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became a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160)
성좌가 된 플레이어-160화(160/250)
제160화
샤린은 그 둘에게 다가가려 할 때였다.
“크론 황녀!”
샤린은 고개를 돌렸다.
시선을 돌린 곳엔 여자 생도들이 보인다.
하나 같이 성복 형태의 아카데미 제복을 입고 있다.
신성 교단 소속의 생도들이다.
그녀들을 본 샤린은 안도했다.
혹, 자신과 함께 파티를 짤 생각인 걸까?
그럼 다행이었다.
하지만 샤린의 생각과 다른 답변이 흘러나왔다.
“네가 가진 보급품, 모두 내놔.”
“……”
샤린의 시선이 여자 생도들 뒤로 향했다.
그곳엔 보급품이 빼앗겨 몸을 떨고 있는 다른 생도들이 보인다.
그들 중 일부가 결국 포기를 선언했다.
샤린은 시선을 돌려 감독하고 있는 칸쿤을 쳐다봤다.
그녀는 무심한 얼굴로 쳐다만 볼 뿐, 이 상황에 끼어들지 않았다.
‘지금부터 3인 파티를 맺고 팀으로 행동하십시오. 팀 이외에는 모두 경쟁자, 적으로 보십시오.’
‘부족한 물자는 알아서 채우시길…. 저희는 간섭하지 않겠습니다.’
“아하!”
결국 이런 이유로 그 말을 내뱉은 거였나?
자신의 팀 이외의 것들을 빼앗아 사용하라는 거겠지.
‘역시 노드인들의 훈련 방식은 다르네.’
보급마저 서로를 약탈해야만 채울 수 있다니.
“싫은데요? 오히려….”
샤린은 고개를 치켜들었다.
손가락으로 그녀들이 가진 짐가방을 가리키며 미소 지었다.
“당신들이 가진 것들, 제가 가져가겠어요. 명령입니다. 좋게 말할 때 가져오세요.”
여자 생도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잠시 후….
화톳불 앞에 있던 노드인, 로키는 고개를 들었다.
그의 앞에 한 여인이 서 있다.
잔뜩 헝클어진 머리와 얼굴은 얻어맞은 듯 붉게 달아올라 있고 입술엔 피가 흐르고 있었다.
손에는 짐가방 4개가 들려 있다.
그녀는 당당한 얼굴로 그와 그 옆에 있는 성직자 사내에게 말했다.
“같이 팀 맺을래요? 보급물자도 상당히 많아요. 나눠 드릴게요.”
“…그러지.”
샤린은 미소 지었다.
“고마워요. 몸 좀 데울게요.”
샤린의 말에 노드인은 그녀를 보지도 않은 채 무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쪽은요?”
샤린은 고개를 돌려 성직자 사내에게 동의를 구했다.
물론, 거절한다고 해도 무시하고 몸을 데울 생각이지만.
“젠장, 크론 황녀잖아. 또 너야?”
“왜요. 불만인가요? 천사로부터 구해줬는데, 그때 빚 잊은 거 아니죠?”
성직자는 혀를 차곤 시선을 피했다.
“마음대로 해.”
예전 생명의 빚 때문인지, 그녀를 차갑게 대하진 않았다.
로키의 좌우로 샤린과 성직자가 부대꼈다.
로키가 가만히 화톳불을 바라볼 때였다.
그의 등 뒤로 무게감이 느껴진다.
샤린과 성직자가 멈칫 놀라며 로키의 등 뒤에 있는 인물을 쳐다봤다.
“뭐지.”
로키의 말에, 그의 등 뒤에 등을 맞댄 이가 배시시 웃었다.
“아, 저도 추위 좀 견뎌내려고 말입니다!”
칸쿤이었다.
그녀는 해맑게 웃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싫으십니까?”
“마음대로 해라.”
칸쿤은 고개를 끄덕이며, 로키의 등 뒤를 맞댔다.
밤이 지나간다.
“…젠장, 더는 못 참아!”
“이러다 추워 죽어!”
결국 샤린에게 시비를 걸다 보급품을 빼앗긴 여자 생도들이 포기를 선언했다.
***
“…….”
낙오자들.
보급품을 받고 대열을 이탈한 생도들은 이를 악물었다.
추위와 굶주림. 그리고 밤의 어둠에 의해 마음이 좀먹혀, 결국 포기를 선언했다.
따뜻한 모피와 모포를 덮고 수프를 마시고 나자, 여자 생도들은 후회감이 밀려왔다.
신기라는 축복을 받을 기회를 놓치고 만 것이다.
그들은 절망 어린 표정으로 산악지대를 내려가고 있었다.
“…신기를 받을 수 없는 걸까요?”
“허, 허! 그까짓 게 뭐라고! 이 사교도 집단들에게 아양까지 떨어가며 축복을 받아 봐야 좋을 게 없어요!”
신성 교단 소속의 여자 생도들이 불만을 토해냈다.
그 크론의 황녀에게 보급품만 빼앗기지 않았어도 이따위 추위, 견딜 수 있었을 텐데!
“애초에 우리 성국이 망한 이유가 이 아스가르드 때문이잖아요. 아무리 가문을 위해서 팔려 왔다고 해도… 적국을 위해 군 복무를 지내야 한다니…. 그건… 좀… 아니잖아요….”
그녀들이 불만을 터트리다 못해 서러움에 흐느끼기 시작했다.
“근데… 우리, 어디로 내려가야 하는 거죠?”
중간중간마다 노드 전사들이 배치되어 있어, 길을 안내해주었건만.
산에서 어느 정도 내려왔을 때, 노드 병사들이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여자 생도들은 불안해졌다.
혹 길을 잃어 조난 당하는 게 아닐까, 하고.
“어이! 여기다. 여기!”
그때, 옆 숲속에서 횃불이 보였다.
“아, 저기인가 봐요!”
여자 생도들은 횃불이 비치는 곳으로 향했다.
그들이 걸어갔고, 이윽고 횃불을 흔드는 사내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눈앞의 사람을 확인한 그녀들은 굳어질 수밖에 없었다.
“어서 오도록. 길을 잃은 어린 양이여!”
검은색 성복을 입은 사내들.
그 주변엔 길 안내를 해줄 노드 전사가 죽어있었다.
여자 생도들은 공포에 질렸다.
그녀들은 이들이 누군지 잘 알고 있었다.
탐욕에 의해 타락하여 아젤란 교리를 배반한 자들.
“잠시, 너희가 도와줬으면 하는 게 있다.”
사교도.
검은 심판자들이었다.
***
아스토리아 섬 출신인 토르센.
그는 군함을 타고 해양 주변 순찰을 맡았다.
‘오빠, 나 베르세르크 소속이 됐어!’
카렌이 베르세르크 전사대 소속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고양이 수인임에도, 사자 투구를 쓰며 좋아하던 여동생이 떠올랐다.
아스가르드에서 대대로 천사 토벌을 위한 군대를 육성하기 시작했고, 카렌은 그에 지원하여 쿠단이 속한 베르세르크 전사대 대원이 된 것이다.
그때, 토르센도 지원하려 했지만, 아쉽게도 거절당했다.
‘우리에겐 해군이 필요해. 토르센, 네가 그 일에 제격이다.’
대신 로키의 명령하에 토르센은 해군을 맡은 총지휘관으로서 막중한 업무를 맡았다.
어떻게 보면 상당한 권력층에 올라가게 된 셈이다.
‘뭐, 나쁘지는 않지.’
덕분에 바다의 성좌를 사냥하는 위업을 달성하지 않았는가?
아스토리아 섬에 있는 아버지가 그 소식을 들었다면 크게 기뻐할 것이다.
뎅-! 뎅-!
토르센은 군함 갑판 위에서 고개를 돌렸다.
얼어붙은 섬 해안가에서 노드 전사들이 손에 있는 종을 울리며 깃발을 흔들고 있었다.
무언가를 발견했을 때 알리는 신호였다.
군함은 해안가에 도달했고, 토르센은 사다리를 내려 해안가로 내려왔다.
첨벙!
물소리가 나며, 얼음이 둥둥 떠다니는 바닷가에 착지했다.
토르센은 다리를 움직였다.
해안가에 도달하자 노드 전사들이 그에게 묵례했다.
“무슨 일이지?”
“…침입자의 흔적이 있습니다.”
“침입자? 맙소사! 우리가 놓친 게 있다고?”
아스가르드에서 역병 테러가 있고 난 뒤, 아스가르드는 해역 부분의 치안을 강화했다.
하지만 모두 감시할 순 없는 노릇.
빈틈을 파고들어 들어오는 이들이 있기 마련이었다.
그런 이들을 잡아내던 것이 토르센이었다.
자신이 있는 해안가 근처는 분명, 침입자가 없을 거라고 확신했건만….
‘내가 놓친 곳이 있단 말인가!’
“배로 침입했나?”
토르센의 물음에 노드 전사들은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 다.
“그게… 그런 것 같지 않습니다.”
“……?”
노드 전사들의 시선이 해안가에서 숲속으로 향하는 곳을 쳐다봤다.
그곳엔 발자국들이 찍혀 있다.
분명 없애려고 노력한 흔적이 있지만, 밤의 어둠에 의해 모두 없애진 못한 모양이다.
“배는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해안가에서부터 숲속까지 흔적이 남아 있는 걸로 봐선….”
“……?”
“잠수해 침입한 모양입니다.”
***
터벅…, 터벅….
검은 심판자들은 숨을 골랐다.
젖은 옷과 갑옷 때문에 온몸이 물먹은 스펀지처럼 무겁다.
하지만, 성공했다!
이 악마를 섬기는 악마 숭배자 집단이 있는 섬에 무사히 도달했다!
“…웜 페스트가 없었다면 익사해 죽었을 거야.”
아니, 실제로 물속에서 몇 번이고 심장이 멈췄다.
하지만 이 죽음의 역병은 자신들의 멈춘 심장을 몇 번이고 다시 뛰게 했다.
“이제부터 성황 폐하의 임무를 시작한다.”
성황 폐하께서 만든 이 불사의 증거를 대륙에서는 악마의 역병이나, 타락의 증거라고 지껄이고 있다.
덕분에 성황과 검은 심판자들에겐 수배령이 떨어졌다.
‘…감히 성황 폐하께 수배령을 내려?’
이는 신성 모독이었다.
대륙의 인간들은 모두 타락한 놈들이다.
‘그러니 그들을 모두 정화하여야 한다.’
그래서 납치해 그들에게 정화 의식을 치러줄 예정이다.
정화 의식 후, 제정신을 차려 성황을 섬기게 되면, 그 후부터 웜 페스트를 주입해 신의 사도로 만든다.
불사자가 된 그들이 또 다른 이들을 납치해, 세뇌하고 또다시 불사자로 만드는 방식으로 교세를 확장하고 있었다.
이제 더는 눈치 볼 필요도 없는 만큼 신도들을 웜 페스트에 감염시켜, 불사자로 만들 예정이었다.
예전엔 선택받은 자만 불사자가 되었던 것과는 달리 지금은 신도만 되어도 그 은혜를 받을 수 있다.
성황 폐하께서는 이 얼마나 자비로우시단 말인가!
“후우…. 후우….”
검은 심판자들은 숨을 고르며 숲속을 걷자, 저 멀리 보이는 거대한 성벽이 보였다.
요새와 같은 장벽과 그 너머로 보이는 작은 성채.
발할라 아카데미였다.
아스가르드의 주요 군 육성 시설이자, 대륙의 귀족 자제들이 머무는 곳이기도 했다.
“우리를 숭앙할 때는 언제고, 이제는 사교도 따위에 홀려 그들을 숭앙하다니. 저들은 재교육이 필요하다.”
검은 심판자들은 멍하니 발할라 아카데미를 쳐다보다 분노했다.
“우리가 해야 할 건 세 가지. 그중 하나는-.”
검은 심판자들이 품에서 무기들을 뽑아 들었다.
그리고 입에 물었다.
‘이곳을 불태운다.’
그들이 달리기 시작했다.
손을 바닥에 짚고, 사족 보행으로 달린다.
마치 짐승처럼, 날렵하게 성벽을 타고 올라갔다.
“응?”
노드 전사가 멈칫하며 고개를 들었다.
성벽을 뛰어오른 검은 심판자들.
달빛을 등진 그들이 입에 검을 문 채, 노드 전사들을 향해 날아들었다.
***
“…문제가 생겼습니다. 신녀님.”
로키의 등을 맞대며 흥얼거리던 칸쿤은 다가온 노드 전사를 쳐다봤다.
칸쿤의 시선이 자연스레 말을 걸어온 노드 전사의 뒤편으로 향했다.
노드 전사의 뒤에는 여자 생도 하나가 겁먹은 표정으로 서 있었다.
샤린에게 보급품이 털려 탈락했던 낙오자였다.
“네? 문제 말입니까?”
“네, 그게….”
노드 전사는 칸쿤 주변에 있는 세 사람을 쳐다봤다.
샤린과 성직자 사내는 잠들어 있다.
다만, 노드인 하나는 멀쩡히 앉아 있을 뿐이다.
“괜찮습니다. 이분은 들어도 돼요.”
칸쿤의 말에 노드 전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내 입을 열었다.
“검은 심판자가 여자 생도들을 습격했습니다.”
“…….”
“또한 발할라 아카데미를 습격한 모양입니다. 그쪽에서 불이 피어올랐습니다. 숙련된 전사들이 방벽을 지키고 있어 문제가 될 거 같지는 않습니다만….”
만일을 대비해 칸쿤에게 보고를 올린 것이다.
단순히 아카데미만 습격한 것인지, 아니면 저번처럼 눈속임을 보인 후, 수도를 직접 공격할 것인지 알 수가 없다.
“…훈련은 여기서 중지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칸쿤은 곤혹스러웠다.
이 남은 생도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인 것이다.
이대로 이곳에 둘지, 아니면 전쟁터나 마찬가지인 발할라 아카데미로 데려갈지.
‘아무런 장비도 없이, 불사에 가까운 검은 심판자들과 마주하는 건 위험해.’
칸쿤이 망설이자, 로키가 화톳불을 나뭇가지로 건드리며 말했다.
“가도록.”
“…….”
“여긴 알아서 하겠다.”
“알겠습니다.”
칸쿤은 망설임 없이 말했다.
그녀가 담당하는 건 수도의 수호였다.
아스가르드의 침입자가 있다면, 우선 수도부터 점검해봐야 했다.
‘…나라는 걸 눈치채고 있었던 건가?’
로키는 칸쿤의 태도에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음을 깨달았다.
‘하지만 어떻게 알았을까?’
우르가르트가 스킬을 추가한 까마귀 옷은 완벽했다.
아무런 흔적도 없이 모습을 완벽하게 변화시킬 수 있으니 말이다.
‘목소리 때문일까? 아니면….’
그저 본능적으로 알아낸 걸까?
그런 의아함이 들었다.
로키와 칸쿤의 말소리에 샤린은 눈을 떴다.
샤린은 몽롱한 얼굴로 깨어나 고개를 갸웃거린다.
“치안을 잘 부탁하지.”
칸쿤은 로키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를 떴다.
어느새 깨어난 샤린이 그 모습을 보곤 놀란 표정을 짓고는 턱을 괬다.
그녀는 생각에 빠져들었다.