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became a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101)
성좌가 된 플레이어-101화(101/250)
제101화
“하하하하하-!”
할룸 자작을 따르던 병사들이 굳어졌다.
반대로, 그들을 지휘하며 본국으로 귀환하려는 할룸 자작은 웃음을 터트리며 양손을 하늘 높이 펼쳤다.
하늘에서 황금의 빛이 떨어지는 장엄한 광경.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이후 장벽 너머로 들려오는 비명에 그는 알 수 있었다.
‘성좌님의 기적이시다!!!’
할룸은 직접 로키의 권능들을 보았다.
기적의 포션, 그리고 로니아 군을 상대한 위대한 지략과 힘을!!
역시,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
그 악마, 아니, 성좌님이야 말로 자신을 신화 속에 기록될만한 인물로 남겨줄 존재였다.
자신을 위대한 왕으로 만들어줄 존재!!
“위대한 존재시여-!”
이제 자신이 할 일은 하나다!
“위대한 성좌시여! 당신을 명령에 따라-!”
‘애쉬 로니아를 잡겠나이다!’
-왕도로 향해라. 그리고.
로키가 내린 명령.
-왕도의 문을 열어라.
그는 또다른 독을 풀기 위해, 왕도로 서둘러 이동했다.
***
선봉군 1만, 중앙군 2만, 본대 5만으로 이루어진 로니아군은 괴멸에 가까울 정도의 타격을 입고 말았다.
극한에 이르는 환경과 보급 문제, 예상치 못한 기습 때문이었다.
그중 가장 타격이 컸던 사건이 얼어붙은 장벽에서 일어난 대재앙이었다.
-그들을…! 그들을 상대해서는 안 돼! 그들은 악마들이야!
-저주를 일으켰어! 피부가 썩어들어가는 빛을 뿌리는 저주를 부렸다고…! 수만 명이 증발해버렸어!
-악마? 신? 하, 하하…하하하하!
살아남고, 또한 얼어붙은 대지에서 탈출한 이들이 내뱉은 말이었다.
하늘에서 죽음의 빛이 떨어진다니…?
게다가 수만 명을 증발시켜?
그건 신화 속에서나 있을 이야기다.
하지만 이것만은 확실했다.
아스가르드는 상상도 못한 무력을 가지고 있으며, 그런 그들이 본격적으로 이를 드러냈다는 사실을.
인간 최강의 전사들이 지금, 로니아를 향해 진군할 준비를 마쳤다.
***
로니아의 수도, 로스트.
애쉬는 아스가르드 정벌에 대한 소식을 놓치지 않고 듣고 있었다.
처음 아스가르드의 얼어붙은 장벽을 점령했다는 소식을 들은 애쉬는 뛸 듯이 기뻐하며 크나큰 희망을 품었다.
상대가 제아무리 강력하다고 해도 본질은 인간. 수많은 물량 앞에서는 그 무력도 소용이 없는 것이다!
전초기지의 요청대로 충분한 식량과 식수 그리고 병력을 보내고 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받은 소식은 할룸 자작의 귀환이었다.
내심 거기서 죽기를 바랬지만, 무사히 돌아온 그에게 애쉬는 크나큰 아쉬움을 느꼈다.
고위 귀족들은 할룸의 재산을 탐내 비호하기에 바빴고, 노골적으로 죽이기에는 명분도 부족한 실정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를 절망하게 만든 건….
“…괴멸에 가까울 정도로 타격을 입었습니다.”
수만 대군의 증발.
애쉬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놈들은 대규모 마법을 펼쳤습니다! 그 일격에 본대가 그만….”
“노, 놈들에게 마법사가 있단 말입니까?”
귀족들이 웅성거렸다.
할룸의 발언은 귀족들의 동요를 불러일으키기엔 충분했다.
“이는 처음 들어보는 정보로군요.”
애쉬는 멈칫 놀라며 신하들 사이에 있는 타국의 사절단을 쳐다봤다.
로니아를 지원하기 위해 군을 이끌고 온 이들이었다.
“저희는 야만인 무리들을 징치한다고 하여 병사를 지원한 것이었지, 이런 고위험 요소가 있다고는 듣지 못했습니다.”
애쉬의 표정이 굳어졌다.
“저희 국가는 이번 로니아 분쟁에서 빠지겠습니다.”
“잠깐! 약속이 다르지 않소!”
“애쉬 전하야말로 말이 다르지 않았습니까! 마법사라니? 심지어 수만 명을 단 한 번의 마법으로 증발시키는 마법사가 이 대륙 어디에 있단 말입니까!?”
분명 과장된 소문일 것이다…라고 타국의 사절단은 생각했다.
하지만 8만 대군이 대파된 것은 사실.
그런 자들을 대적하느니 물러서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
타국의 사절단이 왕의 알현실을 나갔다.
애쉬는 그런 이들의 뒷모습을 멍하니 쳐다볼 때, 갑작스럽게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보급!”
할룸이 오기 전 보낸 보급품들은 결국 그대로 아스가르드에 넘겨준 셈이었다.
“…으아아악-!”
애쉬는 비명을 지르며 머리를 부여잡았다.
“죽는다! 죽을 거야! 죽을 거라고…!”
애쉬는 머리를 마구 흔들었다.
“전, 전하…!”
“지, 진정하소서!”
귀족들은 그런 애쉬 말리려 했지만, 애쉬는 귀족들을 후려쳤다.
“얼어붙은 장벽을 장악한 건 맞아? 그런데 벌써 함락이 돼? 내 8만의 군대가 모두 다 죽어…?”
“아, 아니옵니다. 그중 일부분이 살아있다지 않습니까!”
“그게 그거 아닌가! 녀석들에게 잡힌 건 죽은 것과 다름없지 않나! 젠장! 첫 번째 보고를 올린 자를 찾아 찢어 죽여라! 그 일가족까지 모두…!”
애쉬는 절망에 빠져 그대로 왕좌에 주저앉았다.
귀족들은 애쉬의 눈치를 보다 서로 속닥거렸다.
‘…야만인들이 로니아를 침략하겠군요.’
‘우리는 이제 어떻게 되는 겁니까? 8만 대군을 무너트린 자들입니다! 만약 그들이 공격해온다면…!’
‘이게 모두 알 수 없는 국가에 전쟁을 일으키자고 한 애쉬 전하 때문이오!’
귀족들은 남몰래 애쉬를 헐뜯고 있었다. 그들 중 일부는 야만인들의 토벌을 외친 자 또한 포함되어있었다.
애쉬는 머리를 숙인 채 그 속닥거리는 말들을 전부 듣고 있었다.
‘지금이라도 왕위에 대한 것을 다시 생각해보는 게….’
‘하지만 남은 왕족이 없지 않소?’
‘…에론 왕자님이 있지요.’
‘그분은 어디 계신지도 모르지 않소?’
‘잠깐, 듣기론 북방으로 가셨다고 들었소만?’
‘…그럼 에론 왕자님이 그 야만인들을 포섭했단 말이오?’
‘그 누구도 하지 못한 일을…?’
‘그분이라면 그럴 수 있지.’
‘무엇보다 그분의 겉에 팜 후작이 있지 않소? 가문은 사라졌다곤 하나, 그의 지략이 있다면….’
‘…다시 에론 왕자님을 모실 수 있을지도.’
그 말에 애쉬의 눈 근육이 꿈틀거렸다.
어느샌가 에론이 왕으로 추대되려는 형세였다.
“에론….”
흠칫.
귀족들은 깜짝 놀라 애쉬의 눈치를 살폈다.
애쉬는 흐느끼며 웃었다.
광소가 흘러나오며 죽일 듯 귀족들을 노려봤다.
“왜? 내 동생이 그렇게 나보다 잘났나?”
“아니, 저…왕자님?”
“왕자? 왕자라고 했나? 난 왕이다! 애쉬 로니아! 이 위대한 로니아의 통치자…!”
애쉬는 벌떡 일어서 ‘왕자’라고 칭한 귀족에게 눈을 부라렸다.
귀족은 그 시선을 이기지 못해 고개를 숙이며 몸을 떨었다.
“그렇게 에론 곁에 가고 싶다면…보내주지! 단, 살아서는 못 갈 것이오! 그대들은 나와 함께 살거나 죽을 운명이오! 그대들은 왕인 나의 종이자 신하요! 왕인 나를 위해 살아야 한단 말이오! 내가 어떻게 이 자리까지 올라왔는지…그대들이 잘 아리라 믿소!”
애쉬는 귀족들을 바라보며 외쳤고, 귀족들은 시선을 피했다.
짝…! 짝…! 짝…!
대전에 희미한 박수 소리가 울리며 애쉬는 눈살을 찌푸렸다.
감히 왕이 있는 자리에 손뼉을 친다?
이 무례한 경우가 다 있나…!?
“도대체 누구냐! 감히 누가 나의 앞에서 박수 따위를…!”
그때 대전의 문이 부서졌다.
파편이 튀기며 귀족들을 덮쳤고 문짝이 왕좌의 바로 옆에 날아가 박혀 들었다.
애쉬는 깜짝 놀란 채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짝-! 짝-! 짝-!
대전의 문에 막혀 희미하게 들리던 박수 소리가 이번엔 선명하게 울린다.
애쉬는 대전의 입구에 들어오는 이를 바라봤다.
3m에 이르는 거대한 몸집, 머리는 다 벗어져 있고 온몸은 비게 덩이로 둘러싸인 갈색 피부의 괴물이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
아니, 괴물처럼 생긴 인간이었다.
12인의 영웅 중 하나이자, 크론 제국을 통치하는 지배자, 황제 카샤르 크론.
그는 넝마와 같은 바지만 입고 쿵쿵거리며 애쉬에게 다가갔다. 그 와중에도 손뼉을 치는 걸 멈추지 않았다.
그가 짝짝 소리를 낼 때마다 애쉬는 움찔거렸다.
카샤르가 애쉬의 바로 앞에서 박수 소리를 멈췄다.
“하! 이거 무례를 범했군. 왕이여! 꽤나 감동적인 연설에 마음이 동해 박수를 칠 수밖에 없었소!”
“카샤르 크론.”
그는 허리를 숙여 주저앉은 애쉬의 눈높이를 맞췄다.
크론 제국의 황제…!
4만의 병력을 지원해 준 대제국의 황제가 지금, 이 로니아 왕도에 당도했다.
“으음… 혹시 여기에 스팅거 그 작자가 있나?”
그 말에 대전에 모여 있던 귀족들은 움찔거렸다.
그들 하나하나에 시선을 마주 본 카샤르는 입맛을 다셨다.
“없나 보군. 실종되어 죽었다는 말이 있던데…. 진짜인가 보지?”
다른 건 몰라도 로니아의 스팅거 백작가는 기억할 수밖에 없었다.
제국이 로니아를 침략할 때, 매번 그에게 막혔기 때문이었다.
“아쉽군. 그놈의 목을 직접 베고 싶었는데.”
로니아의 영토 하나 차지하지 못한 것은 크론 제국과 황제의 업적에 금이 간 것과 마찬가지였다.
“여, 여기엔…무슨 일로…?”
“앙? 황제가 직접 나섰다면, 머리를 조아리지 못할망정.”
“…….”
“뭐, 상관없지.”
카샤르는 품에서 문서 하나를 꺼내 애쉬에게 내밀었다.
“그건…?”
“로니아의 영토 2할을 우리 대 크론 제국에게 귀속 및 매년 3,000명의 노예와 식량을 조공으로 바치겠다는 서약이다.”
“……!”
카샤르는 애쉬의 머리에 더욱 가까이 들이밀었다.
썩은 비린내가 애쉬의 코를 자극했지만, 그런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카샤르가 애쉬의 눈을 마주 보며 말했다.
“내가 너를 그 야만인들한테서 지켜주겠다. 어찌하겠느냐…?”
애쉬는 몸을 떨며 그와 시선을 마주했다.
카샤르의 입꼬리가 말아 올라갔다.
“그 왕의 자리, 지켜야 하지 않겠나?”
***
“보고드립니다.”
발할 궁전의 대전.
옥좌에 앉은 로키는 옆에서 보고를 올리는 아움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했다.
“현재 로니아의 생존자들을 포로로 구속했지만, 부상자가 너무 많아 관리가 어렵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알아서.”
“…알겠습니다. 다음 얼어붙은 장벽에 관해서입니다. 시설 대부분이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타버렸고 공기가 오염되었습니다. 복원 중이긴 하나 시간이 상당히 지체될 것으로 보입니다. 어떻게 할까요?”
“알아서.”
“알겠습니다. 다음입니다. 얼마 전 로니아의 보급 부대가 얼어붙은 호수에 도착하였습니다. 보급으로는 약 5만의 병력을 이주간 넉넉히 먹일 수 있을 정도의 양입니다. 어떻게 할까요?”
“알아서.”
“…알겠습니다.”
아움은 로키를 힐끔 쳐다봤다.
그의 얼굴은 산양의 뼈 투구에 가려져 있지만, 분위기만큼은 그의 기분이 전해지는 듯했다.
‘귀찮아, 귀찮아, 귀찮아, 귀찮아.’
아마도 이런 생각 중이시겠지.
로니아 침공 때문에 몸을 직접 움직여야 한다는 것에 귀찮음을 느끼는 것이리라.
그런 귀찮음을 온몸에서 발산하고 있을 때, 로키에게 뜻밖의 손님이 찾아왔다.
에론과 팜 후작이었다.
그들은 로키에게 부탁했다.
“군대를 빌려주십시오.”
그건 귀찮음에 빠져 있던 로키에게는 상당히 달콤한 속삭임이었다.
”저희가, 로니아를 침략하겠습니다.“
북방 원정으로 10만 대군을 말아먹고 치매에 걸린 엘론 왕.
자기가 살겠다고 백성이며, 영토를 신성 교단과 크론 제국에 팔아먹은 애쉬 왕자.
그리고 지금, 자신의 나라를 침략하겠다는 에론 왕자.
“…….”
로니아란 국가는 미친 동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