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became a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157)
성좌가 된 플레이어-157화(157/250)
제157화
로키가 바다 위를 걷기 시작했다. 속도가 빨라지며 질주한다.
황금의 창, 궁니르를 내던졌다.
콰앙-!
대기가 팽창해 터져버린다.
시공간을 꿰뚫을 듯 맹렬하게 날아간 창은 카리브디스의 몸통을 관통했다.
푸욱-!!
‘펑’하는 소리와 함께 커다란 나선 모양의 구멍이 생긴다.
카리브디스가 포효했다.
고통에 몸부림친다.
로키는 그것으로 끝내지 않았다.
그의 갑옷에서 칠흑의 짐승들이 튀어나온다.
“얼마나 버티는지 보겠다.”
그것들은 로키의 손인 것처럼, 주변 바다에 떠 있는 것들을 입으로 물어 들어 올렸다.
궁전의 거대한 돌파편부터.
뾰족하게 부서진 돛대까지.
그걸 던져버린다.
거대한 돌덩이가 카리브디스의 몸통을 강타한다.
크나큰 충격에 카리브디스의 몸이 휘청거린다.
돛이 창처럼 날아들었고, 카리브디스의 배에 꽂혀 고정되었다.
울컥하고 피가 뿜어져 나왔다.
“하하! 붉은색 피를 뿜어내는군.”
로키는 웃음을 터트렸다.
지루함 삶 속에서, 또다시 대등한 존재를 만난 것이다.
“마, 맙소사!”
그 모습을 군함에 타고 있던 크라티안 영지민들이 볼 수 있었다.
갑판 위로 올라온 그들은 로키를 쳐다봤다.
그가 입고 있는 칠흑의 갑옷과 그 몸에서 뿜어져 크기가 자유자재로 변하는 짐승들.
그리고 성스러운 황금의 창까지.
카리브디스에 비하면 먼지만 한 몸체로, 그 거대한 괴수를 상대하고 있다.
설화에서나 나올 법한 장엄한 모습에 크라티안 영지민들은 매료되었다.
“괴, 괴물 놈!”
바다에 있던 리자드맨과 세이렌들이 경악에 물든 눈빛으로 로키를 쳐다봤다.
틈을 봐서 끼어들려 했지만, 그럴 틈이 없었다.
저 작은 존재가 바다의 성좌를 압도하는 현실이 믿기지 않았다.
인간들의 영웅일까?
아니면… 신인 걸까?
지켜보던 모든 이들이 혼란스러웠다.
로키가 바다를 질주하며 뛰어올랐다.
갑옷에서 소환된 짐승의 머리가 카리브디스의 몸통을 물어뜯었다.
물린 부위가 칠흑의 불꽃으로 불타올랐다.
쿼오오오오오오오!
「그만, 그만-!」
카리브디스의 머리 부분에서 고막이 터질듯한 외침이 들려왔다.
“덩치만 커졌지, 강하진 않군. 거인들보다 별로야.”
로키는 요르문간드와 펜리르를 등반 도끼 삼아 카리브디스의 살점을 물어뜯으며 위로 올라갔다.
카리브디스는 로키를 떼어내기 위해 몸부림쳤다.
칼날이 달린 수많은 촉수들이 로키에게 날아들었지만, 로키는 창으로 그것들을 베어냈다.
“…뭣들 하는 거냐? 뱃머리 움직여!”
쿠단이 젖은 까마귀 탈을 털어내고 토르센에게 넘겼다.
까마귀 탈을 받은 토르센이 움찔했다.
“성좌님께서 싸우고 계신다! 구경만 할 것이냐? 성좌님과의 전장이다. 얼빠진 모습 보이지 마!”
“아, 네!”
토르센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바다 사람으로서, 구전으로 내려오던 바다 괴수 사냥.
그것도 카리브디스를, 성좌님과 함께 사냥할 수 있다니!
‘노드 전사로서, 드디어 활약할 때가 왔다!’
“북을 두들겨라! 노래를 불러라!”
토르센이 목이 터져라 외쳤다.
진군의 북소리가 울린다.
돛 위에 있던 노드 전사가 토르센의 신호를 받고 뿔나팔을 불었다.
부우우우우우웅-!
뿔나팔 소리에 다른 군함에서도 그 신호에 호응한 듯 뿔나팔을 불었다.
사방에서 울리는 뿔나팔 소리.
분위기가 고조되었다.
노드 전사들이 긴장하면서도 흥분한 얼굴로 무기를 움켜잡았다.
“하하! 신화 속 괴수 사냥인가!?”
“좋았어! 돌아가서 아들에게 자랑할 수 있겠군. 그놈, 나를 부러워하겠지?”
노드 전사들이 통쾌하게 웃는다.
“머, 멍청이들아!”
새장에 갇혀 있던 세이렌들이 노드 전사들을 질타했다.
“카리브디스 님을 이길 수 있을 거 같아?! 불가능하다고! 도망쳐!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난 살고 싶다고!”
“닥쳐! 잉어 주제에 말이 많네!”
노드 전사들이 발로 새장을 걷어찼다.
노드 전사들도 내심 예민한 상태였다. 하지만 두려워할 필요 없었다.
그들이 누구인가?
수십만이 넘는 와이트 군단과 거인 군단을 막아내고 신성 교단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아스가르드가 아닌가!
“모두 기합 팍팍 넣어!”
“좋아! 좋은 사냥감이다!”
그들에게 있어 로키와 함께 전장을 참전하는 건 크나큰 영광이었다.
“노래하자!”
무엇보다 신화 속에서만 전해지는 괴수와의 싸움은 후대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기엔 충분하리라!
“가자~! 가자~!”
아스가르드의 군함들이 움직인다.
노를 있는 힘껏 젓고, 돛을 펼쳐 바람을 이용해 이동한다.
안개 속을 뚫고 군함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발리스타 준비!”
군함의 갑판에 배치된 발리스타들이 대포처럼 겨누어졌다.
괴수의 덩치는 크다.
그러니, 쏘기만 하면 맞는다!
군함이 측면을 돌며 목표물이 사정거리 안에 들어왔다.
“쏴!”
수십, 수백 개의 볼트가 뿜어져 나왔다.
맹렬히 쇄도하는 볼트들이 카리브디스의 단단한 껍질을 꿰뚫고 파고든다.
쿼오오오오오오오오!
노드 전사들이 석궁을 쏘고 작살을 던진다.
카리브디스가 고통에 몸부림치며 움직인다.
해일이 일어나며, 수십 미터의 파도가 군함을 덮쳐온다.
“들이박아!”
충각이 부딪히는 파도를 꿰뚫고 나온다.
배에 균열음이 들려온다.
“오오오! 위, 위험한데!”
“멈추지 마!”
군함이 앞으로 나아가며 쉴 새 없이 공격을 퍼붓는다.
“좀 더 접근해라.”
그때, 군함의 갑판 위로 쿠단이 나섰다.
그는 군함의 안에 보관해 있던 워해머를 꺼내 들었다.
손잡이가 짧지만, 굵직하고 커다란 무쇠 머리.
묠니르를 꺼내 든 것이다.
그 모습에 노드 전사들이 소리쳤다.
“쇠사슬을 작살에 연결해!”
발리스타의 볼트를 빼고 작살을 넣는다.
“괴수의 몸에 박아 넣어!”
발리스타가 작살들을 뿜어냈다.
작살이 카리브디스의 몸을 꿰뚫고 고정한다.
이에 연결된 쇠사슬을 짓밟고, 쿠단이 달려나갔다.
“오오오!”
그의 마나가 움직인다.
묠니르가 카리브디스의 몸을 향해 휘둘러졌고, 무쇠 머리가 카리브디스의 몸을 강타했다.
콰쾅-!
거대한 몸이 휘청거렸다.
묠니르에서 전류가 흘러나와 번쩍인다.
온몸이 감전된 듯 카리브디스의 비늘들이 터져 나오고, 진득한 핏물이 사방으로 뿜어져 나왔다.
「끼아아아아아아악!」
카리브디스는 머리를 좌우로 흔들었다.
“저, 저쪽을 봐!”
침수한 크라티안 영지에 있던 영지민들이 바다를 가리켰다.
먼지만 한 작은 존재들이 거대한 괴수를 사냥하는 모습이 보인다.
세상에… 저들은 도대체 정체가 무엇이길래 저토록 강하단 말인가?!
크라티안 영지민들은 대재앙에 맞서는 이들을 마주하고 있었다.
***
괴물들!
카리브디스는 몸을 있는 힘껏 치켜세웠다. 그리고 바다를 향해 몸을 떨어뜨렸다.
자신의 몸을 이용해 충격파를 만들어 자신의 몸에 들러붙은 이 거머리들을 털어낼 생각이었다.
그때, 로키가 카리브디스의 머리에 도달했다.
그가 손을 들어 머리를 향해 내려찍었다.
콰직-!
비늘이 깨지며, 그 속에서 피가 뿜어져 나온다.
로키는 마력을 끌어모았다.
그의 손아귀에서 화염이 뿜어져 나왔다가 압축된다.
압축된 화염은 나선으로 회전했고, 그 주변으로 화염이 다시 뿜어지고 다시 압축되어 회전하기를 반복했다.
거대한 몸을 움직이려던 카리브디스는 움찔했다.
머리에서 방대한 마력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자, 잠깐 무엇을 하려는-?」
“터져라.”
압축된 화염이 그 제어가 풀렸다.
콰쾅-!
화염은 순식간에 카리브디스의 몸속을 태웠다.
카리브디스의 혈액을 타고 칠흑의 불꽃이 퍼져나갔다.
이윽고 불꽃은 카리브디스의 전신을 휘저었고, 피 대신 칠흑의 불꽃이 몸 여기저기에서 흘러나왔다.
쿼오오오오오오오!
순간, 카리브디스의 머리가 벌어졌다.
갑각류의 껍질 속, 끈적한 액체 속에 있는 칼리브가 보인다.
체액이 보글보글 끓고 있는 그곳에서 칼리브는 몸부림치고 있었다.
끓는 물에 빠진 물고기처럼 허우적거리며 비명을 질렀다.
“모습을 드러냈군.”
로키가 팔을 짚고 괴수의 머리를 더욱 벌린다.
발을 집어넣어, 안으로 들어간다.
그가 발을 내딛자, 체액이 더욱 끓어오르며 수증기를 뿜어냈다.
「끼아아아악!」
칼리브가 비명을 질렀고, 로키는 양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통을 움켜잡고 힘을 주었다.
「그만, 그만! 나는 바다의 성좌다! 내가 죽으면 이 바다는 혼돈만이 가득할 터!」
“그건 내 알 바 아니다.”
「…이, 이러는 이유가 뭐야!?」
“네놈이 우리를 건드렸으니.”
로키는 칼리브의 머리를 비틀었다.
“그에 대한 대가일 뿐이다.”
그리고 뜯어냈다.
뜯겨나간 칼리브의 입이 벌어져 끔찍한 비명이 사방에 울려 퍼졌다.
바다가 요동치며 물보라가 친다.
군함에 타고 있던 노드 전사들.
그리고 바다에 있던 리자드맨과 세이렌들은 볼 수 있었다.
바다의 성좌 카리브디스가….
그 거대한 몸체가 으스러지며, 쓰러지는 모습을.
바다의 지배자이자, 해일의 일으키는 권능을 가진 성좌의 말로였다.
***
“…이 대륙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신성 교단이 무너진 날.
신앙은 사라져 갔다.
그에 따른 심판이라도 내리는 것일까?
대륙에는 크나큰 혼란이 일어났다.
왕국마다 서로 갈등을 빚고, 의심하고 시기하며, 서로 싸우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그런 혼란스러운 나라일수록 ‘천사’라는 존재들이 나타났고, 그에 따라 천사들을 섬기는 사교도들도 판을 치기 시작했다.
크론 제국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자칭 성좌라 칭하는 자가 나타난 것과 그 성좌가 압도적인 힘을 가지고 있을뿐.
하지만 그런 존재라도 아스가르드는,
대자연을 조종하는 권능을 가진 존재를 상대로 승리했다.
“…도대체 어떻게 잡은 거야?”
크론 제국의 군함을 탄 노예들과 제국 병사들의 시야에 잡힌 것.
수백 미터에 이르는 거대 괴수다.
바다에 떠 있는 몸체만 해도 그 정도이건만,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닷속에 잠긴 몸체까지 더한다면 그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도저히 감도 잡을 수 없었다.
괴수의 영향 때문일까?
하늘은 시커먼 먹구름이 가득했고, 비가 내리며, 파도는 거칠게 몰아쳤다.
바다마다 작고 큰 소용돌이가 치고 물기둥이 솟아 하늘로 올라갔다.
바다에 혼돈이 찾아왔다.
뱃사람들은 밧줄을 잡고 파도와 소용돌이, 물기둥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 애를 썼다.
그러면서도 괴수의 시체를 쳐다봤다.
“이걸 아스가르드가 잡았다는 거야?”
검게 탄 괴수의 몸에는 볼트와 작살이 곳곳에 박혀 있다.
얼마나 치열하게 싸웠는지를 보여주는 듯하다.
다시 한번 아스가르드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뼈저리게 느끼는 제국군이었다.
그리고 그런 아스가르드와 동등한 입장에서 동맹을 맺었다는 것에 제국군은 큰 자부심을 느낌과 동시에 카르마 황제의 현명함에 감탄했다.
“대단하십니다! 황제 폐하! 아스가르드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감조차 잡질 못했건만, 설마 이 정도 힘을 가지고 있을 줄이야!”
“황제 폐하의 현명한 선택으로, 저희 크론 제국엔 간악한 반란 세력과 더불어, 대륙의 왕국들에게 우리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려주게 되었을 것입니다. 저희 크론과 아스가르드에 대항하는 자는 어떻게 될지를 말이죠!”
크론 제국에 위기가 닥치자, 다름 아닌 아스가르드가 움직였다.
아스가르드의 본토가 해일에 공격당했다는 소리는 있었지만, 크론 제국의 시찰단이 갔을 때는 항구 도시는 멀쩡한 상태였다.
그러니, 아스가르드가 움직이게 된 계기는 크론 제국의 위기 때문이리라.
카르마 황제의 요청에 따라, 북방의 지배자가 직접 나서서 반란군을 토벌하고 바다의 성좌를 죽임으로써 제국을 구해준 것…. 그것이 제국 귀족들의 생각이었다.
다시 한번 카르마 황제의 뒤에는 아스가르드가 있다는 걸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이 얼마나 현명하신 선택이셨습니까!”
자신을 얕잡아보던 귀족들이 한껏 카르마 황제를 치켜세웠다.
사실 귀족들도 내심 제국의 균열에 불안과 야욕을 품고 있었다.
반란으로 인해 제국이 혼란스러울 때, 황제의 영향력이 떨어지기를 바랐지만, 아스가르드가 나섬으로써, 황제의 영향력은 더욱 커져만 갔다.
그들의 달콤한 말에 카르마 황제는 목에 힘을 주었다.
“이 몸의 벗이 나의 요청을 들어주었구나. 그에 따른 보상을 전해야겠지.”
‘…이런 쓰벌.’
카르마는 한껏 목에 힘을 주며 말했지만, 사실 그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거인과의 전쟁 때도 그랬지만, 이 아스가르드라는 나라는 좀처럼 그 힘의 끝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힘들었다.
움직이는 거대 요새뿐만 아니라, 움직이기만 해도 해일을 일으키는 거대한 괴수를 상대로 사냥에 성공하다니.
게다가 그 괴수가 뱃사람들에게만 알려진 바다의 여신 카리브디스라는 점이 카르마의 간담을 더욱 서늘하게 만들었다.
만약 카리브디스가 정말로 여신, 즉 바다의 성좌라면, 로키는 그런 바다의 성좌를 사냥했다는 말이 된다.
‘…정말로 바다의 성좌였을까?’
그런 의문도 들었지만.
카르마는 갑판 위 옥좌에 앉은 채 바다에 펼쳐진 광경을 바라봤다.
혼돈이 가득한 바다.
바다를 다스리는 성좌가 죽으니 찾아온 재앙들이다.
‘성좌를 죽였다.’
그 여파가 이제 곧 대륙에 널리 퍼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