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became a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122)
성좌가 된 플레이어-122화(122/250)
제122화
하림 영주는 노예 병사들이 데리고 온 이들을 노려봤다.
다크 엘프 샐럿과 황태자 카르마.
그 둘을 보며 그들의 신상 정보를 확인하고자 했지만, 그들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었다.
“쳇!”
하림 영주는 혀를 차며 고개를 틀어 시중을 드는 노예에게 말했다.
“검문소에서 이놈들을 통과시킨 경비병이 누구냐? 도대체 어떻게 검문했기에 이놈들의 신상 정보가 없는 거지?”
“그, 그게… 황실과 연이 있는 것으로 보여, 그저 통과시켰다고….”
“내 분명 그 누구든 제대로 된 절차로 신분을 확인하라고 했을 텐데?”
“…….”
하림 영주는 머리가 지끈거렸다.
불타버린 광란 버섯 재배지.
덕분에 생산량과 더불어 거래할 상인들에 대한 신뢰마저 잃게 생겼다.
겨우 이정도 일로 상인들이 등지진 않겠지만, 관리 체계에 대한 불신은 생길 수밖에 없었다.
‘자칫하다간 상인들에 대한 영향력에 금이 갈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하렐 영지의 경제에 지장이 생기며, 대규모 병사 운영에도 문제가 생긴다.
독립이라는 그의 야망에 지장이 생기는 것이다.
이 모든 상황을 만들었다고 판단되는 자들이 눈앞에 있었다. 그리고 자신은 분명히 범인이라 판단했다.
이 둘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하림 영주는 고민에 빠졌다.
‘증거가 부족하다.’
발견된 화살촉은 암시장에 귀족들을 상대로 판매되는 것이었다. 누구든지 가능성이 있었다.
“저기… 괜찮겠습니까?”
시중을 드는 노예도 잘 알고 있는지 조심스레 하림 영주에게 속삭였다.
“확실한 명분 없이 황실과 연이 있는 상인을 건들었다간 다른 상인들마저 등지게 될 겁니다. 무엇보다… 전 경기에서 보지 않았습니까? 저 다크 엘프, 상당한 실력자입니다.”
단지 정황증거만으로 눈앞에 있는 이를 옥죄다간, 상인들의 불신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래서 대회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부상당하기를 원했건만.
일이 틀어졌다.
“괜찮겠지. 증거는 시간을 들여 만들면 된다. 게다가 다크 엘프는 상당한 실력자지만, 투람 어르신의 일격을 몇 번이나 맞았어. 상당히 기력이 쇠약해져 있을 거다.”
그 말뜻은 제압할 거라면 지금이 최적기란 소리였다.
‘하지만….’
눈앞에 있는 다크 엘프는 살려서 어떻게든 손에 넣어야 했다.
단지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투람과 싸워 버틸 수 있는 무력을 지녔기 때문이었다.
이 다크 엘프를 노예로 자신의 곁에 둔다면, 황실도 함부로 손대지 못할 터.
“…얼마 전 나의 광란 버섯 단지가 불탔다.”
샐럿은 경기장을 쳐다보다 시선을 돌려 하림 영주를 쳐다봤다.
“그리고 그 범인을 찾아냈지.”
하림 영주는 검지로 샐럿을 가리켰다.
“네년이, 우리 광란 버섯 재배지를 불태운 것을 알고 있다. 네가 대회 중에 사용한 화살이 불탄 재배지에서 발견되었다.”
그녀가 범인이라면 상인도 이 일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샐럿은 그 말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단순히 건네받은 화살을 사용했을 뿐인 그녀가 시선을 옆으로 돌려 카르마를 쳐다봤다.
그런 다크 엘프의 반응에 하림 영주는 확신했다.
‘역시.’
일이 너무 잘 풀린다.
다크 엘프가 범인이라면 그 죄로 노예로 만들어 두면 되고, 자신을 우습게 만든 저 버섯 상인도 처리하고, 덤으로 바할트를 불구로 만든 마법사까지 얻을 수 있다.
이 대가라면 광란 버섯 재배지 따위 몇 번이고 태울 수 있다.
흡족해하는 하림 영주를 보며, 카르마는 가면 속에서 미소를 지었다.
***
“경기-! 시작합니다!”
콰직-!
“…….”
키메라가 터져버렸다.
투람이 뛰어올라 로키의 바로 눈앞에 나타나 창을 내려쳤다.
쿵-!
강렬한 파공음이 터져나갔다.
창날이 로키의 미간에 닿을 뻔한 순간, 창에 강렬한 충격과 함께 튕겨 나간다.
깡-!
투람의 팔이 크게 휘저어지며 창을 놓칠 뻔했다.
끼이이익-!
창대에서 균열음이 들린다.
부르르르-!
손의 근육이 비명을 지르듯 떨렸다.
투람은 놀란 눈빛을 내비쳤다.
‘보았다!’
이 남자의 첫 번째 경기 때는 다크 엘프에 신경 쓰고 있어 그의 검을 보지 못했었다.
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이 사내의 내지른 맨손을 똑똑히 보았다.
겨우 눈이 쫓을 정도였지만 조금 전 무슨 짓을 벌였는지는 알 수 있었다.
창날 옆면을 후려쳤다.
미쳐 반응하기 힘든 속도. 그리고 자신의 힘마저 튕겨내는 괴력까지.
“네놈.”
투람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인간이 아니구나.”
투람은 힘을 주어 튕겨 나간 창을 다시 회수해 로키에게 휘둘렀다.
하지만 로키는 다른 곳에 시선을 두고 있을 뿐이었다.
무슨 일이지?
로키는 관중석을 쳐다봤다.
관중석에서 경비병들이 카르마와 샐럿을 포위하곤 어디론가 향하고 있었다.
설마 경기 참가자는 관중석에 있지 못 하는 걸까?
그럴 리가. 뭔가 다른 이유가 생긴 거겠지.
로키는 샐럿과 카르마가 귀족들과 상인만 앉을 수 있는 특등석으로 향하는 장면을 보았다.
“……?”
왜 저곳으로 가는 거지?
잠깐의 의문이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로키는 카르마로부터 이곳 크론 제국의 문화를 나름 들었다.
그 문화에 따르면, 활약을 보인 참가자에게 연을 대고자 부른 것이겠지.
그게 아니더라도 상관없다.
샐럿은 이미 회복 포션으로 완치된 상태.
눈앞의 투람이 아닌 이상 그녀를 붙잡기란 쉽지 않을 터.
‘정 위험한 상황이라면 경기를 포기하고 끼어들면 되겠지.’
로키는 관중석에서 시선을 뗐다.
깡-!
로키가 몸을 회전하며 발로 창날 옆을 후려갈긴다.
깡-!
그에 다시 투람은 검을 회수해 휘두른다.
깡-!
수십, 수백의 일격이 날아가고 튕겨 나갔다.
로키는 투람의 공격을 튕겨내며 앞으로 내디뎠다.
투람에게 다가선다.
투람이 입을 열었다.
“네가 어떤 존재이든 상관없다.”
투람은 로키와 시선을 마주한 것을 인지하자마자 등골이 오싹해질 수밖에 없었다.
두려움마저 밀려왔다.
분명 나름대로 자신 있는 일격을 날리고 있다. 근데 상대는 자신과 시선을 ‘마주’하다니?
그게 말이 되는가?
자신의 일격을 ‘보지 않고’ 막고 있다는 뜻이 아닌가?
크론 제국의 황제, 카샤르도 저렇게는 못 했다.
“나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네가 알려다오.”
투람의 표정이 점차 변한다.
어린아이와 같은 웃음소리가 줄어들었다.
무표정.
그가 전투에 몰입하기 시작했다는 방증이었다.
한 자리에서, 한쪽 손에만 창을 잡고 휘두르는 동작이 변화한다.
창의 궤도가 바뀌고, 몸짓이 격렬해지며, 공격 또한 다양해졌다.
쾅-!
쇠를 두들기는 굉음은 이제는 폭발음으로 바뀌었다.
‘창술이라는 걸 써본 지 몇십 년만인지 모르겠구나.’
단순히 창을 잡고 위아래로, 좌우로 흔들기만 해도 모든 적이 분쇄되어 사라졌었다.
샐럿이라는 마왕의 딸과의 전투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평소와 달랐다면, 자신이 자리에서 움직였다는 정도.
그 정도만으로도 투람은 나름대로 만족하고 있었다.
자기 발을 움직인 것만으로도 그 다크 엘프 소녀는 대륙에 이름을 날릴 만큼의 무력을 가졌다는 것과 같으니까.
‘하지만 이 눈앞에 있는 자는 나와 동등하거나 혹은.’
더 강하다.
투람은 창을 휘두르는 것에 집중했다.
주변 사물이 시야에서 사라진다.
어두컴컴한 공간 속에 있는듯한 착각마저 느꼈다.
그 공간 속에선 오직 자신과 싸우는 상대방만이 있을 뿐이다.
‘강해지기 위해 노력했다.’
투람의 공격이 더욱 빨라진다.
창날이 주변의 모든 것을 갈라버리고 파괴한다.
‘90년간 무를 위해 살아왔다.’
자신의 강함을 증명하기 위해, 그 어떤 전장이든 참전하였으며, 그 어떤 인물이든 간에 싸워 투쟁했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자신의 마음은 공허함만이 자리 잡았다.
나름 명망을 떨치던 실력자도 일격에 죽는다. 자신의 무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깨우쳐줄 사람은 대륙 어디를 돌아다녀도 찾기 힘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이 ‘괴물’이 나타났다!
투람의 근육이 부풀어 오른다.
몸속 혈관에 흐르는 피가 빨라지고 마나가 증폭되었다.
‘재밌다.’
몇 차례 합을 나눈 것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
‘재밌어!’
눈앞에 있는 자는 인간이 아닌 다른 ‘무언가’라는 것을!
‘이게 살아 숨 쉰다는 느낌이구나!’
호흡이 거칠어지며 심장이 두근거린다. 가슴이 벅차올랐다.
눈앞에 있는 존재가 인간이든 아니든 무슨 상관인가!
자신은 싸우고 있고 그 싸움으로 살아있음을 느끼고 있는데!
투람은 전율을 느꼈다.
로키가 허리춤에서 검을 뽑았다.
맨손으로 창을 튕겨내고 투람의 거대한 몸에 파고든다.
검을 휘둘렀고, 무형의 검날이 날아들자 투람은 몸을 뒤로 회전하며 그 참격을 피했다.
로키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두 사람은 전투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
“…뭐냐, 저건.”
황태자, 카르마는 동요한 듯 눈동자가 흔들렸다.
자신이 쓴 가면의 이마 부분을 짚은 채, 경기장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야?’
솔직히, 눈앞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보이지 않았다.
그 두 사람의 일격들이 너무 빨라, 눈이 쫓아가지 못했으니까.
세상에… 12인의 영웅인 투람과 동등하게 싸우는 상대라니!?
그런 존재가 이 대륙에 있단 말인가!
‘…설마?’
카르마는 머릿속이 하얗게 물들며 불안감이 밀려왔다.
12인의 영웅을 상대할 수 있는 건 12인의 영웅이나, 혹은 로니아에서 자신의 아버지, 카샤르 황제를 죽인 존재밖에 없었다.
아스가르드의 성좌라 불리는 자.
‘로키.’
북방의 지배자가 12인의 영웅과 싸우고 있었다.
카르마는 가면 속에서 실없이 웃었다.
그는 아버지가 살해당한 직후, 로니아에 첩자를 풀어놓았다.
아스가르드의 신처럼 추앙받는 존재, ‘로키’란 이름이 귀에 들어온 것은 당연한 수순.
심지어는 압도적으로 카샤르를 장난감 다루듯 죽이고, 그 시체를 로니아의 왕에게 경고로 보냈다고 했다.
그런 잔혹한 인물이 지금, 눈앞에 있었다.
‘하, 하하! 이 몸도 상상력이 풍부하군! 그건 말이 되지 않잖아.’
한 나라의 지배자가, 로니아가 섬기며 성좌라고 불리는 이가 적국의 나라에 단신으로 왔다고?
– ‘수도를 찾아갈 생각이다.’
…정확히는 크론 제국의 수도가 목적지라고 했다.
‘…….’
카르마는 망상일 뿐이라고 되뇌었지만, 불길함이 올라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만약 상대가 정말로 아버지를 살해한 범인이고, 아스가르드의 지배자라면, 그런 존재가 왜 크론 제국의 수도에 온단 말인가?
‘침략? 설마 혼자 황도를 공격 한다고?’
그럴 리가 없다. 정신 나간 자신의 아버지도 그런 무모한 짓은 하지 않았다.
그렇담 외교를 위해서?
아니, 그럴 리 없지 않은가!
‘…지금 그걸 생각하고 있을 때가 아니야. 일이 개 같이 꼬여버렸어!’
카르마는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무언가 잘못되었다.
자신은 그저 실력 있는 그들을 ‘이용’해 하림 영주를 칠만한 ‘명분’을 만들려 했다.
한데, 그 대상이 그저 여행하러 온 이방인이 아닌, 한 나라의… 그것도 나라 하나를 몇 개월 만에 정복시킨 강대국의 지배자라면?
그 지배자의 신뢰하는 동료를 미끼로 쓴 것이라면?
그걸 저자가 알면 어떻게 될까?
“…….”
이는 전쟁의 명분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