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oneer Simon RAW novel - Chapter 203
제국인의 이주 (2)
사이먼은 다른 대륙의 상황이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혹시라도 인간이 생존하고 있는지, 또는 다른 지성체가 있는지 궁금했다. 몰락의 시대 이전의 기록을 보면 지성체로 인간만이 아니라 드래곤, 엘프, 드워프에 다양한 수인족까지 있었고 바다에는 세이렌과 머메이드까지 존재했었다.
“여기는 트리플아일랜드대륙이라고 하지. 커다란 세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대륙이니.”
사이먼은 엘칸토르의 레어에서 계산을 통해 그 지역의 좌표를 구한 다음에 이동을 했다. 그냥 감으로 이동을 해도 되지만 샐리나에게 공간이동에 대해 알려주고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직접 계산을 했다.
거리상으로 엘칸토르의 레어에서 대략 6000km 정도 떨어져 있었다. 정확한 좌표 산정이 사실상 불가능해 지상으로 500m 상공으로 이동을 하였고 다행히 계산이 틀리지 않았는지 대륙의 상공에 도착을 했다.
신대륙은 기존 대륙의 남쪽에 있었는데 대륙의 서쪽 끝부분 정도 되는 경도에서 새로운 대륙의 동쪽 제도가 시작이 되고 있었다. 대륙은 사이먼이 사는 대륙의 적도 반대쪽에 있어서 그런지 북쪽이 온도가 높고 남쪽은 눈에 뒤덮여 있었다.
대륙에는 인간은 없고 몬스터와 각종 동물만 존재했다. 섬마다 특이한 동물과 몬스터가 있었다. 서로 격리가 되어 오랜 시간 지나다 보니 달라진 것으로 보였다.
세 섬의 크기는 모두 다 트라칸 반도보다도 넓었다. 그 세 섬은 동쪽, 서쪽, 남쪽에 각기 존재하여 삼각형을 이루고 있었다. 북쪽에 있는 섬 둘은 트라칸 반도보다 두 배 정도의 면적은 되어 보였고 남쪽에 있는 섬 하나는 트라칸 반도보다 조금 더 커보였다.
그 사이에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섬들이 존재했다. 몇 개의 섬은 트라칸 반도 절반 크기 정도로 로크 왕국의 면적보다 크거나 비슷해 보였다.
‘하나의 대륙이 대격변의 시대에 충격을 받아서 갈라지고 뒤집혀서 지금의 상태가 된 것 같다. 대략적인 모양을 보면 아라고사대륙이라고 하는 가장 발달했던 대륙일 수도 있겠군.’
사이먼이 살고 있는 대륙은 북대륙이라고 지칭되던 플라스코니아 대륙일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남아있는 유물을 보면 그럴 가능성이 컸다. 남대륙인 아라고사대륙에는 아르곤이라는 제국이 존재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었다.
사이먼은 대충 육안과 간단한 측정을 하여 간단한 지도를 만들었다. 각 섬들이 차지하는 권역은 플라스코니아 대륙에 비해 두 배 정도가 되었고 육지의 면적은 대략 플라스코니아 대륙보다 조금 넓거나 비슷해 보였다.
며칠간 대륙의 곳곳을 다니면서 조사를 했다. 마침 문어 비슷한 형태의 데미갓 수준에 다다른 존재를 만났다. 폴리모프를 할 능력이 없기에 바닷가에 가서 샐리나가 호출한 후에야 볼 수 있었다.
‘너의 이름은 옥토라고 하겠다.’
몬스터도 여성체나 남성체가 정해져 있었고 옥토는 남성체였다. 처음 샐리나를 보았을 때의 느낌이 들었다. 샐리나가 사이먼을 가장 먼저 만났고 사이먼에게 영향을 받아서 순간적으로 강해진 덕분에 그들 보다 강해진 것 같았다.
물론 엘칸토르의 레어를 발견하고 그 책들을 읽으면서 마침내 각성을 한 면도 큰 것 같았다. 특히나 각종 지식을 익히고 마법도 익힌 것이 컸다.
‘이분은 전신 사이먼으로 이 세상에서 제일 강한 분이시다.’
그 옆에서 샐리나가 사이먼에 대해서 설명을 했다. 아울러 자신이 사이먼에게 바다의 신인 해신으로 인정받았다는 내용이었다. 일종의 자신의 권위를 세우는 행위였다.
‘아라고사 바다의 주인이라고 하자.’
사이먼은 그냥 옥토보다는 정체성을 가질 수 있는 어떤 직위 같은 것이 필요해서 일종의 별칭을 붙여 주었다.
‘고맙습니다. 앞으로 아라고사 바다의 주인 옥토라고 하겠습니다.’
옥토는 이미 사이먼이 자신이 상대할 수 있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은 강자라는 것을 알기에 바로 수긍을 했다. 샐리나가 지금보다 더 강해지면 그들의 능력을 키워주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사이먼은 세 곳의 대륙을 구경하면서 그 사이에 고대의 유적지들을 탐색했다. 아라고사 대륙에는 고대의 유적이 있고 인간의 흔적이나 지성체의 흔적이 많이 있었지만 다른 두 대륙은 드래곤의 레어 몇 개를 제외하면 다른 지성체의 흔적이 없었다.
‘이 두 대륙은 숨겨진 대륙이라 칭해지던 곳 같다. 그래서 그런지 몰락의 시대 이전에 인간이나 지성체가 살지 않은 것 같다. 또한 마족이나 천족도 나타나지 않아 파괴가 되지 않은 것 같다.일단 인간이 살아갈 공간은 아주 넓군.’
사이먼은 그런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너무나 먼 거리를 배를 타고 가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행성의 반대편에 남북으로 존재하기에 사이먼이 사는 대륙에서 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마법을 사용하고 직접 사이먼이 운항을 하는데 도움을 주면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트라칸 반도로 제국인들이 이주했으면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어떻게 할 거예요?”
마가렛이 공주의 정원으로부터 정보보고를 받더니 그런 이야기가 도는 것을 아는지 물었다. 제국에까지 정보를 수집할 능력이 없었기에 그런 논쟁이 벌어져도 몰랐는데 마침내 제국에서 외교 경로를 통해 에카테리나 왕국에 정식으로 협조를 요청해 왔기 때문이었다.
“정식으로 중앙에서 문서가 내려오면 영지의 사람들과 논의를 해 봐야지. 아무리 제국일지라도 우리가 받지 않으면 그만이야.”
제국이나 왕국이 협의를 하였다고 해도 영지에서 거부하면 그만이었다. 단지 중요한 것은 영지에 도움이 되고 문제가 없는지 여부였다.
“제국의 상황이 심각하다면서요? 인구 증가로 인해 황도 로바니아와 대부분의 대영지 영도에는 외성 밖에 유민들이 득실거린다면서요?”
소문은 정확하게 전달을 하기보다 사람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내용을 부각시켜서 전달을 했다.
“그건 사실이야. 외성 밖에 있는 인구가 성 안에 있는 인구보다 더 많은 곳이 대부분이고 로바니아와 몇 개의 영도는 거의 두 배에 육박하지.”
“그러면 단순 계산으로도 천만 명이 넘는 잉여인구가 발생했다는 말이군요.”
마가렛의 말이 사실이었다. 그 정도 잉여인구가 발생한 상황이니 전쟁이라도 나야 어떻게 정리가 될 수 있었다.
“다 받아들이지 않고 적절한 수준의 인구만 받아들이는 것도 방도이지. 대략 100만 명 정도라도 받아들이면 제국도 숨통이 트일 것이야. 그러나 영지에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기에 제국의 사이먼 교단에 이주민을 선별하는 일을 맡길까 생각 중이야.”
사이먼 교단에서 사이먼 교도들을 선별하여 이주를 시키는 것도 방법이었다. 전신 사이먼으로 알려진 그의 영지에 와서 함부로 행동할 사이먼 교도는 없었다. 아울러 사이먼 교도를 받아들이면 제국에서 교세를 확장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가 있었다.
“한데 이곳 트라칸 반도에 얼마의 인구가 더 이주해 올 수 있어요?”
마가렛은 워낙 트라칸 반도가 넓기에 쉽게 가늠이 되지 않았다. 더구나 개척을 하지 않은 상태이니 예측이 쉽지 않았다.
“앞으로 1,500만 명 정도가 오면 여유롭고 2,000만 명이면 대부분의 평원지대는 개발이 되겠지. 3,000만 명이 오면 광산 개발이나 산지까지 어느 정도 개발이 될 거야.
농사를 주로 짓는 상황에서는 이 정도가 적정 인원이라고 생각해. 현재 왕국 수준의 상황이 될 거야. 최대로 수용을 하면 5,000만 명까지 가능해. 그 정도가 되면 인구가 포화상태에 이르러 오히려 외부로 이주를 시켜야 할 거야. 땅이 넓어도 사막과 주변은 사람이 살기에 적당하지 않아.”
“제국의 인구가 1억2,000만 명 정도라고 하는데 만일에 다 받아준다면 1억 정도로 줄일 수도 있겠군요.”
“그렇게 하면 트라칸 반도에 제국계가 70% 이상이 되어 사실상 제국의 개척지가 되는 사태가 벌어지지. 당장은 문제가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면 제국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제국의 땅이 될 수도 있지.
그럴 위험은 없애는 것이 좋아. 앞으로 10년간 에카테리나 왕국에서 유입이 가능한 인구가 고작 100만 명 정도이고 많아야 150만 명이니 제국에서 인구를 받아들여도 그 정도를 받아들이는 것이 고작이야. 그렇게 할 경우 지금 영지의 인구가 130만 정도이니 10년 후에 300만 명 정도가 증가해서 400만 명 정도 되겠지.”
“그렇게 해서는 제국의 인구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잖아요? 1,000만 명 정도는 데려와야 어느 정도 해결될 것 같은데요. 사실은 제국만이 아니라 대륙의 다른 왕국들도 인구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면서요?”
“그런 나라의 문제까지 내가 다 해결할 이유는 없지 않아. 물론 사이먼 교도의 일이라면 해결할 필요가 있지만 말이야.”
사이먼은 묘한 미소를 지으면서 대꾸를 했다.
“뭔가 다른 방도가 있는 거예요?”
말을 하면서도 사이먼이 여유로운 기색이라 마가렛은 다른 방도가 있는지 물었다.
“이게 세계 전도야. 이 세상에는 우리가 사는 대륙 말고 다른 대륙도 있지.”
사이먼이 내민 지도를 보던 마가렛은 놀란 표정이 되었다. 그런 지도는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다. 그것은 사이먼이 그곳을 둘러보고 직접 제작했다는 의미였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곳까지 총 네 개의 대륙이 존재하고 있어. 물론 북쪽이나 남쪽의 추운 지방에 대륙인지 섬인지 모르는 곳이 두 군데 더 있지만 그곳은 사람이 살기에 적당하지 않아.”
“그러면 여기로 이주를 한다는 말인가요?”
마가렛이 가장 가까워 보이는 곳을 가리키면서 물었다.
“여기가 몰락의 시대 이전에 아라고사 대륙이 있던 곳 같아. 우리 대륙에서 그나마 제일 가깝지. 당시에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대륙과 그 대륙은 서로 교류가 있었다고 하더군. 몰락의 시대 이전에는 두 대륙의 거리가 지금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
크게 세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어 트리플아일랜드대륙이라고 칭할 생각이야. 앞으로 이곳을 개방하여 각 왕국에서 이주민을 받을까 생각 중이야. 새롭게 개발하는 곳은 모두 다 내 영지가 되는 것이지.”
사이먼이 새로운 지역에 대한 욕심을 보였다. 사이먼이 최초로 발견했고 그곳에 먼저 진출한다면 권리를 주장해도 문제될 것은 없었다. 사이먼 아니라면 누구도 갈 수가 없었다.
“다른 왕국 사람이 이주해 오면 통제가 불가능할 것 아니에요? 아무리 나라의 구분이 없다고 해도 결국 같은 나라 사람끼리 뭉치는 것은 막을 수 없잖아요?”
“이 모든 일을 주관하는 것은 사이먼 교단이 되고 개척지에서도 사이먼 교단에서 주도적으로 움직이게 할 생각이야. 그렇게 하면 내가 몇 명의 사도만 책임자로 임명을 하면 통제가 가능할 것 같은데.”
사이먼의 말에 마가렛도 종교를 통해 그런 식으로 통제하는 것이 가능할 것 같지만 종교가 정치에 관여하는 것이 염려가 되었다.
“종교를 통해서 통제하는 것은 문제일 수 있지만 사전에 영지를 관리할 관리와 경비대의 간부로 영지 출신을 보내어서 기반을 다지도록 하면 문제가 없을 거야. 그런 인원이야 아카데미가 있으니 영지에서 충분히 양성이 가능하고.”
“하지만 여기와 그곳의 거리가 멀어서 동시에 통제가 불가능하잖아요.”
“내가 다니면서 하면 되지. 아니면 최고 책임자로 아버지나 앤더슨을 보내는 것도 방법이고. 그 외에 믿을 수 있는 자들로 책임자를 별도로 임명하면 되지. 그건 시간을 두고 고민해 보면 될 거야. 필요하다면 기사들을 휘하의 영주로 임명하면 되는 일이고. 방법은 많으니 지금부터 걱정할 필요는 없어.”
사이먼은 굳이 모든 대륙에 인간이 살 필요가 없지만 인구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좁은 땅에서 전쟁을 할 이유는 없어 보였다.
외교 경로를 통해 제국에서 트라칸 반도로 이주민을 보냈으면 한다는 의향이 전달되자 에카테리나 왕국의 중앙 부처에서는 연일 그 문제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왕실에서도 그 문제에 대해 왕족들까지 나서서 의견을 개진했다.
“이런 사람에게 물으면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하고 어떤 사람에게 물으면 허용하는 것도 방도일 것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소이까?”
아일라 2세는 결국 오렐리어스 후작에게 의견을 물었다. 막상 중앙에서 결론을 내더라도 엘칸토르 영지에서 결정하여 진행하면 사실상 관여하기가 어려웠다. 어쩌면 공허한 논쟁일 수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엘칸토르 영지의 의향이 어떤지 먼저 듣는 것이 순리일 것 같습니다.”
사이먼에 대하여 언급을 하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일 수가 있기에 엘칸토르 영지란 말로 돌려서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그런지 아일라 2세도 겉으로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들의 결정이 가장 중요하기는 한데 그렇다고 해서 왕국 차원에서 그냥 방관하는 것은 모양새가 우스워지는 것이 아니요?”
“그렇기에 먼저 의향을 들어 보고 문제가 없는지 살펴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면에 담긴 제의도 검토가 필요합니다.”
“이면 제의란 제국과 아국의 무역을 말하는 것이요?”
“그렇습니다. 그 부분은 왕실의 안정을 위해서도 필요합니다. 제국도 무역을 하는 상황에서 전쟁을 감행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엘칸토르 영지에서 나서야 가능해집니다.”
“사이먼 후작이 어떻게 할 것 같소이까?”
“제 생각에는 어느 정도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결정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무한정 받아들이기보다 적절한 수준에서 통제를 할 것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