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became a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105)
성좌가 된 플레이어-105화(105/250)
제105화
“문을 열어라!”
“에론 왕자님의 귀환이시다!”
폭도들.
아니, 애쉬를 잡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자 하는 혁명군이 영지의 성문을 스스로 열었다.
그에 기다렸다는 듯 1만이 넘는 에론의 군대가 들어서기 시작했다.
그 수만 해도 1만하고도 5000.
로키가 군대를 빌려주고 나서 석 달이 지났다.
그동안 여러 성채와 영지를 함락시켰지만.
한스의 예상대로 그 수가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병력이 늘어나 있었다.
그만큼 애쉬에게 반기를 든 자들이 에론 왕자 밑으로 모여든 것이다.
“…생각보다 순조롭군.”
지휘실에 있던 팜은 지도를 보며 입맛을 다셨다.
수년 동안 애쉬와의 동서 전쟁을 하며 나름 전쟁을 안다고 자부했건만.
한스 스팅거는 단 몇 달 만에 수많은 영지를 점령하고 수도 로스트에 가장 가까운 휴벨 영지까지 점령했다.
물론 말 그대로 길목.
얼어붙은 대지에서 수도인 로스트로 향하는 영지만을 차례차례 점령한 것이지만, 이렇게 단시간에 손쉽게 처리하다니…!
‘그전에 적이 아예 싸울 생각이 없었다.’
점령한 영지들은 애초에 싸울 의욕이 없었거나 사기가 저하되어 있었다.
애쉬의 폭거에 못 이겨 들고 일어난 것도 있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모두 ‘겁’에 질려 있었다.
아마도 얼어붙은 장벽에서 흘러온 소문 때문이겠지.
8만 대군의 패배.
그리고 항복한 자는 살려두지만.
항복하지 않는 자는 가차 없이 죽인다는 소문.
그 두 가지가 로니아군의 사기를 크게 저하시킨 뒤였다.
그 결과로 에론의 혁명군에 크나큰 힘이 되어주었다.
“이대로 로스트로 진격하면 형님을 이길 수 있을지도….”
에론이 슬쩍 말하자 그의 곁에 있던 한스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거기만큼은 지금처럼 쉽지 않을 겁니다.”
이렇게 쉽게 점령할 수 있었던 이유는 어디까지나 애쉬가 강제로 징집한 대상이 백성들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니아의 왕도는 달랐다.
대부분이 정규군이고 귀족의 사병들도 배치되어 있기에 지금 같은 요행을 바라는 건 무리일 터.
‘게다가 마음에 걸리는 건….’
카샤르 크론.
제국 황제가 수도인 로스트에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할 건 여기까지입니다. 성좌님이 편히 올 수 있는 길을 열었으니 저희는 그분이 오시기를 기다리기만 하면 됩니다.”
그때, 지휘실 문을 박차고 병사 하나가 들어왔다.
“에, 에론 왕자님!”
“……?”
“저, 적군입니다! 척후병이 적을 발견했습니다! 그 수는 대략 4만 이상!”
지휘실에 있는 모든 이들의 얼굴이 굳어졌다.
“또한 해골 모양과 쇠사슬이 그려진 국기로 보아선…!”
“…크론 제국…인가?”
크론 제국의 4만이 넘는 노예병이 한스가 점령한 휴벨 영지로 진격 중이었다.
***
카샤르는 육중한 몸을 움직이며 걸어갔다.
그의 손에는 로니아에 반란을 일으킨 자들의 머리가 밧줄처럼 엮여 끌려가고 있었다.
“역시 전쟁은 좋은 거야. 먹을 게 생기고, 돈이 생기고. 무엇보다.”
카샤르는 미소를 짓고 눈앞에 있는 휴벨 영지를 바라봤다.
“새로운 노예들을 구할 수 있잖아.”
그가 있는 곳은 휴벨 영지 앞, 그곳에 진지를 짓고 노예병들이 진격을 준비 중이었다.
“저 모래성 안에는 얼마나 재밌는 장난감들이 있겠는가?”
그저 장난감만 있겠는가?
수년간 자신의 업적에 금이 가게 만든 스팅거 가문의 당주 역시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드디어 만나는구나! 스팅거 백작!! 하하하!!”
카샤르는 웃음을 터트렸다.
“진격이다!”
노예병들이 품에서 포션을 꺼내 마셨다.
“내 노예들이 기다린다!”
광란 버섯을 베이스로 마시면 광폭화하는 효능이 있다.
당연, 그만큼 정신과 몸이 망가진다.
이는 제국의 최고의 병기였다.
“이 카샤르가 이 로니아의 새로운 주인이 되리라!”
제국군이 휴벨 영지를 향해 진군을 시작했다.
***
“모두 옮겨!”
“단단히 묶어!”
얼어붙은 호수를 지나, 가까운 로니아의 영지에 도착한 군대.
로키가 이끄는 군대였다.
“수도까지의 거리는?”
간소하게 마련된 옥좌에 앉아 지도를 확인하던 로키가 옆에 있는 아움에게 물었다.
“6일 정도 걸립니다. 하지만 한스가 있는 전초기지까지는 4일 정도 걸립니다.”
“그렇군.”
서두를 건 없다.
느긋하게 가면 된다.
로니아 왕국은 현재 ‘고립’되어 있으니까.
아스가르드의 힘과 로니아 전국에서 일어난 반란에 타국의 지원도 뚝 끊겼으리라.
‘문제는 크론 제국인가 뭐시긴가 하는 하루살이들이다.’
이들은 철수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맥이 빠지는군.”
로키는 들고 있는 지도를 흔들었다.
그곳에는 한스가 점령한 영지들이 나와 있다.
이 영지를 점령하는데 병력은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반란군과 합류해 병력이 더 늘어났다는 보고를 들었다.
‘영악한 놈. 그래서 더 마음에 들지만.’
로키가 지시한 대로 한스는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덕분에 편히 갈 수 있겠어.’
“이쯤되면 항복하고 찾아올 터인데…. 그런 낌새가 없군. 애쉬, 그놈이 따로 믿는 구석이 있나?”
“그것이…, 크론 제국 때문이 아닌지 싶습니다.”
“크론 뭐시기?”
“네, 그냥 병력도 아닌, 황제가 직접 와 있다고….”
“보고드립니다-!”
그때, 병사 하나가 급히 달려왔다.
그는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죄악의 성좌, 로키 님을 뵙나이다!”
전령은 간단한 예를 올리며 서신을 내밀었다.
한스가 보낸 것이었다.
그것은 구원 요청.
자신을 구해달라는 서신이었다.
***
먹구름이 끼고 습도가 높은 불쾌하기 짝이 없는 날씨였다.
카샤르는 양손을 펼쳐 외쳤다.
“나의 노예들이여-! 진격하라! 나 대 크론 제국의 황제, 카샤르 크론에게 반항한다는 것이 어떤 일을 초래하는지 보여주어라!”
“끼아아아악-!”
“공적을 올린 자에게 자유를 주도록 하지! 크론 제국의 시민으로 신분을 상승시켜주마. 싸워라. 죽여라! 약탈하라-!”
노예들의 눈이 뒤집히고 침이 흘러나온다. 입에서는 알 수 없는 기괴한 음성을 내뱉었다.
“가라! 나의 들개들아!”
포션에 중독된 이들은 이성을 잃은 상태였다.
땀을 흘리며 숨을 거칠게 내쉰 제국 노예병들은 두꺼운 천 옷과 허름한 무기만을 가진 채 휴벨 영지를 향해 전력으로 질주를 시작했다.
“모두 장전…!”
성벽 위에 있던 에론에게 소속된 혁명군들은 활을 겨누었다.
“쏴!”
수백 개의 화살이 달려오는 노예병들을 관통했다.
화살이 노예병의 온몸에 박힌다.
화살에 맞은 노예병이 피를 뿌리며 휘청거리거나 바닥으로 고꾸라졌다.
“끄…끄아아악!”
하지만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음에도 도망치거나 물러서지 않는다.
그들은 광기에 젖어 울부짖으며 달려가 사다리를 바닥에 고정하고 외벽 위로 올라간다.
그들의 뒤집힌 눈과 입에서 흘러나온 괴성에 혁명군은 겁을 먹고 말았다.
“저, 저리 가!”
“돌을 던져!”
혁명군이 외벽 아래로 돌을 던지고 창으로 찔렀다.
노예병의 머리가 깨지고, 피부가 뚫리며 피가 흘렀지만.
노예병들은 결코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창을 찔러온 자들의 창대를 잡고 당겨 외벽 아래로 떨어뜨렸다.
외벽 아래로 떨어진 혁명군은 순식간에 제국 노예병들에게 난도질당하고 만다.
“죽어!”
“이, 이것들 왜 계속 달려드는 거야?!”
노예병들은 검에 베이고, 창에 찔려도 물러섬이 없었다.
마치 좀비처럼 달려들 뿐이다.
머리와 심장을 정확히 꿰뚫어야 노예병들의 기능이 멈춘다는 걸 혁명군은 그제야 알아챘다.
덕분에 겁에 질릴 수밖에 없었다.
“언데드라도 되는 거야?!”
“…적어도 언데드는 미치지는 않았지.”
“……!”
“도망…!”
결국 사기가 꺾여 도망치려던 혁명군.
그런 그들의 사이로 맹렬한 화살 하나가 날아왔다.
콰직-!
노예병의 머리에 화살이 꿰뚫려 외벽 아래로 떨어지며 사다리에 올라오는 동료마저 떨어뜨렸다.
“……!”
혁명군은 갑자기 난입한 병사들을 쳐다봤다.
푸른 눈에 푸른 머리카락, 백색의 갑옷을 입은 아스가르드의 정예 병사들.
그들은 외벽으로 다가갔고, 그들을 지휘하던 한스는 외벽의 상황을 훑어봤다.
“모두 대열을 재정비한다! 궁병은 사다리에 올라오는 녀석만을 집중적으로 공격한다! 겁먹지 마라! 놈들 중 제대로 된 궁병은 없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혁명군에게 내린 명령이었다.
“이놈들 좀비냐?”
“좀비면 어때? 머리통을 날려버리면 그만인데.”
“오…! 벌 떼처럼 몰려드는구먼.”
“개미 떼라고 보는 게 좋지 않나?”
“그런데 위험하기는 하겠는데?”
몰려오는 제국 노예병들을 바라보며 여유롭게 말하는 노드군이었다.
다만, 그들도 긴장한 건지 등줄기에서 식은땀을 흘렸다.
“이거…, 성좌님께서 오실 때까지 버틸 수 있으려나?”
“하? 설마 저런 비리비리한 놈들에게 겁먹은 거냐?”
“후후…, 설마!”
그들은 차근차근 올라오는 제국 노예병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이제야 제대로 된 싸움을 할 수 있겠어.”
“끼아악!”
제국 노예병이 침을 흘리며 달려든다.
번쩍 뛰어오른 노예병이 검을 있는 힘껏 내려찍지만, 그것을 간단히 피한 노드 병사는 그의 상체를 두부를 자르듯 쉽게 베어버렸다.
몸이 위아래로 두 동강이 난 노예병이 외벽 아래로 떨어졌고 노드군은 미소를 지으며 외쳤다.
“모두…! 사냥을 시작하라!”
노드군의 궁병이 외벽 위에 늘어서고 동시에 화살을 활시위에 매긴다.
그들의 목표는 외벽으로 달려오는 제국 노예병.
그들이 손가락에 힘을 풀자 화살들은 정확히 노예병들의 다리를 꿰뚫었다.
다리가 꿰뚫린 노예병들은 휘청거리며 넘어지거나 다리를 절뚝거렸다.
덕분에 놈들은 달려오는 다른 이들의 장애물이 되어주었다.
“대, 대단하군.”
“과연 노드족!”
“앙? 잡담할 시간 있으면 올라오는 녀석들이나 느.긋.하.게 상대하라고…, 이 멍청이들아!”
노드 병사들의 거친 말에 혁명군은 움츠러들면서 올라오는 제국 노예병과 병장기를 부딪쳤다.
밀린다 싶으면 노드 병사가 합류해 노예병들을 제압했다.
체력이 부족한 민병대들은 거친 숨을 내쉬며 땀을 흘리거나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다 일어서기를 반복했다.
그것을 본 한스는 눈을 가늘게 뜬 채 전장의 상황을 일일이 확인했다.
지치는 기색은 보여도 밀리는 기색은 없다. 아직은 말이다.
‘…최대한 시간을 끌어야 한다.’
한스는 노드군에게 내린 명령은 하나였다.
-‘상대를 죽이지 않고 전투 불능 상태로 만들어라. 최대한 시간을 끌어!’
그렇기에 노드군들은 노예병의 다리만 쏘는 것이었다.
물론 노드 병사들의 실력이라면 일격에 죽일 수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너무 쉽게 노예병들을 제압하게 된다.
만약 공격해오는 노예병들이 압도적인 힘에 밀려 전멸당한다면 그것을 본 카샤르가 답답함을 이기지 못해 직접 나설 것이다.
그리고 휴벨 영지는 단 하루, 아니, 몇 시간도 버티지 못하고 함락될 것이다.
어떻게 해서든 황제가 직접 나서는 상황은 피해야 했다.
‘광대나 다름없군. 크론 황제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전력을 낮춰야 한다니… 그래도 시간은 끌 수 있어.’
문제는 그것이 매우 위험한 행위라는 것이다.
병사는 지쳐갈 것이며, 적군은 계속해서 밀어닥칠 것이다.
체력적으로 뛰어난 노드 병사들이라고 해도 죽을힘을 다해 달려드는 적을 일일이 상대하다 보면 언젠가 지칠 것이다.
‘희생이 따르겠지만… 최대한 시간을 끌 수밖에 없어.’
어떻게 해서든 로키가 휴벨 영지로 도착할 때까지 버터야 했다.
‘로키 님께서 올 시간은 4일.’
하지만 서두른다면 최대 3일. 그때까지 버틴다!
***
“이틀 안에 도착한다.”
지휘 막사에 지도를 펼치고 바라보던 로키는 갈고리 같은 손으로 휴벨 영지를 가리켰다.
“이틀. 그 안에 움직여 적을 소탕하고 휴벨 영지로 입성한다. 이의 있는 사람…?”
나흘이 걸리는 거리를 이틀 만에 주파한다.
명백히 무리한 행군이었다.
로키의 말에 이번 로스트 침공에 참여한 아움과 쿠단, 페르는 동의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로키는 붉은 안광을 불태우며 지시를 내렸다.
“그럼, 진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