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became a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152)
성좌가 된 플레이어-152화(152/250)
제152화
샤린의 양손에 족쇄가 채워졌다.
그녀의 바로 옆에는 아스가르드 신녀로 칭해지는 칸쿤도 함께 족쇄를 찬 채 뒤를 따르고 있다.
그 두 사람은 넝마와 같은 차림으로, 무역선 갑판 위를 올랐다.
죄수들과 노예들을 실어 나르는 범선이었다.
습한 공기와 함께 곰팡내가 난다.
진한 바닷냄새가 풍겨왔다.
그 두 사람을 보며 크라티안 영지에서 파견 나온 밀항선의 선원들은 굳어져 있었다.
그들은 스리슬쩍 아스가르드의 항구를 쳐다봤다.
‘멀쩡…하다?’
분명 아스가르드에 거대한 해일이 덮쳤다는 소식을 들었다.
하지만 이곳엔 아무런 피해도 없다.
오히려 활기찬 표정을 지은 채 북적이고 있었고, 항구 도시 중앙엔 거대한 나무와 흙으로 만들어진 인간형의 동상이 세워지고 있었다.
‘해일이… 방향을 잘못 튼 건가?’
그게 아니라면 아스가르드에서 해일을 막았다는 건데… 그게 과연 가능한 건가?
크라티안의 선원들은 등줄기가 오싹해졌다.
왜 크론 황제와 영주들이 아스가르드의 눈치를 보는지 알겠다.
크라티안처럼, 정말로 이 아스가르드 섬엔 성좌란 존재가 있을지도 모른다.
“아, 아스가르드의 신녀님과 크론 제국의 황녀님을 뵈어 영광입니다.”
만약 해일로 이 항구 도시가 망가져 있었다면 예의고 뭐고 다 던져버리고 강압적으로 나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눈앞에 살기를 뿜어내며 눈을 부릅뜬 노드 전사들이 있으니, 그럴 배짱도 낼 수 없었다.
선원들은 두 여인의 안색을 살폈다.
둘 다 죽어있는 눈빛이다.
“…….”
당연하겠지.
아스가르드의 평화를 위해 제물로 바쳐지는 거니.
크라티안 선원들은 떠나기 전 노드 전사들 사이에 있는 존재를 쳐다봤다.
특이하게 흑백발이 뒤섞인 머리를 가진 사내가 자신들을 쳐다보고 있다.
머리카락이나 눈동자 색이 그가 노드인이 아니라는 걸 말해준다.
하지만 이자가 바로.
‘노드의 왕.’
노드 전사들이 모두 그를 향해 깍듯이 대했다.
크라티안 선원들은 그를 향해 고개 숙여 인사했다.
“그럼…. 노드의 왕이시여. 불가침 조약을 맺어준 것에 감사를 표합니다. 이에 네토스 전하께서도 분명 좋은 예물을 보내드릴 것임을 약속드립니다.”
그에 노드의 왕이 말했다.
“고마워할 건 없다.”
“네?”
“나중에 직접 만나러 가지.”
“…….”
크라티안 선원들은 식은땀을 흘리며 고개를 숙였다.
이윽고, 밀항선이 출발을 시작했다.
***
“여기로 들어가도록.”
보는 눈이 없자, 크라티안 선원들은 샤린을 대하는 태도가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그 둘을 밀항선의 안, 감옥에 밀어 넣었다.
“얌전히 있도록.”
그리고 문을 닫고 나가버렸다.
크라티안 선원들이 사라지자, 감옥 안은 소란스러워졌다.
“오오! 여자들이 들어왔어!”
“꼴을 보아하니 귀족으로 보이는군!”
“크라티안에 제물로 팔려 가는 건가!?”
“귀족도 별수 없군! 결국 정치적으로 팔려 가는 건 매한가지구만!”
감옥의 죄수들과 노예들이 샤린과 칸쿤을 보며 웃어댔다.
샤린은 그들을 노려봤다.
칸쿤은 뻐근한 목덜미를 잡고 갸우뚱거렸다.
그때, 옆 철창에 갇혀 있던 이가 손을 뻗어 칸쿤의 팔뚝을 잡았다.
죄수는 바다에서 걸린 물고기를 잡아끌어 당기듯 힘을 주었다.
“잡았다! 하하! 어디, 아스가르드의 여자는 어떤 비명을 낼까!?”
감옥이 분리되어 있었지만, 많은 수용자를 태우느라 감옥 간격은 겹겹이 붙어있었다.
죄수들의 손이 닿는 건 쉬운 일이었다.
죄수는 음흉한 표정을 지었다.
오랜만에 여자를 가까이서 본 것에 흥분한 것이다.
“오오! 이 딱딱하고 굵은 살결을 봐! 역시 여자는 뭔가 다르다니까! …응? 딱딱하고 굵어?”
…노드의 여인은 원래 팔이 굵고 딱딱한 걸까?
‘노, 노드인이니 그런 걸지도….’
죄수는 자신이 잡고 있는 노드 여자의 오른팔을 쳐다봤다.
가녀린 어깨너머로, 굵고 단단한 팔이 잡혀 있다.
마치 여자의 몸에 억지로 남자의 팔을 끼워 넣은 인형 같은 모습이다.
“어?”
아니다. 뭔가 뒤틀린 기괴함이 있다!?
“뭐야-? 이건-?! 우욱!”
죄수가 비명을 지르려는 찰나, 그의 입이 굵직한 손아귀에 막혔다.
칸쿤의 ‘굵직한 손’이 뻗어져 죄수의 입을 틀어막은 것이다.
그 모습을 보며, 감옥 구석에 있던 샤린은 공포에 질린 표정을 지었다.
***
로키는 군함의 갑판 위에 올라섰다.
대검을 어깨에 걸친다.
“…북유럽 신화 속에서는 거인족의 왕이 여신 프레이야를 원했지.”
‘우우욱!?’
칸쿤의 손아귀에 잡힌 죄수가 발버둥 쳤다.
손아귀에 잡힌 사내는 너무나도 아파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이에 천둥의 신 토르는 여장하여 거인족을 맞이했다.”
‘감히 내 조카를 향해 음흉한 시선을 보내?’
칸쿤의 얼굴이 와락 일그러진다.
손아귀에 점차 힘이 실리며, 죄수의 머리통이 뭉개지기 시작했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배의 어둠 속에서 흥분한 죄수와 노예들은 환호성을 외쳤다.
“그때 거인족의 왕이 프레이야가 사실 토르였다는 걸 깨달았을 때….”
‘내 조카를 모욕한 죄를, 죽음으로 갚아라.’
콰직-!
죄수의 머리통이 터져버렸다.
목 없는 몸이 바닥에 쓰러졌고, 죄수와 노예들의 환호성이 뚝 멈췄다.
옆에 있던 샤린은 비명을 질렀다.
“어떤 심정이었을까?”
샤린은 칸쿤을 지켜봤다.
그녀의 ‘남자의 손’이 검은 액체로 덮이더니 ‘여자의 손’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참으로 궁금하군.”
한편 로키는 우르가르트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스킬 옵션이 추가되었네. 천사가 가진 능력과 나의 환영 마법을 더했지.’
우르가르트가 로키에게 선사해준 선물.
‘신화 속에서는 프레이야가 토르에게 아름다운 미모를 주는 목걸이를 주었지만.’
‘모습을 ‘변형’할 수 있네. 목소리는 변조할 수 없네. 말을 하지 않는다면 들키지 않을 게야. 다만 약간의 충격을 받으면 변형이 풀릴 수 있으니, 그 점을 주의하게.’
천사의 시체로 추가된 까마귀 탈의 변신 기능.
‘여기선 우르가르트가 나에게 까마귀 탈을 주는군.’
로키는 미소 짓고 앞을 바라봤다.
“나와라.”
로키의 한마디에 파도가 치던 바다가 점차 잠잠해졌다.
이윽고, 바다가 솟구치며 거대한 존재가 모습을 드러냈다.
수많은 촉수가 휘청거린다.
거대하고 꿈틀거리는 머리는 혐오스럽기 그지없다.
바다의 지배자이자 황제라 불리며, 아스토리아 섬의 바닷길을 지배했던 존재.
크라켄.
“밀항선을 쫓아간다.”
로키가 발을 뻗자, 크라켄이 촉수로 그에게 다리를 내어준다.
로키는 크라켄의 머리 위로 올라섰고, 뒤를 돌아봤다.
십여 척의 아스가르드의 군함이 대기하고 있었다.
“크라티안 침공을 시작한다.”
이제 밀항선을 쫓아 바닷길을 알아내면 되리라.
***
크라티안으로 가는 노예 밀항선이 출렁인다.
감옥 안에 있던 샤린 황녀는 자신의 머리를 쥐어뜯으며 감옥 구석에서 눈앞에 있는 ‘신녀’라는 존재를 쳐다봤다.
푸른 머리카락을 가진 아름다운 여자다.
분명 겉모습은 그러했다.
하지만 지금-.
“아 덥다. 더워.”
40대 아저씨처럼 다리를 벌리고 앉아 부채질하고 있다.
목소리마저 굵직한 남자 목소리.
그 기이한 광경에 샤린은 물론, 노예들마저 입을 다물고 그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머, 머리를 일격에 터트렸어!’
‘…노, 노드인이잖아!’
‘아니, 아무리 노드인이라도 그렇지, 사람 머리를 수박 깨듯…!’
‘그전에 원래 노드인은 목소리가 저런 거야?!’
‘…야, 야만족이잖아. 노드족이니 저런 걸걸한 목소리일지도 모르지.’
샤린은 노예들의 속삭임에 욕을 내뱉고 싶었다.
‘현실을 외면하지 마! 아무리 봐도 이상하잖아!’
그렇게 버럭 소리치고 싶지만, 그럴 수 없었다.
샤린도 사실 혼란스러웠다.
눈앞에 있는 자가 진짜 신녀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지만, 모습은 분명 칸쿤이라는 신녀였다.
‘…마법 따위가 아니야.’
마나가 느껴지지 않을뿐더러, 변신이나 환영 마법이 있다고 해도 이렇게 오래도록 변신이 가능할 리 없었다.
그런 마법은 여태껏 대륙에 존재하지 않을뿐더러, 그러한 마법이 있다면 대륙엔 크나큰 혼란이 일어날 것이다.
당연했다.
모습만이라도 영구적으로 변신할 수 있다면, 누군가가 왕의 모습을 하여 나라 하나를 망하게 하는 건 하루 정도면 충분할 터이니.
그만큼 눈앞에 있는 마법을 비트는 기괴한 ‘이능’은 샤린을 소름 돋게 하기엔 충분했다.
‘…왜 오라버니가 성좌를 두려워하는지 알겠어.’
샤린은 이마를 짚었다.
‘아아, 도대체 내가 무슨 일을 겪고 있는 거지?’
볼모로 아스가르드에 팔려 가고, 그곳에서 천사의 습격을 받고, 아스가르드 생활에 적응하나 싶었는데, 이제는 크라티안에 팔려 가게 생겼다.
그것도 기괴한 동행자랑 함께.
쿵, 철컥!
그때, 감옥 문이 열렸다.
크라티안 선원들이 들어섰고, 멈칫 놀라고 말았다.
샤린과 쿠단의 옆, 감옥에 있던 죄수가 머리가 터져 죽어있는 걸 발견했기 때문이다.
얼굴이 창백해진 선원들은 샤린과 쿠단을 보며 뒷걸음질 쳤다.
“너, 너희가 이렇게 한 거냐?”
그 물음에 쿠단은 입을 꾹 다물 뿐이었다.
걸걸한 목소리가 나와서 좋을 게 없다 판단한 거겠지.
“…괴물 같은 놈들.”
샤린은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야, 이놈들을 갑판 위로 끌어내!”
“뭐? 이제 인어들의 바닷가야. 거기 가다간 위험할 텐데?”
“이 녀석들이 봐야지 겁을 먹을 거 아니야? 이 괴물 같은 놈들이 날뛰다간 우리가 감당하지 못해.”
말을 주고받은 선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이 감옥 문을 열고 두 사람을 꺼내 갑판 위로 향하게 했다.
시원한 바닷바람과 짠 내음이 풍겨온다.
짙은 안개와 거친 파도가 눈에 띈다.
샤린과 쿠단은 주변을 훑어봤다.
바다 수면이 얕은지 바위가 바다 위를 뚫고 솟아 올라와 있다.
곳곳에 보이는 것이 암초들이 상당히 분비되어 있었다.
또한 수를 헤아릴 수 없는 난파선이 보였다.
“이거… 뱃길을 알기 쉽지 않겠는데요.”
쿠단의 굵직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샤린은 적응이 되지 않는 듯 신음을 흘려야 했다.
“노랫소리가 들리면 황녀와 성녀의 팔에 쇠사슬을 묶고 돛 기둥에 묶도록. 두 사람이 똑똑히 목격해야 할 거야. 이 바다에서 벗어날 곳이 없다는걸.”
노랫소리?
쿠단과 샤린이 의아해했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귀가에서 청명한 노랫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아아아….]샤린은 멈칫했다.
자신도 모르게 이끌리듯, 멍하니 허공을 보게 되었다.
마력이 담긴 노랫소리였다.
노랫소리가 들리자마자 크라티안 병사들은 귀마개로 귀를 틀어막았다.
어느새 배가 서서히 멈췄다.
선원들이 샤린과 쿠단의 몸을 돛 기둥에 묶었다.
“잘 보도록 해. 너희가 빠져나갈 곳은 없어.”
그렇게 말한 선원들은 긴장한 듯 보였다.
“죄수들을 끌고 와!”
“공양을 바친다!”
크라티안 병사들이 감옥에서 눈과 귀를 가린 죄수들을 끌고 왔다.
그리고 선원들은 자신의 눈을 검은 천으로 가렸다.
대신 죄수의 눈과 귀를 풀었다.
“뭐야? 우리를 왜 이곳에…?”
“이놈들, 눈과 귀를 가렸는데?”
“뭔가 노랫소리가 들리는데?”
죄수들이 의아해할 때였다.
샤린은 볼 수 있었다.
죄수들의 초점이 흐릿해진다.
“뭐지?”
샤린이 의아해할 때, 그녀 역시 머리가 몽롱해지는 걸 느꼈다.
그때, 옆에서 굵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건…. 세이렌의 노랫소리군요.”
…익숙해지지 않아.
쿠단의 목소리에 소름이 돋은 샤린은 제정신을 차렸다.
“사, 세이렌이요?”
그래도 궁금했기에 샤린이 물었다.
“토르센에게 바다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제일 무서운 것이 크라켄이고, 그다음이 뱃사람을 홀리는 세이렌이라고 하더군요. 그 아름다운 노랫소리는 사람들을 현혹하고.”
죄수들이 홀린 듯 한 곳을 쳐다봤다.
죄수들이 걸음을 옮긴다.
눈과 귀를 가린 크라티안 병사들은 그들의 움직임에도 무시했다.
“그 빼어난 미모는 사람을 유혹한다고.”
그리고 죄수들이 배의 난간에서 고개를 내려 바닷가를 내려다봤다.
아름다운 여인이 양손을 펼쳐 손짓한다.
세이렌이 죄수들을 사랑스럽다는 듯 쳐다봤다.
“이리로 와요!”
“저 외로워요. 안아주세요!”
그녀들의 구슬픈 목소리는 사람의 감정을 움직였다.
“아아!”
“내가 그대들의 외로움을 털어내리라!”
죄수들이 바다에 뛰어내렸다.
세이렌이 바다에 허우적거리는 죄수들을 향해 미소 짓고 끌어안았다.
세이렌이 그런 죄수들의 입, 혹은 목에 입을 맞춘다.
죄수들이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차가운 바닷물에 덜덜 떨던 그들의 몸을 세이렌이 따뜻한 온기로 채워준다.
그녀들의 간질간질한 입술과 부드러운 살결은 죄수들에게 쾌락을 느끼게 해주었다.
이윽고 죄수들의 입과 목에 따끔거리는 감각이 느껴졌다.
차가운 바닷물에 감각이 마비되어 있던 죄수들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입이 ‘뜯긴’다. 목이 ‘뜯어져’ 세이렌의 그 작은 입에 가득 담긴다.
세이렌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으응~ 맛있어!”
참으로 감미로운 속삭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