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oneer Simon RAW novel - Chapter 197
사도 임명 (3)
아들리아 강을 바라보고 있는 셀리노 자작은 얼굴이 잔뜩 굳어 있었다. 열화의 사막에 접한 영지의 주인으로 영지를 가꾸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그의 나이는 이제 사십대 초반에 이르러 있지만 그는 1년 전에 마침내 반쪽짜리지만 마스터가 되었다. 그러나 전과 달리 그의 성취는 속출하는 마스터들로 인해 빛이 바래고 말았다.
더구나 마스터가 활약하기 위해서는 전쟁이 벌어져야 하는데 전쟁이 난다고 하면서도 제대로 전쟁이 벌어지지 않고 있었다. 전쟁이 나면 크게 활약하려고 매일 준비를 했는데 그럴 기회는 영영 오지 않을 것 같았다.
그것은 에카테리나 왕국에 존재하는 강자의 존재 때문이었다. 사이먼 후작이 존재하기에 제국의 조야가 무기력하게 변해 전쟁을 감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미 전쟁 준비는 거의 끝난 상황이지만 무모한 도발이 될 것이기에 거병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제국은 완전히 망한다고 봐야 할 것 같아.”
만나기로 한 선배 검사인 옆 영지의 영주인 그리오스 자작이 탄식어린 어조로 말을 했다. 그도 현재의 상황이 맘에 들지 않는 것 같았다.
“뮤리안 영지에서 에카테리나 왕국의 사이먼 후작에게 라고스 섬을 빼앗기고도 어떻게 하지 못하고 물러나고 말았다고 하네.”
“사이먼 후작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제국의 마스터가 다 모여서 달려들면 두려울 것이 없는데 왜들 그리 겁을 내는지 모르겠소이다.”
셀리노 자작은 사이먼 후작에게 당한 것 자체가 믿어지지 않았다. 자신이 마스터가 되면서 얼마나 강해졌는지 알게 되자 그런 마스터가 여럿이 모인다면 무적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게 생각만큼 간단한 문제가 아닌 것 같네. 얼마 전에 마스터들이 로코스 공작을 찾아가서 가르침을 청했는데 다 늙어 힘이 없어 보이는 노인네라고 알려졌는데 무려 열두 명이 제대로 상대가 되지 않았다고 하네. 그들은 크리파코 백작을 비롯하여 모두 온전한 마스터였는데 말이야.”
셀리노 자작으로서는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변방의 영지에 있다 보니 그런 소식에 상당히 느렸다.
“로코스 공작이 마스터 열두 명을 이겼다면 거기에 세 명의 8서클 마도사까지 가세했는데도 이긴 사이먼 후작은 얼마나 강하다는 말이요? 그는 신이라도 된다는 말이요? 아니면 소드갓이라도 되는 것이요?”
“군부에서는 로코스 공작을 이긴 후에 그 여세를 몰아 다시 로크 왕국으로 진격하려고 했는데 지고 말았으니 그간 진행된 모든 것이 다 중지되고 말았네.”
셀리노 자작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리오스 자작이 재차 그 이후에 일어난 일을 말했다. 로코스 공작에게도 상대가 되지 않은 상황이니 그런 사람 넷을 무력화시켜 제압한 사이먼 후작을 상대로 전쟁을 시작하는 것은 멍청한 짓이었다.
“앞으로 어떻게 한다고 합니까?”
“사이먼 후작을 제거하지 않고서는 방법이 없다고 하네. 그 때문에 크로이엘 교단의 수뇌부와도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하네. 크로이엘 교단에서도 더 이상 사이비종교의 발호를 그냥 넘기지 않는다고 하네. 이번에 각 나라의 교도들을 총동원하여 사이먼 후작과 사이먼 교도들을 제거하려는 것 같네.”
“그렇게 한다고 해서 가능한 일이요? 크로이엘 교단과 같이 하다가는 되는 일도 안 되는 것 아니요?”
셀리노 자작은 크로이엘 교단에 대해 비판적인 관점을 가진 사람이라 반감을 표시했다. 적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사이먼 교단의 경전이나 교리들에 대해 알아보기도 했는데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단지 사이먼 후작이 에카테리나 왕국 사람이라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을 뿐이었다.
“그렇다고 이대로 가다가는 제국이 망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으니 그것이 걱정이지. 크로이엘 교단도 사이먼 교단이 나타난 것으로 인해 위축이 되고 말았지 않은가?”
“크로이엘 교단은 맘에 들지 않습니다. 우리가 크로이엘의 종이라는 것 자체가 맘에 들지 않습니다. 반면에 사이먼 교단은 노력만 하면 데미갓도 되고 전지전능한 신도 된다니 얼마나 좋습니까? 사실상 중립만 보장을 한다면 사이먼 교단이 제국을 석권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기사나 마법사들은 크로이엘 교단의 크로이엘 우선주의에 대하여 강한 반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스스로 노력을 통하여 신이 될 수 있다는 사이먼 교단의 교리는 마법사나 기사들에게 환영을 받았다.
“하지만 전신 사이먼이 바로 에카테리나 왕국의 사이먼 후작이라는 것을 모두가 아는 이상 문제가 될 수밖에 없지 않나? 나도 크로이엘 교단의 교리는 맘에 들지 않아. 인간이 신의 종이라니 더구나 천신인 크로이엘에게 복종해야 한다니 지금 생각하면 어이가 없는 내용이지.”
그들은 사이먼에 대한 반감도 크지만 그보다 크로이엘 교단에 대한 반감도 컸다. 그렇기에 사이먼 교단이 교세를 확장해도 방관을 하고 있었다. 만일에 기사나 마법사들이 전적으로 사이먼 교단을 탄압했다면 초기에 뿌리를 내리지 못했을 것이고 지금처럼 활개를 치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하자는 것이요? 사이먼 후작을 제거해야 한다면 누군가 방도를 찾아야 하는데 불가능한 것 아니요?”
셀리노 자작은 미적거리는 그리오스 자작의 태도가 맘에 들지 않아 대답을 재촉했다.
“그를 죽이지 못한다면 다른 방도를 강구해야 할 것인데 그것이 넘쳐나는 제국의 사람을 이용한 방법이네. 하지만 뮤리안 영지에서 가장 반발이 클 것이고 폐하도 따르지 않을 것 같아서 선뜻 실행을 하기가 곤란하네.”
“설마 이민정책을 추진하자는 말씀이요? 기껏 사용하는 방법이 그런 방법이라니, 참 나.”
셀리노 자작은 맥이 빠진다는 표정으로 말을 했다. 제국의 귀족들도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뭔가 좋은 방법이 없는지 방도를 모색하고 있었고 그 중에 하나의 방안으로 떠오른 것이 그 방법이었다.
“그나마 이 방법이 지금의 제국이 당면한 어려움을 해소하면서 훗날을 기약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하네. 설사 실패하더라도 각 영지의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네. 그리고 언제라도 가능성을 남겨두는 것이기도 하고 말이야.”
“결국 라고스 섬을 점령한 것을 인정해주고 통상을 하면서 트라칸 반도로 사람을 보낸다는 것 아니요? 그래서 트라칸 반도에 제국의 넘쳐나는 인구를 분산시켜 전쟁을 막자는 것이 아니요?
새로운 영토를 획득하지 않고 인구문제는 해결하자는 것 같은데 가능할 것 같습니까? 그렇게 하나의 대영지에서 5만 명 정도를 내보내 대략 300만 명을 보내어 아예 트라칸 반도를 제국의 비지로 만들자는 말이 아니요?”
셀리노 자작도 제국에서 검토되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듣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일부 황립 행정아카데미의 교수들이 제기한 이론이었다. 처음에는 모두 말도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었지만 최근에는 많은 사람들이 가장 괜찮은 방도라고 말하고 있었다.
사이먼은 가장 염려를 했던 이야기가 제국에서 거론이 되자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이것을 알기에 먼저 선제적으로 제국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라고스 섬 점령까지 강행하였는데 그것도 크게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다.
‘알면서도 당하는 것이 인해전술이다. 제국과의 통상을 한동안 자제할 이유를 만들기 위해 라고스 섬마저 차지했건만 결국 제국에서 통상과 이민정책을 꺼내들다니. 아직 거론만 되는 수준이지만 시간이 흐르면 하나의 정책이 될 수도 있다.’
사이먼은 이런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에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에 제국과 왕래할 생각이었다. 영지 인구가 최소 150만 이상이 된 이후에 제국에서 사람을 받아들일 생각이었다.
‘제국에서 트라칸 반도로 이민을 보낼 수 있다면 전쟁의 위협은 한동안 사라질 것이다. 그러나 결국 트라칸 반도마저 포화상태가 되면 다시 전운이 감돌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트라칸 반도의 주도권이 제국 출신자들에게 넘어간다는 점이다.’
인구가 다수인 쪽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검증된 진리였다. 소수가 점령을 하여 한동안 주도권을 행사하더라도 나중에 시간이 흐르면 결국 소수의 지배층이 축출되거나 다수에게 동화되고 말았다.
‘방법은 제국 출신이 왕국 출신을 앞지르지 못하도록 통제를 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으면 제국이 주도권을 놓치게 된다. 아울러 이주해온 모든 사람들에게 엘칸토르 영지의 사람이라는 의식을 심어주어 에카테리나 왕국 출신이건 플라스콘 제국 출신이건 상관없이 살아가도록 만들어야 한다.’
사이먼은 알면서도 당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당장 어떻게 되는 것이 아니라 최소 1~2년 정도 시간이 있었다. 그 시간 동안 여러 가지 준비를 하기로 했다.
‘어떻게 하건 제국의 인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 트라칸 반도가 포화상태에 이르더라도 수백 년 간은 문제가 없을 것이다. 사이먼 교단을 통해 새로운 대륙으로 이주를 진행하면 된다.’
사이먼은 신대륙을 개척할 생각을 했다. 물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가 필요했다.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개척을 하도록 해서 중구난방으로 몰려가는 상황을 만들 생각은 없었다.
철저하게 사이먼 교단을 통해 통제를 할 생각이었다. 그 작업을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사이먼 교단이 중간계를 석권하도록 할 생각이었다.
라이오넬 백작은 제국의 식자들의 중심에 존재하고 있었다. 귀족들 중에서 학문을 하는 자들은 대부분 라이오넬 백작의 통제를 받는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그의 주변에는 많은 학자들이 모여들었다.
학자들이 그냥 모여드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이권을 노리고 몰려들었다. 실력을 보이면 관직에 천거하는 경우도 있고 적절한 교수자리를 주고 일종의 연구비를 주어 생활을 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그의 저택에는 많은 학자들이 방문하여 그가 퇴근하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라고스 섬을 그자가 점령한 것을 인정하고 통상을 하자는 말인가?”
행정학과 교수인 토크리안 남작이 트라칸 반도로의 이주정책을 주장하더니 이제는 사이먼 후작과 통상을 하자는 제안까지 하고 있었다. 이런 의견이 나왔을 때에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했지만 지금에 이르러서는 사람들에게 꽤나 지지를 얻는 방안이기도 했다.
“당장 라고스 섬의 주인인 뮤리안 영지를 설득해야 하고 조정의 대신과 끝으로 황제폐하마저 동의를 얻어야 하는 일이다. 그대는 지금 그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물론 어렵다는 것은 압니다. 그렇다고 하여 전쟁으로 해결할 수도 없지 않습니까? 전쟁을 해서라도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면 백 번, 천 번 전쟁을 하겠지만 그것이 불가능하지 않습니까? 군사를 아무리 동원해도 사이먼후작을 이길 수가 없다면서요? 이런 상황에서 그냥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시간만 흐르면 결국 상황에 떠밀려 전쟁을 벌이고 파멸에 이를 것입니다.”
“그거야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도 트라칸 반도로 이주를 한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자칫 역으로 사이먼 후작의 반격을 당해 제국이 무너질 위험이 존재한다.”
라이오넬 백작은 그런 주장이 가진 위험을 알고 있었다. 사이먼 교단이 급속도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이먼 후작의 배가 들어오기 시작하면 그것은 재앙일 수가 있었다.
“사이먼 후작은 에카테리나 왕국의 왕립 행정아카데미를 나왔고 그의 행적을 본다면 누구보다도 법을 준수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본다면 제국 내부에 무단으로 무력을 투사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무력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야. 오히려 사이먼 교단이나 상행위를 통한 제국의 지배이지. 사이먼 후작이 강한 무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의 근원은 뛰어난 두뇌일세. 그는 이 시대 가장 뛰어난 천재 중에 하나일세. 그의 수완에 제국마저 휘말릴 수가 있다는 것일세.”
“하지만 에카테리나 왕국에서도 그의 영향력은 미미하지 않습니까? 그저 그의 영지에 국한되고 있습니다. 왕실과 군부에서 그를 기피하여 명성에 비해 권력은 미미합니다.”
“하하, 모두 그렇게 생각하지만 그 모든 것이 그가 귀찮아서 그냥 내버려두기 때문이라는 것은 생각하지 않는 것 같네. 그가 나서는 순간 국왕마저 양보를 할 것이네. 그가 제국에 진출하는 순간 그런 상황이 벌어질 수가 있네.”
라이오넬 백작이 보기에 에카테리나 왕국의 아일라 2세는 소심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상당히 현명한 왕이고 인내심이 강했다. 거기에 실용적인 면도 강했다. 반면에 제국의 황제인 르펜 1세는 패도적인 기질이 강했고 자존심이 강했다. 군주들 대부분이 자존심이 강했지만 유독 심했다.
여기에 사이먼 후작은 에카테리나 왕국의 사람이었다. 그것이 르펜 1세를 자극할 수가 있었고 그렇기에 서로 충돌할 가능성이 높았다. 더구나 사이먼 후작의 성향을 본다면 절대로 르펜 1세에게 양보할 성격도 아니었다.
“그거야 적절하게 통제를 해나가면 될 것입니다. 제국에서 적당한 구실을 붙여서 사람을 보내고 그러면 에카테리나 왕국 출신의 이주민들과 갈등이 생길 것이고 초기에는 부당한 대접을 받겠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숫자가 더 많아지면 결국 제국의 영향력이 훨씬 더 커질 것입니다.”
“그거야 자네 같은 귀족들의 생각이고 실제 제국인들 중에 소작농들이나 농노들은 영지가 전부일세. 그것도 대영지가 아니라 소영지가 말일세. 그런 그들에게 제국에 대한 충성심을 기대하는 것은 오히려 무리한 일이 될 것이야. 그저 잉여 인구를 처리한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이다.”
제국 출신 중에 제국 출신이라는 것을 기억하는 자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이주한 영지에 적응하여 그 영지민이 될 것이다. 그런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숫자상의 우위를 확보하여 트라칸 반도를 확보하기를 바라는 것은 허무맹랑한 기대였다.
라이오넬 백작은 르펜 1세의 자문역을 맡아 국정을 총괄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물론 정보기관도 비공식적으로 총괄하는 임무를 수행중이기도 했다.
“사이먼 교단에서 에카테리나 왕국의 사이먼 교단이나 엘칸토르 영지와 소통을 하는 것으로 압니다.”
라이오넬 백작의 요청으로 프라다 앤들러스가 집무실을 방문했다. 한때는 뒷골목의 건달로 지내었지만 지금은 사이먼 교단의 사도가 되어 플라스콘 제국의 사이먼 교단 본부를 책임지는 총무사도가 되어 있었다. 그간 사이 먼의 화신인 호세 마리아노의 가르침을 받아 모든 면에서 일취월장의 발전을 이루기도 했다.
“에카테리나 왕국의 사이먼 교단과는 분명 소통을 하고 있지만 그것은 교단 차원의 협조를 위한 통상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에카테리나 왕국의 엘칸토르 영지와는 개별적인 소통을 한 적은 없습니다.”
사이먼 후작의 엘칸토르 영지와 소통은 결코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그저 주변 왕국이나 리오스 공국의 사이먼 교단과 정기적인 연락을 하는 것이 전부였다. 물론 사도인 호세 마리아노가 어떤 활동을 하는지 모르기에 단언할 수는 없지만 공식적으로는 없었다.
굳이 하지 않은 일로 빌미를 제공할 생각이 없기에 바로 정정을 했다. 프라다 앤들러스는 방문을 요청한 것이지만 사실상 일방적인 호출이나 마찬가지이기에 내심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흠, 에카테리나 왕국에도 정식으로 요청을 한 상황이지만 엘칸트라 영지에 협조를 구했으면 합니다.”
라이오넬 백작의 말에 프라다 앤들러스는 달리 대꾸를 하지 않았다. 들어서 좋을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황도 로바니아의 외곽에 적지 않은 사람이 몰려와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 숫자가 로바이나에 정식으로 거주하는 인원을 초과하여 이제는 이백만 명에 육박하는 실정입니다.”
그거야 프라다 앤들러스도 너무나 잘 아는 내용이었다. 사이먼 교도들 중에 그곳에 거주하는 자들도 많으니 그곳의 실태를 모를 수가 없었다. 더구나 암흑가의 주된 활동공간이기도 하기에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
“이는 황도 로바니아만이 아니라 어지간한 대영지의 영도는 대부분 비슷한 실정입니다. 이는 제국의 인구가 급속도로 증가를 한 탓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려면 새로운 개척지가 있어야 하는데 제국에는 새로 개척할 곳이 전무한 실정입니다. 다행히 에카테리나 왕국의 트라칸 반도는 개척할 곳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그곳으로 이주민을 보냈으면 합니다.”
프라다 앤들러스는 라이오넬 백작의 제의에 어떻게 대응을 할지 곤혹스러웠다. 만나자는 연락이 왔을 때에 이런 제의를 받을 수도 있다는 언질을 호세 마리아노에게 들었고 지침을 받았지만 관련이 없다고 말하라는 내용이었다.
“사이먼 교단은 엘칸토르 영지와 아무런 연관이 없습니다.”
“호세 마리아노 사도님은 총단에 계시지 않는다고 하던데 만날 수는 없는 것입니까?”
라이오넬 백작은 프라다 앤들러스의 대답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호세 마리아노의 거취를 물었다. 호세 마리아노의 행방은 사이먼 교단에서도 잘 몰랐다. 급한 연락도 핵심 인사 몇 명만이 가능했다.
“워낙 수련을 하는데 공을 들이시는 분이라 그분의 행방은 총단에서도 잘 알지 못합니다. 신물의 제작에만 관여를 하고 교무에 관하여는 아주 중요한 것만 처리를 하십니다.”
“언제 내가 방문을 할까 합니다. 시간과 장소를 일러 주시면 방문을 하겠소이다.”
라이오넬 백작은 직접 만나서 협상을 하는 것이 방도라고 생각하여 만나기를 원했다. 어떤 일이건 핵심 인사만이 권한이 있었다.
“알겠습니다. 연락이 닿으면 전언은 전해드리겠습니다.”
프라다 앤들러스는 자신을 부른 진짜 목적이 이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그렇게 대답을 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