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oneer Simon RAW novel - Chapter 167
흑마탑의 몰락 (5)
사이먼은 자신의 권능을 다스리는데 적지 않게 고생을 하는 중이었다. 지상에 마계의 기운이 퍼지는 것을 막아야 했기에 그 기운을 흡수했지만 갑자기 너무나 많은 기운을 받아들인 상황이라 마계의 기운에 사실상 잠식을 당한 실정이었다.
하지만 권능을 가진 데미갓이기에 잠식을 당했다고 해도 이성을 잃거나 권능의 속성마저 변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적지 않은 부작용이 발생했다.
사이먼은 수련을 위해 데플라 사막의 지하에 있는 알 고리아스의 레어에 와 있었다. 다른 곳에서 수련하다가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에 인적이 없는 곳에서 수련을 한 것이다.
사이먼은 수련을 하면서 시간이 나면 책을 읽었다. 레어에 있는 서적을 읽으면서 그 레어의 주인이 알 고리아스라는 레드 드래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울러 엘칸토르로 알려진 칼 레미어스라는 골드 드래곤의 자식이기도 하다. 엘칸토르가 유희를 하던 시절은 중간계에 마계나 신계의 침입이 없던 평화로운 시대였다.’
하지만 흑마법사는 그 당시에도 존재했고 그들에 의해 파멸이 준비가 되었다. 흑마법사들에 의해 사실은 신계의 존재인 천족이 소환이 되었다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가 없었다.
‘마족이나 천족이나 모두 소환하는 것은 흑마법사의 영역이었다. 그들에 의해 마신 엘퀴놈이나 천신 마르시아노가 세상에 알려졌다. 이들 중에 마족을 전문으로 소환하는 흑마법사와 당시에 신계 대신에 천계라 불리던 천족을 소환하던 자들로 갈라지기 시작했다.’
흑마법사 중에서 일부 선택된 자들만 천족을 소환했고 그들은 일반적인 흑마법사와 다르기에 같이 움직이지 않고 따로 무리를 만들었다.
그 천족을 소환하던 자들이 사실상 현 크로이엘 교단의 시초이었고 차츰 마족과의 차별화를 이루면서 하나의 종교로 탈바꿈을 했다.
초기에는 두 부류의 흑마법사의 대결로 시작이 되었지만 이 와중에 드래곤이 휩쓸리면서 드래곤은 소환마법사들을 척살하는 조치로 맞대응을 하기 시작했다.
인간의 능력은 드래곤에게 하등의 위협이 되지 못했지만 그 인간이 소환한 마족이나 천족은 드래곤에 버금가는 능력을 발휘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인간은 하나로 안 되면 여럿이 모여 다수를 소환했고 결국 드래곤이 사냥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중간계의 존재가 마계나 천계의 존재를 소환하는 것은 사실상 배신이나 마찬가지였고 소환을 하기 위한 대가로 제물이 필요했다. 그 제물은 같은 인간일 수밖에 없었다. 인간은 자신만 아니라면 남을 희생시키는 것에 거리 낌이 없었다.
그 결과 소환마법사들은 공적으로 몰려서 잠잠해지는 듯 했지만 그것은 폭풍전야의 고요함이었다. 잠적을 하여 그들은 엄청나게 숫자를 불렸고 나중에 엄청난 숫자의 마족과 천족을 소환했다. 드래곤도 마족과 천족의 물량공세에 당할 수가 없었다.
더구나 차원의 결계마저 약한 상황이라 마족이나 천족은 본신의 70~80%의 힘을 가지고 소환이 되었으니 당하기가 쉽지 않았다. 거기에 인간들 상당수가 드래곤의 강함에 질시를 보내는 상황이었기에 드래곤을 사냥하는 자체를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드래곤 슬레이어가 최고의 용사로서 각광을 받았다. 드래곤을 사냥하는 것이 강함을 증명하는 방도였다. 드래곤들은 그런 인간의 도전을 받기도 했다.
더구나 드래곤이 소환마법사를 색출하여 제거하는 과정에서 애꿎은 자들이 휩쓸려 희생을 당하자 사람들이 드래곤에 대한 적개심이 극도로 증가하였다.
결국 사악한 종자라는 소환마법사들의 선동으로 인해 드래곤은 중간계에서 열세에 처하게 되고 말았다. 인간 세상에서 드래곤은 멸종시켜야할 과물이 되었고 모든 인간들이 드래곤에게 적대적으로 변하고 말았다. 당시에는 인간 외에 여러 지적 생명체가 있었지만 드래곤의 진영에 가세한 탓에 대부분 멸종을 당하고 말았다.
하지만 드래곤은 중간계의 절대자였고 길고 긴 세월동안 마계와 천계에 대항하여 중간계를 지켜냈지만 결국 마신과 천신을 동시에 소환한 것으로 인해 대다수의 드래곤이 소멸되고 말았다. 물론 인간계에 강림한 천신과 마신도 타격을 입고 물러갔지만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드래곤들이었다.
그 때부터 양상이 드래곤의 사냥으로 변질이 되었고 드래곤들은 소환마법사들을 피하는데 주력했다. 물론 이성을 잃은 드래곤의 무차별적인 인간 세상에 대한 파괴도 동시에 일어나 사악한 종자라는 악명은 더욱 더 커지게 되었다.
마족에 비해 온건한 방식으로 인간과 계약을 맺은 천족이 득세를 하기 시작했고 이미 그 때는 마족과 천족, 그리고 드래곤의 쟁패에 낀 인간은 멸족의 상황에 처하고 말았다. 더구나 그 당시에 일어난 지진과 해일은 대부분의 인간을 사라지게 하였다.
더구나 드래곤에 의해 차원의 결계가 강화되고 마족과 천족이 그 결계를 약화시키기 위한 시도로 하면서 차원의 축마저 뒤틀리면서 중간계는 아비규환의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사이먼은 이런 사실을 읽으면서 지금의 상황이 왜 초래되었는지 알 수가 있었다. 그나마 지금은 차원의 결계가 강화되어 신족이나 마족이 고작 30% 정도의 힘을 가지고 소환이 되고 마왕이 강림을 해도 역시 50%의 힘도 가지고 오지 못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기에 사이먼은 혼자서 흑마탑을 처리할 수가 있었다. 만일에 전처럼 거의 온전하게 힘을 가지고 왔다면 마공작 셋도 상대하기가 벅찰 수 있었다.
하지만 마왕도 처음에 강림한 엘케이온만 상대하기 벅찬 면이 있었지 두 번째 리바돈이나 세 번째 셀레시온은 어렵지 않게 제거할 수가 있었다.
오히려 그들을 제거하면서 차원의 결계가 강화되었기에 이후에는 더 상대하기가 쉬울 것이었다. 그러나 마왕 셋이 다 강림하여 역소환을 당한 상황이라 사실상 마계의 존재는 중간계에 소환을 되는 것은 가능하지만 강림은 불가능했고 소환도 기존의 수준으로는 사실상 어렵게 되었다.
한편 마계의 영향력 감소는 차원결계의 강화로 이어졌다. 그렇기에 신계에서 중간계에 영향력을 투시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었고 크로이엘 교도들이 신성력을 소환하는 것도 어렵게 만들었다. 처음 엘케이온이 제거될 때만 하더라도 신성력 감소가 미세한 정도에 불과했지만 리바돈이 제거되고 셀레시온이 제거되면서 확실하게 그 차이를 알 수 있게 되었다.
더구나 신성력 감소가 일어난 이유가 차원결계의 강화이기에 일시적인 것이 아닌 반영구적인 것이 되고 말았다. 이런 것은 사이먼도 체감할 수가 있었다. 수호의 징표가 약화가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마나에 공명하여 기능을 하기도 하기에 문제가 없지만 신성력이 줄어든 것이 확연하게 감지가 되었다.
사이먼은 흑마탑을 정리하면서 무려 다섯 개나 되는 드래곤 하트를 수거할 수가 있었다. 흑마탑에 그런 것이 존재한다면 역시 교황청에도 더 많은 숫자가 있을 것이고 각 마탑에도 그런 것이 존재할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전에 드래곤들을 사냥하여 드래곤 하트를 보유하고 있을 것이다. 이 드래곤 하트에는 일부 권능이 부여가 되어 있다. 데미갓에 도달한 강한 개체들이기 때문이다.’
사이먼은 지금까지 드래곤 하트가 존재하는 것은 원주인이 데미갓에 이를 정도로 강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어쨌든 드래곤 하트에서 권능을 강화할 수 있는 길을 발견했다.
‘마왕의 권능을 흡수하는 것처럼 시간이 되면 드래곤 하트에서 권능을 흡수할 수도 있다. 나중에 교황청에 있는 드래곤 하트도 찾아내서 가져올 필요가 있다.’
사이먼은 나중에 교황청도 파괴하고 그곳에 있는 유물들을 확인할 생각이었다. 물론 그런 과정에서 드래곤 하트를 획득하는 것은 덤이었다.
‘한데 드래곤이 정말로 멸종한 것일까? 어딘가에 은신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사이먼은 드래곤 하트를 접하면서 드래곤 특유의 강한 기운을 감지할 수가 있었고 대지에 퍼져잇는 드래곤의 기운을 미약하게나마 감지할 수가 있었다.
‘분명 드래곤의 기운이 세상에 퍼져있다. 누구도 감지를 못하는 것 같지만 나는 이제 그 기운을 분별할 수가 있다.’
사이먼은 드래곤이 지상에 있지 않고 차원의 틈새에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지금은 지상이나 지하 어딘가에 기척을 숨기고 있다고 생각했다.
‘차원의 결계는 차원의 틈새에 있다면 작동을 할 수가 없다. 같은 차원에 존재를 해야 기능을 발휘할 수가 있다. 그 말은 중간계 어딘가에 드래곤이 만든 차원의 결계 발생장치가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그 장치가 지금도 작동을 한다는 것은 그들이 어딘가에 은신을 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특히 사이먼이 흑마탑의 심처에서 획득한 서적 중에는 용언으로 기록된 것들도 백여 권이나 되었고 그것들을 검토하자 차원의 결계를 생성하는 단초가 적힌 마법도 몇 가지 있었다.
‘차원의 결계라는 것도 생뚱맞게 나온 것이 아니라 결국은 마법일 수밖에 없다. 신계와 마계의 권능인 신성력과 마력이 중간계에 오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것이 분명하다.’
사이먼은 그것이 무엇인지 대충 이해가 되었다. 마법을 모르면 모르지만 알기에 그것이 무엇인지 감을 잡을 수가 있었다.
‘추적을 하면 할 수도 있어 보이지만 내 능력으로 아직은 불가능하다. 보다 더 마법에 대해서 공부한 후에야 제대로 파악이 가능할 것이다. 지금 찾아내서 드래곤을 만나면 내가 감당할 수 없을 수도 있다.’
사이먼은 드래곤이 우호적이지 않을 수도 있기에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드래곤들을 능가할 수준이 되면 저절로 알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힘들게 찾을 필요가 없었다.
‘그보다 헬로이안에 버금가는 흑마법사가 두 나라에 있는데 그들의 흔적을 찾는 것이 시급하다. 그들도 이번 기회에 제거할 필요가 있다.’
제국의 이스리알과 로크 왕국의 섬록이라는 자들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물론 그들이 헬로이안이 행한 대법을 행한다고 해도 데미갓에 도달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혹시라도 그런 사태가 벌어지면 골치가 아팠다.
‘더구나 내가 데미갓이 되었기에 그들에게도 뭔가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자연과 신의 섭리에 의하면 세상은 반드시 밝음이 있으면 어둠도 있기 마련이다. 대적자가 탄생할 수도 있다.’
사이먼은 자신을 대적할 대적자의 탄생이 임박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게 누구일지 모르지만 분명 어딘가 존재할 것이 분명했고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이 바로 흑마법사였다.
흑마탑이 사라지면서 겨울이지만 각국은 부산하게 움직였다. 사이먼은 겨울이지만 쉬지도 못하고 방벽으로 가서 몇 번의 몬스터 웨이브를 막아내었다. 자신의 권능을 내보이는 순간 몬스터가 도망갈 것이지만 오히려 권능을 억제하고 사냥을 했다.
그런 방식으로 몬스터를 다시 쫓아 보내는 것은 사실상 몬스터 웨이브의 크기를 키우는 것에 불과했고 반동을 하여 다시 돌아올 때는 그 숫자가 훨씬 증가할 것이 분명했다. 그런 것을 알기에 처음 발생했을 때에 처리를 했다.
그가 나서지 않더라도 영지의 기사나 영지병, 용병들이 나서서 처리할 수 있지만 자신의 능력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알기 위해 직접 나서서 처리를 하기도 했다.
사이먼은 검술과 마법의 경계가 사실상 사라진 것을 느끼고 있었다. 속성마법인 오러마법까지 사용할 수가 있고 언령마법을 사용할 수가 있는 상황이기에 마법의 사용이 어려울 것이 없는 상황이었다. 그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마법이 저절로 발현이 되는 상황이라 몬스터들은 사이먼의 칼질에 그냥 죽어나갔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마법이 사이먼의 생각에 반응하여 전개가 되었다. 보이지 않는 가운데 다양한 마법이 전개되어 몬스터에게 적중되었다. 약화마법이나 슬립마법, 중독마법, 안티 마나 마법까지 다양한 마법이 사이먼의 생각에 의해 발현이 되었다.
그가 몬스터의 상태가 어떻게 변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의 권능에 의거하여 마법이 저절로 발현이 되었다. 이런 마법의 발현으로 몬스터는 칼질하기 가장 적당한 상태가 되어 있었고 사이먼은 그저 칼질만 하면 저절로 죽어나가게 되었다.
‘몬스터를 너무나 빨리 멸절시키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다.’
사이먼은 몬스터를 사냥하여 균형을 깰 수도 있지만 그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주의를 했다. 아직 개척할 상황이 아닌데 몬스터만 줄여놓으면 다시 영지를 개척한다고 나설 수가 있기에 그것을 경계한 것이다.
‘용병들 중에 열에 둘은 순수한 용병이 아니라 외부 세력이 영지를 염탐하기 위해 보낸 첩자이다. 그들이 하는 일은 그저 일반적인 영지의 동향을 보고하는 것이지만 몬스터가 감소하는 것이 알려지면 다시 개척을 하겠다고 나설 것이다.’
사이먼은 그것을 알기에 함부로 몬스터를 토벌하지 않았다. 특히 마스터급 몬스터를 무차별적으로 제거하지 않고 가급적이면 쫓아 보내었다.
물론 그렇게 해도 도망치지 않고 악착같이 다가오는 몬스터도 있었다. 권능까지 발현하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가오는 경우에는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
‘마음 같아서는 빠르게 영지를 개발하고 싶은데 쉽지가 않다. 자금과 인력, 두 가지가 문제이다. 그 중에 자금은 몬스터 사냥을 통해서 상당부분 해결이 가능하고 영지가 개발되면서 곡물이 충분히 확보되면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이주민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걸 해결하는 방법은 아예 고려하지 않은 제국에서의 이민이다. 하지만 그렇게 할 경우 나중에 출신지에 따른 민족문제로 몸살을 앓게 된다.’
제국의 인구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을 하는 방안이긴 하지만 나중에 에카테리나 왕국계열과 제국계열로 나뉘어 갈등이 생길 소지가 컸다. 그렇다면 그런 요인을 아예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에카테리나 왕국에서 이주를 시키는 것은 고작 3개 대영지 정도가 고작이다. 300만 정도 빼오는 것도 최소 10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사이먼은 굳이 서둘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시간은 많았다. 굳이 나중에 문제가 되는 것을 알면서 감행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