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oneer Simon RAW novel - Chapter 37
수련행 (2)
당시 3대 용병대는 스타리안 남작부인이나 몇몇 정보조직과 관련이 있는 귀족이 운영하는 고아원 출신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었다. 그렇기에 적당한 대가를 제공하자 적극적으로 움직였고 계승전쟁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왕위계승전쟁이 끝나고 난 후에 용병대를 동원한 것은 사실 자랑스러운 일이 아니기에 일정한 거리를 두었다. 물론 용도가 다했기에 폐기처분할 수도 있지만 그런 행위는 왕이나 귀족이 할 행동이 아니라는 판단에 관여하지 않고 방치를 했다.
그런 그들이 종종 횡포를 부리자 결국 기존 고아원을 운영했던 귀족들이 나서서 제동을 걸었고 스타니엘 자작도 용병대가 너무 횡포를 부리는 것을 알고 그들에 대해 여러 가지 제약을 가했다. 몇 번 사고가 있었지만 그가 있는 동안은 큰 문제없이 지낼 수가 있었다.
그러나 왕이 바뀌면서 스타니엘 자작이 사비올라를 떠나자 그들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날뛰다가 2년 만에 왕의 분노를 사서 결국 파멸을 맞이한 것이다.
크라인이 기존 용병선배들에게 반기를 든 인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번 일로 그 일의 중심에 있던 인물이라는 것은 새롭게 알 수 있었다. 거기다가 크라인을 영지에서 불러내서 살해하기 위해 사이먼에게 위해를 가하려고 한 음모를 듣자 어이가 없었다.
그러다가 결국 3대 용병대가 풍비박산이 나면서 그들에게 사주를 받은 자들이 용병대 설립은 고사하고 수배와 척살령이 내려진 사실을 듣자 다시 한 번 기가 막혀서 코웃음을 치고 말았다.
그런데 다시 한 번 앤드류 감찰관이라는 S급 용병이 등장하여 왕실이나 경비대를 빌미로 하여 사이먼을 제명하려고 한다는 말을 듣자 아일라 2세의 사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다시 한 번 살펴보게 되었고 며칠 후에 그런 조치가 무효가 되고 S급 용병인 앤드류와 호른마저 경비대에 검거가 된 사실을 듣자 변화무쌍한 권력투쟁을 보는 것 같아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백미는 사이먼의 잠정적인 자격정지 신청과 그 후에 수련여행을 떠난 것이었다. 마치 귀족이 모함을 받다가 누명을 벗자 권력자에게 항의하는 의미로 모든 직책을 내놓고 낙향하는 것과 비슷한 행동이었다.
스타니엘 자작은 자신이 나서기에는 귀족 체면이 손상되는 것 같고 가만히 있기에는 뭔가 자신을 무시하는 것 같아서 좀 더 지켜보았는데 그 때마다 워낙 상황이 변화무쌍하여 끝이 어떻게 되는지 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그런데 자신이 개입하여 어떻게 하기도 전에 이상하게 일이 종결되자 황당하기도 하고 이후에 일이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하기도 했다.
“사이먼이란 애가 참 재미가 있는 녀석이군.”
스타니엘 자작은 아주 흥미가 생겼다. 하는 것을 들을 때마다 뭔가 특별한 것이 있어 보였다. 고작 열여섯 살이 된 어린 용병이라고 하기에는 하는 행동이 대담했다.
“그렇습니다. 저도 뭐가 이상하여 몇 가지 조사를 했는데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몇 가지 발견되었습니다.”
갤러스 총관은 스타니엘 자작이 활동을 하는데 뒤에서 모든 수발을 다했던 사람이었다. 스타니엘 자작이 크게 사리사욕을 챙기지는 않았지만 온갖 모략과 음모에 대항하기 위해서 누군가 뒤에서 궂은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을 진두지휘하여 수행한 사람이 바로 갤러스 총관이었다.
“그 실력이 최소 엑스퍼트라는 점입니다. 더구나 그것이 2년 전에 그럴 것이라는 점입니다. 크라인 경이 마나 고갈에 빠졌을 때 마나를 주입해서 치료를 했다고 합니다. 더구나 이번에 세티스라는 엑스퍼트급 용병과 대련을 했는데 무사했습니다. 오히려 반탄을 전개하여 거꾸로 내상을 입혔는데 그 정도라면 최소 엑스퍼트 중급이 사용하는 기술입니다.”
갤러스 총관은 의혹이 있다면 조사를 하는 것이 기본이고 그간의 경험에 의거하여 결론을 냈다.
“엄청난 수준의 검사라는 것인가? 이제 고작 열여섯 살인데 그 정도면 왕국에서도 십년에 한 번 정도 나오는 천재검사의 수준이군.”
“그렇습니다. 물론 가능성이 높은 것이지 확인을 하지 못한 상황이라 단언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지난겨울에 몬스터 토벌에서 보인 성과를 보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영지 북쪽의 산지에서 혼자 자유사냥을 한 것을 보면 충분히 그 정도 실력이 있다고 판단이 됩니다. 크라인 경이 관문경비책임자인데 그 정도 실력이 없었다면 출입 자체를 허가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게 보면 실종이 된 후에 살아 돌아온 것도 운이 아니라 순수한 자신의 실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앤더슨이란 애도 오래지 않아 엑스퍼트가 될 것 같다던데 형제가 다 천재검사이고 마지막 남은 여동생은 뛰어난 마법사의 자질을 가졌다니 실로 대단한 애들이군. 나중에 케인스가 그 형까지 거느리기에는 벅찰 것 같군. 다른 것도 있는가?”
“마법서를 구해서 동생에게 주었는데 마법에도 식견이 높다고 합니다. 팔로스 마을의 마법 상점의 전 주인이던 프라인이란 마법사와 친한 덕에 마법서까지 필사하여 갖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걸 보면 상당히 치밀한 성격이고 머리도 비상한 아이 같습니다. 더구나 이번에 수련을 하려고 잠적을 했는데 아무리 추적을 해도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는데 심상치가 않습니다.”
스타니엘 자작이 별도의 지시를 하지 않았지만 갤러스 총관은 세리카나 지역에 상당한 수준의 정보조직을 구축한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전문가가 추적할 수 없게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은 충격이 아닐 수가 없었다. 물론 집중적으로 감시를 한 것은 아니지만 사이먼이 세로스를 떠난 직후에 추적을 했는데도 놓친 것이다.
“엑스퍼트 중급이라면 감시를 하는 자를 따돌릴 능력은 되지. 그 아이를 지켜보는 맛이 있겠어. 앞으로 수련을 마치고 나타났을 때 어떻게 변했을지 궁금하군.”
어떻게 보면 자극을 주는 아이였다. 자신도 한 때 최고의 천재라는 찬사를 들었지만 결국 그보다 못하게 생각하던 자들에게 추월을 당했다. 그런 사실을 보면 처음에 빨리 간다고 반드시 항상 앞서는 것은 아니었다.
사이먼은 전보다 마법을 수련하는 것에 더 집중을 하기 시작했다. 검술을 아무리 수련을 해도 크게 진전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마법은 당장 익혀야 할 마법이 상당히 많이 있었고 익힐수록 발전하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물론 검술을 수련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하루라도 게을리 하면 퇴보를 하기에 최소한 아침저녁으로 한 시간 이상은 검술을 수련하고 마나 운용도 수련을 했다.
‘이게 벽인가?’
마나응축이나 오라의 강도를 높이는 것은 가능하지만 다른 것, 즉 상급이 되어서 할 수 있는 오러의 발출은 사실상 불가능했고 마나를 이용한 신체강화도 아직은 제대로 되지 않았다. 그래서 오러 응축이나 오러를 강화하는 훈련을 주로 했다.
새로운 검술을 익히거나 뭔가 새로운 전기가 필요한 것 같았다. 그래서 이름 모를 기사가 남긴 것으로 보이는 수첩을 읽으면서 꾸준히 단련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대신 마법은 3서클 마법을 이제 능숙할 정도로 전개할 수 있었다. 거기에 꺼림칙했지만 흑마법도 3서클 마법까지 역시 능숙하게 전개가 가능했다. 아직 익히지 않은 것이 남아 있었고 익히면 성과를 보였다.
‘마법은 이제 3서클 엑스퍼트 수준은 된 것 같다. 조금만 더 수련을 하면 마스터 단계에 이를 것도 같다.’
마법도 작정을 하고 수련을 하자 날이 조금 서늘해지는 시기가 되자 조금씩 한계에 이르고 있었다. 마법도 검술처럼 발전이 확실하게 눈에 띄지 않았다. 그저 미숙한 마법만 일부 숙달이 되는 정도였다. 그러나 몇 개 마법이 미숙한 편이라 그런 마법을 숙달시키는데 주력했다.
대신에 사이먼은 곡식을 제외하고 다른 식량이 거의 없기에 사냥을 하여 겨울에 먹을 것을 비축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그렇기에 몬스터가 아니라 식용이 가능한 동물을 잡는데 주력했다. 특히 새로 익히기 시작한 궁술도 이용하여 잡기에 전보다 사냥을 하는 시간이 단축되기도 했다.
잡아온 동물을 해체하여 훈제 육포를 만들었다. 그냥 두면 썩어버리기에 당연히 그런 식으로 장기 보관을 할 수 있도록 가공을 해야 했다. 물론 몬스터 사체도 일부 가치가 높은 것은 해체하여 보관했다.
‘올 겨울에 가능하면 검술에서 중급의 벽을 넘어 상급이 되도록 한다. 또한 마법도 4서클이 되어야한다. 이 정도가 되어도 특급 용병을 감당할 수 없기에 내년 말까지 수련을 하여 지금보다 두 단계는 더 높은 단계가 되어야 한다. 검술은 최소 상급 끝자락을 지나 마스터를 바라보고 마법은 5서클은 되어야 한다.’
사이먼은 20살 이전에 마스터가 되는 것이 불가능하다지만 그것이 꼭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지 않았다. 마법도 역시 5서클 이상이 되지 못할 것도 없었다. 지금 시도하는 육체강화에 성공을 한다면 지금에 비해 배나 많은 마나를 보유할 수 있고 마나를 최대로 모으면 마스터가 되는 조건인 바디체인지가 진행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산속이라 그런지 한 여름이 지나고 나자 바로 저녁이 되면 추위를 느낄 정도로 기온이 낮아지기 시작했다. 그나마 은신처 내부에 온도조절마법을 마법진을 새겨 겨울을 날 준비를 했다.
‘마법사가 던전을 만드는 이유를 알겠군. 아울러 어떻게 던전을 만드는 것인지 이해가 되는군.’
사이먼은 시간을 들여 은신처를 보완하는 작업을 했다. 그 과정을 통해 그저 잠만 잘 수 있는 작은 공간이, 날이 추운 겨울에 수련을 할 수 있는 수련실까지 가진 넓은 공간으로 재탄생이 되었다. 물론 마법 실험을 위한 실험실도 만들었다. 마법실험을 해도 외부에서 마나유동을 느낄 수 없도록 마법진을 겹겹이 설치를 했다.
이런 작업을 하면서 마법을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어떤 마법진을 이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터득할 수 있었다. 아는 것과 실제 사용하는 것은 괴리가 있는데 그 차이를 줄일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재료가 없기에 그것을 전부 자체 조달해야 해서 각종 마법설비마저 제작을 하고 실험을 하여 마법 재료를 확보해 가느라 많은 시간을 들이기도 했다. 그런 과정 자체가 마법을 수련하는 일련의 과정이기도 했다.
앤드류와 호른이 경비대에 검거가 되어 끌려갔지만 그들이 직접 움직여서 비리를 저지른 것은 별로 없었다. 여러 가지 사건에 배후에서 사주하거나 조력한 혐의를 받고 있지만 그들이 부인하자 용병 길드의 고위 간부인 만큼 경비대도 무조건 단죄를 할 수는 없었다.
용병대장인 레온이야 용병대가 저지른 모든 일이 그의 책임이라 발뺌이 불가능했지만 용병길드의 마스터가 아닌 간부이기에 개인적인 잘못이 명백하지 않은 이상 책임을 묻기가 쉽지 않았다.
“제가 처신을 잘못한 것은 있지만 일을 하다 보니 문제가 되었지 제 사욕을 채울 의도나 대가를 받고 누구를 돕거나 누구를 해코지하려는 사심은 없었습니다. 길드를 위해 일을 하는 입장에서 처리한 것이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해 심히 괴롭기 짝이 없습니다.”
앤드류는 경비대에 끌려가서 심문을 받으면서 자신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강변을 했다. 심증은 있지만 물증은 없기에 사실상 처벌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 사소한 잘못은 인정을 하지만 중한 처벌을 받을 일은 절대로 인정하지 않았다. 증거도 거의 남기지 않아 심증만 있지 물증이 없었다.
그러니 사소한 것으로 처벌은 가능하지만 중요한 죄로 처벌이 불가능했다. 감옥에 1년 가두기도 쉽지 않아 수사를 담당한 경비대도 난감한 상황이었다.
더구나 왕실의 고위급 인사들이 관심을 가진 일이라 적당히 처리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결국 한 달 만에 풀어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몇 가지 일에 대해서는 최대한 중하게 처리하여 벌금형에 처할 수밖에 없었다. 아울러 자격정지를 하여 3년 동안 외성 안으로 출입할 수 없도록 판결하여 왕도인 사비올라에서 추방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앤드류와 호른이 사비올라에서 추방을 되는 상황이 벌어지자 용병길드도 즉각적으로 그들이 갖고 있는 모든 직위를 박탈했다. 그러나 그들의 용병신분 자체에 대해서는 S급 용병에 대한 규정 때문에 어떤 조치도 취할 수가 없었다.
S급 용병은 용병길드에 대하여 직접적으로 적대행위를 하지 않는 이상 징계나 제명을 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 조치는 용병길드가 사조직이 되는 방지하기 위한 조치였는데 앤드류나 호른이 그것을 방패로 사용하여 자격을 유지했다.
“앤드류와 호른이 사비올라에서 추방이 되었지만 그 조치는 고작 3년에 불과하니 그 후에 길드에 복귀하려고 외곽에서 세를 규합할 것인데 걱정이야.”
“걱정할 것이 있나? 우리도 사정을 진행하면서 그간 문제가 되는 자들을 정리하면 되지. 유유상종이라고 그들과 어울리는 자들 치고 올바른 자들이 드물지 않아? 저들이 하던 대로 문제가 있는 자들의 자격을 박탈하고 정지시키는 등의 조치를 취하면 되지. 시간이 지나면 그간 저지른 잘못이 하나둘 밝혀질 것이니 급할 것은 없어.”
제임스가 프랑코의 걱정을 일축했다.
“그보다 이번 기회에 크라인도 수도에 불러오려고 했는데 영지에서 기사를 하고 있다니 아쉽군.”
제임스는 후배인 크라인을 길드 본부로 데려오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크라인이 수도에서 떠난 후에 양측의 대립이 그나마 소강상태에 접어들고 서로 충돌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