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became a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156)
성좌가 된 플레이어-156화(156/250)
제156화
로키는 창을 휘두르고 칠흑의 짐승을 날리며, 바다의 성좌를 압박했다.
점차 밀리기 시작한 바다의 성좌는 여유로웠던 표정이 무너지며, 점차 초조하고 두려운 기색을 내비쳤다.
“빌어먹을!”
급기야 욕을 내뱉는다.
칼리브는 날개를 펼쳐 하늘로 날아올랐다.
식은땀을 흘리며 로키를 내려다본다.
‘도망칠까?’
상대가 보통이 아니다.
도망치고 난 후, 저자에 대해 알아보는 게 좋지 않을까?
“바다의 성좌시여!”
“칼리브 님!”
“적들을 물리쳐 주소서!”
칼리브는 멈칫 놀라며 고개를 틀었다.
크라티안 궁전에서 리자드맨과 세이렌들이 양손을 펼쳐 그를 향해 소리치고 있었다.
“네 종자들이 너를 칭송하는군.”
칼리브가 시선을 돌려 로키를 쳐다봤다.
그가 바다 위를 걸으며 칼리브를 올려다본다.
“그럼에도 네놈은 도망치려 하는구나.”
칼리브의 눈 근육이 꿈틀거렸다.
마음을 읽힌 것에 수치심을 느꼈다.
“바다의 성좌라는 놈이 바다를 두고 하늘로 도망치려 하다니. 참으로 우습기 그지없구나.”
명백한 비웃음이었다.
칼리브는 모욕감을 느꼈다.
“…어리석은 자여.”
칼리브가 더욱 높게 날아오른다.
“네 발밑이 누구의 영역이라 생각하느냐.”
칼리브는 신성력을 뿜어내며 창을 들었다. 그리고 자신의 몸에 찔렀다.
콰직-!
“……?”
자신의 몸에 창을 찔러?
칼리브의 입에서 피가 울컥 쏟아진다.
“이 몸은 바다의 성좌.”
그녀의 몸이 떨어진다.
바다에 추락했고, 이윽고 바다의 소용돌이에 먹혀 빨려들었다.
“이 바다를 다스리는 자.”
바다가 진동했다.
소용돌이 사이사이에서 뾰족한 송곳이 튀어나왔다.
나선 모양으로 돌기 시작한 뾰족한 기둥들.
그 모습에 로키는 눈을 휘둥그레 떴다.
“이건…?”
이윽고 소용돌이치던 바닷물이 모두 빠져 사라지고 꿀렁이는 끈적한 벽들이 생겨났다.
바닷물을 집어삼키던 구멍.
그것은….
“입이로군.”
괴물의 입속이었다.
쿵-!
크라티안 궁전이 무너져 내린다.
“으아아아악!?”
“사, 살려줘!”
궁전에 있던 제물로 바쳐진 사람들과 리자드맨, 세이렌이 그 거대한 입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빠, 빨리 배에 타세요!”
빨려 들어가는 도중, 샤린이 소리쳤다.
제물로 바쳐졌던 사람들이 배에 탔지만, 배 또한 거대한 구멍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쿠오오오오오오오-!
거대한 생물은 그대로 샤린이 탄 배와 로키마저 집어삼켜 바다 위로 떠올랐다.
거대한 몸이 움직이자, 파도가 일어났다.
그 파도는 더욱 거세져 해일을 만들었다.
“무, 무슨 일이야!?”
군함에 승선하고 있던 크라티안 영지민들은 고개를 돌렸다.
저 멀리, 절벽처럼 가파른 거대한 해일이 다가오고 있다.
“으아아아악?!”
“해, 해일이다!!”
노드 전사들이 소리쳤다.
“빨리 타. 이 멍청이들아!”
영지민들이 군함에 올라탔지만, 도중 작은 파도가 군함을 덮쳤다.
올라타던 영지민들 일부가 대거 바닷물에 떠내려갔다.
군함이 출렁이며 뒤로 밀려갔다.
“모두.”
토르센은 고개를 들었고, 그의 바로 눈앞에 거대한 해일이 보였다.
“충격에 대비하라!”
토르센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노드 전사들은 주변에 몸을 고정할 만한 물건들을 잡았다.
거대한 해일이 그대로 군함을 집어삼켰다.
***
“흐흡!?”
토르센은 눈을 떴다.
숨을 쉴 수가 없다.
토르센은 손가락을 입에 넣었고, 이윽고 바닷물을 토해냈다.
“우에에엑!”
바닷물이 토해지자, 그제야 숨이 제대로 쉬어지기 시작했다.
그는 기침을 내뱉고는 주변을 살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하지만 주변 상황을 제대로 판단하기 힘들다.
해일이 한 번 지나갔기 때문인지, 주변은 뿌연 안개로 인해 눈앞을 제대로 판별하기 힘들었다.
토르센은 휘청거리며 몸을 일으켜 세웠다.
‘파손이 있긴 하지만… 버텼다.’
주변을 둘러보곤 군함이 어느 정도 멀쩡한 것에 안도했다.
‘과연…! 대단하군. 발할의 가공 금속과 드워프들의 조선 기술이 이 정도일 줄이야…!’
그때, 토르센은 서늘한 느낌을 받았다.
짙은 바다의 안개 속에서 시커먼 그림자가 보인다.
‘뭐냐…?’
크다.
아니, 그 말로는 부족했다.
토르센은 살며시 고개를 치켜들었다.
하지만 아무리 고개를 들어도,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검은 그림자는 하늘 높이 솟구쳐 올라가 있다.
“…….”
토르센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꿈틀…꿈틀…
츠츠츠츠측-!
뿌연 안개 속에서 끈적거리는 혐오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서서히 안개 속에서 ‘그 존재’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참으로 흉측한 괴물이었다.
갯지렁이.
머릿속에서 그런 환형동물이 떠올랐다.
등 부분은 갑각류의 단단한 껍데기로 덮여 있고, 배 부분은 끈적거리는 살점들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수를 헤아릴 수 없는 날카로운 다리와 꿈틀거리는 촉수들이 허공에 휘적인다.
높게 치켜든 머리가 서서히 내려오며, 그 거대한 존재의 앞머리가 보였다.
갯지렁이 특유의 톱니 이빨 수백 개가 보인다.
수백 미터 높이에 떠 있는 거대한 머리를 마주한 이들이 마른 침을 삼켰다.
“카리브디스.”
바닷사람이라면 모두가 안다.
이곳에 오기 전, 농담 삼아 로키에게도 했던 말이 있다.
‘그거 아십니까? 바다엔 크라켄보다 더 무서운 것이 있습니다.’
‘그게 무엇이지?’
‘카리브디스입니다.’
바다의 여신으로 알려진 존재.
카리브디스.
전설로만 구전되던 저주받은 괴수.
모든 걸 집어삼키는 바다 괴수이며, 또한-.
거대한 갯지렁이의 입이 벌어진다.
그 출렁이는 혐오스러운 입에서 검은 구멍이 그 모습을 서서히 드러냈다.
그 모습에 토르센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모두… 전속력 대피-!”
-모든 걸 토해냈다.
카리브디스가 먹어치웠던 것들이 모두 뿜어져 나왔다.
***
크론 제국의 황제, 카르마는 서신을 받았다.
아스가르드의 군함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
그렇담 자신도 가만히 있을 순 없었다.
‘…크라티안 영지 건으로 내 영향력이 낮아졌다.’
이대로 가다간 다른 귀족들에게 불신을 심어줄 수밖에 없다.
‘다 된 밥에 수저라도 올려야 해…. 최대한 빨리 움직이는 것이 좋다.’
결국 카르마를 태운 제국의 수십 척의 군함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노예들이 노를 젓고 있을 때, 갑판 위가 소란스러워졌다.
“저게 뭐야?!”
노예들이 비명과 같은 소리를 내질렀다.
“…맙소사.”
카르마의 옆에 감정을 죽이고 호위하던 조련사 친위대도 경악에 물든 목소리를 내뱉었다.
당혹감이 서린 그들의 행동에, 카르마는 갑판 위 옥좌에서 저 멀리 있는 지평선을 바라봤다.
거대한 기둥 같은 것이 솟구쳐 오른 모습이다.
그것은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움직이고 있다.
군함에 타고 있던 모든 이들이 공포에 물들었다.
“…괴, 괴물?!”
카르마는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설마, 저게… 크라티안을 지배하던 바다의 성좌?
단순히 날개 달린 인간이 아니란 말인가!?
카르마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옛 거인들과 처음 조우했을 때가 떠올라 소름이 돋는다.
‘…도망칠까?’
카르마의 눈빛이 흔들릴 때였다.
“해, 해일이 몰려온다!”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다.
괴수가 조금 움직였을 뿐이건만, 작은 물결이 뭉쳐져 해일이 되어 다가오고 있었다.
“…아, 젠장.”
카르마는 해일을 보며 두 눈을 질끈 감았다.
***
카리브디스의 벌어진 입.
톱니 이빨 속 깊은 어둠 속에서 먹어 치웠던 모든 것들이 쏟아졌다.
바다와 함께 침몰한 배와 무너진 건물과 궁전 파편.
그리고 몸속에서 소화되어 반쯤 녹아내린 뼈들.
그 모든 것들이 대포처럼 뿜어져 나왔다.
참으로 끔찍한 토사물이었다.
수백 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갯지렁이가 토사물을 내뱉고 거칠게 움직이자 파도가 일렁거렸다.
아스가르드의 군함이 파도를 맞아 뒤로 밀려나면서도, 결코 퇴각하지 않았다.
“피해를 보고하라!”
갑판 위에 있던 토르센이 젖은 머리를 흔들며 소리쳤다.
노드 전사들은 귀가 먹먹해 제정신을 차리기 힘들었다.
겨우 눈을 뜨고 주변 바다를 훑어봤다.
안개 때문에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다.
안개와 바다에 파묻힌 검은 그림자들이 보인다.
쓰레기 잔해 속에서는 운 나쁘게 침몰한 아스가르드의 군함 또한 보였다.
카리브디스가 뿜어낸 대포 같은 토사물을 피하지 못한 것이리라.
“젠장!”
“모두 헤엄쳐! 가까운 군함에 승선한다!”
바다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노드 전사들도 보였다.
또한, 크라켄으로 보이는 것도 있었는데, 온몸이 축 늘어져 바닷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크라켄이 기절한 모양이다.
토르센은 이를 악물었다.
피해가 상당했다.
노드 전사들은 고개를 들었고, 그들이 바라본 거대한 존재에 할 말을 잃었다.
“저거… 몬스터야?”
“끔찍한 괴수로군!”
수백 미터가 넘는 갯지렁이가 움직일 때마다 바다가 출렁이며 해일을 만든다.
그 갯지렁이는 몹시 괴로운 듯 몸부림쳤다.
「배고프다! 배고파!」
“…옛 바다 이야기가 진짜였나 보군.”
바다의 여신이 있고, 그 여신은 장난삼아 인간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었다고 한다.
그 식탐이 너무나도 심하여, 아젤란 성좌는 그녀에게 저주를 내렸다.
흉측한 모습을 주어, 뱃사람들이 그녀에게 다가가지 못하게 만들고, 또한 그녀가 그 무언가를 먹으면 내뱉게 하는 형벌을 내린 것이다.
그리고 그 옛 뱃사람들에게 전해지던 이야기가 지금, 현실이 되어 있었다.
쿼오오오오오오!
카리브디스가 포효한다.
끊임없는 허기짐에 본체를 바닷속에 잠재우고, 분신으로 양분을 취해왔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끝이었다.
감히 자신에게 대항한 존재는 이미 자신에게 먹혔다 토해졌으니 산산조각이 났으리라.
그렇게 생각했건만.
철컥-!
토르센은 멈칫 놀라며 고개를 틀었다.
군함의 난간을 붙잡은 검은 건틀렛이 보였다.
“후우….”
난간을 넘어온 존재.
“로키 님!”
로키가 오른손에 샤린과 쿠단을 붙잡은 채 군함 갑판에 올라왔다.
‘…아, 돌아버리겠네.’
샤린은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머리가 빙빙 도는 거 같았다.
배에 올라갔지만, 그 배마저 반파 당했다.
저 괴수의 몸 속에 들어가니 수백, 수천 개의 이빨이 회전해, 모든 걸 갈아버리고 있었다.
승선했던 배 또한 마찬가지.
이제 죽겠구나 싶었는데, 로키가 나타나 검은 짐승들로 자신과 쿠단을 감싸고는 보호해줬다.
살긴 살았는데….
‘…우리 빼곤 다 죽었구나.’
제물로 바쳐졌던 이들을 살리지 못했다.
샤린은 한숨을 내쉬며 시선을 돌렸다. 이윽고 굳어졌다.
거대한 갯지렁이 괴수.
그 끔찍하고 흉측한 모습에 속이 뒤집힐 거 같았다.
“우욱-!”
그녀는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이토록 비현실적인 일을 체험하게 되다니!
평범한 일상을 바라던 샤린은 절망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아프군.”
로키는 고개를 기울여 툭툭 머리를 쳤다.
귀에 물을 빼는 듯한 행동을 취하며 카리브디스를 쳐다봤다.
“오호! 굉장하군. 과연, 토르센, 네 놈의 말이 맞았어. 괴수 그 자체로군. 거인들과 비등한 존재들이 이 세계에 존재하다니!”
“…….”
뭐야, 지금 웃고 있는 거야? 보통 저런 걸 보면 무서워해야 하는 거 아니야?
샤린은 로키를 보며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렇군요. 저거… 잡을 수 있습니까?”
옆에 있던 쿠단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고개를 치켜들었다.
그림자 진 거대한 갯지렁이가 먹잇감을 찾아 머리를 돌리는 게 보였다.
그리고 로키를 발견하곤 거대한 아가리를 벌렸다.
로키의 몸을 다시 집어삼키려 하는 것이리라.
“잡아야겠지. 아니면 이곳을 벗어나지 못해.”
로키가 군함의 난간을 잡고 뛰어내려 바다에 떨어졌다.
바다 위를 걷는다.
그의 손에 궁니르가 잡혀 있었고, 바다의 성좌 칼리브였던, 카리브디스를 노려봤다.
“그 모습이 네놈의 제2 페이즈란 거냐?”
로키의 안광이 번뜩이며 눈웃음을 지었다.
“네놈이 거인들과 비교해 얼마나 강한지 시험해 보겠다.”
로키는 창 한 자루만을 든 채 바다 위를 걸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