 즐비했다. 하지만 그 수준이 생각했던 것보다 높지가 않았다. 보물은 반짝거리는 것들이 많았지만 가공되지 않은 원석이 절반을 넘었고 가공이 된 것도 그리 높은 수준이 아니었다.
마법서는 고작 5서클 이하의 마법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고 고위 마법의 경우에는 사실상 수식이 지금의 방식과 다르게 표기가 되어 있어 시간을 두고 연구해야 했다.
여기에 9서클 마법서라도 있을까 궁금하여 살폈지만 일반 서적에 유성소환(메테오 스트라이크)마법이 있지만 그것에 관한 마법수식은 존재하지 않았다. 용언마법에 메테오 스트라이크를 일으키는 방법이 적혀 있지만 실제 세상을 엉망으로 만들 생각이 아니라면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언급이 되어 있었다.
전설의 장인 일족인 드워프가 만든 보석이 많을 것이라고 했는데 그런 것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마법서나 서적도 수량은 꽤나 많지만 헬로이안이 수집한 서적의 숫자 정도에 불과했다. 그 내용도 플라스코니아어로 된 것이 대부분이고 용언인 룬어로 된 것은 50여 권에 불과했고 마법서이긴 했지만 생소한 용언마법에 대해서 설명해놓은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 외에 무구도 있지만 인간 세상에 있던 괜찮은 무구를 모아 놓은 것으로 보였는데 현재 사용하고 있는 것이나 크게 차이가 없어 보였다.
‘드래곤 레어에는 보물이 가득하고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경세적인 무구도 많고 에고가 깃든 성검이나 마검도 한두 개 있다는데 그런 말은 거짓에 불과한 것 같아. 누가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르지만 거짓말투성이군.’
그저 넓은 동공이 존재하고 있는데 모래가 깔려 있는 것이 전부였다. 아마도 본체로 있을 경우에 머무는 것으로 보였는데 그렇게 큰 동공에 다섯 개나 더 있었다.
사실 인간의 형태로 존재할 경우에 머무는 공간은 커다란 동공 하나의 공간보다도 더 좁았다.
‘특이한 것은 오직 저 아이언 골렘에 용언마법을 기록한 서적이 전부이다. 그 외에는 기대이하라고 할 수 있다.’
사이먼은 그렇게 생각하고 다시 한 번 레어를 살폈다. 사이먼은 특이한 공간이 없는지 살폈지만 그런 공간은 없었다. 대신에 응접실에 있는 책장에 십여 권의 서적이 있었는데 일종의 정보보고에 관한 것들이 들어 있었다.
‘이게 마지막이군. 헬로이안이 가져온 것은 마지막권이 아니라 그것보다 1년 전에 작성된 것이군.’
그 내용을 읽던 사이먼은 결국 이 레어의 주인이 죽었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들이 결계를 마련하려고 하지만 마족과 신족이 방해를 하여 용이치 않아 그들을 교란하는 일을 하는데 이 레어의 주인도 교란하는 임무를 맡아 떠났고 그 이후에 작성된 정보 보고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그 이후에 이곳에 나타난 존재는 헬로이안이 유일했다. 그것은 아이언 골렘의 코어에서 확인할 수가 있었다.
정보보고를 보면 마족과 신족과의 치열한 전투에서 점차로 드래곤이 열세에 처하는 과정이 그대로 설명되어 있었다. 그들은 그런 가운데서도 은신처를 만들고 그곳을 기점으로 하여 차원의 결계를 강화하는 장치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가동하기 직전에 마족과 신족이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 최후의 기습을 단행하려고 했고 그것의 결과는 알 수가 없었다. 그 전쟁에 레어의 주인이 나갔던 것이다. 그리고 그 후에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전쟁에 나가서 돌아오지 않았다면 그 이유는 뻔했다.
‘이 레어의 주인에게는 이런 아이언 골렘이 총 20기나 존재했다는 말이군. 레어의 주인은 그들과 같이 연합하여 공격을 하는 것이 특기였다는 말인가?’
아이언 골렘은 자기 스스로 판단 하에 움직이기도 하지만 드래곤과 공명을 하여 드래곤의 의지에 따라 움직일 수도 있었다. 레어의 주인은 그런 골렘의 연구에 길고 긴 용생을 바친 것 같았다.
‘그렇다면 어딘가 그의 유물이 있을 것도 같은데. 헬로이안이 그렇듯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놓았을 것 같은데.’
그러나 레어를 아무리 뒤져도 그런 곳이 없었다. 대신에 서적들 사이에 별도로 있는 연구기록을 발견할 수가 있었다. 레어에 있는 아이언 골렘에 비해서는 조금 수준이 낮은 골렘을 만드는 방법이 적혀 있었다. 그 이후에 작성한 연구 자료는 존재하지가 않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지금의 골렘을 참조할 경우 비슷하게 만들 수 있어 보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