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oneer Simon RAW novel - Chapter 174
마왕 데빌론 (2)
사실 유혈충돌이 벌어질 경우 사이먼 정도는 아닐지라도 골치 아픈 상황에 직면할 수가 있었다. 그렇게 되면 자신들의 목숨마저 위태로울 수가 있었다.
“꼭 출사를 하는 것만이 아니라 영지에서도 강한 군사를 기를 수도 있지 않습니까?”
“일개 영지에서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기에 나서려는 것입니다. 카리스타 영지만이 아니라 왕국 전체를 바꿔야 합니다. 그리하여 부강한 국가를 만들어야 합니다.”
카리스타 후작의 말에 두 귀족은 암담한 표정이 되었다. 그러나 엘카인 후작은 카리스타 후작을 막아야 했다. 그가 등장을 하는 순간 두 귀족은 암초를 만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승리하더라도 상처가 클 수밖에 없고 자신들도 몰락할 수 있었다.
“꼭 관직에 나서지 않아도 가능한 것이 있지 않습니까?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일은 군사적인 것도 있지만 여러 분야에서 가능합니다. 미개척지를 개척하는 것도 있고 물산을 장려하고 상업을 융성하게 하는 것도 방도입니다.”
엘카인 후작은 슬쩍 이권을 줄 수 있다는 어조로 말을 했다. 굳이 다투지 않고 공존할 수 있다면 그것이 이득이었다. 카리스타 후작과 다퉈서 좋을 것이 없었다.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그간 국정이 운영되는 것을 보면 그럴 의지가 있는지 의문입니다. 나 혼자 어떻게 하는 것보다 나라를 먼저 개혁하여 전부가 나설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간단한 예로 왕국의 숙원이던 골란고원을 확보하였지만 벌써 3년이 되도록 방치를 하고 있습니다. 개척을 하고 그곳을 아국의 영토로 만들어야 하는데 나서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런 지적을 받자 엘카인 후작이나 크라시온 공작은 아무런 말이 없었다. 그곳을 확보할 때만 해도 다들 관심이 많았지만 막상 그곳을 살펴본 후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워낙 고지대이고 개발을 하더라도 넓은 평야가 없어 농사를 짓는 것이 그리 쉽지 않아 보였다. 물론 고산지대에 서식하는 약초나 동물이 있기는 했지만 그것도 수많은 몬스터를 토벌해야 했기에 크게 이점이 없었다.
그러니 누구도 관심을 보이지 않는 무주공산이 되어 몇몇 고산부족만 사는 지역으로 남아 있었다. 사실상영토로 편입하는 조치를 하나도 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사실 그곳을 확보할 때에는 기대가 컸지만 개척을 하기에는 워낙 척박하여 사실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그곳을 개발하실 것이라면 그 지역에 관한 모든 권리를 다 드리도록 나설 수도 있소이다.”
“그 지역을 아예 카리스타 영지의 비지로 하여 개발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드리지요.”
크라시온 공작도 나서서 말을 했다. 주인 없는 황무지를 카리스타 후작에게 주고 그들의 권력을 공고히 할 수 있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사이먼은 몇 달을 고민하면서 데빌론의 제안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했다. 그러면서 정신마법이나 영혼마법에 대해서 연구를 했다.
흑마법은 정신마법에 상당히 특화가 되어 있고 인간의 영혼을 이용한 각종 마법도 많았다. 특히 영혼을 매개로 한 마족이나 천족과의 계약에 관련된 마법도 많았다. 더불어 영혼을 담보로 한 계약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체계적으로 연구가 되어 있었다.
‘영혼을 단련하는 단련법이 있다니 신기하군.’
영혼에 관련된 마법을 살피다가 영혼을 단련하는 방법에 대해 기록된 것을 발견하였다. 영혼의 힘과 정신력, 의지력은 같으면서도 약간 차이가 있었다. 일반적으로 영혼의 힘은 정신력과 같은 의미이지만 정신력은 인간의 의지에 관련이 있다면 영혼의 힘은 의지와 관련이 있으면서도 그 기저에 존재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영혼의 힘이 강한 자가 정신력이 강했다. 물론 영혼의 힘이 약하더라도 정신력이 강할 수도 있지만 체력이 약한 것처럼 정신력이 끝까지 유지가 되지 않았다.
영혼은 그 집이랄 수 있는 체력에도 영향을 받았고 평상시의 행동이나 생각에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렇기에 건강한 신체와 바람직한 사고를 가진 자가 연혼의 힘이 강했고 그런 자가 정신력이나 의지력도 강했다.
이런 영혼의 힘을 키우는 방법에 따라서 단련을 하기 시작했다. 기록된 방법을 보면 상당히 논리적인 타당성도 있어 보였다. 설사 단련이 되지 않더라도 정신을 맑게 하는 것으로 그 가치는 충분했다.
영혼을 단련하면서 영혼의 이동에 대해서도 연구를 했다. 영혼의 이동은 두 가지가 존재했는데 헬로이안이 행한 영혼전이는 영혼이 다른 신체에 옮겨 가서 정착을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하려면 해당 신체에 있는 영혼을 축출하거나 말살시켜야 했다.
다른 한 가지 방법은 보다 고차원적인 방법인데 데빌론이 시도하는 방법으로 영혼흡수, 또는 영혼병합이었다. 데빌론의 영혼이 사이먼의 영혼에 흡수가 되거나 병합을 하는 것인데 이럴 경우에 강한 영혼이거나 또는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영혼이 주도권을 행사했다.
헬로이안의 방식은 몸의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영혼을 내쫓는 방식이라 퇴치를 하면 끝이지만 데빌론의 방식은 무조건 영혼이 결합되는 상황이 되기에 주도권 쟁탈전으로 변했다.
즉, 싫더라도 데빌론의 영혼을 흡수할 수밖에 없고 그것을 소화시켜야 했다. 만일에 소화시키지 못하면 역으로 데빌론의 영혼에 사이먼의 영혼이 흡수가 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이런 방식은 영혼의 각성이 이루어진 경우에 가능했는데 데미갓정도의 영혼이라야 가능한 방식이었다. 사이먼이 데미갓이 되지 않았다면 시도할 수가 없는 방법이었다.
‘나의 정신력이 강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영혼이동을 하려고 한다면 뭔가 비장의 한 수가 있다는 것인데 위험할 수도 있겠군. 제안을 받아들여 그를 흡수하려고 한다면 뭔가 방도를 강구해야 할 것도 같은데.’
사이먼은 당장 시행을 할 경우에 위험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자신의 능력을 조금 더 키운 연후에 시도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권능의 흡수가 아니라 결합이라는 말인가? 그리고 결합된 신체를 두고 다시 데빌론과 주도권 쟁탈을 벌이는 방식이라니 어이가 없군. 이런 음흉한 수법을 모르고 그저 힘만 흡수한다고 생각하여 흡수를 하려고 했다면 그에게 내 영혼이 먹히고 말았을 것이다.’
사이먼은 데빌론의 흉계를 알게 되자 해결방도가 없는지 계속 연구했다. 분명히 뭔가 방도가 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흑마탑에서 가져온 유물까지 철저히 살피면서 해결책이 없는지 살폈다.
‘문제는 신의 감옥에 대해서는 데빌론이 말한 것밖에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뭔가 알려면 단 한곳의 서고를 살피는 것 밖에 방도가 없다. 하지만 크로이엘의 권능을 능가하지 않으면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살필만한 곳은 크로이엘 교단의 비밀서고였다. 분명 그런 것들에 관련된 내용을 감춰둔 곳이 존재할 것이 분명했다. 폐기할 수도 있지만 느낌상 어딘가 숨겨두었을 것 같았다.
골란 고원이 카리스타 영지에 양도가 되었다. 이는 두 귀족이 나서서 다른 귀족을 설득하니 결국 국왕인 토르가 3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처리가 되었다. 왕국 중앙의 요직을 두 귀족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니 어려울 것이 없었다.
왕실 직영지에 속한 지역이라면 국왕의 권한이 절대적이지만 왕국의 영토이지만 주인이 없이 방치된 것이라 국왕도 의견을 표명하는 정도가 고작이었다.
골란 황무지는 제국에서 할양을 받았지만 어디에 속하지 않은 지역이었다. 사실상 협정서에 언급된 내용 외에 정리된 것이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 지역을 카리스타 후작이 개척을 한다는 의사를 표명하니 누구도 반대를 못했다.
카리스타 영지로 편입이 마무리 되자 에크론 길드와 카리스타 후작은 광산 개발에 나섰다. 사실 광산 개발은 개발을 해도 채산성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사이먼이 사전에 조사를 하여 지하자원의 매장상황을 정확히 파악했기에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
카리스타 후작도 확신은 없는지 전체 지분의 20% 정도만 투자를 하였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자금을 에크론 조직에서 투자를 하여 개발이 진행되었다. 사실 이런 개발이 성공할 것이라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다.
골란 황무지의 소유자는 카리스타 후작이지만 사실상 관장하는 것은 에크론 조직이었다. 실제로는 사이먼 교단이었다. 에크론 조직 중에 암흑가에 속한 조직은 그대로 로칸시티에 남았고 골란 황무지의 개발에 참여한 조직은 사이먼 교단에 속한 자들이었다.
어느 사이에 에크론 조직은 로칸 시티를 석권한 상황이라 더 이상 확장은 사실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확장을 하려면 다른 대영지로 뻗어가야 했다.
그렇기에 에크론 조직원 중에 상당수가 사이먼 교단으로 이동을 했고 그들은 종교적인 신념에 따라 결국 골란 고원을 개척하는데 나섰다. 그곳을 사실상 사이먼 교단의 터전으로 만들 생각이었다.
에크론 조직은 사이먼 교도들을 동원하여 사업을 진행하였고 광산 외에도 대대적으로 투자를 진행하였다. 몬스터를 토벌하고 길을 내고 광산을 개발하는 것이 순식간에 진행되었다.
사이먼 교단에 속한 인원의 상당부분이 암흑가 출신이기에 무력을 사용하는 것에 능숙했다. 그런 자들 상당수가 동원이 되었다. 아울러 교단에 속한 자들 중에 재산이 거의 없는 가난한 자들을 선발하여 이주를 시키기 시작했다. 그들이 동원되자 인력 문제도 해결이 되었다.
반년 사이에 광산에서 지하자원의 채굴이 이루어졌다. 비정상적으로 에크론 미우엘의 발언권이 강한 사이먼 교단이기에 그가 결정하여 지시를 하면 그대로 진행이 되었다.
사실 종교적인 조직에서 교주에 해당되는 교단의 사도가 지침을 내리면 신도들은 따르기 마련이었다. 불합리한 일을 지시하면 문제지만 제대로 된 결정을 할 수만 있다면 가장 빨리 일을 처리할 수가 있었다.
더구나 원래가 암흑가에 속했던 자들이고 그 후에 종교적인 유대감이 강한 조직이다 보니 기밀을 유지하는 것도 쉬워 개발이 완료되어 정상궤도에 진입할 때까지 잡음이 별로 없었다.
광산 개발은 중간에 매장량이 밝혀지고 그 가치가 알려지면 중간에 이권을 노리고 개입하는 자들이 많은데 그런 것이 없이 바로 개발을 할 수가 있었다. 정상적으로 개발이 이루어져 채굴이 제대로 되면 나중에 알려지더라도 개입하기가 쉽지 않았다.
골란 고원에 10여 개의 광산을 개발하여 엄청난 양의 채굴이 진행되어도 외부에서 알아차리지 못했다. 이는 기밀을 철저히 유지한 면도 있지만 금속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여 가격의 변동이 없기에 가능했다.
제국의 침입을 당한 상황이라 군비에 많은 자금을 투입하는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무기에 대한 수요가 많기에 각종 금속의 공급이 증가해도 다들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 덕분에 금속의 공급이 증가하면 가격이 폭락해야 했지만 그 가격이 유지되어 채산성도 상당히 양호했다.
한편 골란 고원에 사람이 몰려들자 필요한 곡물이나 각종 먹을거리가 필요했고 그것을 생산하기 위해 광산 근처의 고원지대의 일부가 개발되었다. 그렇게 골란 고원에 십여 개의 광산도시가 형성이 되었다.
이런 광산도시는 사이먼 교도의 근거지가 되었다. 그곳에 이주하는 자들은 에크론 조직과 연관이 있는 자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 척박한 곳에 가려고 하는 자들은 별로 없었기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
십여 개의 광산 도시가 개발되자 그 주변에 있는 새로운 광산도 개발이 되기 시작했고 인구가 증가하면서 고원지대의 개발도 가속화되었다. 고지대이지만 더운 지방이다 보니 항상 날씨가 온화했다. 그렇기에 적당히 물만 확보되면 농사를 짓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거기다가 골란고원에서 자생하는 앨핀이라는 약초를 재배하면서 상당한 수입을 올릴 수가 있었다. 샐핀이나 앨핀이나 모양이나 효능은 크게 차이가 없지만 앨핀이 보다 따듯한 지역에서 자랐다.
사이먼은 고원지대라고 해도 개척을 하면 거주가 가능하다고 판단하여 사람을 이주시키는 작업을 했다. 그 결과 순식간에 상당한 인원이 앨핀 농장에 이주를 하게 되었다. 자원의 채굴이 끝나 광산이 없어지더라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는 자립기반을 조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이먼이 영혼이동이나 신의 감옥에 대해서 연구를 하는 동안 두 명의 마도사가 방문을 했다. 거기에 한 명의 검사마저 동행을 하고 있어 놀랐다.
“갑자기 무슨 일입니까?”
“요즘 갑자기 자네에 대한 살의가 강하게 일어서 말일세.특별한 이유도 없이 그러는 것이 이상해서 말일세.”
케피라가 말을 하자 바로나 탑주도 고개를 끄덕거렸다.
“여기는 테헤나 영지의 레오먼트 자작일세.”
사이먼은 그랜드 마스터이기에 상대가 누구인지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 더불어 그들이 왜 그런지 이미 알고 있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그보다 수호의 징표 때문에 탈이 난 것 같습니다.”
크로이엘 교단에서 신성수호기사로 만들면서 부여해준 수호의 징표가 마침내 그 효과를 발휘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크로이엘 교단에서 수호의 징표를 내린 이유가 결코 좋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일단 안으로 들어가시지요.”
사이먼은 그렇게 말하고 그들을 집무실로 안내했다. 집무실에는 강력한 결계가 만들어져 있었다. 사실상 그 결계 안은 크로이엘의 권능이 미치지 못하도록 되어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도가 있습니다. 수호의 징표를 없애는 것이 한 가지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수호의 징표를 개조하는 것입니다. 참고로 플라스콘 제국의 네 초인은 저번에 제가 약간 손을 봐 두었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