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became a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149)
성좌가 된 플레이어-149화(149/250)
제149화
“어?”
샤린의 얼굴이 굳어졌다.
숨결이 닿을 정도로 가까이에 있다.
조금 전 성직자 호위 기사들의 목이 꺾였다.
그 장면을 고스란히 목격한 성직자는 떨리는 눈빛으로 샤린과 천사를 번갈아 보았다.
만약, 저 여자가 자신의 목을 잡아당기지 않았다면, 저 호위 기사들처럼 목이 꺾였을 것이다.
‘…빨…라.’
샤린은 굳어져 있었다.
상대가 흥미롭다는 듯 샤린을 쳐다봤다.
「호오, 내 움직임을 파악했군. 좋은 눈을 가지고 있다.」
말을 하고 있다.
아니, 당연한 건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으니까. 성대도 가지고 있겠지.
하지만….
‘인간이 아니야.’
천사의 눈을 정면에서 주시하니, 몸이 굳어졌다.
상대방의 움직임을 제한하는 무언가가 있는 듯했다.
이윽고, 천사가 손을 뻗어 샤린의 허리를 쥔다.
“어?”
‘몸을… 움직일 수가 없어.’
두려움이 밀려왔다.
「이곳엔 강한 인간들이 많군. 제물로 삼기엔 좋겠어.」
천사는 날갯짓하며 날아오른다.
“자, 잠깐!”
성직자가 샤린의 팔을 움켜잡았다.
천사가 숙소의 벽을 통과할 때였다.
“쏴-!”
쾅-! 쾅-! 쾅-!
천사의 몸에 볼트가 박혀 들었다.
노드 병사들이 발리스타를 이용해 천사의 아랫배를 관통한 것이다.
「끼아아악! 인간 따위가!」
천사가 빠르게 날아간다.
엄청난 속도다.
하지만 치명상을 입었기 때문일까?
조금이나마 몸을 움직일 수 있었다.
샤린은 품에서 단검을 꺼내 들었고, 천사의 볼트가 박힌 아랫배를 향해 쑤셔 넣었다.
천사는 고통에 비명을 지르며 샤린을 숲으로 던져버렸다.
***
짹-! 짹-!
참새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침 햇살에 눈을 뜬 샤린은 눈을 깜빡거렸다.
“…….”
여기는 어디?
그녀의 눈에 보이는 건 새파란 하늘.
나뭇가지들이 부서져 있고, 자신의 밑에는 푹신한 눈이 몸을 바쳐주고 있었다.
그 덕분일까, 높은 하늘에서 떨어지고도 가벼운 찰과상만 입었다.
샤린은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살아 있는… 건가?’
눈이 아니었다면 떨어져 죽었을 것이다.
“…추워.”
샤린은 몸을 떨었다. 주변을 둘러봤다.
“여기는… 어디?”
조난 당했다.
더운 환경에서 살아온 그녀로선 이런 추위는 매우 낯설었다.
아카데미에서 제공한 제복을 받긴 했지만, 오랜 시간 동안 차가운 공기에 노출되니 몸이 절로 떨려왔다.
샤린은 걸음을 옮겼다.
몇 시간을 걸었을까?
하늘에 떠 있던 해가 어느새 떨어지고 밤이 찾아왔다.
더욱 추위가 찾아오고 하늘에선 눈보라가 몰아치기 시작했다.
어둠 속에서 짐승들의 안광과 하울링 소리가 들려온다.
‘그 성직자는 어떻게 된 거지?’
주변을 아무리 찾아봤지만 보이지 않았다.
아마… 낙사가 아니라면 자신처럼 무사하겠지. 대신 공포에 질려 있을 것이다.
‘나, 이대로 얼어 죽는 걸까? 아니면… 짐승의 먹이가 될까?’
낯선 환경과 어둠은 그녀의 마음을 좀먹기 시작했다.
“어?”
추위에 걸음을 옮기던 그녀는 코를 킁킁거렸다.
타는 냄새가 났다.
“…….”
근처에 야영지가 있는 걸까?
어쩌면 천사 토벌대이거나 혹은 수색대일지도 몰랐다.
샤린은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이윽고 그녀는 기묘한 경험을 체험했다.
‘따뜻해?’
일정 지역을 넘어온 것처럼, 기후가 달라졌다.
그녀는 앞을 바라봤고, 낯선 사내가 불을 피우고 있는 게 보였다.
또한 옆에는 자신과 함께 날아올랐던 성직자가 쓰러져 있는 게 보였다.
‘수색댄가?’
그녀는 안도했다. 그리고 성직자 옆에 있는 사내를 쳐다봤다.
흑백발을 가진 젊은 사내다.
주변이 새하얀 눈이 내리건만, 그 사내 주변에는 눈이 내리지 않고 따뜻한 기운만 느껴졌다.
불 때문인지, 아니면 밤의 분위기 때문인지 참으로 신비로웠다.
“저기….”
그녀는 그-.
“도와주세요.”
로키에게 말을 걸었다.
***
‘나의 벗이여! 이 몸의 파병 요청에 응해준 것에 감사하네! 자네의 베르세르크 전사대가 이 땅에서 정말 많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네. 이형의 괴물들을 처리돼가니 영주들이 기뻐하고 있어!’
그것은 크론 제국의 황제, 카르마가 보낸 편지였다.
‘하지만 감당하기 힘든 괴물도 있다네. 이 또한 처리할 수 있을까? 만약 가능하다면… 부탁하고 싶네. 자세한 설명은 이 몸의 사랑스러운 여동생을 보낼 테니, 그녀의 말을 들어줬으면 해. 여동생과 동생들을 잘 부탁하네!’
그건 크론 제국에서 온 파병 요청.
크론 제국 또한 이형의 괴물들로 난리가 난 상태였다.
또한-.
‘어젯밤, 아스가르드의 영토에서 천사가 목격되었습니다. 왕도와 이어진 역참 근처에서 발견된 모양입니다.’
아스가르드에서도 이형의 괴물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로키는 보고를 받고 바로 움직였다.
쿠단을 위시한 토벌대를 구성하여 파견했고 로키는 따로 행동에 나섰다.
우르가르트가 가르쳐준 마법 중 ‘탐색’이 있지만, 특정 인물을 찾을 수 있는 게 아닌, 무언가의 흔적을 찾는 데 치중한 마법이었다.
그렇기에 로키는 습격당한 현장을 직접 쫓으며 숲속을 헤맸다.
그리고 사내 하나를 찾았다.
“컥-….”
온몸이 덜덜 떨며 추위를 느끼는 성직자.
그를 내려다본 로키는 뒷덜미를 잡아끌고 다시 탐색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 주변에선 ‘천사’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날개가 있으니, 어디든 갈 수 있고, 어디든 숨을 수 있겠지.’
설마 천사가 아스가르드에도 침입할 줄이야.
나름대로 바다와 섬의 입구를 감시하고 있지만, 하늘까지 감시하는 건 무리였다.
놈들이 마음만 먹으면 마음대로 침입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놈들을 제대로 사냥할 수 있는 병력을 갖춰야겠군.’
대륙 각국에서 파병 요청이 잇달아 들어오고 있다.
현재 아스가르드에서 천사를 사냥할 수 있는 군대는 쿠단이 이끄는 베르세르크 전사대 뿐.
만약 그들이 자리를 비우게 되고, 아스가르드에 동시다발적으로 천사의 습격이 일어난다면 감당하기 힘들어진다.
“수색대를 파견하긴 했지만, 실종자를 찾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겠군.”
로키는 성직자의 입에 포션을 때려 박고 장작에 불을 피웠다.
늦은 밤이 되었고, 실종되었던 또 다른 인물을 만날 수 있었다.
“저기… 도와주세요.”
로키는 말을 건 여인을 쳐다봤다.
보랏빛 머리와 눈, 건강한 구릿빛 피부.
크론 제국민이었다.
또한 아카데미 제복.
‘그렇군.’
로키는 카르마를 떠올렸다.
“제 1황녀, 샤린 크론인가?”
“다, 다행이다….”
샤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더불어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제국의 황녀로서 최대한 위엄 있게 행동하던 그녀였지만, 이 낯선 땅으로 추방-그녀의 심정으로는-당하고, 조난 끝에 동사하는 게 아닐까 싶었다.
이대로 추위 속에서 죽어 짐승의 밥이 되는 운명이라 생각했거늘.
이렇게 사람을, 그것도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을 만나다니!
“수색대인가요?!”
“뭐, 비슷하지.”
로키의 말에 샤린은 안도하며 그에게 다가가다 멈칫했다.
‘노드인이 아니야?’
푸른 머리카락과 눈동자가 아니다.
그럼… 아스가르드의 수색대가 아닐 가능성이 있다.
‘타국의… 수색대?’
아니면 용병일지도 모른다.
그녀는 경계를 늦추지 않은 채 슬쩍 주변을 훑어봤다.
무기가 될만한 것을 찾는 것이다.
“훌륭하군.”
“…….”
“무턱대고 다가오는 것보단 좋은 태도다. 아스가르드의 치안이 좋다지만, 야만족의 땅이다. 도망친 노예, 도적, 신용이 없는 용병이나 모험가가 판을 치지. 특히, 대륙의 범죄자들도 간혹 들어오기도 한다.”
그들에게 있어서 지치고 무방비한 황녀는 좋은 먹잇감이 되리라.
로키는 품에서 단검 하나를 꺼내 자리에서 일어섰다.
샤린의 얼굴빛이 사색이 되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양손을 올리고 허리를 숙여 싸울 준비를 했다.
크론 제국의 황실에서 맨손 격투기를 배운 그녀다.
‘좀 지쳤지만… 저 남자 하나쯤은…!’
로키가 단검을 던졌다.
‘빨라?!’
샤린은 멈칫 놀라 뒷걸음칠 때였다.
콰직-!
“……!?”
단검이 샤린의 발목 뒤편에 꽂혔다.
샤린은 시선을 내렸고, 바닥에 꽂힌 단검의 눈 사이로 붉게 물드는 것이 보였다.
“어…?”
로키가 샤린에게 다가와 허리를 숙였다.
단검을 뽑아 들자, 하얀 뱀 한 마리가 단검에 꿰뚫려 있다.
“하지만 주변을 둘러볼 줄도 알아야 할 거다.”
“…….”
로키는 단검을 검집에 넣고 샤린에게 던졌다.
단검을 받아낸 샤린이 놀란 눈으로 로키를 쳐다봤다.
“몸을 보호할 무기 정도는 가지고 있도록.”
“…수색대가 맞나 보네요.”
악의를 지니고 있다면 이렇게 무기를 넘겨주지 않을 터.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었기에, 샤린은 멀뚱히 서서 로키를 관찰했다.
로키는 다시 화톳불에 돌아왔다. 그리고 품에서 천으로 감싼 커다란 고깃덩어리와 물이 담긴 물병을 꺼내 들었다.
음식과 식수의 등장에 샤린은 침을 꿀꺽 삼켰다.
그러고 보니, 어제 저녁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막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천사의 습격을 받았으니까.
“배가 고프겠지.”
“…….”
로키가 나뭇가지를 손질했다.
나뭇가지에 고기를 꽂아 화톳불 위에 올렸다.
고소한 냄새가 풍겨온다.
로키가 다 익은 고기 꼬치를 들어 바닥에 꽂았고 그 옆에 물병도 내려놓았다.
그리고 물러나 화톳불 주변에 앉았다.
“먹도록.”
마치 경계하는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는 모습 같다.
그 모습에 샤린은 헛웃음이 나왔다.
자신이 정말로 야생 고양이가 된 기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경계심을 풀었다. 고기와 물병을 들고 로키의 맞은편에 앉았다.
그리고 고기를 뜯어 먹었다.
간이 잘 배인 고기였다. 입맛이 까다로운 샤린은 의외의 맛에 허겁지겁 먹어 치우기 시작했다.
“경계심을 풀었군.”
“…악의를 품었다면 단검을 줄 리 없죠. 구해줄 리도 없고요.”
입에 한가득 음식을 집어넣고 우물거리며 말한다.
샤린은 옆에 있는 성직자를 쳐다봤다.
성국이 몰락한 지금, 옛 노드족을 대하듯, 성직자들은 차별의 대상이 되었다.
그런 성직자가 온몸이 깔끔한 상태로 기절한 듯 잠들어 있었다.
치료뿐만 아니라 보호해주고 있다는 뜻이었다.
‘무엇보다 조금 전 나에게 한 행동.’
상당히 섬세한 배려였다.
샤린은 로키의 얼굴을 자세히 관찰했다.
깔끔하고 잡티 하나 없는 깨끗한 피부다.
‘귀족.’
그것도 가만히 있어도 기품이 느껴지는 분위기.
하지만 귀족이 이런 곳에 있을 리 없다.
그렇담 생각할 수 있는 건 하나다.
‘볼모.’
자신과 똑같이 아스가르드에 끌려온 이일 것이다.
그리고 손이 부족해 수색대로 파견된 거겠지.
‘…게다가 어딘지 친숙해.’
마치 전에 한 번 어디서 만난 적이 있는 것처럼 친숙한 느낌이다.
낯선 곳에서 구조되었다는 안도감.
그리고 자신과 똑같은 입장이라는 공감대.
친근함과 따뜻한 배려심.
그 모든 것이 샤린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리기엔 충분했다.
“저….”
샤린이 조심스레 말을 걸 때였다.
로키가 고개를 들었다.
“왔다.”
로키의 등 뒤로, 무언가 빠르게 날아올랐다.
샤린은 굳어졌다.
천사다.
맙소사, 아직 살아 있단 말이야!?
발리스타의 볼트를 맞고 배가 관통당했다.
게다가 샤린이 그 배때기에 단검까지 깊숙이 찔러넣었다.
그런데 살아서 눈앞에 등장하기까지 했다.
“위험-.”
샤린이 말을 하려고 할 때였다.
로키가 몸을 돌려 손을 뻗는다.
2m에 이르는 체구에 온몸이 단단한 근육으로 이뤄진 괴물에 비하면 로키의 몸집은 그보다 작아 보인다.
샤린이 보기엔 로키의 저항이 무의미해 보였다.
하지만-.
퍽-!
천사가 뻗었던 손이 로키의 주먹에 맞닿는 순간, 소멸했다.
그렇게 착각할 정도로 빠르게 터져 사라져버렸다.
투둑-.
“……?”
샤린은 얼굴에 튄 붉은 액체에 눈을 부릅떴다.
숨이 턱 하니 막혔다.
동요한 듯 눈동자가 떨려왔다.
「뭐냐.」
천사는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했던 모양이다.
그가 고개를 돌려 자신의 손을 쳐다봤다.
「어떻게-?」
단단한 돌벽을 맨손으로 파괴한 천사였다.
평범한 인간과의 주먹다짐에서 소멸해야 하는 건 인간의 손이었을 터. 하지만 자신의 손이 날아가자 등골이 오싹해지며 식은땀이 났다.
이윽고 천사가 로키를 쳐다봤을 때, 그의 손이 뻗어져 나오는 게 보인다.
「네놈 인간이 아니구나-!」
위기감을 느낀 천사가 급히 뒤로 물러서 날개를 펼쳤다.
하지만 로키와 눈이 마주치자, 그의 몸은 굳어졌다.
「잠-」
몸이 굳어진 것은 천사에겐 최악의 상황을 불러일으켰다.
로키의 손아귀가 천사의 어깨를 잡고 짓눌렀다.
콰직-!
어깨가 뭉개지고, 저절로 무릎이 꿇려진다.
천사가 비명을 질렀다.
그 모습에 샤린은 손으로 입을 가렸다.
‘무슨 악력이-!?’
로키의 손이 천사의 날개로 향했고, 날개를 움켜잡았다.
「자, 잠깐, 무슨 짓을 하려는 것이냐!?」
“네가 상상하는 거.”
우드드득-!
로키는 천사의 날개를 쥐어뜯어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