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oneer Simon RAW novel - Chapter 211
로크 왕국의 풍운 (4)
사이먼은 로크 왕국이 제국에 합병이 되는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사실 답답할 것이 없었다. 에카테리나 왕국도 사이먼이 등을 돌리지 않는 이상 위태로울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런 자신이 있기에 주둔군의 철수를 거론하여 상대를 윽박지를 수가 있었다.
카리스타 후작으로서는 답답한 이야기였지만 결국 반문을 할 수가 없었다. 사이먼이 전신 사이먼이라면 그런 자신감을 보이는 것은 당연했다.
당장 에카테리나 왕국에서 주둔군을 철수할 경우에 힘의 공백이 발생하고 그로 인해 제국이 군사행동을 한다면 막을 능력이 없었다. 더구나 그런 행위가 제국의 군사 행위를 용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에 더 문제였다.
“일시적으로 숙정을 단행하여 쇄신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항상 제대로 유지되도록 하는 것은 지극히 어려운 일입니다. 몇몇의 뜻 있고 힘 있는 자들이 나서서 지 속적으로 문제점을 시정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귀찮다고 방관을 한다면 모든 것은 제자리로 돌아갈 것입니다.”
사이먼은 그렇게 말을 하고 자리에서 먼저 일어났다.
일종의 축객령이기에 카리스타 후작은 자리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사이먼은 밤이 되자 시간을 내서 영지로 이동을 했다. 굳이 통감부의 거처에 있을 이유가 없었다. 누군가 찾아 오면 바로 알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놓았기에 굳이 머물 이유가 없었다.
“전격적으로 방문을 한 거예요?”
마가렛은 사이먼이 로크 왕국에 가 있다고 말을 하자 그리 놀라지 않은 표정으로 물었다.
“내가 간다고 하면 가기 전에 정변이 일어나서 일을 처 리할 수가 있지. 팽팽하게 대치를 한다면 모르지만 국왕 인 토르가 3세가 저들의 손에 떨어져 저들이 완벽하게 권 력을 획득하면 상황이 이상하게 변할 수가 있어. 그런 상황에서 내가 개입하려면 나도 명분이 없으니.”
“로크 왕국과 당신은 참 각별한 관계가 있는 것 같아요. 그들은 매 번 당신에게 당하기만 하는 것도 같고요. 당신의 입지를 넓히는데 결정적인 역할도 하고요.”
마가렛은 약간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이야기를 했다.
“거기 국왕이 조금 무능해. 거기다가 탐욕스럽고 즉흥적이기까지 하지. 가장 문제는 믿고 일을 의논할 사람이 없다는 점이야. 그의 곁에 알커스 백작이 있는데 필요할 때만 부르지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면 거리를 두고 견제까지 하는 편이야.”
“왜요?”
“알커스 백작은 상당히 강직한 성품이거든. 듣기 싫은 소리를 하는 편이라서 말이야. 그러니 근처에 두는 것이 부담스럽지. 그런 사람을 믿고 의지했다면 지금처럼 이상한 상황에 처하지는 않았을 거야. 아국의 국왕폐하도 상당히 비슷한 면이 있는데 그나마 오렐리어스 후작의 말은 따른다는 점이지. 그 차이가 어쩌면 두 나라의 명운을 가른 것인지도 모르지.”
“하긴 폐하도 조금은 우유부단하고 속이 넓은 것은 아니죠. 믿을만한 사람에게 믿고 맡길 수 있는 것도 능력이라고 하잖아요. 거기다가 외부에 당신이 있기에 사실 허튼 짓을 못하는 면도 있어요. 은근히 겁이 많아서 상당히 소심한 편이거든요. 아마 당신에게 책을 잡힐까 상당히 조심하고 있을 거예요.”
“어쨌든 한 달 가까이 있어야 할 거 같아. 시간이 나면 오겠지만 어쨌든 그곳에 있다 보면 영지 일에 조금 소홀할 수도 있으니 당신이 신경을 써줘.”
“아버님이 대리영주로워낙 꼼꼼하게 처리를하시니 다행이죠. 거기다가 앤더슨 도련님도 도와주시고요. 제가 할 일이 없어요. 단지 샐리나를 보러 가지 못해서 문제죠.”
마가렛은 공간이동을 할 능력이 없기에 엘칸토르의 레 어에 갈 수가 없었다. 사이먼이 데려다 주어야 하는데 없으니 이동이 불가능했다.
“샐리나에게 시간이 나면 여기로 오라고 할까? 나 없는 동안 같이 지내도 되고.”
둘이 죽이 맞아서 어울리고 있었다. 마가렛과 같이 지내면서 여자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냥 해신이 아닌 바다의 여신이 되어 가고 있었다. 대지의 여신과 바다의 여신이 된 것 같았다.
“그렇게 해도 되겠네요. 다른 사람에게는 그냥 아는 손님이라고 말하면 되죠.”
결국 마가렛이 움직일 수가 없는 상황이라 샐리나에게 와서 지내자고 말을 했고 사이먼이 외부에 나가 있다고 하니 같이 지내기로 했다.
샐리나는 세론이나 딸 리아를 보자 아주 좋아하면서 같이 놀아 주었고 아이들도 샐리나의 정체를 모르지만 낯을 가리지 않고 잘 어울렸다.
사이먼은 혹시라도 자신이 없는 사이에 영지에 강자가 나타나서 문제를 일으킬 수가 있어 긴장을 하였는데 샐리나가 머물자 그런 걱정하지 않을 수가 있었다.
사이먼이 당도한 후에 가장 먼저 문제가 된 자들은 통 감부에 근무하고 있는 관료들이었다. 그로 인해 시시각 각으로 워프게이트가 가동이 되었다.
그들 중에 조사가 진행되어 문제가 발견되면 바로 본국으로 송환시켰기 때문이다. 물론 그러면 바로 그 후임자가 임명 되어서 왔다.
삼 일 간에 걸친 통감부 숙정작업이 끝나자 곧 이어서 로크 왕국과 진행된 일에 대한 감찰에 들어갔다. 가장 먼저 진행이 된 것이 통감부에 의해 관료 임명 금지 대상자 명단에 오른 자들에 대한 거취확인이었다.
이는 사이먼이 도입하여 협정서에 반영한 것이었기에 그 쥐지나 운용절차에 대해 너무나 잘 아는 일이었다. 명단에 오른 자들에 대하여 조사가 진행이 되었다. 하나둘 조사가 진행되면서 관직에 등용된 자들이 소환이 되었다.
아울러 그를 임용하는데 연관이 된 인사들 역시 소환이 되었다. 문제는 금지대상자들 중에 가장 먼저 인사를 관장하는 자들이 임명이 되었다는 점이었다. 결국 다시 그런 자들을 임명하는데 연관된 자들이 소환되었고 결국은 그 일에 엘카인 후작과 코라시온 공작이 관련된 사실이 밝혀져 그 두 사람마저 소환이 되었다.
“또 다시 얼굴을 마주하게 되었소이다.”
사이먼은 엘카인 후작을 보자 그렇게 인사를 했다. 그들이 소환되는데는 하루면 충분했다.
“내가 본국으로 돌아간 이후에 협정서에 기재된 모든 것을 제대로 준수한 것이 없는 것 같소이다. 심지어는 규정대로 임무를 수행하던 아국의 강직한 관리마저 음해하는 일까지 했던데 그렇게 아국이 만만하게 보인 것 같소이다.”
사이먼이 하는 말에 엘카인 후작은 아무런 말하지 못했다.
“이번 감찰에서 문제가 발견된 자들은 엄중히 처벌할 것입니다. 특히 아국의 관리를 음해한 자들이나 그것을 알면서도 동조한 아국의 관리들은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사이먼은 자신과 같이 근무했던 관리들이 독직사건으로 인해 도중에 본국으로 쫓겨난 경우가 상당히 많은 것이 의아하여 조사를 했는데 터무니없는 음해가 많았다. 물론 이는 그 당시에도 에크론 길드를 통해 조사를 했기에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강직한 자들은 로크 왕국의 음해와 동료 관리들의 음 해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에 귀국하는 경우가 대 부분이었다. 이런 일을 제대로 밝혀 에카테리나 왕국의 치부도 정리할 생각이었다.
“물론 로크 왕국에서 그런 음해를 꾸민 자들이 있고 그들도 철저히 조사를 하여 아국과 귀국의 선린우호관계를 해치는 행위에 대하여는 엄벌할 생각입니다.”
엘카인 후작은 사이먼의 말에 얼굴이 파랗게 질리고 말았다. 뇌물이나 향응으로 회유되지 않은 자들을 음해 하는데 앞장선 자들의 배후에 존재하는 자들이 바로 엘 카인 후작과 코라시온 공작이었다.
“자세한 것은 사안별로 조사를 해야 하겠지만 이 모든 사안의 중심에 귀하와 코라시온 공작이 존재하는 것 같소이다.”
사이먼은 그렇게 말을 하고 엘카인 후작을 보았다. 엘 카인 후작은 통감부 조사실에서 사이먼을 보고 난 후에 아무런 말하지 않고 있었다.
“아국이 귀국의 속국이나 다름이 없는 상황이라 이런 상황을 맞이한 것 같습니다. 원하는 것이 우리의 죽음입 니까?”
엘카인 후작은 사이먼이 감찰을 시작한 목적이 자신들의 제거라는 것을 알기에 그렇게 물었다.
“아국 관리에 대한 음해공작은 바로 아국에 대한 반역 행위나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그로 인해 불명예를 안은아국의 귀족이 무려 다섯이나 됩니다. 그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가 없소이다. 어떻게 책임을 지겠습니까?”
사실 핵심은 사이먼이 행한 일에 대한 두 귀족의 무효 화작업이지만 그것은 언급하지 않고 재차 그 일에 대해 언급을 했다. 음해를 받아 물러난 자들의 공통점은 본국에 임용 금지 대상자가 임용된 사실을 보고하여 조치를 취하라고 했던 자들이었다. 그런 행위를 끊임없이 하자 그들을 음해하여 결국 본국으로 추방하도록 한 것이 사 건의 요지였다.
“음해공작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보니 이미 모든 것을 다 조사하여 준비한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그들이 귀잖게 하기에 어쩔 수 없이 통감부에서 쫓아냈습니다. 죽일까 했지만 죽이는 순간 일이 커지기에 적당히 일을 꾸며 귀국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뭐, 그것이 들통이 난 상황 이니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겠지만 말입니다.”
사이먼은 엘카인 후작이 순순히 시인을 하자 오히려 이상했다. 자신들의 죄를 부인하는 것이 정상이었다. 온 갖 수단을 다 부려야 그들을 단죄할 때에 홀가분했다.
“모든 것을 정상으로 돌려놓을 것입니다. 책임이 있는자는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귀족에게 주 어진 각종 면책특권이 있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다는 것 을알 것입니다.”
“귀하의 의중에 따라 죽거나 감옥에 가거나 하겠지요. 귀하가 아국에 온 것 자체가 국왕폐하나 귀국의 국왕폐 하의 의중이 작용했을 것이고 한편으로 귀하의 뜻이 강 하게 반영이 되었을 것입니다. 원하시는 것이 무엇입니까? 원하시는 것이 있으면 말씀을 하십시오. 우리가 순순 히 귀하의 처분에 따르는 것이 그나마 최선일 것입니다.”
“적당히 권력의 한 축을 담당하려고 했다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요. 그러나 독점을 하려고 하니 결국 모든 것을 다 차지할 수밖에 없고 그러니 지금의 상황이 초래된 것이요. 내가 떠날 때의 상태를 유지하였다면 지금의 상황이 초래되지는 않았을 것이요.”
“알고 있소이다. 하지만 그렇게 뒤로 물러나 있어야 한 다면 굳이 로칸시티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는 것 아니요?”
“그렇기에 그대들의 수하들을 임용 금지 대상자로 지 정하여 세력을 함부로 키우지 못하게 한 것이오. 적당히 이득을 취했으니 물러나거나 뒤로 물러나 있는 것이 최선이었소이다.
나야 귀하들이 물러나건 남아있건 크게 문 제가 아니기에 물러난 것이고 말이요. 하지만 귀하들의 욕심으로 인해 귀국의 상황이 위태롭게 되어 국제적인 관계마저 뒤흔들 상황에 처했기에 원하지 않지만 본작이 다시 오게 된 것이요.”
사이먼의 말에 엘카인 후작은 고개를 흔들었다. 지금 상황을 받아들이기 싫은 것이 역력했다.
“조사를 하여 결과가 나올 동안 모든 관련자는 크로리 형무소에 수감될 것이요. 그 후에 귀하들에 대한 처분이 결정될 것이요. 그대들은 죽기 전에는 로칸시티나 그대의 영지에 귀환하기 어려울 것이요.”
사이먼은 그렇게 말을 했다. 법대로 따진다면 죽여도 할 말이 없을 정도의 중죄를 범한 상황이었다. 심하면 가문의 구성원 전부를 몰살시키고 영지마저 회수할 수도 있는 중죄였다.
“결국 유배를 하겠다는 말이군요. 설마 에카테리나 왕국으로 압송할 생각이십 니까?”
아직도 전범으로 몰려 끌려간 레스턴 공작과 귀족들은 여전히 에카테리나 왕국에 억류가 되어 있었다. 그들을돌려보내는 것은 종종 거론이 되었지만 여전히 사면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
“굳이 에카테리나 왕국으로 끌고 갈 생각은 없소이다. 하지만 그대들을 풀어놓을 경우 초래될 혼란은 적지 않이기에 골란 황무지 내에 있는 지역으로 보내질 것이요.”
사이먼의 말에 엘카인 후작은 안도하는 것 같으면서도 한숨을 내쉬었다. 그런 황무지로 끌려가서 지낼 생각을 하니 한숨이 나왔다.
“영지는 이번 일에 관련이 없는 사람에게 이어질 것이고 반발을 할 사람은 역시 모두 그대 곁으로 보내어질 것 이요. 또한 영지 관리는 필요한 시점까지 적절한 자를 골 라서 임명할 것이고 필요하다면 본국에서 영지관리인을 보낼 수도 있소이다.”
사이먼의 말에 엘카인 후작은 후견인 제도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상속자가 미성년자일 경우에 왕실에서 영 지를 관리하는 제도로 사실상 그런 일이 벌어질 경우 관 리를 맡은 왕실에서 워낙 수탈하는 탓에 영지를 돌려 받을 때는 껍데기만 남는 경우가 허다했다.
“설마 아무 것도 모르는 갓난아이에게 영지를 물려주게 할 생각이요?”
“그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요? 설마 그 이상의 자비를 바라는 것입니까? 이 정도 하는 것도 죄대한의 배려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영지를 압수하는 것은 아니지만 직계혈손 중에서 가장 어린 아이를 골라 상속하는 것이니 사실상 가문의 맥이 끊어진다고 할 수가 있었다. 그렇게 자란 아이가 가문을 제대로 승계할 수가 없고 몇 대가 흘러야 다시 정상적인 영지로 돌아갈 것이다.
십여 일에 걸친 조사를 통해 엘카인 후작과 코라시온 공작의 죄상을 밝혔다. 그리고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하여 전승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로칸시티에 모인 브론즈 이상의 고위귀족이 모인 자리에서 논죄가 진행이 되었다.
모든 것은 통감을 맡고 있는 그리어스 백작이 주관을 했다. 사이먼은 한쪽에 빠져서 상황을 지켜보았다. 굳이 그가 나설 필요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