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became a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126)
성좌가 된 플레이어-126화(126/250)
제126화
며칠 후.
카르마는 황실 회의를 열었다.
거대한 알현실에 황궁에 머물고 있던 수많은 귀족과 상인이 모여들었다.
카르마는 그들에게 아스가르드와의 동맹을 공표했다.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갑자기 동맹이라니요?”
당연히 소란스러워질 수밖에 없었다.
전 황제를 죽인 국가와 전쟁은 못 할망정 동맹이라니?
불과 얼마 전 그가 ‘황제 살해자’인 북방의 지배자를 잡기 위해 군대까지 움직였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들로선 카르마가 미쳤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이 몸의 결정에 반하는 건가?”
귀족들은 거만하게 황좌에 앉아 있는 카르마를 노려봤다.
분명 그의 무력은 뛰어나긴 했으나, ‘인간’의 기준에서다.
그에 반해 그의 아버지는 [신기]를 가진 인간을 초월한 괴물이었다.
그 힘은 가히 숭배받아 마땅한 신앙과 같았다.
그렇기에 제국을 균열 없이 다스릴 수 있었다.
하지만 눈앞에 있는 젊은 황제는 다르다.
아무리 위엄 있는 태도를 보인다고 해도 한낱 인간에게는 반발심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오만한 귀족들은 카르마가 보는 앞에서 대놓고 코웃음을 쳤다.
운이 좋아 황제가 되고, 하림 영주마저 제압했으나, 그래봤자다.
전 황제를 뛰어넘거나 비등한 위업이 없는 이상 이 제국은 금방 분열할 터.
귀족뿐만 아니라 카샤르의 동생들마저 황좌에 있는 그를 올려다보며 비웃었다.
그 자리엔 카르마의 여동생, 샤린도 있었다.
‘…광란 버섯을 없애겠다고 하더니. 지가 약에 취하고 지랄이야!’
샤린은 한숨을 내뱉었다.
드디어 자신의 오빠가 미쳤다고 생각했다.
황제가 되고 나니 벌써 권력욕에 판단이 흐려졌나?
‘어쩌면 정말로 죽여야 할지도?’
제국 분열만큼은 막아야 했다.
샤린은 농담으로 생각했던 것을 진심으로 행동으로 이행해야 할지 망설였다.
알현실에 불온한 기류가 흐른다.
카르마 역시 그 미묘한 기류를 인식했다.
‘아하하! 역시 이건 미친 짓이야!’
저들은 자신을 미친 황제로 보겠지.
응, 맞아. 나는 미쳐있어.
카르마는 키득키득 웃었다.
“황제 폐하. 그들과 동맹이라니. 지금…제정신이십니까?”
통통한 귀족 하나가 걸어 나와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한다.
람마 영주였다.
황도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대도시를 다스리는 귀족으로, 15만 노예를 가진 최고 권력자 중 한 사람이었다.
“아니면…이 자리가 너무 딱딱하여 풀고자 하시는 농이신지요?”
그 말에 귀족들은 웃기 시작했다.
명백히 황제를 비웃고 모욕하는 태도.
이는 즉석에서 참수당해도 할 말이 없지만, 그렇게 되면 람마의 자식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터.
자신을 건들지 못할 거란 생각에 저리 날뛰는 거겠지.
‘오오! 개 같은 놈들. 아버지한테는 바짝 엎드리다 못해 배를 내밀고 개처럼 헥헥 거리더니. 이 몸에겐 아예 짖어대는군!’
카르마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오히려 그 자신만만한 모습에 람마 영주가 멈칫했다.
저 태도는 뭘까?
자기포자기한 걸까? 아니면 믿는 구석이 있는 것일까?
“이 몸이 왜 갑자기 동맹 얘기를 꺼낸 거 같소?”
카르마의 당당한 태도에 람마 영주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황제가 믿는 구석이 있는 건가?’
물론 하림 영주 건은 람마 영주 역시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자신의 야먕은 하림 영주 사건으로 다시 숨겨야만 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자신을 건들 수 있는 수준까지는 아니었다.
15만 노예의 대도시 하나를 적으로 돌릴 정도로 현 황제는 어리석지 않을 터.
“그, 글쎄 모르겠습니다. 혹 진작에 야만족의 나라와 한 패셨던 겁니까?”
“맞소.”
“…뭐?”
람마 영주는 자신도 모르게 짧은 말이 튀어나왔다.
귀족들이 모두 눈을 휘둥그레 뜬 채 멍하니 카르마 황제를 쳐다봤다.
카르마가 입을 연다.
“이 몸은 황태자였던 시절부터 북방의 성좌 로키와 ‘아는 사이’였소.”
카르마의 눈이 커졌다.
“그리고 이 몸이 직접 ‘황제를 죽여달라’ 요청했지.”
샤린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저 미친 오라버니가… 무슨 개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미쳤어?!
샤린은 카르마를 쳐다봤다.
그의 눈엔 탐욕과도 같은 광기가 깃들어 있었다.
‘야망’이 깃든 눈빛이다.
정말로 그는 권력욕에 미쳐있었다.
“……!”
샤린은 입을 다물었다.
그런 샤린을 보며, 카르마는 히죽거린다. 장난기 어린 미소였다.
“하렐 영지 역시 이 몸이 ‘숙청’을 위해 ‘죄악의 성좌’를 이곳 크론 제국에 오게 하였소, 그리고 그 결과는 그대들이 알 것이요.”
샤린은 시선을 돌렸다.
귀족과 상인들의 눈빛이 당혹감에서 분노로 돌변했다.
‘안 돼.’
안 그래도 영향력 있는 귀족과 상인들이었다.
평소에는 사분오열하더라도 저마다의 이익 앞에서는 한데 모여들기 마련.
아마 이 회의를 끝으로 제국은 분열될 것이다.
제국 자체가 불바다가 되는 건 한순간이다.
그 점에 있어서, 말을 걸었던 람마 영주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오히려 그는 냉정함을 되찾았다.
“농이… 지나치십니다.”
지금 황제가 내뱉은 발언은 농담으로 흐지부지 흘려야 할 내용이었다.
명분은 충분하다.
이제 자신의 영지로 가 이번 일에 대해 황제가 벌인 짓을 공표하고, 자신과 마음이 맞는 귀족들끼리 뭉쳐 황제 카르마를 치면 된다.
‘그럼 왕국의 왕이 아닌 이 제국의 황제가 될 수가 있다!’
황족들이야, 그 과정에서 전쟁의 ‘사고’로 모두 죽거나, 혹은 타국으로 ‘도피’하게 되겠지.
그래, 자신이 무사히 이 황궁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말이다.
황제가 진짜로 미쳤다면, 이곳에서 칼부림이 나는 건 이상하지 않았다.
람마 영주는 빠르게 알현실 주변을 둘러봤다.
…황실 조련사 친위대가 보이지 않는다.
반대로, 귀족들의 시중을 드는 노예들은 많았다.
오히려 그 점이 더욱 불안해졌다.
언제 병사가 들이닥쳐 자신들을 죽일지 모르니까.
“아니, 난 농담하는 게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몸의 벗이 지금 이 황궁에 와 있으니까.”
그때, 알현실 문이 열렸다.
귀족들의 눈이 문으로 향하자, 바깥에서 대기 중인 영주들의 병사들이 보인다.
하지만 그들 모두가 굳어져 겁을 먹고 있다.
그런 그들의 정중앙에 한 존재가 걸어오고 있었다.
쿵-!
바닥을 짓밟는 지면이 움푹 파인다.
산양의 머리, 칠흑의 갑옷.
쿵-!
그의 몸에서 검붉은 기백이 흘러나오는 듯하여, 주변 공기를 무겁게 만든다.
쿵-!
오만으로 가득한 그 괴물 같은 존재는 고개를 치켜들며 ‘적진 한가운데’ 당당하게 걸어오고 있다.
“…….”
영주들은 입을 다물었다.
그들은 그동안 대륙과 제국을 강타한 소문으로 싫더라도 북방의 지배자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정보가 눈앞의 인상착의였다.
샤린은 눈을 부릅뜨며 중얼거렸다.
“…죄악의 성좌.”
그녀의 중얼거림을 끝으로, 영주들은 소름이 돋았다.
진짜로 카르마 황제가 북방의 지배자에게 전 황제인 카샤르를 죽이도록 의뢰했단 말인가!
그럼 현재의 황제는 그 정통성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뭣들 하는 거냐!”
람마 영주가 버럭 소리쳤다.
“저, 저자를 잡아! 황제 살해자가 눈앞에 있다!”
우선 해야 할 건 전 황제 살해자의 제거였다.
그 후, 황제 카르마를 공식적인 절차를 밟아 처벌하면 될 터!
‘카르마 황제가 미쳤군! 하지만 이는 곧 기회다!’
람마 영주는 희열을 느꼈다.
“황제 폐하를 시해한 저 죄인을 죽여라!”
명분은 갖추어졌다.
이번 일을 계기로 람마는 반역자를 처단한 영웅이 될 것이며, 더 나아가 아스가르드를 침공할 수 있다.
그 길목에 있는 로니아는 제국 영토가 되겠지.
황제가 될 수 있다는 꿈에 취한 그가 버럭버럭 소리쳤다.
알현실 밖에 있던 병사들이 멈칫 놀라며 람마 영주를 쳐다봤다.
“놈을 죽-!”
콰직-!
검은 뱀과 늑대의 그림자가 람마 영주를 덮쳤고,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크아아아아악-!”
들짐승에게 잡아먹히듯 온몸이 갈가리 찢긴다.
뜯긴 부위는 불꽃이 피어오르며 살점을 태우다 못해 녹여버린다.
“…….”
그 모습에 영주들과 병사들은 움직이지 못했다.
위엄이 흘렀어야 할 알현실은 피바다와 고통 어린 절규만이 울려 퍼졌다.
이윽고 그 소리는 점차 사라져갔다.
“미안하군.”
로키가 고개를 들어 카르마를 쳐다봤다.
“벌레가 앵앵대기에 죽였다.”
“고맙소. 죄악의 성좌여. 마침….”
카르마는 눈웃음을 지었다.
“이 몸에게 짖어대는 죄인을 참수하고자 했거든.”
카르마는 영주들을 보며 말했다.
“혹, 이 몸의 의견에 이의가 있는 자가 있는가?”
알현실 안에 침묵이 감돌았다.
영주들은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었다.
카르마는 그 모습에 광소를 터트리기 시작했다.
그는 얼마 전 로키와의 대화를 떠올렸다.
***
“북방의 지배자와 쭉 한패였으며, 카샤르 황제 시해를 요청했다고 그리 공표해라.”
지금 제정신인가?
그런 거짓을 만들어낼 이유가 뭐가 있단 말인가?
게다가 내가 아버지를 살해한 것으로 만들라고?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는가?”
카르마는 목이 멘 듯 얼음이 떠 있는 차를 마셨다.
“이 제국이 단숨에 수십 갈래로 분열될 공표를 해서 뭘 하겠다고.”
“그럴 리 없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뭐야?”
로키는 고개를 기울였다.
“내가 있다면 제국이 분열하지 않을 테니까.”
“…….”
“이 크론 제국은 지나치게 넓더군. 게다가 영지 하나하나가 경제체계가 잘 갖추어져 있고, 영주들은 각자 야망을 품고 있다. 예전부터 분열되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로키는 다과를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 손가락에 힘을 주자, 과자가 여러 갈래로 갈라졌다.
“하지만 이상할 정도로 반란이 없었지.”
로키는 과자부스러기를 주워 움켜쥐었다.
“카샤르 크론. 압도적인 힘 앞에 그들은 반란을 일으킬 엄두를 내지 못했다.”
“…….”
“그의 잔혹함에 겁에 질려 검을 뽑기보단 아양을 떨기 바빴다.”
로키가 힘을 주었던 손을 펼쳤다.
부서졌던 과자가 뭉쳐져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그런 카샤르 황제를 죽여, 그 효수를 로니아의 전대 국왕, 애쉬 왕에게 보내는 자가 있다.”
감히 황제의 목을 잘라, 어떤 나라의 왕에게 경고 삼아 선물로 주었다.
그 잔혹함에 크론 제국의 귀족들은 치를 떨었다.
“또한 하렐에서 12인의 영웅과 겨루었고, 그를 압도했다.”
황제 카샤르. 파멸자 투람.
12인의 영웅 중 2명이 죽거나 압도당했다.
그 무력은 곧 크론 제국의 반란을 잠재워줄 힘의 근원이 될 수도 있다.
“그런 내가 너의 뒷배에 서겠다고 말하는 거다.”
“…….”
“반란이 일어나면 군대를 파견해주마. 아니면 내가 직접 와서 모든 걸 파괴해주지.”
눈앞에 있는 자는 신인가? 악마인가?
신이라면 축복을 내려주는 거겠지만.
악마라면 달콤한 속삭임으로 저주를 내릴지도 몰랐다.
신이든 악마든 그와의 계약은 참으로 ‘매력적’일 수밖에 없었다.
카르마는 입꼬리가 실룩거렸다.
‘그러고 보니…, 로니아에선 습격한 암살자들을 죽여, 꼬챙이로 만들어 산채로 불태웠다고 했지.’
그리고 그 앞에서 기괴한 음식을 뜯어 먹었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그리고 애쉬 왕조차 창에 꿰뚫어 왕궁 정원에 전시했다고 했던가.’
이는 카샤르 황제보다 잔혹한 성품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그런 광기 어린 존재의 심기를 건들 크론 제국 영주가 있을까?
오히려 그의 존재를 부각할수록, 자신은 반란에 대한 걱정 없이 황제의 삶을 누리게 될 것이다.
그렇담 남매들끼리 피 튀기는 혈투를 벌일 필요도 없다.
그렇게 생각이 미치자, 카르마는 로니아의 현 국왕이 떠올랐다.
에론 왕은 죄악의 성좌를 섬기며, 개종까지 했다고 한다.
‘이거야 원….’
이렇게 되면 마치 자신도 아스가르드의 성좌를 섬기는 꼴이 되지 않은가?
자존심에 금이 가고 굴욕스러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어떻게 하겠나? 카르마 크론. 크론 제국의 황제여.”
“…외교 문건을 작성하도록 하지.”
하지만 그 자존심과 굴욕은 아주 잠깐일 뿐이다.
평생토록 타인에 의한 ‘죽음’에 대한 걱정이 없다면 이보다 달콤한 소원은 없을 터.
카르마는 로키의 동맹을 수락했다.
***
카르마는 영주들을 바라봤다.
모두 두려움에 젖어, 입도 뻐끔거리지 못하고 있다.
자신을 얕잡아 보던 이들이,
같은 영주가 눈앞에서 죽임을 당해도 뭐라 하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이제 자신을 따르는 노예가 될 수밖에 없을 터.
아니라면 모두 꼬챙이가 되어 전시될 운명이었다.
“이거….”
절대권력이 손에 거머쥐는 순간이다.
“기분 존나게 째지네.”
카샤르 황제의 기분을, 카르마는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