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oneer Simon RAW novel - Chapter 222
개척왕 사이먼 (4)
앤더슨이 개척단 단장으로 임명이 되어서 트리플아일 랜드 대륙의 개척을 진두지휘했다. 그 사이에 계속하여 배가 두 대륙 사이를 오고 가면서 사람과 물자를 실어 날 랐다.
트라칸 공국에서 신대륙에 진출한 지 1년 후에 프라이 온 섬에서 마침내 플라스코니아 대륙의 모든 나라가 참 여하는 트리플아일랜드 대륙 개척회의가 열렸다. 사이먼 교단의 사도인 스로빙엔이 얼마 전에 바람의 정령왕을 소환하면서 데미갓으로 각성을 한 덕분에 마침내 회의를 주재하게 되었다.
사이먼이 화신을 했던 초대 사도들은 모두 2선으로 물 러났다. 사실상 사이먼이 교단의 운영에서 손을 뗀 것이 나 마찬가지였다. 그간 2인자로 있던 자들이 실질적인 책임자로 임명이 되었다.
“일단 이렇게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먼 길을 오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 회의에 참석을 한 각 왕국의 대표들은 대부분 무슨 권리로 사이먼 교단이 이런 회의를 소집하는지 의아한 표정이었다. 물론 플라스콘 제국이나 에카테리나 제국의 대표는 사전에 상황을 알고 있기에 그런 표정이 아니었다.
“트리플아일랜드 대륙을 개척하는 것은 에카테리나 제국의 트라칸 공국입니다. 우리가 사는 대륙에서 트리플 아일랜드 대륙까지 항해를 할 수 있는 곳은 트라칸 공국 뿐입니다.
아울러 그렇기에 사실상 모든 권리도 트라칸 공국에 존재합니다. 그 트라칸 공국에서 본 교단에 트리 폴아일랜드 대륙을 개척하는데 관심이 있는 국가들의의 견을 취합하고 중재해주기를 요청했습니다.”
스로빙엔은 얼마 전까지 사이먼과 에크론 미우엘이 동 일 인물이라는 것도 몰랐고 사이먼이 전신 사이먼이라 확신하지 못했다. 하지만 데미갓에 도달하자 모든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순간 사이먼에게 바람의 신이 되었다는 말을 들었다. 스로빙엔은 사이먼의 휘하에서 풍신이 되기로 했다.
그리고 마침내 연합교단의 수석사도가 되었다. 수석사 도는 사실 크로이엘 교단의 교황이나 마찬가지의 존재였다. 각 국가에 있는 개별교단의 수석사도는 대교구장인 대주교 겸 추기경이나 마찬가지였다.
스로빙엔은 사이먼에게 교단의 첫 번째 사업으로 트리 플아일랜드 대륙을 노리는 각국의 요구를 조정하라는지 시를 받았다. 물론 기본적인 협상안도 나름대로 받아들은 상황이었다.
“어떻게 할지 기본적인 방향을 정했을 것입니다. 그것을 먼저 말씀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국에서 대표로 참석한 플리온 백작이 다른 나라의 대표들이 묻기 전에 먼저 물었다.
“일단 지도를 보시기 바랍니다.”
그러자 회의장 한쪽에 둘둘 말려 걸려 있던 지도가 펼쳐졌다.
“지금 보시는 것이 트리플아일랜드 대륙입니다. 커다란 세 개의 섬이 있는데 그것 때문에 그런 식으로 대륙의이름을 붙인 것입니다. 편의상 동쪽의 섬을 이스트 섬, 서쪽의 섬을 웨스트 섬, 남쪽의 섬을 사우드 섬이라 부릅니다. 사실 그냥 섬이라고 부르기에는 다소 큰 편이지만 말입니다.”
스로빙엔의 설명에 다들 고개를 끄덕거렸다. 대략적인 축척과 거리를 표시했기에 그 크기를 가늠할 수가 있었다.
“트라칸 공국에서는 녹색으로 칠해진 이스트 섬과 그 주변의 섬들을 개척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다른 나라에 서는 웨스트 섬과 사우드 섬을 개척하였으면 합니다.
기 본적으로 각 국의 기후와 비슷한 곳을 각 나라 면적의 절반이 조금 넘는 정도로 받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각 국이 색칠하지 않은 곳을 공동으로 탐사하고 자신의 국가와 비슷한 곳을 분배받았으면 어떨까 합니다. 배정이 끝난 이후에 필요하다면 각 국이 협의하여 교환하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스로빙엔의 말은 사실상 통보나 마찬가지였다. 그 정도라면 트리플아일랜드 대륙의 60% 정도를 각국이 나누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여기서 불만을 표시하고 동의하지 않으면 배정에서 제외될 수도 있기에 모두 아무런 말하지 못했다.
“몬스터는 없습니까?”
“사실 인간이 살지 않는 곳이라 트라칸 반도보다도 더 많은 몬스터가 존재한다고 보면 됩니다. 현재 이스트 섬에 나간 개척단은 하루에도 엄청난 숫자의 몬스터를 토 벌하면서 장원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그간 1년 정도 개척을 했는데 자작령 세 개 정도를 개척했습니다.”
스로빙엔의 말에 각 나라의 사람들은 암담한 표정이 되었다. 개척은 고사하고 조사를 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니 배정을 받아도 개척하는 것은 더 어려울 것 같았다.
더구나 그곳에 가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니 한 마 디로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였다. 말로는 트라칸 공국에서 독점한다고 불만을 표시했지만 땅을 주어도 개척할 능력도 없는 자들의 질시에 불과했다.
이동하는 문제에 대하여도 3개월에 한 번씩 통합선 단을 운영한다는 말을 했다. 그런 것에 각국은 그나마 방도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라서 희망을 가졌다.
용선에 관련된 방안까지 이야기를 마치자 오히려 멍한 표정이 되었고 일부 국가는 신대륙에 진출하는 것을 포기하는 분 위기였다. 전쟁하는 것처럼 총력을 다 투입해야 그나마 약간의 성공 가능성이 존재하는 일이었다.
“우리 사이먼 교단에서는 각국에서 개척하는 것과는 별개로 각 나라에서 살기 힘든 자들을 이주시키는 일을 할 계획입니다. 현재 소작할 토지마저 없는 빈민들이 유민이 되어 떠도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들을 신대륙으로 이주시켜 적당한 토지를 주어 살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사실상 이런 회합을 통하여 사이먼 교단이나 트라칸 공국이 노리는 것이 바로 원활한 이주민의 송출이었다. 막상 개척할 권리도 주지 않고 이주민만 데려가면 반감이 커서 막을 것이지만 그런 제안을 하여 형식상으로라도 배정을 해놓으면 반대할 명분이 없었다.
개척을 하여 빈민을 이주시킨다면 문제가 없지만 개척할 땅이 있는데도 방치하면서 이주를 금지시키면 그 나 라가 잘못하는 것이 되어 명분이 없었다.
제국의 로코스 공작이 소드갓이 되었다. 아울러 사이먼 교단에 사도로 각성을 하기까지 하면서 제국은 오히려 곤란한 상황이 되고 말았다.
사이먼 교단에서는 데미갓이 된 로코스 공작에 대하여 검신이라는 신명을 부여해 주었다. 로코스 공작은 사이먼이 검신 사이먼이란 것을 알고 검신이란 이름을 받아 들였다.
비슷한 시기에 에카테리나 제국에서는 태양의 마탑의 탑주인 케피라가 역시 9서클의 벽을 돌파하였고 사이먼의 사도로 각성까지 했다. 사이먼은 사도로 각성을 하자 마침내 화신이라는 이름을 내려주었다.
사실 두 사람이 각성하는데는 사이먼이 수련하는 과정을 자세히 서술한 ‘사이먼의 서’가 큰 역할을 했다. 벽을 만나 정체가 된 상황에서 깨달음의 단서를 제공해 준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검사들은 로코스 공작을 지지하였고 마법 사들은 케피라 탑주를 지지하였다. 반면에 새로 등장한 정령사들은 스로빙엔을 지지하는 분위기가 형성이 되었다.
사이먼 교단은 물과 바다를 관장하는 해신부터 검신, 화신, 풍신이 줄줄이 등장을 하자 땅을 관장하는 대지의 신은 나타나지 않았는지 궁금해 했다.
이런 상황에서 마침내 대지의 신으로 마가렛이 완전한 데미갓으로 각성했다. 그 결과 마가렛은 대지의 여신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또한 신대륙인 세 대륙의 수호신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사이먼 교단은 전신 사이먼을 제외하고도 무려 데미갓만 여덟에 달하게 되었다.
“나를 비롯한 다른 신들은 아직 온전한 신이 되지 못했다. 인간의 경지를 초월한 반신에 불과하다. 흔히 데미갓이라 칭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현재 온전한 신에 이른 분은 전신 사이먼님뿐이다. 그저 우리는 그분께 신이 될 자격을 부여받은 것에 불과하다. 우리는 앞으로 많은 노력을 해야 진정한 신으로 거듭날 수가 있다.”
스로빙엔이 혼란스러워하는 사이먼 교도들에게 수석 사도로서 그런 교시를 내렸다. 그런 교시가 내려지자 사 람들은 각기 자신이 원하는 준신을 선택하여 추종을 하기 시작했다.
해신의 징표부터 검신의 검, 화신의 스태프, 풍신의 징표, 대지의 여신의 축복 같은 것들이 교단에 등장을 했다. 이런 것들은 대부분 반지나 목걸이로 제작되어 판매가 되었다.
그들은 자신의 권능이 성장을 하려면 세상에 권능이 부여된 물품이 많이 퍼져 나가야 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에 교단을 통하여 신도들에게 골고루 배포를 했다. 물론 신도들은 필요에 의해 해당되는 신물을 구 입하였고 그것은 사이먼 교단의 또 다른 수익원이 되기도 했다.
“나는 언제 온전한 신이 될까요?”
마가렛은 데미갓으로 각성을 하자 완전한 신이 되고 싶었다.
“언젠가는 되겠지. 하지만 부단한 노력을 통해 신이 되어야 할 거야. 내가 신당으로 지정한 엘칸토르의 레어에 그동안 모은 모든 서적을 비치했는데 그 서적을 끊임없이 탐구하다보면 저절로 깨닫게 될 거야.”
데미갓에 이른 자가 신이 되려면 향상심과 더불어 부 단한 수련이 필요했다. 여기에 선천적인 재능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필요했다. 재능은 또 다른 의미로 보면 현명함이라고 할 수 있었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멍청하게 의미 없는 짓만 한다면 헛수고에 불과했다.
“하긴 지적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가장 효과가 큰 것 같아요. 대지의 정령왕을 소환했는데 아직은 감당이 쉽이지 않은 것 같아요. 마법의 수준을 더 높여 마나운용능력을 높여야 할 것 같아요. 한데 책이 너무나 많아 다 읽으려면 엄두가 나지 않은데 얼마나 읽었어요?”
“대부분 한 번쯤 훑어보았지. 중요하다 싶으면 자세히 읽어보았고 도움이 된다고 생각되면 익히고 실천하려고 하지. 본인이 게으르면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해.”
사이먼은 성취는 지적인 부지런함에서 이루어진다고 생각했다. 몸만 게으른 것이 아니라 머리도 충분히 게을 러 질 수가 있었다. 그것이 인간을 정체하게 만들었다. 나 이가 들면 성취가 떨어지는 것은 뇌의 능력이 저하되는 것도 있지만 지적인 게으름이 더 큰 원인이었다.
“그런 면에서 샐리나나 다른 괴수 출신의 데미갓에 비 해 인간 출신이 훨씬 유리해. 인간은 그들에 비해서 지적으로 부지런한 편이니. 욕심도 많고 호기심도 많은 편이니.”
“알았어요. 좀 더 노력을 하죠.”
마가렛은 사이먼이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에 그렇게 말했다. 세론이나 리아도 이제는 제법 컸기에 보살피 는데 시간이 많이 필요한 것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시간은 충분했다.
사이먼은 세론과 리아가 공부하는 것을 보고 있었다. 아이들에게 개인 교사를 붙여서 공부를 시켰다. 세론은 나이가 열 살이 넘어가면서 배워야 할 것이 많아졌고 리 아도 열 살이 되면서 배워야 할 것이 많아져 둘 다 바쁘 게 보내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뒤로 하고 사이먼은 다시 다른 곳으로 관심을 돌렸다. 트라칸 반도를 죽돌아보았다. 그가 개척을 한지 이제 15년 가까이 되면서 이제는 다른 인간이 사는 곳에 비해서는 아직도 부족하지만 충분히 개발이 된 것 같았다.
사이먼은 시선을 돌려 트라칸의 바다를 살폈다. 바다 밑에서 일어나는 거대한 몬스터의 추격전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마스터급 몬스터와 아직 그에 도달하지 못한몬스터가 추격전을 벌이고 있었다. 결국 마스터급 몬스 터가 다른 몬스터를 잡아먹는 것으로 추격전이 마무리 되고 있었다.
사이먼은 세상 곳곳을 돌아보았다. 그것은 사이먼이 하루도 빼놓지 않고 하는 일이었다. 사이먼은 스스로 지적인 게으름, 권태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였다. 그렇기에 정신적으로 귀찮은 일일지라도 거르지 않으려고 했다.
‘이걸 어떻게 하지?’
사이먼은 드래곤 랜드를 보면서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곳을 감지한지 몇 년이 지나면서 드래곤 랜드는 이제 사이먼이 마음만 먹으면 해체가 가능해졌다.
또한 안으로 몰래 진입도 가능했고 드래곤을 아예 제거할 수도 있었다. 차라리 깨끗하게 다 제거하고 차원격 리설비만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었다.
‘전이라면 불가능했지만 지금은 모든 것을 그대로 두고 드래곤들만 외부로 꺼낼 수가 있다. 아울러 차원격리 결계를 드래곤이 없어도 유지할 수 있도록 개조할 수도 있다.
그럴 경우에 마족이나 천족의 소환이나 강림을 춸씬 더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문제는 드래곤들이 인간에게 앙심을 품는 것이었다.
설 사 앙심을 품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드래곤이 존재하는 자체가 인간의 입장에서 문제였다. 또한 사이먼이 신격을 얻었다고 할지라도 드래곤 자체가 신적인 존재이기에 나중에 도전해 올 수도 있었다.
‘외면하는 것이 마음에 걸리지만 지금은 그냥 두자. 차라리 저들이 알지 못하게 드래곤 랜드를 조금 개선하여 하나의 세계로 존재할 수 있도록 해놓자. 내가 언제까지 존재할지 모르지만 그 시간 동안은 문제가 없을 것이다. 내가 아니면 설사 마신이나 천신일지라도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도록 만들어 버리자.’
사이먼은 드래곤이 알지 못하게 드래곤 랜드나 차원결 리결계를 개조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그러니 결계를 오 히려 강화하여 접근이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아울러 드래곤 랜드가 지속적으로 권능이 소모되는 것을 최소화하도록 한 후에 자신의 권능을 이용하여 한계 수명을 연장시켰다.
몇 만 년을 유지한 결계이기에 비슷 한 수준의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세상이지만 처음 만들 때보다 더 오랜 시간 유지될 상태로 만들었다.’묻어두는 것도 때로는 필요하다. 저들이 좁은 곳에 있는 자체로 힘이 들겠지만 능력이 있다고 하여 꺼내줄 필 요는 없다. 공연히 문제를 만들 필요는 없다.’
사이먼은 악령을 되살리는 마왕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 인류에게 드래곤의 재림은 악몽이 될 수밖에 없었다. 창 조주 가온이 드래곤을 왜 존재하게 했는지 모르지만 그 들은 지성체에게는 재앙이었다.
“드래곤이 저기에 있군요.”
사이먼은 마가렛과 샐리나가 드래곤에 대해 궁금하게 생각하자 결국 보여주었다. 그들이 볼 능력이 없지만 그의 능력을 사용하여 잠깐 볼 수 있도록 해주었다.
“맞아. 그냥 이대로 두는 것이 최선일 것 같아. 저들도 잘 살고 있는데 굳이 밖으로 꺼내거나 제거할 필요는 없지. 그냥 놔두어도 상당 시간 동안 존재할 것이지만 약간의 수고를 통해 더 오래 존재할 수 있도록 해놓았어. 그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충분히 세상에 기여하는 바도 있고.”
사이먼은 자신만 알고 있는 것보다 세상에서 두 번째로 강한 샐리나와 가장 가까운 마가렛도 알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실상을 보여주었다.
“저보다 약하다는 말이 맞는 것 같군요. 하지만 드래곤이라는 존재가 가진 잠재력은 대단하다고 하니 저들이 세상에 나오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나도 그것이 걱정이야. 그러니 절대로 밖으로 나오게 하면 안 되지. 나오는 순간 이 세상은 아비규환의 유혈사 태가 벌어지고 말거야.”
사이먼의 말이 맞기에 그들은 드래곤에 대하여 어떤 연민의 감정을 가지지 않았고 이후에 그에 대하여는 언 급하지 않았다.
사이먼은 바쁜 것 같으면서도 사실상 하는 일이 없었다. 다 다름 사람이 알아서 일을 하고 있었다.
“여기 일은 아버님이 다하시고 신대륙 개척은 도련님이 다하시고 수송선단은 문제는 해신 샐리나와 옥토가 다하고 대륙에서 신대륙으로의 이주 관련해서는 풍신 스로빙엔이 다하는데 당신은 하시는 것이 없네요.”
마가렛은 집무실에서 사실상 빈둥거리고 있는 사이먼을 보면서 그렇게 말을 했다.
“하루 종일하는 일 없이 있다가 리아가 잠깐 와서 놀 때만 활기가 있다면서요. 나도 왕궁을 관리하고 어머님들 수련을 도와드리고 이런저런 할 일이 많은데 말이에요.”
마가렛은 사이먼의 집무실에 들어오자 약간 푸념하는 식으로 사이먼에게 하소연을 했다.
“다들 자기 할 일을 잘 하는데 걱정할 것이 뭐가 있어. 나도 그간 적지 않게 경전을 저술했잖아.”
사이먼은 ‘대격변의 서’를 저술한 이후에 ‘몰락의 서’를 저술하고 그 이후에 ‘우주론’과 ‘차원의 서’를 저술한 이후에 데미갓이 된 자들에게 일대기를 받아서 그것을 다시 경전으로 만드는 작업을 했다.
그런 과정에서 그간 범했던 오류를 수정하기도 했고 처음으로 발간을 했던 가온의 서도 수정하기도 했다. 크로이엘 교단의 눈치를 보느라 꼭 필요한 내용을 누락했었기 때문이다.
“경전 발간은 당신의 취미생활이잖아요. 거기다가 전 신 사이먼을 만난 후에 일어난 변화를 중점적으로 쓰게 하여 결국은 당신의 위대함을 기리는 경전들이잖아요.”
마가렛은 사이먼을 유일하게 편하게 대하는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하였다.
“그래서 당신만 ‘대지의 여신 마가렛의 서’ 초안을 넘기지 않은 것인가? 글이라면 자기 이름도 쓰기를 싫어하는 옥토도 제출했는데 말이야.”
“부끄럽고 민망하고 낯간지러워서 한 글자도 쓸 수가 없다고요. 그냥 당신이 알아서 다 써요.”
“혹시라도 나중에 맘에 들지 않는다고 불평이나 하지 마.”
그 덕분에 ‘대지의 여신 마가렛의 서’, 일명 ‘마가렛경’은 최고의 로맨스 소설이 되기도 했다. 사이먼이 마가렛의 일대기를 적당히 미화하여 작성을 해주었기 때문이다.
또한 최고의 수련서라는 말도 있었다. 그 경전을 읽고 각성한 자들이 꽤나 많았다. 해신을 질투하여 스스로 대 지의 여신이 되기로 선언하면서 각성하는 장면은 실로 수련하는 자들에게 하나의 지침이 되기도 했다. 강한 성취욕이 수련의 성과를 낸 좋은 예였다.
“한데 언제 당신이 전신 사이먼이라는 것을 공식적으로 밝힐 거예요?”
“세론이 커서 세상의 일을 다 이어받을 수 있을 때에 밝힐 생각이야. 유구한 세월 속에 고작 20년은 너무나 짧은 시간이야. 세론의 나이가 30살 정도가 되면 다 물려주고 물러나야지. 더구나 아직은 교단도 제대로 정비가 되지 않았고 나의 정체를 밝힌 후에 그 사실을 감당하기에는 조금 부족해.”
신대륙을 개발하여 제국 하나 정도는 사이먼이 없어도 감당을 할 정도의 세력을 만들어야 가능했다.
“중간계의 주신이 되는 것은 언제예요?”
“중간계의 신은 있지만 주신은 사실상 없어. 주신은 사실 추상적인 개념인 것 같아. 우리가 사는 가온의 차원에서 가장 강한 신은 있을 수 있지만 주신은 존재할 수 없는 것 같아. 크로이엘이 주신이라고 말한 것은 스스로의 격을 높이기 위한 일종의 기만책이었어.
그러니 마신도 그저 가만히 지켜만 본 거야. 그리고 신이라고 하는 존재도 보다 강한 상위의 존재가 보면 데미갓이나 차이가 없어. 그런 의미에서 나도 사실 데미갓이고.”
사이먼의 말에 마가렛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 되었다.
“그렇다면 신은 없다는 것인가요?”
“신은 전지전능한 존재라고 하잖아. 그런 의미에서 본 다면 신은 존재하지 않아. 누구도 완전한 존재는 없으니. 그런 존재가 있다면 이 세상 자체가 존재할 수가 없지. 혹 시라도 있다면 그 실체도 존재도 없는 가온만이 가능할 지도.”
사이먼의 말에 마가렛의 표정에 의혹이 어렸다.
“어쩌면 완전한 신은 없는지도 몰라. 그렇게 본다면 신은 보다 강하고 보다 더 많이 알고 더 오래 생존하는 존 재일 수가 있어. 나나 당신도 마찬가지이고. 신이 되는 것 보다 어쩌면 인간으로 위대한 업적을 남기는 것이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것인지도 모르지.”
사이먼은 세상을 더 많이 알고 진리에 접근할수록 모르는 것이 더 많아지고 있었다. 무불통지일 것 같지만 새로운 영역이 그만큼 많아지기에 모르는 것이 더 많아지는 것이다.
“결국 데미갓이나 신도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존재에 불과하다는 말이군요.”
“그렇지. 내가 데미갓이 되면서 사이먼 교단을 이룬 것보다 그 전에 영지를 개척한 것이 더 보람된 일일 수도 있어. 영지를 개척하여 사람을 보다 잘 살게 한 것 말이야.”
사이먼은 그렇게 말하고 한동안 말이 없었다. 신이 되어 이룬 것도 많지만 그것은 마음만 먹으면 가능한 일이었다. 반면 영지개척은 아등바등 자신의 능력을 모조리 발휘하여 이룬 것이었다.
“세상에는 아직도 개척할 곳은 많지. 그렇게 하여 땅이 없어 떠도는 유민이 없도록 하는 것이 신이 되는 것보다 더 의미가 있을 지도 몰라. 신의 능력을 발휘하여 만들 수도 있지만 사람을 모아 역사를 만들어 가는 것이 더 가치 있는 일 같아.”
사이먼은 말을 마치고 기지개를 켰고 마가렛은 더 이상 묻지를 않았다. 아직 해야 할 일은 많지만 모든 것은 뜻대로 다 이루어질 것이니 달리 서두를 필요는 없었다.
현재 트리플 아일랜드를 개척하는 나라는 트라칸 공국을 제외하고 두 개의 제국뿐이었다. 그것도 사이먼이 어느 정도 지원을 해주었기에 가능했다.
“난 사이먼 교단이 신에 대한 일방적인 복종을 주장하지 않아서 좋아요. 스스로 노력하여 신이 된다는 것은 인간의 가능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논리니까요. 그 끝이 만인 대 만인의 강자존 투쟁을 조장한다는 비판도 있지 만요.”
마가렛의 말처럼 사이먼 교단의 한계일 수도 있었다.
“맞아. 종국에는 그럴 수도 있어. 하지만 인간의 삶은 유한하고 능력도 유한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소수만이 인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거야. 내가 전신이라 스스로를 칭하는 이유는 나의 삶을 개척하기 위해 한계와 싸우는 존재이기 때문이야.”
사이먼은 자신의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대미
개척영주 사이먼
전자책 발행 | 2016년 10월 13일
지은이 | 정상수
펴낸이 | 이태운
기획 | 강민구
편집·제작 | 휴먼와이즈미디어
표지 디자인 | 김수란
펴낸곳 | 주식회사 휴먼와이즈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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