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oneer Simon RAW novel - Chapter 93
전쟁 준비 (2)
“가장 걱정이 되는 것은 두 가지이네. 하나는 제국의 레드 스톰 기사단일세. 그들은 3,000명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그들이 진격할 경우 경비대로 막는 것은 불가능하네.”
아무리 많은 숫자의 경비대가 나서도 기사들을 막을 수는 없어 보였다. 그들을 막을 전력을 새롭게 파견해야 했다.
“그렇기에 군부에서는 중앙군 소속의 블루 피닉스 기사단 1,000명과 각 소영지의 기사단에서 차출한 2,000명의 기사들을 하나로 묶어 와이드 피닉스 기사단 체제로 통합하여 운영할 생각이네. 이곳에 당도한 후에는 기동훈련을 통해 작전수행 능력을 높일 것이네. 하지만 그렇게 해도 강력한 레드 스톰 기사단을 상대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네.”
제국에서 3000명의 기사단이 참전을 했고 그들을 상대하는 것이 이번 전쟁의 승패를 좌우할 중요한 요소이기도 했다.
“다른 대영지에서는 지원을 하지 않습니까?”
“왕실에 우호적인 6개 대영지에서 기사단을 지원하기로 했는데 대략 300명 규모이네. 그들을 포함한 모든 기사들은 전부 하일러 백작 휘하에 배속이 되어 제국의 기사단을 상대할 것이네.”
“이번 전쟁은 어느 정도 승산이 있는 것입니까?”
사이먼은 자신이 아무리 날뛰어도 한계가 있기에 전망을 물었다. 물론 사이먼이 전투를 몇 개 승리로 이끌 수는 있지만 대세마저 뒤집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렇게 하려면 자신의 모든 역량, 심지어는 마법까지 사용 해야 가능했다.
“방어를 하는 것이라 일단 장기전으로 끌고 가는 것이 목표이네. 쉽지 않은 전쟁일 것이지만 이길 수 있도록 해야지.”
오합지졸은 면했지만 휘하의 병사를 생각하면 암담했다. 그들을 전쟁터에 내몰아 얼마나 살릴지 답이 나오지 않았다. 강병으로 조련을 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마음 같이 빠르게 강해지지 않고 있었다. 그나마 이제 겨우 방패와 창을 사용하는 수준이 되었다. 그런 수준을 만드는데 세 달이 족히 걸린 상황이었다.
“이번 전쟁은 남쪽에 있는 두 개의 계곡을 차단하고 전선을 고착시킬 생각이네. 아마 그 전투에서 결판이 날 것이네. 그러나 초반에는 어느 쪽도 쉽게 승기를 잡기 어려울 것이네. 군사의 숫자도 비슷하고 기사들의 역량도 비슷하다고 판단이 되네.”
지도를 펼치고 오스로스에서 200여km 남쪽에 있는 두 개의 협곡을 표시했다. 그곳에 현재의 경비대를 집결시켜 저지선을 형성하려는 것 같았다.
“이 프리틀 계곡은 오스로스로 오는 길목이고 여기 서쪽의 파딘 계곡은 엘체로 가는 길목인데 로크 왕국에서는 두 길로 동시에 올 것이라 생각하네.”
“저는 어디로 가야 합니까?”
사이먼은 두 곳 중에서 어디로 가야할지 애매하여 오렐리어스 백작에게 물었다.
“망명한 용병들은 파딘 계곡으로 올 것으로 보이네. 정보에 의하면 서쪽으로 그들이 이동한 정황이 발견되었네. 그러니 그곳에서 기다리는 것이 좋을 것 같네. 대신에 사이먼 경이 이끄는 부대와 용병대를 제외하고 풀락 자작이 이끄는 제5 경비대만 합류할 것이네. 나머지는 하일러 백작이 모든 군사를 프리틀 계곡에 집결시킬 것이네. 나도 그쪽으로 갈 예정이네. 이렇게 되면 파딘 계곡에 적이 얼마나 모일지 모르는 상황이라 힘든 전투가 될 수도 있네.”
사이먼은 따로 적은 병력으로 적을 막아야 하는 상황인 것 같았다. 그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것 같았다. 여럿이 할 때보다 책임이 그만큼 책임이 클 것이니 부담스러웠다.
“두 부대가 모인다면 주장은 누가 맡습니까?”
지휘권 문제가 있었다. 특히 여러 부대가 아니라 두 부대라면 그 문제가 첨예하게 대두될 것이 뻔했다. 사이먼은 비슷한 직위를 가진 다른 지휘관의 지휘를 받는 것이 상당히 부담스러웠다.
“그 문제는 아직 결정이 된 것은 아니니 오늘 모이는 자리에서 결정이 될 것이네. 모두가 독립적인 작전권을 가진 부대장들이니 주장이 정해진다고 해도 부대운영 자체에 관여하지는 않을 것이네.”
현재 경비대장이 모이는 회의는 사이먼이 구축한 병영에서 하기로 되어 있었다. 현재 오스로스 인근에 주둔하는 경비대는 사이먼의 부대가 유일했기 때문이다.
부대 옆에는 각 경비대에서 몰려온 지휘관과 지휘관이 만든 야영지 때문에 상당히 번잡스러운 상황이었고 며칠 전에 새로 조성한 총사령부의 임시 숙영지도 있는 탓에 상당히 북적거리는 곳으로 변했다.
“차라리 그곳에 다른 부대를 보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이먼은 자신이 한 지역에 따로 가는 것이 내키지 않았다. 책임이 그만큼 커지는 것이니 부담이 되었다.
“현재 아르고스 백작이 몇 명 은퇴한 기사들을 모아서 하일러 백작과 동행하여 와 있네. 자네라도 그곳을 책임지지 않으면 그 곳이 뚫리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네.”
전장에서 마스터의 존재 유무는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마스터가 없으면 일방적으로 당하고 기사단이 힘을 쓰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기사들이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것이 마스터이기에 마스터가 나서면 아무 것도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한데 아르고스 백작님이 은퇴한 기사들과 동행했다면 그분들도 벽을 넘은 것입니까? 알려지지 않은 마스터들인 것입니까?”
“네 분이 더 동행을 했네. 나이도 모두 80이 넘은 분들이네. 그렇기에 전에 작위를 받았기에 신규로 작위를 받지 않았네. 늦게 마스터의 벽을 넘은 탓에 굳이 승작할 이유가 없어 일종의 연금을 받는 것으로 그친 상황이네. 남작이나 자작이나 당대에 한 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니 새로 작위를 받아 공개할 이유는 없는 것이지.”
사이먼은 숨겨진 마스터가 더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그들이 나선 것에 놀라고 있었다. 그런 숫자가 넷이나 더 있다니 의아했다. 이번에 나선 자들이 전부는 아닐 것이니 왕실의 저력에 놀라고 말았다.
“그분들은 사비올라에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곳에 기거를 하는 탓에 알려지지 않은 것이네.”
사이먼은 왕실에서 보유한 마스터가 그들이 전부는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이 없다고 해도 문제가 없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단지 입맛에 맞도록 마음대로 부릴 수 있는 존재가 아니고 만약을 대비하여 감춰둔 것이란 것을 깨달았다.
크라인은 스타니엘 자작과의 만남이 왠지 거북한 느낌이 들었다.
“어서 오시게.”
스타니엘 자작이 환영을 했지만 마음이 불편했다.
“그간 잘 지내셨습니까?”
“다를 앉으세요. 그리고 애니카의 어머님께서도 자리에 앉으십시오.”
엘레나는 자신이 크라인과 같이 영주관에 들어오게 되자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제가 두 분을 모시자고 했습니다.”
중간에 앤이 나서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응접실에 마주 앉아 있었다. 영주가 아닌 안주인 역할을 하는 앤의 초대라 의아한 표정이었다. 그런데도 스타니엘 자작이 자리하는 것도 이상했다.
“알다시피 애니카에게 들으셨겠지만 우리 케인스가 애니카에게 마음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아예 이번 기회에 약혼이라도 시켰으면 해서 뵙자고 했습니다.”
크라인은 엘레나를 보았다. 이미 그들도 초대를 받았을 때 무슨 이야기가 나올지 예상을 했었다. 그러나 이렇게 바로 이야기를 할지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크라인은 사이먼이 작위를 받은 후에 스타니엘 자작이 약혼 이야기를 해도 아직은 급하지 않은 것 같아서 대답을 유보했는데 그 후에 달리 말을 하지 않으니 서두르는 것 같았다.
“알겠습니다. 애니카의 생각이 가장 중요하니 그 애의 생각을 들어 보고 결정을 하겠습니다. 하지만 큰애가 남쪽에 내려가 있는 상황이고 왕국 전체가 전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이니 혼인은 시간을 두고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크라인은 바로 결정을 하지 않았다. 사이먼이나 그나 애니카와 케인스가 결혼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먼저 적극적으로 나설 생각은 없었다.
“크라인 경은 잠시 나와 이야기 좀 하세.”
스타니엘 자작은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크라인을 집무실로 불렀다. 뭔가 할 말이 있어 보였다.
“내가 보자고 한 이유는 관문경비대장의 자리를 다른 사람에게 물려주는 것이 좋을 것 같기 때문이네. 아울러 영지의 기사도 그만 두는 것이 모양새가 좋을 것 같네.”
스타니엘 자작의 말에 크라인도 왜 그러는지 이해가 되었다. 크라인이 사이먼의 아버지이기 때문이었다. 스타니엘 자작이야 문제가 아니지만 사이먼의 체면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사이먼이 작위를 받은 상황에서 크라인이 사실 그런 사실을 먼저 깨닫고 적절하게 처신해야 했지만 미적거리다보니 지금에 이르렀다. 어쩌면 스타니엘 자작이 먼저 이야기를 꺼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대신에 장원의 안전도 생각해야 하니 적당한 수준에서 호장무사를 유지하도록 하게. 100명 정도까지 자경단 형태로 유지를 하는 것도 좋을 것이네. 필요하다면 주변의 토지를 장원에 포함하여 규모를 키워도 무방하네.”
사이먼이 왕에게 작위를 받는 순간 크라인은 물러나는 것이 이치에 맞았다. 더구나 소영주인 케인스가 애니카와 약혼을 한다면 더욱 물러나는 것이 모양새가 좋았다. 물론 꼭 물러날 이유는 없지만 그것이 일종의 관례라고 할 수 있었다. 더구나 최근에 앤더슨이 영지의 기사로 서임이 되었으니 그것도 고려하면 역시 물러나야 했다.
“한 달 정도 후에 약혼을 발표할 생각이니 그 전에 이 문제를 깨끗이 정리하세. 후임자는 새로 영입을 하거나 기존의 기사 중에서 임명해도 되는데 천거할만한 자가 있다면 보름의 시간 안에 한 번 보여주게.”
“그렇게 하겠습니다.”
크라인은 5년 여 정도 재직했던 관문경비대장의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사이먼이 작위를 받은 상황에서 그런 자리에 있는 것이 부적절했기 때문이다.
대신에 크라인에게 호장무사를 거느릴 수 있도록 한 것은 일종의 귀족의 장원으로 대우하겠다는 의미였다. 호장무사는 사병이지만 영주의 허가를 받을 경우에는 일종의 준영지병이나 마찬가지였다.
지휘관 회의에 참석한 코론 공작의 표정은 그리 밝지가 않았다. 그 자리에 있는 군부의 인물 중에 자신을 지지하는 자는 하나도 없었다.
그 자리에 참석한 자들 중에 가장 신분이 높은 자가 자신이지만 가장 힘이 없는 자가 바로 자신이었다. 그러니 회의에 참석해서도 그저 지켜만 보고 있었다.
총사령관인 하일러 백작과 독전관으로 참석한 오렐리어스 백작이 회의를 주도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자리에서 가장 시선이 가는 것은 조용히 침묵을 지키고 있는 사이먼이었다.
“파딘 계곡을 방어하는 임무는 사이먼 자작과 풀락 자작이 맡도록 합니다. 물론 사이먼 자작이 지휘하기로 한 용병길드의 용병들도 그 임무에 투입이 될 것입니다.”
총사령관인 하일러 백작이 사전에 합의된 대로 부대배치를 이야기 했다.
“두 부대가 배치가 된 상황이기에 서로 협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바로 같이 배치가 된 풀락 자작이 지휘권 문제를 제기했다. 같은 경비대의 대장인 이상 누가 높거나 낮다고 할 수는 없었다. 임용의 선후나 나이를 따질 수도 있지만 귀족사회에서 그런 것으로 기준을 삼을 수는 없었다.
“내 생각에는 사이먼 자작이 주장을 맡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부장은 풀락 자작이 맡고 말입니다. 그 이유는 사이먼 경이 용병들을 지휘하는 임무를 맡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렐리어스 백작이 그런 의견을 제시하자 지휘권 문제를 제기한 풀락 자작은 불만이 있어 보였지만 달리 반발을 하지는 않았다. 사이먼이 지휘할 용병대는 고작 2,000명에 불과하지만 전투력에서는 1만의 병사가 모인 1개 경비대에 필적하는 수준이었기 때문이었다.
“알겠습니다. 하지만 전술이나 전략적인 면에서 문제가 없을지 의문입니다.”
하일러 백작이 내키지 않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로서는 무력만 높아서 어린 나이에 지휘관을 맡은 사이먼이 그리 믿기지 않았다.
“우리가 파악한 정보에 의하면 그곳으로 저번에 도망친 용병출신들이 올 것으로 보이고 그들을 상대하는데 용병으로 활동을 했던 사이먼 자작이 적당할 것이기에 그곳에 배치를 하는 것입니다.
그들을 막을 책임을 부여하려면 그만한 권한이 주어져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지휘에 관하여 말한다면 사실 이 자리에 있는 누구도 전쟁을 해본 경험이 없습니다.
부대 지휘에 관하여는 현재 이 주둔지를 본다면 문제가 없다는 것도 알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나마 용병으로 다니면서 실전을 겪은 사이먼 자작이 가장 경험이 많을 것입니다.”
오렐리어스 백작의 말에 대부분의 경비대장의 표정이 그리 좋지가 않아 보였지만 달리 말을 하지 않았다. 뭔가 이상한 말이기는 했지만 한편으로 옳은 말이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군문에 들어온 이후에 전쟁다운 전쟁은 벌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번에는 왕위계승전쟁도 벌어지지 않아 평화가 40년 이상 지속되고 있었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파딘 계곡은 그렇게 하도록 하고 나머지 부대는 이번에 새로 징집하여 온 모든 부대가 프리틀 계곡으로 이동을 하고 인근에 있는 3, 4 경비대도 이동하여 6만이 지키는 것으로 하며 나와 같이 온 기사와 중앙군 5000도 같이 이동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동쪽 사막과 접한 지역에 있는 1,2 경비대는 현재의 주둔지에서 대기하여 적들이 산을 넘거나 우회할 경우 대응을 하기로 했다. 사실은 방어에 실패할 경우를 대비하여 일종의 예비 병력으로 남겨둔 면도 있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