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oneer Simon RAW novel - Chapter 195
사도 임명 (1)
사이먼이 정령을 불러서 사용하는 것을 부러워하더니 결국 정령과 계약을 한 것이다. 물론 그렇게 하는데 사이먼이 많은 도움을 주기도 했다.
서로 대등한 것 같기도 하지만 샐리나는 사이먼이 강한 것을 알기에 상당히 순종적인 태도를 보였다.
“아직은 가고 싶지가 않아. 인간 세상에 대해 잘 모르고 네 영역에서 문제를 일으켜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 대신에 인간 세상에서 익혀야 할 것이 적혀있는 책이나 가져다 줬으면 좋겠다. 좀 더 자세히 알아 문제가 없도록 하고 싶다.”
샐리나는 사이먼에게 책을 요구를 했다. 사이먼은 샐리나가 빠르게 지능이 발달하는 것에 놀라고 있었다. 굳이 가르쳐 줄 것도 없이 책만 읽었는데도 세상의 이치를 알아갔다.
“그렇게 해라. 한데 혹시 이런 곳이 더 있는지 모르겠다.”
“여기 외에는 대부분 물이 가득차서 네가 가장 원하는 책은 없어. 대신에 반짝이는 것은 그대로 남아 있는 것 같다. 필요하다면 그것들은 여기로 가져오도록 할게.”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 내가 요즘 육지에서 하는 일이 많다보니 돈이 많이 필요해서 말이다.”
사이먼은 각 나라에서 사이먼 교단의 조직을 확충하다보니 적지 않게 자금이 소요되고 있었다. 물론 조직이 있기에 기본적인 자금은 조달을 하고 있지만 확장을 하다 보니 자금 소요가 컸다. 더구나 각 나라마다 화폐가 다르기에 금과 같은 귀금속이나 보석 같은 것이 있어야 자금을 마련할 수가 있었다.
사도 임명
사이먼은 항로개척의 일이 그럭저럭 마무리 되자 다시 영지의 일을 하기 시작했다. 새해가 되면서 해야 할 일이 점차 증가했기 때문이다.
제국에 취항을 하고 싶지만 라고스 섬을 차지한 것으로 인해 사실상 교섭 자체가 불가능해지고 말았다. 물론 그 섬을 돌려주고 협상을 할 수도 있지만 아직 시급한 일이 아니기에 뒤로 미루었다.
사실은 제국과 거리를 두기 위해서 라고스 섬을 점령한 면도 있었다. 제국에서 트라칸 반도에 이주민을 보내면 어떨지에 대한 의견이 대두되고 있었다. 만일에 사이먼 교단을 통해서 그런 제안을 해오면 입장이 곤란해질 수도 있었다.
그렇기에 사이먼은 라고스 섬을 점령하여 제국과의 접점 자체를 없애 버린 면도 있었다. 적대적인 관계가 된 상황에서 이주민을 보내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영지 기사들의 실력이 상승한 덕분에 굳이 사이먼이 나서지 않아도 몬스터를 막는 것이 가능했다. 사이먼에게 시시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영지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사이먼은 영지의 일을 하면서 시간이 나는 대로 수련을 하였다. 경지가 올라갈수록 알아야 할 것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더 늘어나고 있었다.
육체를 움직여서 수련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자리에 앉아 명상을 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런 가운데 사이먼의 정신세계는 점차 지평을 넓혀 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차원을 살피고 세상을 살피기도 했다. 차츰 시간이 흘러가면서 그 능력이 조금씩 확장이 되어갔고 자신의 능력에 대해서 명확하게 알게 되었다.
사이먼은 아직은 신의 전지전능을 바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저 관심이 가는 것을 살피는 것이 최선이었다. 대신에 자신이 권능을 부여한 물품들이 있는 곳은 그의 뇌리에 감지가 되었다. 특히 많은 권능을 부여한 흉상이 있는 곳은 명확하게 느껴졌다.
그동안 제작해서 내보낸 흉상만 해도 수천 개에 달했다. 그 많은 흉상을 다 감지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 같았지만 그의 능력이 그만큼 향상되었기에 뇌리에 모조리 다 담을 수가 있었다.
더불어 그 주변에 있는 자들 중에 뭔가 느낌이 다른 자들이 있었다. 그들에게 친밀한 감정이 느껴졌고 그것을 보다 구체적으로 감지하려고 하자 묘한 느낌이 전해졌다.
그들은 전신 사이먼을 추종하는 자들이었다. 사이먼의 권능에 계속 노출이 되어 기운이 동화가 된 상태였다. 그들의 열망이나 믿음이 느껴지기 시작했고 그것을 감지할 수가 있었다. 그러니 그들에 대해서 강한 유대감이 느껴진 것이다.
반면에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자 차갑고 사이한 느낌이 드는 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크로이엘 교단의 신전에 특히 많았다. 몸 안에 신성력을 가진 사제들로 보였다.
‘크로이엘이 어떻게 세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 이제 알 것도 같군. 이번 기회에 나도 세상에 보다 강한 권능을 뿌려보도록 할까?’
사이먼은 자신의 권능을 세상에 보내기 시작했다. 그 권능은 사이먼이 권능을 부여한 흉상에 공명을 했고 그곳을 향해 권능을 부여했다. 거대한 권능의 소용돌이가 사이먼 교도가 많이 있는 세 나라에 휘몰아쳤다. 물론 다른 나라에도 역시 사이먼의 권능이 뿌려졌다. 아울러 전신 사이먼을 추종하는 자들에게도 역시 권능이 휩쓸고 지나갔다.
이런 권능의 폭풍이 몰아치고 나자 사이먼 교도 상당수가 마침내 신성력과는 다르지만 역시 사이먼의 권능에 반응하는 능력을 획득하게 되었다.
‘이제 나도 사제를 임명할 수가 있게 되었군. 사도로 나가서 새로운 사도로 서품을 하면 될 것도 같군. 사도는 굳이 사이먼 교단에 얽매일 필요가 없도록 하면 될 것이다.’
자신의 권능에 반응하는 능력을 가진 자들을 정식 사도로 임명하면 될 것 같았다. 자신의 권능에 반응하는 자들은 서로 감지할 수도 있어 보였다. 그렇게 하여 사도로서 세상에 포교를 할 수 있도록 하면 되었다.
권능에 감응하는 능력이 향상되면 자신처럼 물건에 권능을 부여할 수도 있어 보였다. 그러나 그것은 그들이 노력하여 능력을 키워야 가능한 일이었다. 그 능력에 따라 사도들의 등급이 달라질 것 같았다.
‘크로이엘 교단의 사제 징표처럼 마법진을 이용하면 감응력이 높아질 것이지만 굳이 그렇게 할 필요는 없다. 그렇게 하다가는 권능이 고갈되어 내가 견디지 못하고 쓰러질 수가 있다. 아직은 중간계 전체의 기운을 다 이용할 수가 없다.’
사이먼은 자신이 마침내 데미갓의 단계를 벗어나 신의 단계에 접어든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신의 경지라고 하는 것도 유한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엘칸토르의 레어에 있는 막대한 신력을 흡수할 수가 있다면 지금보다 훨씬 강한 권능을 부여해 줄 수 있을 것인데 아쉽군. 물론 그간 연구로 마법진을 조정하여 신력을 약하게 만들어서 흡수할 실마리를 찾았지만 아직은 불완전하다.’
사이먼은 지속적으로 마법진에 고인 신력을 흡수할 방도를 찾았고 이제 그 실마리를 찾았다. 그렇게 하려면 너무나 시간이 오래 걸릴 수가 있기에 좀 더 효율적인 방도를 찾고 있었다.
사이먼이 권능의 폭풍을 일으켜 사이먼 교도들에게 권능을 부여하는 순간 크로이엘 교단은 또 다시 충격이 휩싸이고 말았다. 사제들의 대부분이 신성력을 상실하고 말았다. 오직 대신관 이상의 사제들만이 약간의 신성력을 사용할 수가 있었다. 신관이나 일반 사제는 신성력 자체를 사용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제국에 고작 200명 정도만이 신성력을 사용할 수가 있었다. 로크 왕국은 50여 명, 에카테리나 왕국도 100여 명 정도에 불과했고 대륙의 다른 나라도 100명 이상인 곳이 없었다. 그것도 변화가 있기 전에 고작 사제들이나 사용하던 수준이었다. 이러니 크로이엘 교단은 난리가 나고 말았다.
“크로이엘이시여, 저에게 임하시어 길을 일러주시옵소서.”
교황은 기도실에 들러 간절히 기도를 했지만 크로이엘과 감응이 되지 않고 있었다. 교황도 변화가 있기 전 신관 수준의 신성력을 사용하는 정도에 불과했다. 그런 정도의 신성력이라도 사용할 수가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아예 크로이엘과의 감응 자체가 되지 않으니 버림받은 기분이 들었다.
사실 크로이엘은 사실상 중간계에 눈과 귀가 틀어 막혀 크로이엘 교단의 교황과 감응할 수가 없었다. 뭔가 이질적인 기운이 그가 중간계에 권능을 투사하는 것을 차단하고 있었다. 드래곤이 가동시킨 차원의 결계마저 좀 더 강화가 된 것 같았다.
그저 미미한 수준의 연결만이 느껴지는 상황이라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더구나 얼마 전에 지상에 강림하여 역소환을 당한 칠대 천사장이 본신의 능력을 회복하지 못한 상황이라 그의 권능을 중간계에 투사할 수가 없었다.
교황이 기도실에서 기도를 하면서 간절히 크로이엘을 찾는 동안 세상에서는 여러 가지 변화가 진행이 되고 있었다. 차가운 기운이 흐르던 크로이엘 교단의 신전에 그동안 절대로 존재하지 않던 벌레가 모여들기 시작했다.
“크로이엘의 위대함에 파리 같은 벌레들이 감히 접근하지 못한다. 몬스터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것이 크로이엘의 위대함이나 존귀함을 단적으로 표현하는 말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마침내 깨지게 되었으니 크로이엘 교단의 위대함은 허구가 되고 말았다. 신전에 파리가 휙휙 날아다니고 벌레가 우글거리는 모습은 교도들에게 실로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신성력이 사라지니 그런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크로이엘의 권능이 중간계에 제대로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전신 사이먼의 권능이 크로이엘의 권능을 압도하면서 신성력을 보내지 못하게 되었다.”
이런 소문이 나돌았다. 그런 소문이 나자 크로이엘 교단에서는 헛소문이라고 치부를 했지만 신성력의 감소로 인해 그것을 부인할 수가 없게 되었다. 신도들 중에 중한 상처를 입고 신전으로 달려갔지만 신성력을 사용하는 사제가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태가 속출하면서 그 말은 사실이 되어갔다.
반면에 사이먼 교단은 각 국의 기존 사도들에 의해 새로이 사도들이 임명이 되었다. 사도들에 의해 호출을 받은 자들은 기존의 사도들에 의해 전신 사이먼과 감응할 수 있게 되었고 그들이 새로운 사도로 임명이 되었다.
사이먼은 사제라는 명칭으로 임명을 하려다 크로이엘 교단과 차별을 두기 위해 그냥 사도로 칭하기로 했다. 독실한 신도들은 사도가 되면서 치료의 능력과 가호의 능력을 동시에 갖게 되었다. 그렇게 되자 다친 자들을 사이 먼 교단의 사도들이 치료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사이먼은 자신의 화신인 사도들을 사실상 철수를 시켰다. 나중에 필요하면 화신하여 나타날 수 있도록 했지만 2선으로 물러나 교단의 실무를 새로 사도가 된 자들에게 맡기는 조치를 취하였다.
기존의 사도가 아닌 새로운 사도가 다수 탄생하면서 사이먼 교단은 본격적으로 교세를 확장하기 시작했다. 크로이엘 교단은 신전을 교단에서 세웠지만 사이먼 교단은 사이먼의 흉상이나 목걸이만 있어도 신도들이 성소를 개설할 수가 있었고 신도 하나하나가 성소를 자유롭게 개설할 권리가 있었다.
그러니 사이먼의 흉상을 구하려는 자들이 상당히 많았고 그런 흉상을 보급할 수 있는 자는 오직 사이먼 교단의 기존 사도들이었다. 하지만 성소에 비치할 흉상에 권능을 부여할 능력을 가진 자는 아직 없었다. 오직 사이먼만이 가능했다. 보통의 사도들은 하루에 두세 개 정도의 목걸이에 권능을 부여할 수가 있었다.
공식적인 성소는 사이먼 교도들의 중심 역할을 했고 일종의 신도 교육 장소였다. 그곳에서 성소를 조성하는 방법부터 교리나 경전을 가르침 받고 사이먼 교도로서 예배를 하고 수련을 하는 법을 배웠다.
“전신 사이먼은 강한 신도를 원한다. 유능한 신도를 원한다. 아울러 스스로 신이 될 수 있는 신도를 원한다. 인간은 스스로 신이 될 능력을 안에 담고 있다. 신이 되어라. 전신 사이먼을 뛰어넘는 새로운 신이 되기를 원한다.”
크로이엘 교단에서는 무조건 크로이엘의 영광과 그로이엘에 대한 무조건적인 복종과 헌신을 강요했지만 사이먼 교단은 스스로 신이 될 수 있다는 가르침을 펼쳤고 이는 마법사나 검사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이런 교리에 크로이엘 교단은 이단이며 신성모독이라고 했지만 사람들은 콧방귀를 뀌면서 무시를 했다. 고작 몇 명만이 신성력을 겨우 사용하는 크로이엘 교단을 신경 쓰는 자들은 없었다.
크로이엘 교단은 이제 성직자와 핵심 교도만이 남은 종교로 전락해가기 시작했다. 그들이 발버둥을 치면 칠수록 사람들의 마음은 크로이엘 교단에서 떠나가고 있었다.
사이먼이 엘칸토르의 레어에서 마법진을 개조하여 신력을 흡수하기 시작하자 해신 샐리나도 근처를 맴돌기 시작했다. 마치 맛있는 음식 냄새를 맡은 것처럼 살폈지만 바로 옆으로 다가오지는 못했다.
본능적으로 마법진에 휩쓸리는 순간 자신이 소멸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것 같았다. 그러면서도 사이먼이 신력을 흡수하여 강해지자 부러운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레어 내부에 일부의 신력을 뿌려주었는데 느끼고 있겠지?”
사이먼은 혼자 독식을 하기가 미안해 손톱만큼의 신력을 레어에 흐르도록 하여 샐리나가 흡수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렇게 하는 것이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고 그렇게 뿌려도 사실 티도 나지 않을 정도로 미미했다.
“내 능력으로는 근처에 가는 것만으로 휩쓸릴 수가 있는 상황이니 아쉽지만 이것으로 만족을 해야죠.”
샐리나는 사이먼을 보았을 때부터 내내 강한 것은 인정하지만 언젠가는 자신이 더 강해질 것이라 생각하였는데 사이먼이 훨씬 더 강해지자 결국 경쟁심을 버릴 수밖에 없었다. 그렇기에 사이먼이 뭐라고 하지 않았는데 스스로 태도가 공손해지고 어투도 달라졌다.
요 며칠 사이에 사이먼은 엄청나게 변모를 했다. 점점 사이먼의 강함을 알기가 어려워지고 있었다. 이제는 아무리 봐도 사이먼이 강한 권능을 가진 존재라고 알아차릴 수가 없었다. 그만큼 사이먼이 기운을 더욱 완벽히 통제하게 된 것이다.
사이먼은 저녁이 되면 와서 수련을 하고 아침에 떠나갔다. 그렇게 하다 보니 마법진에 모여 있는 신력이 그리 줄어들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사이먼은 약간의 신력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인해 능력이 엄청나게 상승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