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became a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144)
성좌가 된 플레이어-144화(144/250)
제144화
“…천사님이 찾아왔어요.”
로키는 빈민촌의 바닥에 앉아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저도 봤습니다.”
다친 소년의 어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단순 아이들의 말이라면 신빙성이 떨어지지만, 그중 어른이 포함되어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날개가 있었어요.”
그들은 자신들이 본 것을 묘사했다.
“그리고 사람의 형성을 하고 있었고, 말도 했죠.”
그가 유혹도 했어요….
자신을 따라오면 배고픔이 없을 거다.
자신을 따라오면 고통이 없을 거다.
자신을 따라오면 ‘성좌님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라고.
“그 이야기에 몇몇 빈민가의 사람들이 그 존재를 따라갔지만… 다시는 돌아오지 못했어요.”
로키는 매우 흥미로웠다.
랑가 남작이나 병사들에게서 듣지 못했던 이야기다.
빈민촌에는 행방불명된 사람들이 많았는데, 랑가 남작은 매번 있는 일이라 쉽게 넘어갔던 모양이다.
“…제 아이, 론의 친구, 엠마도, 그 ‘악마’에게 잡혀갔어요.”
소년의 어미는 이제 ‘천사’란 표현에서 ‘악마’로 바뀌었다.
“저기… 저 지하수로.”
소년의 어미는 손가락으로 빈민가의 지하수로 입구를 가리켰다.
실수로 발을 헛디딘다면 떨어질지도 모르는 깊은 구멍이 보였다.
“제 아이가 엠마를 데려오겠다고 저기에 갔었어요. 그리고… 악마의 짐승들이 있는 걸 발견했죠.”
로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그리고 시선을 돌려 칸쿤을 바라봤을 때,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칸쿤, 바쁜가 보군. 내가 먼저 가도 되겠나?”
“어?? 자, 잠깐….”
칸쿤이 당황해 로키에게 말하려 했지만, 말이 끊기고 말았다.
“서, 성녀님!”
“성녀님!”
빈민촌의 사람들, 병사들이 칸쿤을 중심으로 모여 있었기 때문이다.
“로키… 훈 님! 도와주세요!”
모두가 무릎 꿇고 기도를 올리고 있다.
“성녀님.”
“…그렇군. 문화가 다르니 표현 방법도 다른가? 신녀가 여기선 성녀인가?”
“……!”
로키가 장난기가 가득한 눈빛으로 자신을 보고 있다.
도와줄 생각이 없어 보이는 모양새였다.
“조, 좀 지나가겠습니다.”
칸쿤이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아가자, 빈민가의 사람들은 화들짝 놀라 모세의 기적처럼 좌우로 벌어졌다.
신성한 분을 감히 더럽힐 수 없다는 몸짓이었다.
칸쿤은 그들의 부담스러운 눈빛에 식은땀을 흘리며, 로키의 뒤를 총총 따라갔다.
“뭔, 뭔가 저분들, 부담스럽습니다.”
“그들에게도 의지할 곳이 필요했겠지.”
전쟁으로 황폐해진 나라다.
중심이 되어 이끌던 성황과 교황이 사라졌으니, 타국의 약탈과 귀족과 성직자의 부패를 막을 자가 없었다.
그들의 횡포에 지친 그들로선 갑자기 나타나 빵을 나눠주고, 치료까지 해주는 로키 일행을 구원자로 착각할 수밖에 없었으리라.
‘하긴, 칸쿤이 선보인 기적이 있으니.’
없던 신앙심마저 생기겠지.
시스템의 스킬 때문일까?
칸쿤은 이 세계의 ‘마법’과는 동떨어진 위력의 스킬을 발휘했다.
‘칸쿤이 게임 캐릭터가 되어가는 거거나….’
로키가 그녀 또한 자신이나 헬가처럼 이 세계의 ‘이질적인 존재’로 바뀌고 있는 걸지도 몰랐다.
“어, 어디 가시는 겁니까?”
멍하니 칸쿤을 쳐다보던 병사들이 물어왔다.
로키는 손가락으로 지하수로를 가리켰다.
“저기.”
“…저기는 각종 오물이 넘치는 곳입니다. 그저께는 폭우가 내려서 지금쯤 넘칠 정도로 물이 가득 차 있을 겁니다. 그런 곳에 들어가시면….”
“위험하다는 건가?”
“…더럽혀지십니다.”
병사들은 칸쿤을 쳐다봤다.
그들이 눈빛이 달라져 있었다.
처음에 경계했던 눈빛과 달리 지금은 성스러운 성물을 본 듯한 눈빛이다.
다만, 수도사의 경우는 오히려 경계심을 보였다.
아직도 자기가 본 것을 믿지 못해 혼란스러워했다.
“네? 더러워지는 거 정도는….”
칸쿤이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시, 신성한 자는 그 몸도 고귀한 몸. 몸이 더럽혀지는 걸 아젤란 성좌님께서는 용서치 않으실 겁니다.”
병사의 말에 수도사가 갑자기 말을 끼어들었다.
“다, 당신은… 성녀 따위가 아니야.”
“…누가 뭐랍니까? 애초에 성녀라고 한 적 없습니다.”
괜스레 기분이 나빠진 칸쿤이 투덜거렸다.
“그럼 가지.”
로키가 지하수로 입구에서 떨어졌다.
칸쿤은 수도사에게 혀를 내밀고 ‘메롱’을 날리곤 로키의 뒤를 따랐다.
“아….”
병사는 그 둘이 지하수로에 떨어지는 걸 보며 뒷말을 이었다.
“…지하수로가 미로 같다는 말을… 전하지 못했는데.”
***
질퍽거린다.
온갖 오물에 의해 올라오는 냄새가 독하다.
“우욱-!”
나름 전장을 겪었던 칸쿤은 비위 면에서는 상당한 내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오물 냄새는 상상 이상의 악취를 뿜어내었고, 간간이 보이는 쥐의 사체들의 부패한 모습은 근본적으로 속을 메스껍게 하기엔 충분했다.
“토할 거 같습니다.”
“참아.”
“…….”
참으로 무심하시다니까.
칸쿤은 투덜거렸다.
로키는 지하수로를 걸었고, 칸쿤은 그 뒤를 따라갔다.
짙은 어둠으로 가득했다.
불빛 하나 없었기에 앞을 분간하기 힘들다.
다만, 로키와 칸쿤에겐 선명하게 보였다.
로키의 붉은 안광과 노드족의 푸른 안광이 어둠 속에서 번뜩였다.
“미로 같습니다.”
“그러게. 설계도라도 있는지 물어볼 걸 그랬어.”
“어떻게 할까요? 다시 올라갑니까?”
다시 올라가기엔 이미 온몸이 오물 범벅이 된 상황.
“영지는 그리 커 보이진 않았다. 흩어져서 찾아보도록 하지.”
“아, 네. 그럼… 저는 이쪽으로….”
칸쿤은 등을 돌려 2개로 갈라진 입구로 향했다.
로키는 앞을 바라봤다.
“음… 뭔가 던전을 탐험하는 느낌이야.”
악취는 좀 나지만.
나름의 낭만을 느끼고 있었다.
***
칸쿤은 걸음을 옮겼다.
지하 하수로의 오물의 깊이는 불규칙적이었다.
분명 지하수로의 설계를 잘못했거나 관리하지 않아서겠지.
걸음을 옮기다 보니, 하복부까지 오던 오물이 무릎까지 내려와 있었다.
‘좀 높은 곳에 올라온 걸지도?’
텀벙… 텀벙…
그때 칸쿤의 귀에 들리는 소리가 있었다.
물장구 소리.
자신의 것이 아니다.
로키는 반대 방향으로 향했으니 다른 이의 것이었다.
칸쿤은 앞을 바라봤다.
“어?”
한 아이가 보인다.
5, 6살 정도로 보이는 작은 소녀였다.
발목에는 족쇄가 채워져 있고, 그 뒤에는 기나긴 쇠사슬이 지하수로의 통로 저 어둠 속에 이어져 있었다.
소녀는 칸쿤을 보자마자 멈칫거리며 겁을 먹고 뒷걸음질 쳤다.
“아! 잠깐, 겁먹지 마! 난… 어….”
칸쿤은 빙그레 웃었다.
“너, 너를 구하러 온 사람이야!”
“구, 구하러 와요?”
소녀가 입을 열었다.
“그래.”
“거, 거짓말. 그 ‘악마’도 구해주겠다고 해놓고 저를….”
“…….”
아! 악마란 존재가 유혹해 데려갔다고 했지?
소녀의 경계심이 더욱 짙어졌다.
칸쿤은 어떻게 할지를 고민했다.
그러다 품속에 빵을 넣어둔 걸 기억해 꺼내 들었다.
“이거 먹을….”
하지만 오물 범벅이 된 음식.
칸쿤은 음식을 뒤로 던져버렸다. 그리고 아이를 어떻게 설득할까 생각하다 생각나는 단어가 있었다.
“론!”
그 말에 소녀가 멈칫했다.
론은 빈민가에서 칸쿤이 치료해준 소년의 이름이었다.
“로, 론을 아세요?”
반응이 있다.
그럼 이 아이가 론이 찾으려 했다던 ‘엠마’란 아이일까?
“응, 응. 어… 나도 론의 친구야.”
아이의 경계심을 풀기 위해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기로 했다.
“그 애가 너를 구해달라고 했어.”
칸쿤은 천천히 소녀에게로 다가갔다.
“그러니 나랑 같이-.”
그때였다.
지하수로의 통로에 검은 불빛이 일렁인다.
번뜩이는 안광들.
그리고.
크아앙!
검은 늑대 무리가 달려와 칸쿤을 덮쳤다.
칸쿤의 푸른 안광이 어둠 속에서 번뜩인다.
성검 부르트강을 뽑아 든다.
신성한 빛이 주변을 밝히며, 고귀한 칼날이 섬광을 뿜어냈다.
서걱-!
늑대들의 머리를 잘라냈다.
그 순간, 아이의 쇠사슬이 팽팽해진다.
“아-!”
그리고 빠른 속도로 아이가 뒤로 끌려갔다.
“엠마!”
칸쿤이 소리치며 그녀를 따라가려 했지만, 검은 짐승들이 날아왔다.
이번엔 박쥐 떼였다.
칸쿤은 검을 휘두르며, 끌려가는 엠마를 따라갔다.
***
로키는 지하수로를 걷다가 멈췄다.
‘길을 잃었군.’
하지만 기묘한 기척이 느껴진다.
그의 앞에 어둠 속에서 번뜩이는 안광들이 보인다.
쿵-! 쿵-!
콰직-!
지하수로의 흐르던 오물이 요동치고,
벽과 천장이 쩍쩍 갈라졌다.
로키가 고개를 들어 올렸다.
좁디좁은 동굴에 고개를 숙인 거인이 보인다.
통통하게 튀어나온 아랫배.
두꺼비 피부처럼 울퉁불퉁한 피부.
두텁고 커다란 손가락을 가진 양손.
뒤틀린 얼굴까지.
트롤.
“오오오!”
뭔가 던전 느낌이 물씬 풍긴다.
트롤이 로키를 내려다봤다.
‘근데 이상하군.’
“이런 작은 도시 지하수로에 이런 괴물이 있는데도 아무도 모르다니.”
하지만 이놈은 천사의 외형과는 달랐다.
“북방에서는 트롤이 아이를 납치해 잡아먹는다는 동화가 있긴 하다만.”
뒤를 보니, 트롤의 뒤편에서 붉은 안광들이 보인다.
오크과 고블린들로 보였다.
희한하게 그들에게 ‘생기’라고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언데드라고 보기에도 애매했다.
그 반대.
‘신성력이 느껴진다.’
이 몬스터들에게서 신성력이 느껴졌다.
참으로 기묘했다.
“너는 이번 사건의 범인이 아닌 모양이구나.”
쿼어어어어어어어어-!
트롤의 괴성에 로키의 까마귀 깃털이 흔들렸다.
“범인의 하수인이겠지.”
로키는 인벤토리에서 대검을 꺼내 들었다.
쿠오오오오오!
트롤이 팔을 들어 올렸다.
천장이 무너져 내린다.
“그럼, 네놈들이 나오는 곳을 향해 가다 보면 범인이 나오겠구나.”
트롤이 팔을 휘둘렀고, 로키는 대검을 위에서 아래로 휘둘렀다.
섬광이 일자로 이어진다.
천장부터, 바닥, 트롤과 그 뒤의 몬스터까지 좌우로 나뉜다.
쾅-!
검은 액체가 로키의 얼굴에 튀었다.
로키는 손가락으로 얼굴에 묻은 액체를 훑어보았다.
‘피는 아니군.’
신성력이 깃든 액체다.
로키의 시선이 눈앞의 시체들을 바라봤다.
좌우로 갈라진 트롤의 절단면 사이로, 매끄러운 검은 액체가 흐를 뿐, 뼈나 장기는 보이지 않았다.
마치 먹물을 빚어 억지로 몬스터 형태를 만든 듯한 신기한 능력.
로키는 흥미가 돋았다.
“너희를 만든 주인이 누구냐.”
로키는 남은 몬스터들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
칸쿤은 짐승들을 베어내며 빠르게 질주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달려드는 짐승들에 엠마를 놓치고 말았다.
칸쿤은 빠르게 질주하며, 동굴의 넓은 홀에 도달할 수 있었다.
칸쿤은 멈칫했다.
검은 공간이었다.
곳곳에는 암반이나 흙이 무너지지 않도록 검은색의 철판을 덧댄 이질적 공간에 도달했다.
그곳에…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발가벗고 있거나 혹은 넝마 차림의 사람들.
형색을 보아하니 빈민가의 사람들이었다.
주변엔 짐승의 유골이 널려있었으며, 가운데에는 제단이 보였다.
그곳에, 조금 전 칸쿤이 쫓던 소녀가 올려져 있었다.
“죄, 죄인을 벌하소서!”
“저, 정화의 의식을….”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며, 제단을 향해 무릎 꿇고 양손을 비비며 기도를 올리고 있다.
“제물을 드시고 노여움을 잠재우소서.”
“저희의 상처를 치료해주소서.”
그들은 누군가에게 빌고 있었다.
제정신이 아니다.
광신도들인 걸까?
그럼 이번 일도 검은 심판자들의 소행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느낌이 달라….”
칸쿤은 몇 번이나 검은 심판자 토벌에 나선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토록 기괴한 장면은 보지 못했다.
‘검은 심판자와는 다른 세력?’
다른 사교도인 것일까?
‘로키 님에게 보고를.’
칸쿤이 뒤로 물러서려고 했지만, 엠마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어 의식용 단검을 꺼내 드는 게 보였다.
“자르자.”
“먹기 좋게 잘게 잘게.”
“……!”
제정신이 아니다!
“설마, 저 아이를 먹으려는 거야?
「맞아.」
칸쿤은 멈칫했다.
허공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다만, 저들이 먹는 게 아닌, 내가 먹는 거지만.」
칸쿤은 고개를 천천히 들어 올렸다.
하늘 높이, 허공에 떠 있는 존재가 보였다.
아니, 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새하얀 날개와 검은 날개가 뒤섞여 있다.
그 날개의 날개짓이, 몸을 허공에 서 있게 만들고 있었다.
아름다운 외모. 남성인지 여성인지 모를 중성적 외모를 가진 존재는 오른손에 창을 쥔 채 칸쿤을 바라보며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너에게서 ‘성좌’의 힘이 느껴지네?」
그리고.
「너는 ‘어떤 성좌’의 종자니?」
의미 모를 말을 내뱉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