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oneer Simon RAW novel - Chapter 65
정체를 밝히다 (4)
무려 두 시간 이상의 시간이 지나서야 마침내 외곽에서 회전하던 마나가 뭉쳐 고리를 이루기 시작했다. 어지간한 정신력이라면 지쳐서 포기했을 것이지만 사이먼은 확신이 있기에 될 듯, 될 듯, 하면서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끈기를 가지고 계속 시도를 했다.
마침내 희미하나마 7서클의 고리가 형성이 되었고 다시 한 번 엄청난 양의 마나를 흡입하면서 마나의 고리에 마나를 채울 수가 있었다. 계속 마나가 유입되자 마나 고리가 선명해졌다.
꼬박 하루를 소요하고서야 7서클 마법사가 되었다. 사이먼은 몸을 점검하다가 자신의 영역이 더 확장이 된 것을 알게 되었다. 전에 비해 대략 반경 5m 정도가 더 확대가 되었다. 물론 그 외곽이 흐릿하여 아직 확장이 더 될 수 있어 보였다.
사이먼은 동굴에 있는 마법진을 파악하려고 했지만 아직은 파악을 하기에 벅찬 부분이 있었다. 마법진 전체를 머리에 담을 수 있어야 하는데 여전히 절반 정도밖에 인지할 수가 없었다.
각 부분에 대하여 오래 전에 파악했지만 그것을 하나로 이어서 입체적으로 연상을 해야 하는데 그것을 할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나중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다.
전에 생각하기에 7서클 수준이 되면 알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어림이 없었다. 최소한 7서클 마스터 정도는 되어야 인지하고 8서클은 되어야 그 비밀을 제대로 알 것 같았다.
동굴에 있는 마법진에 대해 탐색하는 것을 포기하고 사이먼에게 가해진 종속마법을 살폈지만 그것 역시 아직은 파해가 불가능했다. 겨우 마법진의 구성을 파악할 수 있었지만 여전히 파해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저 봉인을 좀 더 강하게 하여 쉽게 발동을 하지 못하게 하는 정도였다.
그 종속마법을 부작용 없이 없애려고 한다면 8서클은 되어야 가능할 것 같았다. 그 수준이 되려면 언제 가능할지 모르지만 그동안 상식적인 수준보다 훨씬 빠르게 성취를 거두었기에 꼭 어렵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사이먼은 3일 정도를 더 수련을 하면서 보내었다. 마법이나 검술이나 새롭게 배우려고 하기보다 기존에 익힌 것을 조금 더 숙련시키려고 했다.
사이먼은 집에 가기 위해 왔기에 해가 질 무렵에 애쉬톤 산의 은신처를 출발하여 해가 지고 난 다음에 집에 당도했다.
‘겨울에 눈 쌓인 곳을 가로질러 10일 정도 걸려서 사비올라에서 여기까지 왔다면 대단히 빠른 것이지.’
사비올라에서 10일 정도 걸려서 집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질 것이다. 사이먼은 중간에 순수하게 4일 정도의 시간을 수련을 하는데 사용했으니 그 절반 정도에 주파를 한 것이다.
사이먼이 집에 나타나자 엘레나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고 크라인은 어제 본 사람처럼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사이먼은 자신이 당도한 것을 외부에 알리지 않도록 했다.
간단히 인사를 하고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엘레나가 꼬치꼬치 사비올라와 아카데미에서의 생활에 대해 물었다. 그런 것에 대한 이야기를 마친 후에 자신이 급히 집에 오게 된 이유에 대해 설명을 했다.
“음, 마스터란 말이냐?”
사이먼은 대략 자신이 처한 상황을 설명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을 알려 놀라지 않도록 하고, 혹시라도 회유를 하려는 자들이 나타나도 적절하게 대처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렇습니다.”
“그것도 반쪽이 아닌 진짜라는 말이지?”
“그렇습니다. 하지만 당장 그 사실을 공개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지금은 작위를 받을 수 없어 준남작의 신분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비공개로 3년이나 5년 정도 지난 후에 근위기사단에 들어갈 것입니다. 그러면 자작의 작위를 받을 것이고 다시 2년을 근무하다가 특무숙위기사가 될 것입니다. 그러면 그 때에 백작의 작위를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 이후에 대해서는 달리 이야기 된 것이 없습니다.”
엘레나는 갑자기 사이먼이 그런 이야기를 하니 믿어지지 않는 표정이었다.
“굳이 외부에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소문이 날 것입니다. 그러니 그냥 모른 척 하고 있으면 됩니다. 아카데미 일정 때문에 내일 다시 출발하여야 할 것 같습니다.”
“알았다. 한데 굳이 밝힌 이유가 무엇이냐? 아카데미를 마친 후에 밝혔어도 될 것인데.”
크라인은 사이먼이 굳이 마스터가 된 사실을 밝힌 이유에 대해서 물었다.
“제 실수 때문입니다.”
사이먼은 설명하지 않았던 경위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했다. 그 경위에 대해서 설명을 하여야 이후에 대비하는데 참고할 수 있기 때문에 알려야 할 내용은 알렸다.
“마스터인 크렌샤 드리오스 자작이 낌새를 눈치 채고 귀찮게 쫓아다니는 통에 밝힐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도 왕도에 정체불명의 마스터가 있는 것을 간과할 수는 없었겠지요.”
“하긴 마스터는 마스터가 아니면 막을 수도 없는 것이니 그로서도 간과할 수 없는 일이지. 그러면 최소 3년 동안 시간이 있다는 것이냐?”
“그렇습니다. 왕실로서도 저를 검증할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괜히 위험한 사람을 근처에 두어 화를 부를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저는 그 사이 좀 더 수련을 할 생각입니다. 물론 그 전에 제 주변에 문제가 될 일들은 정리를 할 것입니다.”
사이먼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기에 굳이 더 이상 묻지 않았다.
“그러면 용병의 신분을 회복하겠다는 말이냐?”
“그래야 하고 싶은 일을 마칠 것이니 행정아카데미를 졸업하면 바로 자격정지를 해제하고 조치를 취할 것입니다.”
사이먼의 말이 끝나자 크라인은 미소를 지었다. 그동안 적지 않게 마음에 담아두었던 일을 자신이 직접 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이먼이 대신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보다 앤더슨이나 애니카는 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둘 다 잘 있다. 네가 그들에게 힘이 되어 주도록 해라.”
“동생들이니 당연한 것이죠. 애니카에 대한 처우가 결정이 되었습니까? 제자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면서요.”
사이먼은 생각나는 것이 있어 물었다.
“그게 조금 생각을 해야 할 것 같다. 너도 짐작을 하는 것 같은데 소영주의 짝으로 지켜보려는 것 같다.”
“나쁜 것은 아니지만 소영주의 심성은 어떻습니까? 앤더슨의 말을 들으면 괜찮은 것 같은데 말입니다.”
“평판이나 실제 접한 사람의 말을 들어보면 괜찮은 것 같다. 하지만 사람이라는 것이 직접 겪기 전에는 모르는 것이고 어떤 사람을 만나도 겉과 속이 다를 수 있는 일이니 어떤 선택을 하건 위험한 것은 마찬가지이다.”
잠깐 앤더슨이나 애니카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보름 전에 새해가 되면서 그들이 다녀갔다는 이야기도 했다. 사이먼은 조금 더 빨리 와서 그들과 만났으면 했지만 그 때는 왕을 만날 시기라 올 수가 없었다.
사이먼은 집에서 하룻밤 잠을 자고 난 다음에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굳이 집에 왔던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고 집에 오래 있는 것보다 수련을 좀 더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사이먼은 집을 나서 감시자가 없는지 살폈다. 전날 집에 들어갈 때는 없었는데 그 사이에 감시자가 두 명이나 나타나 집을 지켜보고 있었다. 물론 그 실력이 일반인이나 다름이 없어 그리 걱정할 것이 없어 보였다. 그들 몰래 집에서 나와서 빠르게 움직여서 은신처로 이동했다.
사이먼은 급한 몇 가지 마법을 익히는데 주력하였다. 가장 먼저 아공간 마법을 익히는데 성공했다. 이런 공간 마법은 백마법사나 흑마법사 모두 익힐 수 있기에 가능했다.
그가 처음 만든 아공간은 반경이 고작 1m도 되지 않은 작은 구 형태의 공간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점차 확대가 되겠지만 조금은 실망스러운 크기였다. 어쨌든 마법의 수준이 높아지면 더 커진다고 하니 그것을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
반지나 다른 매개체를 사용하여 만든다면 훨씬 더 크게 만들 수 있지만 그런 것이 없이 만들려고 하니 쉽지가 않았다. 매개체가 있다면 외부에 드러날 수밖에 없으니 마법배낭이나 다를 것이 없고 마법을 익힌 사실을 들킬 것이기에 사용이 불가능했다.
아공간을 만들었지만 개방을 하고 폐쇄를 하는 동안 마나유동이 없도록 하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다. 처음에는 5서클 마법을 전개하는 것 이상의 마나 유동이 발생했지만 나중에는 영역을 전개한 상태에서 개방을 하면 조금만 거리가 떨어지면 감지하지 못할 정도로 마나유동을 줄일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공간 이동마법인 텔레포트와 워프게이트를 연습했다. 텔레포트는 성공을 했지만 워프게이트는 시간이 부족하여 제대로 익히지를 못했다. 억지로 마법진을 만들어서 전개하면 전개가 가능할 것이지만 그냥은 불가능했다. 다급한 순간이 되면 탈출하기 위해 사용할 수밖에 없기에 미리미리 익혀놓아야 했다.
사이먼은 기존에 기억을 적어놓은 것을 다시 살폈고 그것을 읽으면서 기억하고 있는 것이 정확한지 다시 한 번 점검했다. 물론 검술이나 마법만이 아닌 다른 것까지 살필 수가 있었다.
아울러 동굴에 있는 마법진은 아무리 살펴도 여전히 파악이 어려웠지만 흐릿하게 남아 있는 검흔을 살피면서 나름대로 성과를 거둘 수가 있었다. 오러 블레이드를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익히게 되었다.
아울러 영역을 확보하자 어떻게 그렇게 세세하게 오러 블레이드를 조정할 수 있는지 대략 감이 잡혔다. 그러나 아직은 그의 수준으로는 요원한 일이었다. 영역이 지금에 비해 배 이상 확장이 되어야 흉내라도 가능해 보였다. 그런 수준이 되려면 검술의 단계가 최소 두단계 정도 더 올라야 가능할 것 같았다.
그럼에도 마법진을 파괴하지 못한 것을 보면 파괴할 능력이 되려면 세 단계, 그 이상의 경지는 되어야 하는데 그런 경지가 어떤 것인지 상상이 되지도 않았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 마나 고리에 양의 마나를 덧씌우는 일도 다시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 6서클이 되고 흑마법의 저주를 해제했을 때는 불가능했는데 이번에는 오히려 가능했다. 그렇기에 4서클 이상의 마나 고리에 양의 마나를 채우는 일도 다시 시작했다.
사이먼은 은신처에서 7일 정도 더 마법을 수련했다. 빨리 가면 5일을 4일로 단축할 수도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사이먼이 은신처를 떠날 때에 영역이 거의 배나 확장되었다. 반경이 20여m 정도가 되었다. 그 정도라면 전에 데마린 산맥에서 사냥했던 레드 오거의 영역의 크기와 비슷했고 아르고스 백작의 영역보다도 더 넓었다.
7서클이 되면서 검술의 수준도 온전한 마스터의 단계가 조금 더 높아진 느낌이 들었고 초감각을 전과 다르게 운용할 수가 있을 것 같고 크렌샤 같은 마스터에게 들키지 않을 것 같았다.
사이먼은 혹시라도 큰 자금이 필요할 때를 대비하여 마정석을 몇 개 챙겼다. 아공간 안에 고이 모셔두었다. 중급 마정석의 경우에는 신분만 밝히면 큰 제약이 없이 판매가 가능했다. 상급 마정석이라면 그에 상응하는 몬스터를 잡아야 했기에 주목을 받을 수가 있었다.
더구나 데마린 산맥의 사건이 있기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돌아올 때는 인적이 없는 곳을 골라 쾌속으로 질주했다. 그렇기에 올 때는 5일이 넘는 시간이 소요되었지만 돌아갈 때는 4일이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도착했을 때에 외성이 닫힌 시간이라 그 시간을 고려하여 당도했기에 역시 5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사비올라에 들어간 후에 방학 중이기에 기숙사에 들어가지 않고 여관에서 머물기로 했다. 그렇게 한 이유는 기숙사에서 밖으로 나오는 것이 번거롭기도 했지만 마나를 끌어들이는 일을 하는 것을 기숙사에서 하면 아카데미 경비대에 의해 감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사이먼은 자신이 엑스퍼트 급의 검사라는 사실도 밝히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마나를 운용하는 것을 다른 사람은 모르고 있었다.
반면 여관은 고위 등급의 용병들이 많이 머물기에 그런 마나의 움직임에 대해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면이 컸다. 마나 고리에 양의 마나를 채우려면 상당한 양의 마나를 지속적으로 외부에서 유입해야 했다. 그 양이 엑스퍼트급 기사가 마나를 축적하는 수준 정도였기에 기숙사에서 하기에는 곤란했다.
대신에 10여 일 정도 남은 방학기간동안 왕궁도서관에 들러 책을 읽기로 했다.
이런 것은 자신을 살피는 왕실이나 정보조직을 안심시키기 위한 조치이기도 했다. 기회가 생겼을 때 많이 만나 관계를 맺어 놓는 것이 신뢰를 얻을 길이기 때문이었다.
사이먼은 ‘왕의 안식처’에 가서 오렐리어스 백작을 만났고 그의 안내를 받아서 처음으로 왕궁도서관에 들어갈 수 있었다. 관련자들에게도 그에 대한 것이 통보되었지만 오렐리어스 백작이 직접 안내를 해주는 것이 훨씬 나중에 다니는데 유리했다.
사이먼은 왕궁도서관에 들어가서 도서관의 관리인인 해리어스 남작을 소개받았고 그에게 마나에 대해 다룬 서적이 어느 곳에 있는지 물었다.
그런 책은 두 곳에 소장되어 있었다. 마법이나 마나에 대한 일반적인 것을 다룬 서적을 보관한 곳이 있었고 고위 마법서를 보관한 마법비고가 따로 있었다.
마법과 마나에 대한 일반 서적이 있는 곳에 들어갈 때는 필기도구를 지참하여 필사가 가능했지만 마법서는 열람만 가능하고 필사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물론 외워서 나중에 적을 수도 있지만 그것도 밝혀지면 문제가 된다는 이야기를 했다.
사이먼은 마법서가 보고 싶었지만 이상하게 생각할 수 있기에 일반적인 서적을 먼저 읽기 시작했다. 왕궁도서관에서는 점심시간이 되면 귀빈식당에서 푸짐한 식사까지 제공이 되었다. 그런 점은 아주 편리했다. 그러나 대출을 할 수 없고 저녁 여섯시 이전에 나와야 하는 것은 단점이었다.
13일간 도서관에서 책을 읽었고 마지막 날 스타리안 남작가에 있는 제나를 방문했다. 그에 대한 일반적인 연락은 스타리안 남작가를 통해 처리하기로 되어 있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