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oneer Simon RAW novel - Chapter 46
흑마법의 저주와 난관 극복 (2)
사이먼은 어느 순간에 정신을 차렸다. 처음에는 자기가 어디에 있는지 잘 생각이 나지 않았지만 곧 어떻게 자신이 그 장소에 있는지 기억해냈다.
‘내가 마침내 바디체인지를 했다는 말인가?’
그것만 떠올랐다. 그가 혼절을 했다가 중간에 참을 수 없는 고통에 정신을 차린 기억이 간간이 떠올랐다. 다시 생각하기도 끔찍할 정도로 지독한 고통이었다.
그런 상황인데도 지금은 몸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도 알 수가 있었다. 그런 후에 몸이 멀쩡해졌다면 바디체인지를 한 것 밖에 설명이 되지 않았다.
사이먼이 움직이자 그가 입고 있던 옷이 바닥으로 부서져 내렸다. 아울러 그렇게 되면서 고약한 냄새가 주변으로 퍼지는 것이 그의 짐작이 확실하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사이먼은 자신의 몸을 확인했다. 그러자 마나 고리가 여섯 개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생각지도 않은 순간에 6서클이 된 것이다. 몸 안에 있는 마나가 전에는 암흑의 마나라 뭔가 느낌이 좋지 않았는데 다시 순수한 음의 마나로 변화가 되어 있었다.
‘6서클이 되었다면 이제 흑마법의 저주를 이겨낸 것인가?’
그가 마법을 떠올리자 전에는 한동안 생각을 해야 정리가 되었는데 바로 뚜렷하게 그 내용이 떠올랐다. 더구나 전에는 그 기억이 남의 기억처럼 이질적인 기분이 들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기분이 들지 않고 자신의 기억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게 마법진이란 말이지?’
마나를 운용하다가 주변으로 기감을 펼치자 동굴에 있는 마법진이 감지가 되었다. 아울러 전에는 마법진이 있다는 느낌만 들던 뭉툭한 부위가 선명하게 감지가 되었고 복잡한 마법진의 형체마저 인식이 되었다.
순간 전체적인 마법진이 그의 뇌리에 그려졌다. 그 느낌이 멍한 기분이 들었다. 고작 한 쪽의 마법진만 집중하여 감지했는데도 천 개가 넘는 작은 마법진이 한꺼번에 인식이 되자 그는 순간적으로 머리가 깨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결국 인식한 것을 기억하는 것 자체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도저히 인간의 수준으로 한꺼번에 마법진을 뇌리에 인식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아직까지 마법진을 전부 기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나의 머리가 따라가지 못한다. 그나마 기감으로 인식을 할 정도는 되었지만 그것을 내 머리가 감당할 수 없다.’
사이먼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고 다시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가서 실험할 것이 많았다. 다행히 기존 은신처에 가서 찾아보자 소지품을 보관하는 수납장에서 옷을 찾을 수가 있었고 오자마자 벗어놓은 마법배낭에서 무기를 찾아서 착용을 했다.
그런 다음에 미러 마법을 전개하여 자신의 모습을 살폈다. 혹시라도 이상하게 변하지 않았을까 걱정을 했는데 전과 달라진 것이 없었다. 그저 얼굴에 윤기가 흐르고 혈색이 오히려 좋아진 것을 알 수 있었다.
더구나 몬스터와의 격렬한 전투를 치르느라 생긴 수많은 상처가 말끔하게 사라져 있었다. 그런 흉터가 사라지자 자신이 새롭게 태어난 기분마저 들었다. 그간 흑마법의 저주에 오염되어 보낸 기억을 훌훌 날려버린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사이먼은 수련실로 가서 천천히 기초검술부터 전개를 하기 시작했다. 몸 안에는 음의 마나만 있었는데 그가 기초검술을 전개하자 양의 마나가 유입되기 시작했다. 몸 곳곳에 숨어 있던 양의 마나가 깨어나면서 새롭게 유입이 되는 양의 마나와 결합하여 크기를 키워갔다.
사이먼은 검술을 전개하면서 마법과 달리 전과 차이가 없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았다. 다시 기본검술을 전개하고 그것을 마치자 실전검술까지 어렵지 않게 전개가 가능했다.
‘검술도 상급의 끝에 이른 것 같다. 다시 전과 같이 부드럽게 전개가 가능해졌다. 흑마법의 저주를 벗어난 것인가?’
그러나 일반적인 마법을 전개하는 것을 생각하자 고작 3서클만 전개가 가능했다. 그 이상은 마나서클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음, 프라인이 3서클에서 정체가 된 것이 흑마법이 6서클에서 정체가 되어서 그런 것이군. 그동안 4서클 마법을 배운 것이 헛수고가 되었군.’
자신의 상태가 프라인과 같은 상태가 된 것을 알았다. 그러나 같은 6서클의 상태라고 해도 그와는 조금 다른 것을 뭐라고 말을 하지 않아도 알 수가 있었다. 현 상태에서 자신이 흑마법사라는 것을 외부에서 알 수가 없어 보였다.
전부터 자신이 마법사인지 외부에서 알지 못하는 것이 이상했는데 바로 그가 엑스퍼트가 된 상황이라 서클을 외부에서 감지할 수 없었다. 그러니 마법을 익힌 줄을 모르는 것이다.
‘하지만 나보다 수준이 훨씬 높은 고위마법사라면 분명 알 수 있다. 결국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이다.’
사이먼은 자신의 몸 상태를 점검하면서 며칠을 보냈다. 그런 다음에 다시 두 번째 은신처를 향해 출발했다.
6서클에 이르고 며칠이 지나자 사이먼은 점점 적응을 하게 되었고 새로운 경지에 걸맞은 검술과 마법을 익히는데 주력하기도 했다.
‘이런 미친 인간이 있나?’
사이먼은 헬로이안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았지만 더욱 더 증오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의 몸에 두 가지 마법이 걸려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마법이 더 걸렸나 살폈지만 바디체인지가 되면서 사라졌는지 더 이상은 없었다.
‘생각할수록 치가 떨리는 인간이군. 어떻게 나에게 세뇌마법과 종속마법을 걸어놓을 수가 있다는 말인가?’
사이먼이 6서클이 되자 마침내 그에게 걸린 마법의 정체를 파악할 수가 있었고 기억전이마법으로 전이된 기억 중에 봉인이 되어 있던 것까지 봉인을 해제할 수가 있었다.
대신에 그에게 걸린 세뇌마법이나 종속마법이 상당히 약화가 되어 있었다. 6서클이 되면서 사이먼의 정신력도 그만큼 강화가 되었기 때문이다.
‘미치겠군. 흑마법의 저주를 해제하니 이제 이런 골치 아픈 마법이 나타나다니.’
사이먼은 자신의 수준으로 쉽게 해제하기가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게 걸린 마법은 그의 마나를 기반으로 하여 전개가 되는 마법이라 영구마법이라고 할 수가 있었다.
세뇌마법은 일종의 잔류사념을 강하게 유지시켜 주는 것으로 세뇌의 내용은 그의 사고의 일부를 통제하고 있었다. 그 내용은 흑마법사라는 것을 밝히지 말라는 것이나 누구에게도 지지 말라는 등의 그리 심각한 내용은 아니었다.
그나마 누굴 죽이라거나 부수라는 것은 없어 다행이지만 그를 길게 괴롭히고 이용하기 위해서 극단적인 내용의 세뇌는 하지 않은 것 같았다. 그 중에 누구에게도 지지 말라는 내용은 간단한 것 같지만 심각한 부작용이 있는 암시였다. 남들과 쉽게 융화되지 못하고 끊임없이 분쟁을 일으키도록 만들 소지가 컸다.
‘미친, 내가 앤드류 감찰관에게 적대적인 반응을 보이고 그런 선언을 한 것이 바로 이 마법의 영향이었군. 내가 왜 그랬는지 내내 이상했는데.’
사이먼은 자신이 앤드류감찰관에게 복수를 천명한 것이 그동안 이상했다. 굳이 그렇게 하지 않고 조용히 복수를 다짐해도 되는데 공표를 하여 경계심을 불러일으킨 것이 어리석다고 생각했는데 그 마법이 암중에 영향을 미친 것 같았다.
또한 앤드류를 이길 때까지 수련하겠다고 떠나온 것도 세뇌마법의 영향이 큰 것 같았다. 은연중에 헬로이안의 의도대로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세뇌마법은 간단한 편이었다. 그렇기에 해제가 그리 어려워보이지는 않았지만 이미 세뇌 자체가 진행이 되어 그의 성격을 상당부분 변화를 시킨 상황이라 해제가 되더라도 스스로 성격을 바꾸려고 노력해야 부작용이 사라질 것 같았다.
이미 성격이 세뇌마법의 영향으로 개조가 된 상황이라 세뇌가 풀려도 다시 성격을 개조하지 않으면 세뇌마법이 사라져도 효과가 없어 보였다. 스스로 부드러운 성격을 가지려고 노력해야 했다.
문제는 종속마법이었다. 아직 활성화가 되지 않고 봉인이 되어 있는 상황이었다. 나중에 사이먼이 높은 수준이 되었을 때에 노예로 만들어서 부리기 위해 걸어놓은 마법 같았다. 헬로이안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을 경우 직접적으로 제어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수단인 것 같았다.
대응방법은 봉인이 해제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과 아예 마법 자체를 해제하는 것이었다. 사이먼의 수준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은 봉인을 강화하여 외부에서 마법을 발동시키지 못하게 하는 방법뿐이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여전히 내부에 폭탄을 안고 있는 것이고 만일에 헬로이안의 마법 수준이 높으면 사이먼이 해놓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봉인이 해제되고 마법이 발현될 수 있었다.
제거하는 것은 사이먼의 수준에서 불가능했다. 최소한 7서클 수준은 되어야 마법진을 없앨 수 있어 보였다. 어설프게 손을 댔다가는 봉인이 해제되는 사태가 벌어지거나 마나가 폭발하여 자폭을 하는 수가 있었다.
이런 자폭마법은 사이먼이 헬로이안의 지시를 거부할 경우 최후의 순간을 대비하여 심어 놓은 것 같았는데 마법진을 제거하려고 하면 발동이 되도록 되어 있었다. 그러니 엄청난 수준의 마법사가 되지 않은 이상 마법진을 없애는 방법은 시도할 수가 없어 보였다.
사이먼은 며칠간 고생을 하여 세뇌마법을 풀어냈다. 세뇌마법자체가 6서클 마법이기에 사이먼이 6서클이 되었기에 해제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종속마법은 아무리 살펴도 전부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파악을 한 부분도 사이먼의 마나컨트롤로는 부작용 없이 발생하지 않도록 없앨 수는 없어 보였다.
여기에 사용된 종속마법이나 자폭마법은 모두 최소 7서클 수준의 마법으로 보였다. 두 가지 마법이 결합이 되어 있기에 8서클의 마법수준인지도 몰랐다. 그렇기에 앞으로 7서클이 되어도 벗어날 수가 없을지 몰랐다.
대신에 사이먼은 외부에서 종속마법을 제어하지 못하도록 하는 작업을 일부 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그 정도라면 헬로이안이 언제라도 해제할 수 있어 보였다. 아직은 여러 가지 문제가 산적해 있어 자유를 얻는 것이 요원해 보였다.
그렇기에 그 마법을 해제할 때까지는 절대 헬로이안을 마주치지 않도록 피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었다. 그 마법을 해제할 실력을 갖추기 전에는 세상에 나서는 것 자체가 모험이었다.
사이먼은 잠시 집에 가기로 했다. 수련을 하려고 떠나올 때에 1차적으로 목표했던 수준은 이미 달성을 한 상황이었다. 가장 당면한 앤드류를 이길 정도가 되는 것이 사이먼의 목표였는데 이미 그 정도는 초과달성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또한 집을 떠나 1년 반이 되도록 아무런 연락도 없었으니 가족들이 걱정할 것도 같았다. 날짜 계산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며칠 후면 새해도 되는 것 같았다.
더구나 애니카에게 새로운 마법서를 전달해줄 시기가 된 것 같았다. 그 기간이라면 애니카가 2서클이 되었을 것도 같았다.
사이먼은 저녁이 되어서야 집에 당도했다. 일찍 올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사람들의 관심을 피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어, 너는?”
엘레나는 사이먼이 집안으로 불쑥 들어오자 놀란 표정이 되어서 손으로 가리키기만 했다. 갑자기 사이먼이 나타나자 너무 놀라서 말을 못했다.
“수련하다가 한 번 와 봤어요.”
사이먼은 그렇게 말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아버지는요? 애니카는 어디 갔어요?”
집에 엘레나만 있어서 아버지와 애니카의 행방을 물었다.
“아직 아버지는 오지 않았고 애니카는 영주관에 갔다.”
그것으로 상황이 어떻게 된 것인지 이해가 되었다. 아버지야 퇴근을 늦게 하는 편이니 그 시간에 집에 없는 것이 당연했다. 그러나 애니카가 영주관에 갔다는 것은 애니카가 마법을 익히는 것을 알고 데려갔다는 말이었다.
“영주님이 제자로 받아들였나요?”
“제자로 받아들이는 문제는 시간을 두고 정하기로 했다. 소영주님이 손자인데 애니카가 제자가 되면 골치 아픈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하여 정식으로 제자로 받아들이는 문제는 나중에 정하기로 했다. 어쨌든 영주관에서 마법을 배우기로 했다.”
엘레나의 설명으로 모든 것이 이해가 되었다. 그런 문제는 사소한 것 같지만 나중에 중요한 문제가 될 수도 있었다.
“애니카가 영주관에 갔다니 다행이네요. 나중에 좋은 혼처를 구할 것이니 말입니다.”
사이먼은 소영주가 애니카보다 나이가 두 살이나 많기에 잘하면 소영주와 맺어질 수도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 것도 고려하고 있기에 애니카를 제자로 받아들이지 않은 것 같았다. 애니카가 마법에 뛰어난 능력을 보이면 충분히 가능했다. 더구나 애니카는 외모도 누구에게 빠지는 정도는 아니었다.
“그보다 너는 어디에 있었냐? 그런 일이 있으면 그냥 집에 오지 일은 또 벌이고?”
엘레나는 말을 하다가 정색을 하면서 사이먼을 질책했다. 전에 실종이 되었다가 돌아올 때만큼 잔소리를 했다.
“일단 어쩔 수 없는 일이 있었어요. 걱정을 끼쳐서 죄송스럽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었어요.”
사이먼은 자세하게 이야기하면 더 걱정을 할 것 같아서 미안하다는 말로 두루뭉술하게 덮고 넘어가려고 했다. 날짜를 확인하니 새해가 되려면 열흘 정도의 시간이 남아 있었다.
사이먼이 씻고 옷을 갈아입고 나자 아버지 크라인이 경비대에서 퇴근해서 돌아왔다. 크라인도 사이먼을 보자 놀란 표정이었다. 그저 왔는지 확인하고 달리 말을 하지 않았다. 나중에 어머니 엘레나가 없을 때에 차분하게 이야기를 하려는 것 같았다.
사이먼과 크라인은 저녁을 먹고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어머니 엘레나가 있기에 그리 심도 있는 이야기는 하지 못했다. 복잡하거나 심각한 내용은 이야기하지 못한 것이다.
“수련은 어디서 했냐?”
“그냥 산골짜기 한군데에 틀어박혀 검술을 익혔습니다. 이제 한계에 도달해 걱정을 할 것 같아 와봤습니다. 아직 목표로 한 수준에 미치지 못해 다시 수련을 할 생각입니다.”
사이먼은 그 장소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사실대로 말해 자신이 수련할 장소를 다시 옮길 생각은 없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