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became a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111)
성좌가 된 플레이어-111화(111/250)
제111화
“나도 참전하고 싶었는데….”
칸쿤은 아쉽다는 듯 투덜거렸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익숙하지 않은 단상과 그 앞에 있는 소수의 인원들을 바라봤다.
10대 중후반에서 20대 초중반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남녀가 ‘교실’에 앉아 있다.
로키의 주관하에 만들어진 교육 시설.
발할라 아카데미였다.
다만, 그곳에 있는 인원은 기껏해야 7명 정도.
공간에 비해 너무나도 적은 인원이다.
‘…하긴, 노드인이 적으니까.’
육성의 목적으로 인재만 뽑았으니, 사람이 적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교수? 선생님? 그렇게 불리는 자들도 없으니.’
북방에서 교육자라고 할만한 자들이 없는 것도 한몫했다.
강인한 이들은 많지만, 누군가를 가르치는 데는 서투른 것이다.
칸쿤 역시….
-‘남을 가르쳐 봐라.’
…라는 로키의 말에 하는 거였지만,
쉬운 일이 아니었다.
깡통처럼 취급받던 자신이 남을 가르치라니?
그렇게 당황스러울 때는 로키를 처음 대면한 이후 처음이었다.
‘역시 모르겠어!’
칸쿤은 자신이 어떻게 검술을 가르쳐야 할지 몰라 전전긍긍했다.
다만, 드워프 르란은 이런 일에 익숙한 모양이었고, 샐럿 또한 예전부터 이곳에서 온실 하우스를 운영하며 농부들에게 가르쳐 준 경험이 있기에 어렵지 않게 적응하는 모양새였다.
“…샐럿에게 상담해보자.”
덤으로 같이 놀아야지!
칸쿤은 그렇게 생각하며 콧노래를 불며 아카데미를 뒤져보았지만, 샐럿이 보이지 않았다.
“…어디 있지?”
칸쿤이 한숨을 내쉴 때였다.
눈앞에 르란이 지나가는 모습이 보인다.
“르란 님!”
“오! 신녀님 아니십니까?”
칸쿤이 총총걸음으로 르란에게 다가갔다.
“샐럿을 보지 못하셨습니까? 그녀와 함께 이야기를 좀 할까 했는데….”
르란은 칸쿤을 보며 곤란하다는 듯 시선을 피하곤 볼을 긁적거렸다.
“…샐럿 님 말입니까?”
칸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샐럿이 술을 먹고 드워프를 욕하는 거나, 르란이 술을 먹고 엘프를 욕하는 것.
그것만 보더라도 종족 간의 사이는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다.
다만, 르란은 왠지 그녀를 아끼는 듯한 느낌이다.
“네. 요 며칠째 보이지 않아서요.”
“…그분은.”
르란은 망설이다 칸쿤을 쳐다보며 말했다.
“로니아로 향하셨습니다.”
***
시간이 흘러갔다.
하루, 이틀, 일주일, 한 달….
수많은 백성이 고향을 떠나 한 지역에만 계속 갇혀있다.
수도 로스트.
그곳은 감옥과도 같았다.
현 국왕에 대한 민심이 흉흉했으며, 아직도 도시가 포위되었다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도시 전체에 확산되고 있었다.
백성들 모두가 무기를 갖고 있으니 치안이 불안하고, 폭동이 자주 일어났으며, 각종 범죄가 발생했다.
하지만 그것들은 아주 사소한 마찰에 지나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건 바로 ‘식량’과 ‘식수’의 부족 현상이었다.
병력을 지나치게 끌어모은 데다가, 그전 엄청난 보급을 정벌에 사용했으니, 식량과 식수는 동이 난 지 오래였다.
이대로 있다간 폭동만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굶주려 자멸할지도 몰랐다.
그래서 애쉬는 선택했다.
사절단을 보내 북방의 아스가르드에게 항복 의사를 보내고 종주국으로 섬기겠다고.
신성 교단을 적으로 돌리겠지만, 목숨만큼은 부지할 수 있으리라!
그리고 사절단에게서 애쉬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그들도 이 오랜 전쟁에 지쳐 끝을 내고자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오오!”
“그들이 정말 그렇게 말했단 것이오?”
“네, 그들이 화평의 증표로 예물을 보내왔습니다!”
귀족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절단을 보며 희망을 가졌다.
사절단은 자신들이 가지고 온 상자를 가리켰다.
“어서! 어서 열어라! 그들이 보낸 예물들을 보여드려라!”
병사가 나무로 된 상자들을 뜯었다.
금은보화.
찬란한 황금과 은으로 된 장식품.
수많은 동전들.
보석이 수북이 쌓여 있다.
그것이 반짝반짝 빛나며 애쉬와 귀족들의 눈을 현혹했다.
“대단…하군.”
“이건 설마…! 드워프가 세공한 것이…!”
“그게 정말이오?”
귀족들은 기겁하며 줄지어진 상자들을 바라봤다.
그것만 해도 로니아의 5년 치 운영비를 훨씬 넘는 수준이다.
“…이걸 단순히 선물로 보낼 정도로 부귀한 나라란 말인가?”
귀족들은 자신들이 생각한 야만인 국가의 이미지가 전혀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단지 무력뿐만 아니라 문화와 경제까지 발전한 나라였다.
“어, 어디…나도 좀 보자꾸나!”
의심이 많은 애쉬가 왕좌에서 일어나 금은보화가 있는 곳에 손을 뻗었다.
황금이다. 보석이다. 돈이다!
화려하게 빛나는 선물이다!
“하…하하! 하하하!”
애쉬는 웃으며 귀족들을 바라봤다.
귀족들 역시 미소를 짓고 웃기 시작했다.
이 지긋지긋한 전쟁의 끝이 다가왔다!
애쉬는 다시 한번 확인하고자 사절단을 쳐다봤다.
“정말로, 정말로 그들이 ‘전쟁의 끝을 맺겠다.’라고 하였느냐?”
“정말입니다!”
사절단은 다시 확인차 말해주었고 애쉬는 진한 미소를 지었다.
살았다!
화평을 맺는다면 자신의 지위는 어느 정도 보장될 터.
에론이 마음에 걸렸지만, 애쉬 자신도 로키와는 인연이 있었다.
옛정을 생각해 어느 정도의 지위를 인정해줄지도 모른다!
이 정도 부가 있다면 이 나라에서 추방된다고 할지라도 다른 나라에서 백작이나 후작으로 다시 시작할 수도 있다.
애쉬는 상자 속에 손을 집어넣었다. 그 손끝이 상자 바닥에 닿지 않을 만큼 아주 깊다.
엄청난 보물들이었다.
“으아아아아아악!”
그때, 보석을 살피던 신하 중 하나가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다.
애쉬는 의아한 얼굴로 엉덩방아를 찍은 귀족을 쳐다봤다.
귀족은 꼴사납게 기어가며 손가락으로 상자를 가리켰다.
“저, 저게 뭐야!”
“무슨 소리요?”
귀족들이 모여든다. 그리고 그 상자 속을 확인하자마자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섰다.
“왜, 왜 그러시오?”
애쉬는 불안감에 어색하게 웃었다.
“저, 전하! 저, 저것을 보십시오.”
귀족의 말에 애쉬는 입을 다물고 주춤거렸다.
불안한 예감이 귀족이 가리킨 상자를 확인하기를 거부했다.
“그, 무엇 때문에 그러시오? 다, 단순한 상자가 아니오…?”
그때, 애쉬는 자기 손에서 느껴지는 차갑고 촉촉한 느낌에 손을 바라봤다.
‘…피?’
걸쭉한 피가 손에 묻어 있었다.
조금 전 상자에 깊숙이 파고들었던 손에 말이다.
귀족 중 하나가 선물 상자에 다가갔다.
할룸이었다.
할룸은 상자 속을 쳐다봤다.
흥미롭다는 듯 턱을 쓰다듬더니 가차 없이 상자를 넘어뜨렸다.
금은보화가 쏟아져 나오며, 그와 동시에 그 속 깊숙이 숨겨져 있던 ‘머리통’이 쏟아져 나왔다.
신성한 알현실에 죽은 로니아인의 머리가 굴러다녔다.
얼어붙은 호수에서 로키가 거둔 시체들의 것이다.
그중에서 눈에 띄는 머리통.
황제 카샤르의 머리였다.
비참한 죽음을 재현하듯 울부짖는 얼굴을 하고 있다.
입에는 종이가 물린 채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히이익…!”
애쉬가 엉덩방아를 찍으며 뒤로 물러섰다.
그 종이에서 빛이 흘러나왔다.
반투명한 악마의 모습이 드러났다.
“……!”
산양의 머리뼈와 칠흑의 갑주를 두른 악마.
그의 모습에 애쉬는 심장이 멎는 것 같은 착각을 느꼈다.
‘저건…무엇인가? 악마? 악마인 건가!’
애쉬는 로키의 본 모습을 본 적이 없다.
그런 그로서는 눈앞의 존재가 자신을 지옥으로 데려갈 사신의 모습처럼 느껴졌다.
반대로 할룸은 눈을 반짝거리며 손에 힘이 들어갔다.
간접적이라고는 하나, 자신의 주인을 이렇게 대면하게 되다니…!!
『오랜만이로군.』
“……!”
무형의 형성을 한 로키는 주변을 둘러보며 안광을 가늘게 떴다.
『선물을 잘 받았나 보지? 저승으로 가는 종잣돈이다. 뭐, 너희를 죽이고 난 후 다시 가져가겠지만 말이다.』
귀족들은 난생처음 보는 마법과 로키의 위엄 있는 모습에 위축되어 식은땀을 흘렸다.
『이건 예시다. 앞으로 너희에게 있을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지.』
로키가 바닥에 뒹굴고 있는 머리를 가리키자 애쉬를 비롯한 신하들은 입을 다물었다.
로키는 애쉬의 신하들을 쳐다봤다.
『네놈들도 명심하는 게 좋을 것이다. 거역하는 자는 모두 목이 베일 것이며, 투항하는 자는 보복 없이 풀어줄 것이다. 다만….』
로키는 애쉬를 내려다봤다.
『너의 최후는 정해져 있다는 것만큼은 명심하라.』
“……!”
애쉬는 헐레벌떡 일어섰다.
그는 당황한 듯 말했다.
“자, 잠깐…! 어째서…? 아까, 사절단에게는 이 지긋지긋한 전쟁을 끝내겠다고…!”
『그래, 끝이지. 로니아 왕의 죽음으로서 말이다.』
“……!”
『우리가 원하는 건 단 하나.』
로키가 애쉬의 머리를 가리켰다.
『너의 머리다.』
“…….”
로키는 주변의 신하들을 둘러보며 양손을 펼쳤다.
그의 모습이 커지며 대전을 가득 메울 듯 퍼져나갔다.
『너희도 선택하라-! 왕을 포기하고 항복할 것인지, 아니면 왕을 따라 죽을 것인지-!』
신하들은 모두 애쉬를 쳐다봤다.
겁에 잔뜩 질린 모습.
그것을 보자 귀족들은 서로의 눈치를 살피며 주먹을 움켜잡았다.
『왕을 섬기고 명예롭게 죽는 것도 좋지. 걱정은 하지 마라. 그렇게 죽은 자는 호화롭게 장례식을 치러주도록 하지! 하지만 이것만은 알아둬라. 거역은 죽음만이 있을 뿐이다-! 후회 없는 선택이 되기를 바라마.』
로키의 말이 끝나자 영상은 소멸하였다.
빛을 뿜은 종이도 같이 불타며 사라졌다.
“하, 하하…하하하하아아아아아악!”
애쉬는 속이 뒤집히는 듯한 느낌에 비명을 지르며 달렸다.
왕의 대전에서 벗어나 복도를 뛰어갔다.
그는 성채의 끝, 왕궁의 발코니에 도착했다.
먹은 것들이 역류했다.
각종 음식물이 입에서 흘러나오며 악취가 애쉬의 코끝을 괴롭혔다.
‘…아니야. 난 죽지 않아! 괜찮아. 왕도의 장벽이 있는 한, 녀석들은 나를 죽이지 못한…!’
애쉬는 고개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 그는 볼 수 있었다.
로스트를 포위한 군대를.
그 수는 헤아릴 수 없다. 혁명군의 깃발과 아스가르드의 깃발이 휘날린다.
로스트를 빠져나갈 곳 없이 빼곡히 천막이 지어져 있고 공성 병기들이 제작되고 있었다.
완전히 포위된, 완전히 고립된, 완전히 빠져나갈 수 없는…!
용의 아가리 속이었다.
애쉬는 경악한 눈으로 굳어졌다.
겁을 먹고 대전에만 숨어 있던 그는 마침내 현실을 자각하고 무너져 내렸다.
그는 자신이 처형당하는 끔찍한 미래가 그려졌다.
목이 잘리고, 꼬챙이에 꽂히고, 사지가 잘리는 등… 어떻게 생각해도 그가 살아있는 모습은 없었다.
“하…하하하…하하하하!”
애쉬는 미친 듯이 웃었다.
힘이 풀려 그는 발코니의 난간에 손을 올린 채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전하!”
“괜찮으십니…?”
귀족들도 발코니에 우뚝 섰다.
발코니에서 보이는 적의 대군에 그들은 할 말을 잃었다.
그들의 귓가엔 조금 전 전달된 말들이 떠올랐다.
-‘너희도 선택하라-! 왕을 포기하고 항복할 것인지, 아니면 왕을 따라 죽을 것인지-!’
그들의 시선이 무기력한 애쉬를 쳐다봤다.
‘…저런 왕과 최후를 같이하라고?’
‘웃기지 마! 내 유서 깊은 가문이 저런 망나니 왕에게 멸문당할 수는 없어…!’
그들의 눈동자는 더는 군주를 섬기는 신하들 것이 아니었다.
살기 위한 인간의 차가운 눈빛이다.
그들에게 더 이상의 충의는 없었다.
있다고 해도 그것을 내버린 것은 애쉬였다.
‘우리가 살 길….’
‘죽지 않고… 가문이 길이 남을 방법….’
귀족들은 마른침을 삼켰다.
그런 귀족 중 하나가 애쉬에게 다가가 어깨를 잡았다.
애쉬는 멈칫했다.
혹, 귀족 중 하나가 자신을 위로해주기 위해 온 것일까?
그런 희망에 애쉬는 고개를 들어 올렸다.
“히이익!”
해골.
뼈뿐인 리치가 검은 로브를 뒤집어쓴 채 애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에 애쉬는 발코니 난간에 등을 기대며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눈과 코에서는 체액이 흘러내리는 것도 자각하지 못한 채 자신을 내려다보는 존재를 쳐다봤다.
해골의 턱관절이 벌어진다. 그리고 닫치며 말이 흘러나왔다.
“…전하?”
“……?”
애쉬는 눈을 깜박거리자 눈앞에 뼈뿐인 사신은 사라지고 웬 낯선 귀족이 서 있었다.
“왜 그러십니까?”
“아니, 아, 아무것도… 아니…다.”
애쉬는 눈을 비볐다.
정신적인 고통에 환영을 봤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귀족의 말에 애쉬는 아무 말도 못 했다.
귀족은 주저앉은 애쉬의 눈높이를 맞추며 여유롭게 미소를 지었다.
“선택하십시오. 적에게 항복하여 모두를 살릴 것인지, 아니면 모두와 함께 최후를 맞이할 것인지 말입니다.”
“다, 당연한 거 아닌가! 끝까지 왕으로서 적에게 대항할 것이다! 그리고 승리할 것이다…!”
귀족은 발코니 건너편에 있던 군대를 쳐다봤다.
“저들을 이길 수 있단 말입니까?”
“그, 그래! 아니면 도망치면 된다! 군대를 미끼로 쓴다면 나 정도는 피신할 수 있겠지! 그럼 신성 교단의 원조로 다시 일어날 수도…!”
귀족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애쉬의 귓가에 얼굴을 가져다 대며 속삭였다.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고자 또 신하들을 배신하려는 것인가?”
귀족의 눈이 가늘어졌다.
“…나를 죽였던 것처럼.”
“……!”
순간 자신이 죽인 신하, 폴의 목소리에 애쉬는 등골이 오싹해졌다.
그는 급히 귀족을 밀쳐냈다.
“가, 감히 나에게 그따위 소리를…! 네놈은 도대체 누구냐…?!”
“…누구에게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전하.”
“전하 무슨…?”
애쉬는 눈을 깜박였다.
귀족들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 하지만 아까 속삭였던 귀족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애쉬는 이마를 부여잡았다.
“난…미쳐가고 있는 것인가? 하, 하하…하하하….”
“…전하 일단 휴식을 취하시지요.”
귀족들은 애쉬를 부축해 데려갔다.
“…….”
그 모습을 발코니에 혼자 남은 귀족이 쳐다봤다.
그가 입을 열었다.
“…참으로 어리석고도 어리석은 왕이여. 그대는 예전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려는 것인가? 이번이 마지막이다. 너의 최후는 그 누구도 아닌, 내가 정해주지. 네가 신하를 배신하지 않는다면 너에게 안식을 선사할 것이며, 그렇지 않다면….”
그의 눈이 시뻘겋게 타올랐다.
“그대의 소원대로 영원히 죽지 않는 몸으로 만들어주지.”
사라져가는 애쉬의 뒷모습을, 리치가 된 폴이 지켜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